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어머니께 축하전화를 드렸어요. 어머니도 무척 기뻐하세요. 큰 효도를 한 것처럼 보람을 느낍니다. 외손주 재롱을 보실 나이에 아직도 객지에 있는 딸을 신경쓰시는 어머니께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렸어요."
.
미주 중앙일보 주최로 지난달 14일 로스앤젤레스(LA)를 시작으로 한인 이민 1백주년 기념 7개 도시 순회공연 중인 소프라노 조수미(41)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인터뷰는 어버이날을 눈앞에 둔 시점에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
조씨의 어머니 김말순(68.사진)여사가 6일 문화관광부 제정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김여사는 외국 순회공연 중인 딸의 스케줄을 훤히 꿰고 있다고 한다.
.
문득 전화 다이얼을 돌리다가도 '지금 잘 시간이구나' '지금은 공연 중이겠지'라며 수화기를 놓는다고 한다. 전화가 연결되면 항상 똑같은 얘기다. 공연에만 전념하고 항상 건강에 유의하라는
것이다.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항상 이탈리아 오페라와 우리 가곡을 즐겨 들으셨어요. 지금도 저에겐 가장 무서운 비평가인걸요. 학창 시절에는 성악가가 되는 게 꿈이셨는데 마산여고 합창단 오디션에서 떨어지면서 꿈을 접었죠. 제가 그 꿈을 이뤄드리고 있어 기뻐요. 올해로 외국 생활을 한 지 20년이 되지만 그동안 제대로 딸 노릇 못하고 있어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