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앨리스 인 원더랜드>를 보고 왔습니다.
좋은 공연에 초대해 주신 문화알리미, 고맙습니다. ^^
작품 소개에 “<앨리스인원더랜드>라는 칵테일 바에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라고 나와서,
처음에는 루이스 캐럴의 유명한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이름만 따 왔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지는 않고요, 소설 속의 대사가 연극의 중요한 모티브가 됩니다.
바로 이 말입니다.
“오래 걷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목적지에) 도착하게 돼 있어.”
그 말은 곧, 아직 아무도 그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뜻이겠지요.
그렇게 목적지를 찾아 방황하는 청춘들이 하나둘 앨리스인원더랜드 바에 모이게 되고,
그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위로와 인연을 만들어 나갑니다.
칵테일 바가 배경인 만큼 중간중간 칵테일도 만들어 나눠 주고,
관객들도 초청해 극중극 형식으로 이벤트도 열어 주고,
마술이나 칵테일쇼 같은 것도 보여 주어, 많은 볼거리들이 극을 더 풍성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조금 산만하다고 할까요.
짜임새 있게 주제를 향해 달려가지 못하고, 툭툭 끊기는 느낌이 있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좀 더 간결하게, 좀 더 강약을 조절해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따뜻한 여운이 남는 공연이었어요.
아, 작가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극본을 썼다고 하더니,
그 말대로 곳곳에 좋아하는 책을 슬쩍슬쩍 인용했더라고요.
이를테면 맨 처음 나오는 대사는 유명한 셰익스피어 <햄릿>의 대사이고,
바텐더 아킬레스의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비운의 영웅에서 따 왔으며,
글쟁이 도도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고,
141414 같은 숫자로 죽음을 읽어 내는 대목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에 흔히 나오는 추리지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퍼즐 맞추듯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보고 나서 무진장 술(칵테일)이 땡기니, 주의하세요! (>.<)
첫댓글 김미루님 <엘리스 인 원더랜드> 자세한 후기 감사드려요..
회원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겠네요.
4월 마무리 잘 하시고 5월도 문화알리미와 함께 풍성한 문화생활 즐기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