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온라인 판매시장에 불을 댕긴 테슬라.

[올리버]

                  <테슬라 전차량 온라인판매를 발표한 앨런 머스크>

3.1절 휴일에 프린터를 사러 디지털프라자를 갔다. 판매사원은 정가 27만5천원인 모델을 권유하면서 회원가로 26만6천에 해주겠다고 인심을 썼다. 카드로 긁고 귀가해 아들에게 얘기했더니 "너무 비싸게 산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온라인에서는 같은 모델이 20만원 안팎에 팔리기 때문이다. 무려 25% 이상 차이가 났다. 바가지 쓴 기분이었다. 온라인이 싼 것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젊은 층은 어떤 물건을 사던 웬만해선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 않는다. 웃돈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

그럼 대당 가격이 수천만 원을 하는 자동차는 어떨까.  당연히 싸겠지만 국내 온라인시장에선 원하는 모델을 살 수 없다. 자동차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지 못 한것은 차 가격이 비싼데다 나라마다 규제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온라인구매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선봉에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최근 모든 전기차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매장을 줄여 인건비를 아끼고 자동차 가격을 낮추면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는 모델 3 스탠더드(기본)형을 3만5000달러(약 3934만원)에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모델 3 스탠더드형은 보급형 세단이다. 기존 모델 3의 가격이 4만2900달러(약 4821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원화를 기준으로 거의 900만원이나 저렴하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달 28일 "앞으로 휴대폰으로 1분 만에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3년 전 약속한 대로 지금부터 모델 3 스탠더드형을 3만5000달러에 팔겠다. 향후 모든 판매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한 번의 클릭으로 사고 파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 아직 이 시장이 짧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판매의 정의도 애매하다. 자동차 구매자들은 구매 과정의 일부만을 온라인에서 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차량을 구매하고 있고 딜러들이 이 옵션을 점점 더 많이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신차 딜러 체인인 펜스케 모터 그룹은 2년 전, 고객이 거래를 온라인으로 끝내고 주문 후 몇 시간 이내에 집까지 배달해 줄 수 있는 '온라인 익스프레스 매장'을 개설했다. 고객은 차를 인도받은 후 최종 서류에 서명만 하면 된다. 보상 판매(Trade-In, 쓰던 차를 새 차 값의 일부러 보상받으면서 구입하는 것)를 원하는 고객은 온라인으로 자신의 차량 가격을 제시할 수 있고, 새 차를 받은 뒤 자신의 차량을 보내면 된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 3>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J.D.파워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이미 승용차를 사기 위해 인터넷을 광범위하게 검색하고 있으며, 구입하기 까지 온라인으로 검색 비교하는 데 평균 13시간을 소비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다. 해외에서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갖고 있는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국내시장의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위한 특별팀을 구성했다는 말도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은 얼마 전 해치백 클리오와 중형 세단 SM6의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테슬라의 시도가 미국에서 먹힌다면 온라인시장이 활성화된 한국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테슬라의 경우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면 가격을 평균 6% 낮출 수 있다고 한다. 테슬라는 올해 보급형 모델 출시로 지난해보다 3배 많은 50만대 이상을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테슬라 전기차 구매계약서에 사인하면 2~4주 만에 집으로 배달된다. 차량을 받은 후 7일 안에 1000마일(약 1609㎞) 이하로 운전하고 반품 신청하면 전액 환불도 가능하다. 테슬라는 온라인판매로 전환하면서 수개월 내 전세계 대부분 매장을 폐쇄키로 했다.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개인 소유와 운전자 주행'에서 '공유와 자율주행'으로 대체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우버, 디디추싱, 그랩(Grab) 등 승차공유 업체와 제휴하고 있다. 당연히 판매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로드샵, 아울렛보다 더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하듯이 자동차도 소비행태도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온라인판매 전환이 성공한다면 국내시장에도 온라인판매에 불을 댕길 수 있다. 물론 가격과 옵션이 관건이 될 것이다.

출처/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