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10분, 여수여객선 터미널에서 금오도행 출항.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구름에 가려 일출 순간의 장면은 놓친다.
배에서 이 정도의 일출을 본 다는 것은 행운이다.
개도에도 잠시 들리고.
금오도 함구미항 도착
금오도의 명품,방풍나물무침.
돌보지 않아서 야생화 되었다는 키위.이거 따러 갔다가 할머니가 멧돼지에게
봉변 당할 뻔 했다는.
아침을 먹고 시작해야겠기에 민박집에서 라면을 시켰을 뿐인데 할머니가 이렇게
감까지 한상 차려 내 놓으셨다.식사비를 물으니까 생수 한병 값까지 7천원이란다.
만원을 내 놓으니까 받기를 사양하다가 감과 키위를 한 봉다리 가득 넣어 주신다.
가다가 배 고프면 요기하라고~여기는 인심도 좋고 나는 먹을 복이 있고.
배 부르니 이제 트래킹 시작.아침8시40분.
비렁길은 여기 사투리로 낭떠러지 길이란 뜻이다.
1코스,5km/2시간30분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항
금오도에서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라는 영화등 많은 촬영이 있었고
피아니스트 임동창이 몇 안되는 섬주민을 위하여 피아노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아직 외지인들의 펜션이 많지 않고 순수하고 때뭍지 않은 원주민들이 관광객을
반갑게 맞이 해준다.
길,길,길이 시작된다.
"자연은 말이 없다.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세상이 보이고
마침내 내가 보인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사진작가 김영갑
미역널방
금오도는 대부분 낭떠러지길이다.
낭떠러지 끝에 어떻게 접근했는지도 의문이고 저렇게 끝에 매달려서 낚시하는
사람의 의지도 내게는 의문이다.
바다는 바람과 구름,해와 달,별로 인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표정을 바꾼다.
풍부한 음이온과 해조음 또한 사람에게 이보다 더한 보약이 없다.
볼을 간지럽히는 미풍,파도, 안개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맑은 가을하늘.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그리고 내가 섬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동백 꽃망울은 벌써 두달 후의 패스티벌을 준비하기에 바쁘다.
보통 섬에서는 물이 귀한데 샘물도 있고 인심도 후덕한 곳이 금오도이다.
뒤는 언제나 애잔하다.앞이 빛나는 것은 뒤가 그만큼 어둡다는 것.
오늘만은 너의 등뒤에서 묵묵히 따라가고 싶다.
신선대.
섬을 향해서 팔을 저어 나아가고 드디어 날개를 달고 높은 곳으로 날아 올라
마침내 문득 외로워 지는 것.불완전한 자신을 데리고 멀리 떠나서 자신과
끝없이 화해하며 신선의 경지를 향해 가는 것.그 순례의 길이 섬여행이다.
하늘,바다 그리고 자연에 내가 하나로 合一하는 지름길도 섬여행이다.
이섬에는 유독 이런 노랑나비가 많다.옛날 영화 "모정"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난다.
"Love is a many splendid thing~"로 시작하는 앤디 윌리엄스의 목소리가
귀에 생생하다.
1코스의 종착지 두포항.
"찰랑찰랑 너울너울"바람에 춤을 추는 댓잎을 보면 마음이 청량해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