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시로, 2022년 11월 12일 토요일에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를 다녀왔다.
현재 CI KIM(씨킴)의 전시인 Overcome Such Feelings를 전시하고 있었는데, 성인 요금으로 3000원을 받고 있었다.
이 전시는 23년 4월 16일까지 진행되니 아직 여유가 있었다.
2018년부터 버스를 타기위해 아라리오 갤러리 주변을 많이 돌아다녔지만, 실제 갤러리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 익숙함 속에서 색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크게 2층과 3층의 작품으로 나눌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먼저 2층 작품이다.
Two Sisters라는 작품은 크레용만을 이용해 프랑스 화가인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회화를 오마주한 것이다.
크레용만을 이용해 그렸기에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생각할 수 있어보였다. 실제 작가의 나이는 어린아이보다는 노인에 가깝다. 이 그림에서 실제 작가의 겉모습은 어린아이가 아닐지라도 예술에 대한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의 회화들은 유명한 잡지인 TIME지를 회화로 그린 것이다. 평소에는 인쇄된 잡지를 봐왔는데 회화로 표현하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또한, 잡지의 모델이 유명인이기 때문에 익숙한 얼굴이었으나 회화로 보니 낯설게 느껴졌다.
그냥 일반적인 그림이 아닌 해체적인 그림을 보여준다. 이는 천안의 신도심이 지어지는 과정들을 본 씨킴의 경험이 담겨있다. 과거의 시각적인 경험이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이다. 또한, 쓰여있는 글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는데,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삶 속에서 소울을 찾아 미술로 승화하기도 하며, 모든 순간을 다 느끼며 그런 상황 속에서의 감정에 집중하는 것 같았다. 또한, 경험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잡지에 실린 이재용 회장님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그림도 있었다. 공대생으로서 '삼성'이라는 회사가 매우 크게 느껴지고 개인적으로 이재용 회장님을 존경하기에 이 작품이 마음에 들어 오랫동안 서서 지켜봤다.
사진으로도 회장님의 인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위 두 작품은 씨킴이 자신의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로 만든 것이다. 왼쪽은 카페트로 만든 그림이며 오른쪽은 토마토, 블루베리, 들기름, 커피같은 식재료로 만든 그림이다.
사실 나의 머릿속에는 회화의 재료라 하면 물감, 연필, 흰 도화지, 캔버스같은 재료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씨킴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로 그림을 그리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는 사실이 나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제부터 3층의 작품들이다.
차례로 꿈 문구, 씨킴의 작업실, 네온사인이다.
이번 씨킴의 전시에서 꿈이라는 문구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씨킴은 누구보다도 꿈을 좇아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았다.
작업실을 전시한 것에서는 충격을 받았다. 세세한 편지, 필기한 노트등 매우 개인적인 물건들도 많았기에 내가 그의 작업실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미술가들은 어떤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마지막 네온사인은 그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고통의 시간들은 묵묵히 견뎌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도 목표로 하는 일들이 많은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전진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다가온다. 이런 나의 심정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인상깊었다.
이 그림들은 물을 섞은 커피가루와 한국 요리에서 풍미를 돋우는데 사용되는 들기름 등 식재료를 재료로 사용한 그림들이다.
이런 흔하고 토속적인 재료로 이국적인 그림을 연출했다는 것에 놀라웠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자' 라는 한때 나의 좌우명과 잘 맞는 그림이었다.
갤러리 한편의 서재에서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집을 발견했다. 모작을 진행했던 작가의 사진집이여서 반가웠다. 그리고 실제 사진들을 보니 온라인으로 봤던 사진들과는 달리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전체 후기
CI KIM(씨킴)의 전시인 Overcome Such Feelings전시를 보고 작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그 사람과 대화하지 않고 작품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는 사실에서 작품의 전달성이 강하다고 느껴졌다. 씨킴이라는 미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마치 어린아이의 시각에서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남들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재료, 시각 이런 것들을 과감하게 사용한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자' 라는 나의 좌우명과도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어 작가에게 내적친밀감이 생겼다.
또한, 작가는 꿈을 많이 좇는다. 사실 성인이 되어, 공대에 입학해 군대도 다녀오고 지금까지 횟수로 5년째 학교에 있다. 이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고등학생때 혹은 더 어릴때 꾸던 꿈들을 좇기보다는 현실과 타협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근데 씨킴의 전시를 보며 꿈을 쫒는다는 것에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며, 나에겐 꿈을 좇는게 꿈으로 다가왔다. 사실 공대라는 곳이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 곳으로 내가 느끼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나도 씨킴처럼 꿈을 좇아 살 수 있는 삶을 산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