▲ 일기예보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신탄리역에 내려 부슬부슬, 을씨년스럽게 내려오는 겨울비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10여분 우장을 챙기고 앞의 슈퍼에서 막걸리 두병을 사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반질반질한 얼음이 너무나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한다.
▲ 거리가 제일 짧은 제2등산로를 올라가니 앞에 가던 등산객 한분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오늘은 보이는 것이 없어 천천히 올라가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 구슬땀을 흘리며 된비알로 이어지는 통나무계단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칼바위능선이 시작되고 전에 없던 전망대데크가 서있다.
빗방울이 수그러들고 고도가 높아지며 찬바람은 거세게 불어오는데 비안개로 사방은 오리무중이라 답답하기 그지없다.
▲ 예전 기억으로는 기분 좋게만 올랐던 것 같은 칼바위능선이지만 아마 시간이 지나면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들은 잊혀지는 모양이다.
▲ 완만해진 능선길을 따라가 제3등산로를 만나 전에 없었던 고대정을 지난다.
▲ 휘날리는 싸레기눈을 맞으며 야영을 많이 한다는 넓직한 헬기장데크를 지나 고대산(831.8m)으로 올라가니 비안개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굳이 조망처를 찾아온 자신이 궁색해진다.
벙커속으로 들어가 막걸리를 마시며 몸을 덥히고 탄약고를 우회하는 나무계단길을 따라 전보다 뚜렸해진 남동릉으로 들어간다.
▲ 삐삐선이 깔려있는 능선길 따라 벤치까지 놓여있는 공터를 지나 바위지대들을 한동안 우회하며 지장산이 갈라지는 보개봉(752m)으로 올라가면 넓은 헬기장에 이정표 하나만이 서있다.
▲ 뚜렸한 동쪽 능선길을 뚝 떨어져서 대소라치 임도로 내려가 한시간여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고 추위에 덜덜 떨며 방풍의와 자켓을 걸치고는 서둘러 일어난다.
▲ 탱크 방호벽이 서있는 대소라치에서 금학산 등로를 살펴보며 방향도 확인 안하고 대강 임도를 내려가다 방향이 안맞아 뒤늦게 돌아온다.
▲ 잘못간 엉뚱한 임도이지만 눈덮힌 도로와 주변의 설경이 아득한 군시절을 떠올리게 해준다.
▲ 북쪽의 임도를 따라가다 금학산 갈림길에서 왼쪽의 절개지로 들어가니 뚜렸한 산길이 이어진다.
원래는 대소라치 임도에서 동쪽으로 금학산을 오르다 고도 800여미터를 지난 갈림길에서 북서쪽으로 꺽어져 이곳으로 와야 정확한 보개지맥의 마루금이 되는 것이다.
▲ 비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잔설이 깔려있는 능선길을 한동안 따라가면 헬기장봉(약490m)이 나오는데 한켠에 지형도에 없는 삼각점(철원415/2007재설)이 놓여있여 혹자들은 이곳을 숙향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금학산과 고대산쪽으로 조망이 시원히 트인다는 곳인데 역시 주위는 오리무중이라 아쉬운 마음이 든다.
▲ 방향을 잡아 눈길을 미끄러져 내려가다 벙커들이 있는 갈림길에서 300여미터 떨어져 있는 숙향봉(473.2m)으로 올라가니 화강암석 하나가 꽂혀있고 선답자들의 표지기 몇개만이 휘날린다.
▲ 간벌목들이 깔려있는 급사면을 떨어져 벙커들을 지나고 무덤지대를 만나 시멘트소로가 넘어가는 안부로 힘겹게 내려간다.
고개쯤에서 인기척이 있더니만 노인 한분이 우리가 내려온 무덤지대로 올라가는데 아마 설을 맞아 차례를 지내는 것 같다.
▲ 은근히 굴곡이 많음을 느끼며 다시 막걸리로 갈증을 달래고 교묘하게 이어지는 마루금을 찾아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임도를 만나고 다시 가파른 능선을 치고올라 벙커가 있는 갈림길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수정산으로 향한다.
▲ 헬기장을 지나 수정산(498.9m)으로 올라가면 참호에 삼각점(철원308/?)이 놓여있고 예보대로 서서이 날이 맑아지며 박무속에 주위의 지형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 소이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조금씩 모습을 보인다.
▲ 흐릿하기는 하지만 들르지못해 아쉬웠던 금학산이 높데데하게 앞에 솟아있다.
▲ 갈림길로 돌아와 사방에 깔려있는 간벌목들을 헤치고 다른 벙커로 올라서니 소이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 당겨본 소이산
▲ 힘겹게 거치장스러운 벌목지대를 통과하고 녹슨 철조망들을 넘어 방향을 잡아 북쪽 급사면을 떨어져서 통신탑이 서있는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 햇살 따사한 무덤가에 둘러앉아 막걸리와 기타제제주인 캡틴큐를 돌려마시고 314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꺽어 넓직한 군사도로를 만난다.
