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빈필 신년음악회는 아르헨티나 출신 유대계 피아니스트겸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67세)의
지휘로 Wien Musikverein 에서 열렸다.
팔레스타인 출신 사상가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이스라엘과 아랍 청소년들로 이루워진 West eastern Divan orchestra를
1999년 창단하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에 노력하는 바렌보임은
조국 지식인들의 침묵을 비난하며, 음악인으로써 세계인에게 끈임 없이 평화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참 음악인이다.
빈필 단원들의 선택으로 선정되는 신년음악회 지휘자는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생애 거의 한번 정도 지휘를 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 신년음악회를 준비하는 지휘자들은 다른 어떤 연주회보다 정성을 다하는 느낌이다.
빈필의 신년 음악회는 전세계 지휘자의 모든 면을 느낄수 있는 또 다른 면모를 볼수 있어 참신하다.
요한 스트라우스 가족들의 월쯔,폴카등 그당시 Unterhaltung Musik을 주로 연주를 하는 음악회는
올해에는 Haydn의 서거 2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고별교향곡 4악장을 연주 했고 해마다 거의 변함없이 선택되는
마지막 앙콜 곡으로 "아름다운 푸른도나우"와 라데쯔키 행진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빈필 신년음악회가 주는 가장 큰 맛은 지휘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적나라하게 느낄수 있는 점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비교적 음악적으로 가벼운 Unterhaltung Musik들로 연주를 하니 자신들만의 카리스마들로 꽉 차여진
대가들도 그들의 속마음을 열지 않고는 그 음악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벼움속에 위쯔,그시대의 풍자와 빈의 전통적인 풍속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주 지루하고 딱딱해져
버리는 신년음악회는 지휘자에게는 부담이 큰 연주회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전세계에 생중계가 되면서 약 1억명 가량이 동시에 호흡하는 이 연주회에서 바렌보임은
2009년은 세계의 평화와 중동에서의 인간다운 정의를 이루는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메세지를 남겼다.
작은 음악인이 할수 있는 가장 커다란 무기를 빼어 들면서까지 사랑하는 자기 조국 위정자들에
채찍을 든 그의 음악회는 그래서 였는지 거의 단조의 곡으로 시작되었다.
빈필 목관악기군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꽉찬 소리,짜임새 있는 앙상블, 특히 해마다 연주했던 휼룻수석
볼프강 슐쯔가 빠지고 젊은 새로운 수석의 목관전체를 어우르는 절제된 톤은 전오케스트라를 화려하게 감싸줘 빈필의
새로운 색채를 느끼게 해주었고 15년 이상 클라리넷수석을 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오텐잠머
역시 깊은 소리로 목관의 든든한 한몫을 해 주었다.고전음악에 맞게 아름답고 고운소리의 빈필 바이올린 파트가
예전에 비해 박력있고 알차고 풍부한 소리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 세월에 따라 변하는 세계 오케스트라의 흐름에
동화하는 모습을 느낄수 있었고 바이올린들의 현란함에 비해 베이스파트들의 빈약한 뒷바침이 빈필이 해결해야
할 커다란 숙제로 보였다. 오케스트라 소리의 뼈대인 콘트라 베이스 뿐만 아니라 금관에서의 튜바와 베이스 트럼본의 약함이
전 오케스트라의 발란스를 무너트려 아쉬움을 남겼다.
너무 절도있는 바렌보임의 통제에 흠을 빼고는 새해를 맞이 하는 전 세계인에 커다란 기쁨을 선사한 연주회였다.
지휘자는 나름대로 그의 음악적 사고를 바탕으로 곡들을 해석하고 들려 주었지만 그의 조국이 아닌 다른 문화의
벽을 넘기에는 문화적 차이가 커 보인 연주였다.
카를로스 크라이버의 89년과 92년 빈 신년음악회를 가장 빈 문화를 잘 이해하고 스며들어 연주한 최고의 연주로
꼽는 이유는 그 괴팍한 지휘자가 그 음악회에서 보여준 너그러움과 조화 그리고 넉넉함 속에나오는 여유,
여백을 포함한 빈의 문화가 마음속 깊이 박혀있는 뿌리일 것이다.
빈의 신년 음악회로 기축년 새해가 시작 되었다.
p.s.올해에도 카페동지 여러분의 건강과 댁내의 평화를 기원드립니다.
<출처 : ★배낭길잡이★ 유럽 배낭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