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태 발생.. 역시 우리 공주님의 표정이 안 좋은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차타고 뮤지엄을 가려는데 갑자기 토하더라구요. 다행히 먹은 게 별로 없어서 옷에 조금 묻히는 정도였습니다. 다시 호텔로 향합니다. 씻기고 옷을 갈아 입히고, 다행히 차나 카시트나 엄마옷에는 묻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엄마 손으로 받았습니다. 크악~ 오빠보다 건강해서 병치레도 잘 안한 영현인데, 그래도 비행기타고 차도 오래 타고 멀미도 하고 그랬나봐요. 씻기고 저도 씻고 다시 준비해서 나가니 10시가 거의 다 되었습니다. 비숍 뮤지엄은 그리 멀지 않아 10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습니다. 영하는 공룡에 관심이 많아서 요즘 책을 보며 공룡이름을 다 외운답니다. 티라노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파키케팔로사우스르 외에도 어려운 이름의 공룡도 다 알고 구별해요. 저보다 낫죠. 마침 비숍뮤지엄에서 공룡전을 한다길래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입장료가 제가 search했던 것보다 비싸진 것 같네요.
비숍뮤지엄입니다. 정원 앞에 커다란 공룡이 서있습니다. 실물처럼 12미터나 되는 티라노와 엄마, 아기 트리케라톱스가 소리도 내면서 입과 발, 꼬리를 움직입니다.
공룡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공룡 실물과 똑같은 모형들이 무서운 소리를 내며 움직입니다. 영하 무서워하는 거 보이시죠. 완전 겁에 질려서는 전시관을 도망쳐 다가려고 하더라구요. 엄마랑 아빠는 그런 영하 모습이 너무 웃깁니다. 아빠 다리에 꼭 매달려 계속 나가겠다고 무섭다고 하고 있습니다. ㅎㅎ
아빠가 장난치면서 영하를 더 무섭게 해서 엄마가 안심을 시켜주었습니다. 얼른 초식공룡이 있는 쪽으로 가서 초식공룡들은 영하를 무섭게 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휴~
공룡관이 무서웠는지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아 하네요. 그런데 실제로 공룡관을 잘 만들어 놓아서 소리가 모션이 리얼하더라구요. 재미있었어요. 전시관을 나와서 공룡화석을 찾는 탐험가가 되어보기도 합니다.
참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공룡 전시관 나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어디서 왔냐, 공룡전시회 재미있냐? 이름이 뭐냐 막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했더니 자기는 Honolulu Advertiser에서 나왔다고 명함을 주더라구요. 보니깐 신문사 기자네요. 웃긴 것은 다음날 아침 호텔에 온 신문을 펼쳐봤더니 저희 기사가 있는 거였죠.
제목은 “ Prehistoric monsters live!”
저희 이야기만 발췌하면..
[Chris Chan and Janet Kim from South Korea were on hand with their son, Young-ha 3 and daughter Allison, 20 months. Allison snoozed in the stroller while fearless Young-ha ran toward the T-rex. “ He’s freaked out to see the moving dinosaur, “ Chris Chan said. Young-ha bolted for his mother when the T-rex turned its head and roared at him. “he’s saying hello to the dinosaur, but he’s scared.” She said, hugging her son.]
크크 저희 가족의 첫번째 신문기사라고 할 수 있죠. 집에 가져왔습니다. 스크랩 해두려구요. ^^ 좋은 추억이 되겠죠?
나눠준 시간표를 보니 11:30에 planetarium 12:00 lava melting demo가 있어서 이거 두개를 보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planetarium에 가서 조금 기다리니 할아버지 한 분 문을 열어주시면서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의자가 뒤로 완전 제껴져있고 에어컨 빵빵 시원합니다. 조용하게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는 겁니다.
불을 크면 하늘에 별자리가 보이고 너무나도 포근한 목소리의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 하듯 별자리를 하나씩 소개해줘요. 영현이는 살포시 잠이 들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하며 밤하늘의 별자리를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너무 좋더군요. 우리나라는 별자리 보는 문화가 없잖아요. 이렇게 별자리에 관련된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본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사자자리이니 전갈자리 같은 거 어디있는지 어떻게 보는지도 모르는데 미국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하늘을 보고 별을 보며 꿈을 꾸는구나 “와~” 했어요. 설명해주시는 할아버지도 너무너무 맘에 들었어요. 깜박 잠이 들만큼 달콤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시고, 편하게 별자리 보다가 나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나가도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실제로 한 가족이 나가려고 하자 잠시 설명을 멈추고는 일부러 조명을 비추어 비상구까지 안내해 주시더라구요. 그런 배려심이 너무 고맙더라구요.
비숍뮤지엄의 마지막 코스는 용암분출실험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보면 미국 아이들은 과학시간에 꼭 화산폭발 실험하더라구요. lava melting show도 화산폭발의 원리와 하와이의 활화산에 대해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라 흥미 있게 봤네요.
프로그램들을 보고난 후 영하 영현이 사진도 찍고 박물관 밖 정원의 꽃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이제 맛있는 점심 먹으러 갈 시간입니다. 고고!
첫댓글 경험상 가장 돈아까왔던 기억이
저도 아이가 생기면 가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