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맡겨진 일을 좋아하십시오.
사람이 세상에 살면서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일을 할 때에는 아주 즐겁게 일 자체를 좋아하면서 한다면 능률도 오르고 잘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살면서 대부분 자의든 타의든 일을 하면서 삽니다. 다른 사람을 부리는 고용자가 되기도 하고 피고용자가 되기도 해서 일을 합니다. 그 일을 좋아하면서 성실하게 하였는지 잘하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종은 ‘분부를 다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고 말 할 수 있기도 어렵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어렵기도 하면서 성실한 종처럼 그렇게 일을 좋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하느님을 선택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로 마음먹고 그 분이 맡긴 일을 좋아해서 한다고 하면 구역 반장이 되든지, 레지오 단장이 되든지, 레지오 마리애의 평 단원이 되든지, 사목임원이 되든지 일을 하면서 좋아해야 합니다.
1. 일을 하면서 그 일을 좋아하면 잘할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적성이 알맞기 때문일 것입니다.
2.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잘하는 일보다 수십 배 이상 노력해야 합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노력이 필수적이고, 노력한다는 것은 고통을 수반합니다.
3.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꼭 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책임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지 않으면 좋아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4. 좋아하는 일이 명예나 돈이 따라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고 일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때 이미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5.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은 나에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고, 소중한 일입니다.
6.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7. 좋아하는 것을 하면 그만큼 간절하기에 쉽사리 포기하지 않습니다.
8.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행복합니다.
9.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다른 좋아하는 일을 잘 선택합니다.
10. 스스로에게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때까지 계속 자문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11. 좋아하는 일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도전해 보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12.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그만큼 다양한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알기도 하고 실패를 통해서 좋아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꼭 좋아하는 것인지 이것이 꼭 잘하는 것인지도 중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주체적인 삶을 살았을 때 다가올 선택을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주저하거나 망설임 없이 오늘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내가 해야 할일,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세세하게 구분 짓기란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은 각자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입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지만, 하루하루 불만을 갖고 사는 사람은 결국 그것을 찾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나의 선택만 존재할 뿐이고 그 선택을 존중해서 자신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치 있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십시오. 그리고 하시는 일을 좋아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