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에 찾은 보라카이, 그 4박5일의 꿈길
모처럼 새소리에 잠이 깨어 나갔더니
아,,여기가 말로만 듣던 보라카이 ~그런데 모든 것이 낯설지만은 않다.
우선 새소리부터가 우리나라 텃새인 참새였으므로..그래서 더욱 반갑고 ~
가이드가 그랬던 것처럼..
6.25전쟁시에 우리나라에서 전사했던 그 시절의 이 나라 젊은이들을 생각한다면
그 고귀한 희생의 후예들에게 우리는 당연히 감사해야만 한다.
거리는 종일 오토바이 엔진소리로 조용하지 않고 적잖은 매연으로 청정하지는 않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감이 간 까닭은 .. 아마 어린 시절의 어려웠던, 비슷한 추억 때문이 아닐까
일행이 이동할 때 마다 짐을 옮겨주는 현지 가이드들에게 너무 미안했으나
그것이 그들에게 수입원이 된다하니 .. 짠한 마음 뿐이다.
선상낚시와 스노클링.. 젊은 부부들에게는 인기 ~ ,그러나 4,50대에겐 선상에서 맛보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 그리고 망고를 맛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더 즐겁다.
남들은 외국음식이 느끼하다고.. 외국의 잠자리가 불편하다고,, 비행기 타는 시간이 지루하다고 ~..
이래저래 피곤하다고 했지만 .. 집사람은 시종일관 잘 먹고~.. 잘자고~.. 그저 즐겁기만 했다.
미안하다 ........ㅠㅠ.. 지금, 먼 바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숙소밖으로만 나오면 언제나 들리는 자동차라기 보다는 오토바이 엔진소리..
승차정원은 분명 있을 법한데 대부분 정원초과 ~ 그럼에도 이리저리 피해가며 제법 잘 달린다.
아,, 여행의 진수 ~ 우리에게 흔하지 않은 것에 대한 경탄이다
이곳에 오기까지의, 소음을 벗어난 정적..파도소리 조차도 너무 잔잔하고 조용해서
어서 뛰어 들어가 잠기고 싶은..
아이에게는 이국의 바람과 햇살과 모래가 마냥 즐겁고..
아이엄마에겐 그러한 어린 아들의 표정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며
한편 어린 손주에 남겨진 자신의 DNA를 바라보는
신세대 할아버지의 지고지순한 사랑 역시 아름답기만 했다.
해변으로 나가는 좁은 길목, 누군가 나무판에 새겨놓은 "KEEP SMILING" -
그래.. 이번 여행의 화두는 "웃음"으로 작정..? 아니 남은 여생의 목표로 삼아도 좋을 듯하다.
모래입자가 유난히 곱고 하얗다
그래서 바닷물이 더욱 투명하고 맑아 맨발로 느끼고 싶은 충동에 모두들 신발을 벗고 걷는다.
더러 수영장에서 그리고 그늘밑에서,
유난히 목소리가 큰 아이들의 말소리가 귀에 익음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주변에 외국인들이 조용히 낮잠을 즐기고 있거나, 독서중에 있다면..
제발 용감한 자녀들에게 주의를 부탁하고 싶다.
국내에서 볼 수 있었던 공연장..공공장소에서 우리의 후손들,,
그 당당하고 우렁찬 떠듦의 한국말이 정말 부끄러웠다.
먹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또 먹고..그럴때마다 숙소내에 있는 시원한 풀장,,
그리고 주변의 화초들이 너무 싱싱하고 아름답다.
여기저기 끌려(쫒아..?)다니며 숨가프게 눈요기를 채우려는 것보다
이렇게 모처럼의 여유로움을 즐겨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
숙소와 해변을 하루에도 몇번씩 오락가락 걸어 들락거리다 보니
이제 웬만한 골목길도 눈에 쉽게 익혀져 그역시 정겹다.
이번 여행의 가장 즐거운 추억은 석양빛에 돛단배에 실려 연안바다를 구경한 것 -
타고 내릴때 다소 불편했으나
잔잔한 파도와 귓가를 스치는 고요한 바람의 속삭임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잘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달리며 승용차타이어 공기압의 탄력을 즐기듯
잔잔한 바다 수면위를 바람을 이용하여 가볍게 흔들리며 헤쳐나가는 느낌이 너무 상쾌했고..
아까부터 얼굴도 체격도 양희은을 닮은 분이 계셔서..^^
그런데 인사를 나누고보니 이웃 김해에 사시는 자매분들이 오셨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을 이역만리에서 만나는 이것도 인연이고,,
아직 어려 보이는 이역만리의 이 돛단배의 선장(?^^)님과 함께
바다바람에 우리들의 모든 것을 흔쾌히 맡길 수 있는 것 역시 인연이다.
석양의 세일링 ~ 우리들의 쌩뚱맞은 나이탓일까 ?
우리들의 살아온 세월이 그 순간,, 내내 머릿속에 되새겨 생각나는 까닭은 ..
또 하나의 감동 - 길가에 흔히 볼 수 있는 화초들의 화려한 색깔..
그리고 혈관처럼 건강한 그들의 잎맥이다.
우리나라의 추위에 풀죽어 겨우겨우 살고 있는 그들의 동족들에 비해
제 물에 싱싱하게 살고 있는 그 아름다움 역시 그리울 듯..
