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우리가곡사랑회 원문보기 글쓴이: 웃는갈대
춘심아/ 정애련 시,곡 - Sop.박선영 Bar.노원상/VnⅠ이화선 VnⅡ.최수연, Vla.안선희Vc.유지연,장구.정애련p.f김기화 |
가곡애호가들의 우상 작곡가 정애련
가곡애호가들은 작곡가 정애련을 좋아한다. 왜 좋아하느냐고 이유를 물으면 그의 노래를 듣는 순간 옛날부터 자신들의 머릿속에 있었던 것 같은 노래를 정애련이 들려준 것 같아 노래를 듣자마자 작곡가가 가까운 친구로 느껴져 좋아하게 됐다고 말한다.
노래를 익히면서 후천적으로 알게 돼 좋아진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내 속에 있던 노래를 작곡가가 끌어낸 것이라서 그의 음악에 빠졌다는 엉뚱한 상상이 정애련과 청중들 사이에는 존재하는 상황이다.
정애련은 2008년 봄 중앙악단에 가곡집<나의 13월>이라는 CD를 가지고 등단했다. 이 <13월>은 제목의 비상식성 때문에 먼저 주목을 받았고 그 후 담긴 16곡의 가곡들이 쉽게 들었다가 쉽게 넘어갈 수 없어서 문제의 가곡들로 인정을 받게 된 작품집이다. 첫 곡 <따뜻한 날>은 편안했다. 정애련은 따뜻하고 구조적인 스타일의 편한 작곡가라는 판단으로 마음이 끌렸다.
그리고 두 번째 곡 <만칸짜>. 어, 이게 뭐야! <따뜻한 날>의 판을 180도 뒤집어버리는 변칙화성과 기하학적인 감정의 변이가 엉키고 틀린듯하며 빠져나가는 감각화성의 변용이 눈부셨고, 광채가 번쩍이는 노래가 펼쳐졌다. 결국 겨우 노래를 한곡 듣고 나서 이 작곡가에게 사로잡혔다, 그걸 알게 됐다. 그의 특별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춘심아>를 듣고나면 완전히 그에게 빠지고 만다.
작품 <춘심아>는 넘치는 에너지와 큰 기쁨을 담아 밝은 감성으로 그려낸 밝은 곡이다. 무엇인가가 열리는 것 같은 앞길을 찾아가며 설레고 뛰는 심장을 담아 표현하고 있는데, <봄의 마음>을 의인화시켜 노랫말이 됐고, 봄의 설레임은 장구를 사용 뛰는 심장으로 표현한다. 이 곡은 정애련이 M.M졸업연주에서 발표했다하며, 학장과 총장이 문제작인 것을 알아보고, 2차 세계대전 추모자들을 기려 열리는 교수음악회에 특별게스트로 추천 연주하게 한 곡이란다.
뛰는 심장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곡에 사용했던 장구가 이태리에서 연주되면서 장구 = 한국적인 색깔로 이해가 이뤄져 음악의 본고장 이탈리아 사람들은 뭔가 색다른 감흥을 가졌다. 작품 <춘심아>로 인해 정애련은 한국적인 것과 자신의 음악적 개성이란 것에 진지한 고민을 할 계기를 얻게 된다. 말하자면 <춘심아>는 정애련에게 음악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준 실험작이자 대표작이다.
이 춘심아를 듣게 되면 청중 들은 반드시 다른 작품들은 어떨까 궁금증이 생기고 알고 싶은 호기심유발에 맘이 급해진다. 그게 정애련 음악의 마성이다.
정애련은 현재 두 곡의 문제작을 가지고 있다. <만칸짜>와 <춘심아>가 그것인데, 만칸짜는 유학 초기인 2005년에 작곡됐는데 스폰티니시립음악원 교수들을 자신에게 주목시킨 역할을 했다. <춘심아>는 2007년의 M.M졸업연주회 때 발표된 작품이고, 이 곡을 총장과 학장이 듣고 감동해 이태리교수음악회에 추천하여 특별초청됐다.
그리고 이 연주회 때 5분이상의 기립박수를 받는 대표작이 됐다. 이 성공으로 정애련은 이태리 여러 곳에 초청받아 발표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태리어로 <봄(Primavera)>이라는 제목으로 연주된 이 곡은 이후 오피다시 초청 개인발표회, 만토바국립음악원, 리발타문화협의회 초청 연주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정애련은 <춘심아> 공연 때마다 연주에 사용한 장구를 그곳에 기증했고, 현재 스폰티니음악원과 오피다시와 만토바니국립음악원에는 <춘심아> 공연 때의 장구가 자료로 보관돼 있다.
정애련을 이해하자면 곡을 쓸 때 그가 그 곡에 대해 일어나는 이미지를 글을 쓰고, 그 곡의 배경을 사진으로 찍는 다른 작업도 병행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작업은 그가 2중 3중으로 한 작품에 대한 느낌과 깨달음을 가지고 솔직한 감정표현을 위해 실험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작업의 진실성을 보여주는 모습일 것이다.
그는 감정과 느낌에 쓸데없이 위장과 과장의 옷을 입히지 않는다. 느끼고 경험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구애받지 않고 막히지 않고 무엇으로든 솔직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의미가 그의 작품이다. 그런만큼 연주자와 청중에게 모두 느끼고 알아듣게 설명을 할 수 있고, 설득을 한만큼 연주자는 작곡가의 생각과 꿈과 느낌과 감정을 모두 표현해 내야한다. 이게 되면 연주자에게 정애련은 참 좋은 작곡가다. 반대로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면 그것을 물고 늘어져 채근하고 끌고가면서 완성될 때까지 압박하는 징그럽고 무서운 작곡가다. 정애련은 현재 두 매의 CD를 가지고 있다. 1집은 2008년에 나온 <나의 13월>이다. <따뜻한 날>, <그리움>, <가끔씩 그대마음 흔들릴 때는>, <상사화> <유채꽃> <그대없을 때>, <아리령>, <오늘에야 비로소>, <국화이야기>, <겨울산길에서>, <오월에>, <그대이름은>, <왜>, <어머니의 꿈>, <눈꽃>, <춘심아> 등 16곡을수록.
2집 2009년 5월에 발매. <그리웠다 이것아>이라는 제목에 1집<나의 13월> 수록 곡중 <가끔씩 그대마음 흔들릴 때>, <춘심아>, <그리움>,<따뜻한 날>, <국화이야기>, <그대 없을 때>와 2008년 이후에 작곡된 <그리웠다 이것아>, <내 나이되면>, <잊지 못하는 까닭>, <경포대 회상>, <눈곷>, <벚꽃 핀날에>, <<첫사랑> 등 14곡 수록.
<춘심아>-정애련 시, 곡/강혜정,송기창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