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마가복음 14:38,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
잠들어 있는 제자들에게 찾아오신 예수님은 그들에게 나직한 음성으로 묵직하게 나무라셨습니다. 그들에게 이미 깨어 있으라고 간절한 마음과 떨리는 목소리로 부탁했는데, 그들이 그새 깊은 잠에 빠져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한 시간 동안 땅바닥을 땀방울과 눈물 방울로 적시고 온 몸에 흥건하게 젖은 모습으로 제자들에게 찾아오신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 당신 자신의 기도가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기의 기도에 열중해야 할 절박함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다시 두 번에 걸쳐 하나님 앞에 동일한 간절함과 눈물로 기도한 것을 볼 때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을 돌아보기에는 지금 자기 앞의 시험과 문제와 씨름하기에 벅차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자기의 기도를 멈추고 제자들에게 찾아온 것은 순전히 제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제자들의 영적 형편이 염려스러워서 찾아온 것입니다. 예수님 당신 자신의 문제도 심히 절박하지만, 예수님은 그 순간에조차 자기 제자들을 그냥 놓아둘 수 없는 사랑의 부담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항상 기억합시다. 언제나 주님은 우리를 염두에 두고 계시다는 점을 말입니다. 예수님은 자기가 가장 위험하고 가장 절박한 순간에조차 자기 제자들을 챙기신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제자들도 사실 영적으로 가장 절박한 위험에 처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에도 사단이 찾아와 시험하여 그들 영혼이 심각한 영적 손해를 보고, 깊은 침체에 빠지게 될 위기에 처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잠에 깊이 빠져 버린 것은 그들에게 크나큰 손해가 되고 위험이 되었기 때문에 예수님은 자기 기도를 멈추고 제자들에게 찾아와서 깨우고 경고해주고 기도하도록 권면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기가 스스로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번 깨달읍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늘 기도하셨지만, 그러나 자기의 기도의 몫이 있다는 것도 잊지 맙시다. 궁극적으로 사단이 밀까부르듯 제자들을 청구하였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기도해주었지만, 그들은 그 날 밤 자기의 몫에 태인 기도를 드려 무장하지 아니함으로써 예수님이 잡히시는 그 날 밤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그 날 영적으로 모두가 약해졌기 때문에, 예수님을 버려두고 내빼는 데 바빴고 베드로는 예수님을 사람들 앞에서 세 번이나 부인하는 죄를 범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가 스스로 기도하는 몫이 있음을 알고, 주님과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하여 중보 기도해주는 은혜도 중요하지만 내 스스로 기도의 분량을 채우려고 몸부림치는 노력을 해야 할 줄 믿습니다.
한 가지, 오늘 본문 말씀에서 우리에게 큰 용기를 주는 주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주님은 그렇게 쿨쿨 자는 제자들에게 이러한 말씀을 주며 위로해주었습니다.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예수님은 여기서 그렇게 자고 있는 제자들은 지금 고의가 아님을 알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들의 속 마음은 사실 기도하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이로되’라는 헬라어 단어가 자원하여 하려는 갈망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주님은 잘 알고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육신 곧 인간의 연약함, 나약함, 나태한 부패의 본성이 역사하여, 힘이 없고 병이 들어서 주저앉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안에 있는 두 본성의 싸움을 알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그들 속에 한편으로는 주님 말씀대로 기도하려고 하지만, 연약한 인간의 옛 본성, 연약한 인간의 한계가 그러한 간절한 영혼의 갈망을 내리 눌러서 기도할 수 없게 만든다고 인정해주신 것입니다.
이 말씀 속에서 우리는 큰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말씀은 ‘우리의 마음이 원하고 있다’라는 점입니다. 원문을 보면, ‘마음’으로 번역한 헬라어 단어는 ‘프뉴마’로서, 직역을 하면 ‘영혼’을 가리킵니다. 우리 속에 은혜로 새롭게 생명을 얻게 된 새 본성의 주체인 거듭난 영혼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말한 바 ‘속 사람’입니다. 우리가 주 예수를 믿고 성령을 받으면, 우리의 죽은 영혼이 다시 살아납니다. 이 영혼은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기꺼이 순종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알아가고자 하며,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그 뜻을 이루어가려고 갈망하는 것입니다. 죄를 멀리하며, 세상을 이기고, 날마다 주님을 닮아가려고 갈망하는 것입니다. 로마서 7:22 말씀에, “내 속 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라는 말씀이 그 뜻입니다.
