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차 과제] 18038006 심보경

[18038006심보경]

“이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입니다!” 형님은 비가 오는 날 포승줄에 묶여 목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발단

그날도 똑같았다. 나는 형님과 모텔 카운터 교대를 하기 위해 몸을 구겨 카운터 밑 좁은 문으로 들어갔고, 형님은 매일 그랬듯이 집에 귀가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었다. 형님은 그날따라 더 피곤해 보이지도, 표정이 뭔가 달라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지루하고 눅눅한 모텔 카운터 방에 앉아 TV를 켜고 대실, 숙박 중인 방 명단을 확인했다.

”형님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어 그래 수고해라“ 형님은 평소처럼 간단히 인사를 한 뒤 모텔을 나섰다.

전개

”부스럭“ ”지금 대실밖에 안 돼요.“ ”재운아 나다. “낯선 소리에 손님인 줄 알았더니만, 형님이었다. 형님은 땀에 흠뻑 젖은 채로 큰 짐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형님은 머쓱한 표정으로 ”옥상 가서 운동하고 올 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록 형님은 내려오지 않았다. 나는 연일 2교대로 피곤해 카운터에서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정신없이 자고 있다 실눈을 떴는데 사람 실루엣이 보여 허겁지겁 일어났다. 형님이었다. “지배인님. 어디 갔다 오신 겁니까?" 형님은 들어올 때 본 짐가방을 들고 있었다. “옥상에서 운동하다 깜빡 잠들었어. 나 한강에 놀러 갔다 오마." 때가 덕지덕지 묻은 가죽 짐가방에는 그날따라 비릿한 냄새가 풍겼고, 형님은 그대로 이 지루하고 냄새 나는 모텔 건물을 나가버렸다.

발단

그렇게 지루하고 평범하고 반복되는 시간은 계속 흘렀다. 나는 형님과 근무 교대를 하고, 가끔은 모텔 사장의 사촌 아들과 교대를 하고, 지루하고 지루했다. 그날도 더럽고 냄새나는 모텔 카운터 안의 TV를 켜자 내 시신경을 자극하는 뉴스 헤드라인이 눈에 띄었다. ‘마곡 철교 남단에서 몸통 시신 발견’ ‘범인은 칼을 잘 쓰는 전문가의 소행’ 그때 분명 퇴근했던 형님이 다시 모텔로 들어왔다.

위기

"재운아. 한강에서 몸통 시신이 발견되었다는데, 뉴스 봤냐?"

"아, 예 마침 보고 있었습니다! 기가 막힌 놈인듯합니다. 칼을 잘 다루는 전문가라던데요?"

"그래. 살다 보니 참 이런 사건들이 있다. 그건 그렇고, 내가 이제 여기 관리가 앞으로 좀 힘들어질 것 같아서 너에게 업무를 좀 알려주러 왔다." 형님은 평소와 다르게 아주 자상하고 세심하게 내게 잡업무들을 알려주었다.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시설 점검, 보수방법 등에 대해 알려주고는 일할 사람이 갑자기 필요할 때 구인하는 방법, 돌발상황 발생 시에 대처하는 방법 등도 알려주셨다. 그런데 갑자기 고양경찰서에서 왔다며 형사 두 명이 대뜸 모텔 카운터로 들어와 이런 손님을 본 적 있냐며 사진을 보여주었다. 나와 형님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말하고선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넋이 나가 가만히 있던 나에게 형님은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나 지금 일 그만두는 거니까 내일 나 기다리지 말고 새사람 구해 쓰도록 해."

"형님 어디 가십니까?"

"곧 알게 될 거야. 이제부터 네가 지배인이야."