4박5일의 마지막 밤..아쉬움에 쉽게 잠이 오지 않아 밤바다에 다시 나왔더니,
낮의 고즈넉함과 달리 너무 붐비고..
젊은이들의 체취와 함께 여기저기 고기굽는 냄새로 가득~..
이제서야 대낮 일광욕에 취해 깊은 잠에 빠져있는 까닭을 알았다.
신혼부부들 잠깰세라(?^^) 살금살금 풀장에 몸을 담구고,, 3박4일간의 추억을 헹궈 간직하듯 눈감아 회상했다.
이번 여행을 안내해준 "모두"의 김영준과장님과
한결같이 상냥하고 친절한 가이드 "하나"아가씨에게
그리고 현지 가이드 "조조"아저씨,
수습중인 해맑은 "중근씨"에게 감사한다.
평소 충분한 교육 덕분인지는 모르나 그들은 기민하고 영리했으며
안내에 군더더기가 없이 세련되었으면서도 정감이 있었기에 대단히 만족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일터인 그곳의 풍물과 현지인들을 사랑하는 모습,,
개성과 성품이 다양한..그래서 행여 여행중의 해방감에 일탈하기 쉬운 고객이 있더라도
잘 추스려 리드할 수 있을 것 같은 센스와 지성도 엿 볼 수 있었다.
지금쯤,,회사 단체손님들로 정신없이 뛰고있을 그들..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에서 오늘도 수고하는 이들을 칭찬하고 싶다.
아울러 여행사 장용석부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귀국, 공항으로 가는 길 -
길가의 논, 우리나라와 너무 흡사하다. 1년에 3모작이라서 요즘이 수확철..벼베기가 한창이다.
쌀에 진기가 없어 푸슬푸슬했지만 영양가와 소화에는 손색이 없으니
오랫만에 먹어보는 맛..별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우리나라 멍석에 보리 말리듯,,
공항입구로 가는 길가에 수확한 벼를 길가에 말리고 있는 풍경도 정겹고..
이번 필리핀 보라카이 여행 -
다른 곳에서 흔히 느낄 수 없었던 추억여행같은 착각이 왠지 좋았다.
야자수만 없다면 영낙 김해,김제,나주평야와 흡사하다.
깔리보(갈리버라고 기억하기로 했다)공항 들어가기전 여인네들은 기념품 가게로 ~..
시골스러운 정취가 좋아 도로변 민가를 기웃거리고 다녔다.
우리가 이용했던 필리핀 항공사 여객기 -
그리고 공항의 여러 모습들은 한마디로 아직 후진적..
그에 비하면 우리 김해공항만해도 대단한 호강 ~
그래도 그러한 불편함을 종종 느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흔해서 느낄 수 없었던 감사를 체험할 수 있기에..
3만 피트, 구름바다 위 상공에서
보이지도 않은 그러나 자신을 기다리는 지상의 일상으로 회귀하러 가는 시간..
이번 여행의 화두, 보라카이 해변에 누군가 암각해둔 "KEEP SMILING"~을 잊지 말자.^^
일상의 첫 시작은, 4박5일간 주인을 애타게 기다렸을 우리 백순이와의 해후 -
녀석도 얼마나 그리웠는지 고함에 가까운 옹알이와 함께 뛰어 안김이 격렬했다.^^
이제 아들녀석 신혼여행은 보라카이로 ~
느긋한 여유로움 그리고 툭 트인 청록의 맑은 바닷물,그리고
이번 여행의 화두였던 "KEEP SMILING"~까지 선물해주고 싶다.
인생.. 역시 -
잠시 들렀다가는 꿈길같은 여행인 것을..
6.25전란으로 우리가 어려울 때
이 나라 젊은이들이 이름도 모르는 이국의 戰場에서 생명을 바쳐 우리를 도와주었던 나라 -
그리고 무엇보다도,,,,, 85%가 주님을 믿어 낙태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도덕적인 나라 -
비록 예전에 도움을 주었던 나라 보다도 경제적으로는 훨씬 어렵게 살고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지수는 세계 5위인 필리핀 !
그들 보다는 국민소득으로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잘 살고있기는 하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54위인 코리아~..
그들보다 엄청 배부르게 살고 있기는 하지만,, 神의 섭리일까 ?
마음은 그들보다도 열배가 가난하다니 ~~~,,,
우리를 새마을 정신으로 잘 살게 해주셨던 아버지 박대통령님은 돌아가셨으나
이제는 부디 -
새마음으로 바르게 사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장녀 대통령님의 영도력을 기대를 해본다.
그래서 우리에게 도움 준 그들 필리핀 국민에게도
이제는 우리가 신세를 갚을 수 있는 날이 어서 올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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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지나간 스콜에 떨어진 꽃 하나를 주워..
내 머리에 강제로 꽂은후 집사람의 강요로 찍은 컨셉사진..^^
Foster; Beautiful Dre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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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도 멋지고 써 내려간 설명이 더 없이 정감이가는 여행후기 정말 좋습니다.
마치 도덕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언젠가 갈 예정인 여행지로 찜 했습니다
꿈결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보라카이 휴양지~
여유롭고 정감이 가는 좋은 여행을 즐감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언니,형부,남편,동생,나 이렇게 보라카이를 갔었는데 그땐 관광지로 개발이전이었습니다.
마치 무인도 같은 그곳은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는 여전한데 인간들은 발길만 닿으면 파헤쳐 놓고 시끄럽고...
궁금 했었는데 진님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