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까? 우리 안에 이 새로운 본성이 심겨져서 이제 우리가 참되신 하나님을 알기를 기뻐하고 그 뜻을 좇아 살려고 원하는 자가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아예 안 생기는 것이 문제지, 이러한 새로운 하늘 나라 백성의 새 성품이 들어와 있으니,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근본적 변화입니까? 이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사람이 제아무리 애써도 소용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 없습니다. 표점이 어찌 반점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흑인이 어찌 검은 피부를 바꿀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늘의 본성을 받지 않으면, 아무리 애쓴다고 노력한다고, 종교적 수양을 쌓고 지식을 많이 갖는다고 해도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만세전의 택정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은혜로 주 예수를 믿어 거듭나고 성령을 받고 새 사람이 되었으니, 우리는 비록 옛 사람의 기질이 남아 있고, 옛 본성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근본적으로 달라진 사람이요, 신분 자체가 변화된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주님께서 ‘마음으로는 원이로되’라는 말씀은 큰 은혜의 말씀입니다.
우리 안에 거듭난 영혼은 언제나 하나님을 더 알기 원합니다. 하나님께 전적으로 순종하고 싶어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뜨겁게 살고 싶습니다.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그를 온전하게 본받기 원합니다. 기도도 뜨겁게 드리기 원합니다. 전도도 열심을 내어 하기 원합니다. 더 뜨겁게 사랑하며 섬기는 삶을 살기 원합니다. 이러한 영혼의 갈망이 비록 우리가 절실히 느끼지 못할지라도 지금 우리 깊은 내면에서 늘 샘솟듯 솟아나 흐르고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비록 바쁜 세상 일 때문에 그러한 원함이 가려져 있고, 우리 내면의 이러한 진정한 소원이 깜빡 깜빡 잊어버려질 지 몰라도, 때로 내 자신의 육신의 본성 때문에 이러한 원함과 반대쪽으로 흘러갈지 몰라도, 나태해지고 죄에 넘어질지 몰라도, 그래서 영적인 깊은 잠에 빠질지 몰라도, 혹은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는 깊은 나락에 떨어질 지 몰라도, 그러한 하늘로부터 새롭게 심겨진 ‘마음의 원함’은 결코 말라버리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큰 희망이요 용기의 근거입니다.
우리가 만일 육신의 약한 것을 점점 극복한다면, 우리는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만일 방해하는 모든 영적 장애물들을 하나씩 제거해간다면, 우리는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만일 성령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한다면, 우리 속에 있는 이 영혼의 갈망들은 날개를 달고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 안에 심겨진 하늘의 새 본성들은 점점 힘을 얻고 점점 우리의 전 인격과 전 생애를 휘감고 결국 우리로 역동적인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쿨쿨 잠을 자는 제자들에게 두 번이나 찾아와 경고와 책망을 하셨지만, 그 제자들에게 절망은 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그들 속에 심겨진 ‘마음의 원함’이 ‘육신의 약함’을 끝내 이길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주님의 믿음과 희망은 결국 적중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이여, 우리들도 우리 안에 주님이 심어주신 마음의 원함, 영혼의 갈망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감사합시다. 비록 우리 자신이 그 갈망을 강하게 느끼지 못할지 몰라도, 비록 아직도 세상에 대한 끌림이 더 현저하게 느낄지 몰라도, 여러분은 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성령께서 반드시 여러분을 도와주실 것입니다. 물론 우리들이 육신의 연약함이 우리 안에 함께 있음을 자각하고, 우리도 스스로 깨어서 기도하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에서 잠들어 버린 제자들, 실패한 제자들 안에서 여전히 긍정의 요소를 인정하고 격려해주신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기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여러분 가운데 지금 자신의 실패한 모습만 기억하며 낙심한 성도가 있습니까? 주님은 여러분 안에 ‘마음의 간절한 원함’이 있음을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낙심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우리 안의 마음의 원함이, 영혼의 갈망이 내 안에서 더 힘있게 역사할 수 있도록 스스로 돕는 자가 됩시다. 우리 모두 내면의 영혼의 소리와 열망에 귀를 기울입시다. 그 갈망에 더 자주 순종하기를 힘씁시다. 거스르는 육체의 소리와 본성에는 단호하게 처음부터 거절하기를 훈련합시다. 내 힘으로는 불가능하니 늘 주님께 기도로써 도움을 청합시다. 반드시 여러분의 삶에 놀라운 영적 진보가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
기도합시다.
마가복음 14:38 말씀에,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라는 주님의 이 말씀을 한평생 마음에 새겨서, 주님이 우리 안에 주시는 거룩한 소원을 다 이루어드리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