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중관계는 사드 문제와 한한령을 빼 놓고선 도무지 얘깃거리가 없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주 모 언론사 기자가 필자에게 전화를 하여 우리에게 어떠한 피해가 있는지 인터뷰를 시도하였는데, 필자는 한마디로 일축하였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우리 기업들 체질강화라는 본질에 충실하면 된다고 써 달라’ 라고. 필자는 30여년 이상을 산업 현장에 있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중소, 중견기업 근무경력이고 나머지는 모두 중소, 중견기업들의 CEO나 고급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컨설팅 경력이다.
한마디로 거시경제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어도, 미시경제, 정확히 말하면 실물경제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감’이 있다는 뜻이다.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사드문제’와 ‘한한령’은 분명히 구분해서 봐야 한다. ‘사드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 당선 이후 新패권주의로 인해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외교적 부담이 커진 것을 말하며, 중국의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국가 리더십이 약해져 대외 교섭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더욱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고 나면 물밑으로 가라 앉을 수 밖에 없는 한시적 이슈일 뿐이다. 이에 비해 ‘한한령’은 자국의 전략적 산업 육성, 국내기업 및 산업 견인 등 중국의 궁극적 전략목표를 감춘 채 교묘하게 사드문제를 등에 업고 경쟁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2001년 WTO 가입으로 시장을 개방한다고 하면서 ICT 산업에 대해서는 10여년 이상 외국기업의 시장진입을 견제하여 지금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세계 최강의 온라인 기업을 육성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중국은 특별히 한국기업들이 가진 ICT/문화/콘텐츠 산업을 부러움과 시샘의 시각으로 보고 있기에 ‘사드’를 핑계로 강력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요즘 실제로 중국에 가 보면, 여전히 한류가 생기를 잃지 않고 있음을 많이 본다. 경쟁력을 지닌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은 언론이나 정치인의 소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히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 위기가 아니었던 시절이 있었던가. 불황으로 수많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아도 더 많은 음식점들이 자꾸만 생기는 이유는,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참신하고 맛있는 신개발 메뉴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로 재무장하여 도전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이 결코 낙관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중국시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몽’이라는 여의주를 입에 물고 힘차게 비상하는 용의 등에 제대로 올라타기 위해, 우리는 더 열심히 중국을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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