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식의 ‘꿈과 희망 바이러스’ 1 2008년 12월 8일
미네르바의 ‘노란 토끼’가 파국을 부른다?
미네르바는 ‘노란 토끼’가 우리 금융시장을 공격할 것이고, 2009년 3월에는 파국적 위기에 빠져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게 맞는 말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노란 토끼 즉 엔화자금이 우리 금융시장을 공격할 이유는 아무 것도 없다. 아니, 공격하면 할수록 그들이 먼저 엄청난 손실을 볼 뿐이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따져보자. 만약 엔화자금으로 매입한 국내 부동산 혹은 금융상품이 3천억 원짜리라면, 2007년 연말에는 362억 엔을 회수해갈 수 있었는데, 올해 11월 27일에는 189억 엔을 회수해갈 수 있을 뿐이었다. 2007년 말 엔화 환율은 8.29원이었는데, 11월24일에는 15.86원으로 상승하여, 무려 173억 엔의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엔화자금이 우리 외환시장을 공격하여 환율을 끌어올린다?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일을 스스로 감행한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일 따름이다.
물론 ‘10월에 환율이 폭등할 것’이라던 그의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렇게 봐야 한다. 즉, 영화를 상영 중인 어두운 극장 안에서 ‘불이야’를 외치면 일대 혼란이 발생하고 대형 사고가 터지기도 한다. 미네르바는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다. 외환보유고가 고갈될 것이라고 외치면, 호소력이 뛰어날 경우 환율은 폭등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리만브라더스 파산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유명했으며, 외환시장은 9월 외환위기설이 난무하는 등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
그럼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예언한 것만은 맞아떨어졌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미 알려진 사실을 예언으로 치장했을 따름이다. 그 당시에는 산업은행이 이미 리먼브라더스의 인수를 검토하던 때였고, 미국에서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경제정책 당국의 무능, 더 이상 못 참겠다 2008-12-07
경제정책 당국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능력이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 추진한 정책마다 경제난을 더 악화시켰을 뿐이다.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할 능력은 더욱 없는 것 같다. 민초들만 불쌍할 따름이다. 언제까지나 우리 경제를 이들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 이제는 우리 민초들이 나서야 한다. 민초들의 힘만으로도 얼마든지 현재의 경제난을 완화시킬 수 있고, 경기회복도 촉진할 수 있다. 애국적 관점에서 그리고 자신의 경제생활을 위해서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당초에 정책당국은 환율을 상승시키면 수출이 늘어나고, 수출이 늘어나면 경기가 회복된다고 믿었고, 이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세포적 발상에 불과했다. 긍정적 효과만 고려했을 뿐, 부작용과 후유증은 간과했다. 경제정책을 추진할 때에는 항상 부작용과 후유증을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작은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도 그 점을 고려하는데, 국가 경제를 경영하는 정책당국이 부작용과 후유증을 간과하다니, 이것은 너무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하기는 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환율이 상승한 뒤부터 수출증가율이 커졌으며, 4월~9월에는 무려 20~30%에 달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환율상승은 수입 원자재(전체 수입의 60%)의 가격상승을 초래함으로써 물가불안을 야기하였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한 때 12%를 훌쩍 넘겼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에 육박했다. 이런 물가상승은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경영수지를 악화시켜서 경기를 빠르게 후퇴시키는 결과를 빚었다. 정책당국은 이 점을 미처 상상조차 못했던 것이다.
최근의 수출증가율(%) 추이
구분 | 2006 | 2007 | 08.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증가율 | 14.4 | 14.1 | 14.9 | 18.9 | 18.4 | 26.4 | 26.9 | 16.4 | 35.6 | 18.2 | 27.7 | 8.5 | -18.3 |
그뿐만이 아니다. 모든 경제변수는 관성을 갖기 마련이라는 기초적인 사실조차 정책당국은 간과했다. 환율 역시 한 번 상승을 시작하면 그 추세를 지속하려는 속성을 갖는다. 그래서 환율은 꾸준히 상승했고 물가는 더 불안해졌다. 이런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자, 정책당국은 뒤늦게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를 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환율상승 추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났다. 8월부터 갑자기 ‘외환위기 설’이 산불처럼 번져나갔던 것이다.
10여 년 전 외환보유고의 고갈로 IMF 경제위기를 겪었던 터라,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외환보유고가 계속 줄어들면 그 두려움이 다시 떠오를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렇지만 정책당국의 뒤늦은 대응마저 미흡했고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었다. 그 결과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점점 더 증폭되었고, 환율은 더 빠르게 상승했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모든 통화에 대해서 우리 통화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심지어 IMF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에 대해서도 우리 환율은 지난해 말 대비 20~30%나 상승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환율의 이런 급상승은 원자재 수입을 급감시켰다. 내수용의 필수 원자재를 제외하고, 수출용 원자재의 수입은 거의 전면적으로 중단되는 사태를 야기했다. 세계적인 경기부진으로 수출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만 폭등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그나마 국내경기를 버텨주던 수출마저 부진해졌으며, 11월 수출증가율은 무려 -18.3%나 감소하는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이런 비극적인 사태들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은 변명에만 여념이 없다. 물가가 갑자기 불안해졌을 때에는 석유가격 폭등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석유가격이 2007년 말보다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어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의 수출 급감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경기부진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다른 어느 경쟁국도 수출이 18.3%나 줄어들지는 않았다. 이런 변명은 정책 실패를 은폐하여 그 실패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따름이다.