형님은 기운 없는 얼굴로 주섬주섬 일어나 모텔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이게 내가 기억하는 형님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절정

그런 형님이 지금은 뉴스 화면에 나와 핏대를 세우며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고 있다. 다 형님의 범행이라고 뉴스에서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모텔비용을 두고 실랑이하는 진상 손님을 형님이 우발적으로 시신을 절단해 한강에 버렸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믿을 수 없어 모텔 문을 모조리 잠가두고는 카운터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안주도 없이 병째 들이키고 있다. 내 핸드폰에선 불이 나고 있다. 짜장 모텔. 그래 저게 지금 내가 있는 모텔 이름이지. 모텔 전화로도 사장 번호가 뜨고 전화가 연신 오고 있다. 나는 전화선을 뽑아버렸다. 조선족 포주 양아치가 장 대호에게 행패 부리다 둔기에 맞아 죽은 사건이라며 형님은 뉴스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결말

나는 무언가 번뜩 생각나 그날 형님이 운동했다던 옥상으로 향했다. 형님의 때 묻고 덕지덕지 벗겨진 가죽 짐가방에서 나던 비릿한 냄새가 생각났다. 옥상은 여러 연장 도구들이 어지러이 널려있었다. 아 경찰차다. 경찰차가 이 모텔로 몰려오고 있다. 나는 보기 드문 문전성시의 풍경을 직접 맞이하러 다시 1층으로 내려가야 한다. 아. 내려가야 한다….

'한강 몸통시신' 장대호 무기징역 확정... "피고인 반성 안해" < 사회일반 < 사회 < 기사본문 - 금강일보 (ggilbo.com)

'한강 몸통시신' 장대호 무기징역 확정... "피고인 반성 안해" - 금강일보

[강의를 수강한 후]

창의성은 어렵고, 재능있는 사람만 가질 수 있는 특성이라고 생각했는데 규범의 중요성에 대해 교수님께서 상세히 설명해주셔서 새삼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또한 그 창의성을 발휘하고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앞으로 글을 쓸 때 조금 더 고심하며 쓰게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글의 특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각각 달라진 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상상 김중신]

오늘 수업 시간에 발표하세요.

[김태형]

이미 알고 있는 사건임에도 결말의 여운이 마음에 계속 남습니다. 글을 잘 쓰시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홍서연]

기존에 알던 사건으로 익숙한 내용을 소설로 각색하여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18001032 유지은]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반동인물이 잘 보이지 않은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박수빈]

문체가 흡입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건을 비추는 각도도 흥미롭습니다.

[정다정]

기사에서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목격자(주변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신수봉]

그림이 그려지는 것과 같이 잘 쓴 글 같습니다. 마지막 표현도 좋았습니다

[연아]

기사의 내용을 소설적인 요소를 추가해 잘 담아 나타낸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임해승]

정말 잘 읽었습니다. 반동인물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문장이 가지고 있는 힘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박혜성]

소설을 쓰는 시점이 3인칭시점이라서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이혜준]

원래 알고 있었던 사건이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을 보니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이준수]

만화에서만 볼 법한 사건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니 정말 놀라웠고, 이를 토대로 흥미진진한 사건을 진행하여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서영]

전에 소름끼쳐하며 본 기사를 다시 소설로 읽게 되어 재밌었습니다.

[박유민]

긴 글인데도 내용이 재미있어서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오미르]

이슈였던 사건을 소설로 흥미롭게 각색하여 인상깊었습니다.

[장은지]

기존에 알던 사건이지만 소설적 요소와 결합하여 더욱 흥미진진하고 스릴감이 있었습니다.

[허정]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지막 표현이 인상깊었습니다.

[김영학]

글을 읽는 내내 집중하며 보았습니다! 긴 글인데도 가독성이 좋아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전다해]

대사와 서술을 줄바꿈하면 더 읽기 좋을 것 같습니다.

[박용민]

10문장 제한이 없으니 서술이 매끄러운 것은 당연하나, 그걸 감안하고서 보아도 잘 쓰셨다고 생각합니다.

[박성민]

1인칭 시점으로, 생생하게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경민]

사간에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이 아니라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쓴 글이라 훨씬 새롭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