군부대 철조망을 지나고 물구덩이들이 파여있는 도로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군부대가 보이는 얕으막한 능선을 바라본다.
▲ 동주산성의 전망대데크로 올라가면 소이산이 손에 닿을듯 가깝게 보인다.
▲ 오늘의 종착지인 철원노동당사도 밑으로 보여 이제 산행이 끝나감을 느끼게 된다.
▲ 북녁의 산봉들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 동주산성 쉼터가 있는 둘레길을 따라가니 가려졌던 금학산과 고대산이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다.
첫댓글 소이산에서 내려와 서쪽으로해서 돌면 지뢰꽃길이라고 있는데 그리로 해서 노동당사로 가지는.않은것 같네요.
그쪽은 좀 돌 것 같아...반대로 갔지.굴곡이 꽤 있더만. 올해도 건강하고 복 많이 받어라!
오룩스는 22k 가르키더라구요
간벌후 방치된 나무 구간이들이 몇군데있어
예상보담 산행시간이 걸린것 같습니다
명절선물로 최고였습니다 ㅎ
꿀꿀이 라면죽 잘 먹었쑤~ 올해도 건강하시구랴...
@킬문 꿀꿀이죽원조는 먹을수있는것은
싸그리 집어넣고 꿀여야참맛입니다 .
형님두건강하세요^^*
글구 이번꺼 산행거리가 조금잘못된것 같습니다
내려오는건 관두더라라도 소이산정상까지만 해도 도상18.5k 정도나옵니다. 물론대소라치에서 알바빼구요..
노동당사까지는 아무리 못나와도 20k는 나오겠던데요~~
@ddc. ㅎㅎ 그렇게나 되나...? 10만 지도보고 대강 하다보니... 오룩스는 22.8 찍혔다고 하던데.
@킬문 하두이상해서 재봤더니 그렇더라구요^^*
오룩스는 신탄리역서부터.대소라치알바포함 노동당사말구 국도까지 22.83k 나타내더라구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걸보니 굴곡이 심한듯합니다.각오하고 다녀오겠습니다
ㅎㅎ 잘 다녀오십시요. 갈만해요.
나중에 혼자 다녀오려고 생각했는데,의외로 힘든 길이네요~~~~
고대산쪽으로 안가면 그래도 갈만합니다
등로가 흐리고 벌목이 널려있어서 그렇지...갈만 합니다.
금학산 북쪽 임도에서 금학산으로 연결되는 지맥길은 등산로가 있습니까?
대소라치에서 금학산 분기점까지 갔다가 마루금을 따라 내려오려면 고도차가 커서 힘들어 보입니다.
안가봤는데 흐린 족적이야 있겟지요. 원래 금학산을 다녀올까 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2시간도 더 걸릴 거 같아요...
저도 따라붙을까 햇는데 비소식도 있고 민페끼칠까봐
집에서 쉬었습니다.
저도 날 좋을때 함 가봐야 겠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같이 가셨으면 좋았을텐데요. 뭔 민폐입니까? 올해는 산에서 한번 봅시다.
산행 좋고 점심 좋고 뒤풀이 좋았습니다 ^^
소이산에서 본 노을진 금학 고대가 아직도 눈에 어른어른 합니다 ㅎ
시간좀 지난담에 까꾸로 함 하자구요 ㅎ
지는 산행초장엔 힘들어 뒈지는줄 알았어유 ㅠ 앞으론 몸좀 혹독하게 다뤄야겠어요 몸뚱이 이넘 완죤군기가 빠져 가꾸서리~~
암튼 기억남을 산행이었습니다 ^^*
담에는 제대로 꿀꿀이죽 끓여 먹어보자구요...^^ 재미있었습니다.
@킬문 원래 꿀꿀이 원조는 그속에서 담배꽁초도 나오구..이쑤시개..등등
이왕먹는거 우리도 원조처럼 함 만들어 먹어볼까요 ㅋㅋ
분명한건 그런거 먹고도 안죽습니다 제가 산증인임다. 저그거머꾸 컸어요^^*
@ddc. 그래서 꽁초 냄새가... ㅎㅎ
소이산이 한 조망하는 가 봅니다..
일단 찜해놓고 나중에 가봐야 할 듯 싶네요...
잘 지내시지요? 북녁땅 조망이 좋습니다. 날이 나뻐서리...
여기 나도 가고 싶었는데, 구정이라 동생들이 온다해서 못가고, 다음에 꼭 가봐야겠습니다. 이 근처 다른 계획도 있나요 ?
시간 나면 대득지맥 뒷부근 갈 겁니다...
@킬문 콜입니다. 두째주만 피하세요
킬문형님 보개지맥 사진.산행기록 싸그리
퍼갑니다 ㅎ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