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께 날씨가 너무 더워 일을 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 때문에 미뤘던 일들을 오늘 하고 싶다고 하셨다.
“면사무소 가야 돼요. 주소지 바꿔야죠.
점심은 나가서 먹을까요?“
아저씨께서 말씀하시니, 사모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추어탕 해 놓을게요. 볼 일 보고 와요.”
“추어탕요? 그러면 점심 안 사먹어도 되겠네.”
추어탕을 못 먹는 내가 망설이니,
아저씨는 “추어탕 맛있어. 먹어봐.” 하신다.
사모님도 “그래! 맛있어요. 먹어봐요.” 하신다.
두 분의 표정이 닮았다.
면사무소에 갔다.
주소지 변경이 힘들다고 한다.
아저씨께 말씀드리니,
“어쩔 수 없지. 하드 먹을래요?” 하신다.
아저씨는 사모님, 아드님 것도 사셨다.
사모님 집에 갔다,
맛있는 냄새가 집안 전체에 퍼졌다.
한 상에 앉아 다 같이 추어탕 먹었다.
“아저씨, 많이 먹어요. 더 드릴까요?”
사모님께서 아저씨를 챙겨주시는 모습이 정겹다.
다 먹은 후에는 아저씨가 사온 아이스크림 먹으며 이야기 했다.
“아저씨, 수승대에 오늘 노래자랑 한다는데,
선생님들이랑 다녀와요. 물에 발도 담가보고.”
사모님께서 수승대를 추천해주셨다.
아저씨도 좋다고 하셔서 수승대에 갔다.
노래자랑 구경하고, 자연도 구경하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중간에 드림캐쳐 파는 가게에 들러 사모님 드릴 팔찌 사셨다.
학생들도 줘야 한다며 팔찌 사주셨다.
아저씨 마음에 감사했다.
수승대에 가는 것처럼,
아저씨의 통영 여행도 평범했으면 좋겠다.
수승대에서 나와 커피포트를 사러 하이마트에 갔다.
아저씨가 원하는 커피포트를 고를 수 있도록 직원이 자세하게 설명했다.
직원이 작은 커피포트를 들고 아저씨께 물었다.
“이 커피포트는 어떠세요?”
“손님 올 때 쓰려면 너무 작지 않나? 좀 더 커야 될 것 같은데.” 하셨다.
스위치를 누르면 뚜껑이 열리는 중간 크기의 커피포트로 골랐다.
아저씨께, 직원이 사용방법을 설명했다.
“손님, 직접 해보시겠어요?” 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지역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아는구나.
월평빌라 선생님들이 정말 발로 많이 뛰셨구나.
가슴이 뭉클 했다.
장소를 옮겨 다이소에 갔다.
쌀통과 반짇고리, 그 외에 집에 필요한 것들을 샀다.
“아이고. 혼자 살아도 살게 많네.” 하셨다.
화장품 가게에서 선크림도 사고,
세탁소에 가서 맡겨 놓은 옷도 찾아왔다.
오늘 하루 정말 바쁘게, 알차게 보냈다.
2015.08.03 조상희일지


첫댓글 가슴이 뭉클했다.
혼자 살아도 살게 많네. 배종호 아저씨도 그러셨어요. 자취하시는 분들의 고백.
필요한 물건을 하나하나 고르는 것도 자취생활의 큰 재미죠.^^
수승대에서 찍은 사진에 있는 지연, 상희, 김민지 선생님, 아저씨의 얼굴이 어찌 그리 환한지. 보는 내가 기분이 좋았어요.♥
'내' 집 살림살이 하나하나 고르는 재미~ 상희야 뜨거운 여름에 이곳 저곳 다니는 모습이 그려진다^^
잠깐의 여유^^
함께 해서 고맙고,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