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아직 회복하지 않아 JTBC 마라톤은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 10월 3일 국제평화마라톤에 참가비를 입금하고도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몸 상태를 체크하다가 결국 마감 날마저 지나치고 말았다. 마침 평마 이면규씨가 대회 불참 사유가 생겨 배번을 양도한다고 하기에 류태영 회장의 혼사에 들렀다 다음날 대회 참가하는 것으로 했다. 쓰레기를 담으며 달리는 "2022 쓰담쓰담 영흥(언택트)"에 접수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완주 후에는 JTBC 마라톤 기록이 아닌 가민시계로 측정한 기록을 언택트 기록으로 인증하면 된다.
전날 제주 갔다가 조부모님 산소에 선산을 들린다고 18km를 달렸더니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많이 아프다. 거기에다 아들집에 잔다고 했지만 채 2~3시간도 수면을 취하지 못해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어차피 속도를 내지 못하기에 천천히 간다면 그리 문제될 것도 없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
새벽 5시 일어나 준비한 프로틴, 미싯가루와 BACC를 탄 두유를 마시고 집을 나섰다. 행사장은 10km 참가자와 뒤엉켜서 발디딜 틈이 없다. 겨우 평마 일행을 만나 파워젤을 받고 인증사진도 찍었다.
7시 30분에 출발 총성이 울렸고, 나는 6분 10초 페이스로 모든 주자들이 다 추월하는 상황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사실은 속도를 올릴 수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마음은 빨리간다고 생각하지만 기껏해야 5분 50초 정도였다. 땀이 별로 나지 않는 쌀쌀한 날씨라 연습을 하지 않아도 4시간 완주는 했는데,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하프는 2시간 10분에 통과했다. 하프를 넘기자 평속이 6분 20초가 되었다. 파워젤 3개가 바닥 났고 두개의 파워젤을 더 얻어서 허기가 생기기 전에 보급을 했다. 주로에 응원나온 사람들이 소속에 관계없이 콜라에 귤, 꿀 같은 것을 줘서 허기가 생길 상황도 아니었다. 30km에서 35km 구간은 고개가 많았고, 힘에 부치는지 6분 40초대로 떨어졌다. 거의 걷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7km를 넘어서자 걷는 사람들 투성이지만 그래도 걷지는 않았다. 다행히 4시간 30분 안에는 들어왔지만, 이제 내 기록은 평마에 어지간한 여성회원들보다 못한 후미그룹 기록이 되어 있었다. 선배들과 왕년에 330은 늘상했다며 "Latte is horse"로 위안 삼는다. 막걸리가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