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강설 9
5, 화장세계품2
서문
봄에는 백화가 만발하고 가을에는 달이 밝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 불고 겨울엔 흰 눈이 날린다.
만약 쓸데없는 일 마음속에 걸어 두지 않으면
곧 이것이 인간사의 호시절이다.
춘유백화추유월 하유양풍동유설
春有百花秋有月 夏有凉風冬有雪
약무한사괘심두 변시인간호시절
若無閑事掛心頭 便是人間好時節
화장세계는 인류가 오랜 세월 이전부터 꿈꿔 오던 이상향(理想鄕)이다. 유토피아며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이다.
이러한 화장세계는 실로 언제나 우리들 눈앞에 펼쳐져 있어서 이리 가도 화장세계, 저리 가도 화장세계, 넘어져도 화장세계, 일어나도 화장세계다. 달리 어디 가서 화장세계를 찾을 것인가.
10만 8천 억 국토를 지나서 극락세계를 찾을 것인가, 10억 광년 저 멀리에 가서 넘실대는 향수해를 찾을 것인가.
무변허공(無邊虛空)이 각소현발(覺所顯發)이라 하였다. 무수억 광년의 거리로도 다 잴 수 없는 무변한 허공이 우리들 한 마음의 깨달음에서 나타난 것이다. 태양계니, 은하계니, 소우주니, 대우주니 따져서 무엇하겠는가. 쓸데없는 일 마음속에 걸어 두지 않으면 이 자리가 그대로 화장세계인 것을.
2014년 6월 5일
신라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