정책당국의 무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환율이 줄기차게 상승하자, 국내에 유입된 해외자본은 환차손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는 아주 중요하므로 자세하게 살펴보자. 7월 말 1,012원이었던 달러 환율은 8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을 시작하여 10월 말에 1,291원으로, 11월 말에는 1,469원으로 뛰었다. 만약 3억 달러를 들여왔다면 불과 4개월 사이에 1억 달러나 손실을 봐야 했다(1,012원 X 3억 달러 ÷ 1,469원 = 2억 달러). 엔화 환율의 상승은 더 빨랐다. 7월말 829원에서 10월 말 1,316원, 11월 말에는 1,541원으로 뛰었다. 만약 100억 엔을 들여왔다면 46억 엔을 손해 봐야 했다(100억 엔 X 829 원 ÷ 1,541원 = 53.8억 엔). 이런 환차손이 더 이상 커지기 전에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 차입금의 상환을 서둘러야 했고, 외국계 금융기관은 투자금을 서둘러 회수해야 했다. 실제로 금융기관의 해외 차입금 상환은 지난 10월에 무려 262.5억 달러에 달했다. 우리 금융기관에서 30조원 이상이 불과 한 달 사이에 이탈한 셈이다.
우리 금융시장의 현재와 같은 극심한 자금경색은 이렇게 발생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은행의 대출을 독려해도 성과가 없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은행에 대출해줄 돈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정책당국은 고무다리를 긁기에 바빴다. 정책당국은 환율상승이 금융경색의 근본 원인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그러나 근본 원인을 외면하면 어떤 정책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것은 상식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엉뚱한 처방만 남발했다. 한국은행에 돈을 더 풀고 금리를 내리라고 강요할 따름이었다. 또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나 이것은 간단한 약을 처방해도 치료할 수 있는 병에 대해 큰 수술을 감행하는 꼴이다.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실업률이 증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말이다.
금융경색의 근본 원인이 환율상승이라면, 환율을 안정시키면 자금경색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면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은 환차익을 누릴 수 있고, 환차익이 점점 더 커지면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은 점점 더 커질 것이며, 이 경우에는 국내 금융시장에 돈이 넘쳐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환율 안정은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까?
그것은 간단하다. 외환시장의 불안감 내지는 공포감만 해소시켜주면 환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환율이 IMF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의 통화에 대해서조차 20~30%나 올랐다는 것은 이성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불안감 내지는 공포감이 이런 결과를 빚었을 따름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미 국제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의 경상수지 흑자는 49억 달러를 기록하여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국제수지 흑자는 60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내년 국제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석유가격 하락에 따른 에너지 수입액의 감소만 900억 달러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까지의 석유 도입가격은 평균 107달러였지만, 지금은 현물 가격이 4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12월 5일 38달러), 세계경제의 악화에 따라 앞으로 더욱 떨어질 것이 빤한 상황이다. 10월까지의 에너지 수입액 1,230억 달러가 1/3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석유제품 수출은 355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를 위한 석유수입도 크게 줄어들 것이 빤하다. 따라서 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더라도, 내년 국제수지 흑자는 최소 300~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어쩌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지금까지의 사상 최대 흑자는 IMF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의 404억 달러였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사실들, 즉 우리 환율이 외환위기를 맞은 국가들에 대해서조차 너무 많이 올랐고, 내년 국제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는 사실만 외환시장 참여자들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린다면, 현재의 경제난은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정책당국만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책당국이 외면하면, 자신의 경제생활을 위해서, 더 나아가 애국적 관점에서 민초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에, 우리 연구소는 범국민적인 ‘염세주의 및 비관주의 타파 활동’을 제안하고자 한다. 여기에 필요한 글을 12월 8일부터 매일 한 편씩 이곳에 올리고자 한다. 동지(同志)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존경하는 21세기경제학연구소 회원 여러분,
우리 연구소는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지금의 위치까지 발돋움했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우리 연구소는 아예 존재조차 할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거듭거듭 감사드리고자 합니다. 지금부터는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이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현재의 경제난을 언제까지나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정책당국의 무능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우리 연구소는 새로운 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민초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일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최용식의 꿈과 희망 바이러스’를 매일매일 작성하여 이곳에 올리고, 회원 여러분께도 이메일로 송부하고자 합니다. 그 내용을 여러분은 이미 잘 아시겠지만, 일반 국민은 잘 모를 것입니다. 널리 전파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감 공포감은 터무니없게 확대 재생산되었다는 사실을, 우리 경제가 우리 생각보다는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시장 참여자는 물론이고 국민들도 충분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의 경제난을 얼마든지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 경제가 다시 살아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염치없는 말씀이지만, 여러분께 간곡한 부탁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꿈과 희망 바이러스’를 이곳저곳에 무차별 전염시켜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현재의 경제난을 불러왔던 비관주의와 염세주의라는 병원균을 박멸시켜주시기 바랍니다. 비관주의 염세주의를 퍼뜨리는 자들에게 “경제가 어려워지면, 해고를 당해도 못사는 사람부터 당하고, 사업이 망해도 영세업체부터 망한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 경제 살리기에 앞장 서야 할 때입니다. 거듭거듭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