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첫주에는 토론토 시내에 있는 '바타 신발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박물관에 별 흥미가 없어하지만 신발 박물관이라고 하니 뭔가 또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같아 하은이, 광희, 재원이가 싫은 내색없이 따라 나섰답니다.
박물관은 마치 책속에 들어간 느낌이었답니다. 미국의 지형도 알아보고
바로크, 로코코등 각 문예사조에 따라 신발의 유행도 달라지니 설명서를
하나씩 읽어가면 책 몇 권보고 나오는 느낌이 들지요. 아이들은 대충 신발만 쓱
훑어 보고 볼 것 없다고 빨리나가자고 합니다. 뭘 좀 둘여보고 있노라면 아이
들은 어느새 저 만치 가서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네요.
그 중 아이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다이아나비의 신발인데 유리구두가 아니라서
우리 모두 실망했지요.
2주일이나 되는 봄방학을 집에서만 지낸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
답니다. 공부이외에는 특별한 세레모니가 없는 방학이라 아이들이 다소 늘
어지기도 했답니다. 저렇에 이쁘게 핀 튜울립처럼 뭔가 생기발랄해야 하는데...
그래서 저는 결심했답니다. 내년 봄방학때는 꼭 남쪽으로 남쪽으로 가자고
말입니다. 그래서 올 가을학기에 캐나다 엄마의 방에 올 아이들은 모두 미국
비자를 받는 것을 필수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교회 구역식구들이 꽃을 많이 사다주셨네요. 16명을 식사초대했는데 바빠서
죽는 줄 알았답니다. 아이들을 손님 오시기전에 일차로 먹이고 구역식구들은
2차로 식사를 하는데 정신이 없었지요. 그래도 크리스마스이후에
처음 손님초대를 하는 것이라 오랫만에 앞치마에 때 좀 묻혔지요. 호호호
부활절 전이라 금식은 못할 망정 간촐하게 차리지 않는다고 황씨아저씨한테
오히려 빈축을 샀지만 손님오시는 날이라 흥을 절재 못하는 저는 아무래도
전생에 무수리 출신인가봐요. 한번 흥이 오르면 지지고 볶아야지 기분이
좋아지니 쯧쯔...
친구들과 쇼핑 한번 하고 봄방학을 마쳐야 하는 하은이도 지리한 방학 끝이라
학교가는 것이 설레지이요.
상엽이 서울에서 돌아오니 하은이누나가 아주 이뻐해(?) 주려고 합니다.
광희는 방학에 아주 강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수학을 아주 많이
풀었답니다.
이제 내일이면 개학입니다. 광희와 상엽이의 바지 밑단을 늘였답니다.
둘 다 약 5센티정도 늘였는데 좀 더 늘여도 괜찮을 걸 그랬다 싶습니다.
밥 해먹인 보람을 찼는 기분이지요.
바느질하며 바라보는 뒷마당엔 아직 눈이 저렇게 쌓여 있지만
마음에 성급히 들어오는 춘흥은 저 눈을 다 녹일 것 같습니다.
첫댓글 광희는 친한 누나가 없어 외롭겠네요.. 묵묵히 지켜온 광희를 생각하니 맘이.. 말해야 대우받는 세상인데 말이죠..넘 기죽여 키웠나 후회되네요..샘님 광희 외롭지 않게 이쁘게 봐 주세요..꾸벅
광희는 누나들 틈에서도 말을 잘 한답니다. 특히 기분이 업되면 말이 점점 많아지지요. 광희는 혼자서도 잘 놀고 또 누나들과 어울려서도 잘 놉니다. 놀 때보면 광희 웃는 소리가 제일 크답니다. 부모님이 그리운것이야 우째 말로 다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