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역사(海東繹史) (16) - 예지(禮志).

[솔롱고]

제20권 예지(禮志) 의물(儀物)

장복(章服)

○ 기자(箕子)가 조선에 들어가서 의복(衣服)을 모두 중국의 제도에 따르게 하였다. 《삼재도회(三才圖會)》
○ 고구려는 한(漢)나라 때 항상 현도군(玄菟郡)에 나아가서 한나라의 조복(朝服)과 의책(衣幘)을 받아 갔다. 《삼국지》
○ 후위(後魏) 태화(太和) 15년(491)에 고구려 왕 고운(高雲)에게 의관(衣冠)과 복물(服物)을 하사하였다. 《후위서》
○ 고려 왕은 오채(五采)로 된 옷을 입으며, 흰 비단으로 만든 관(冠)을 쓰고, 혁대에는 모두 금테를 두른다. 《신당서》

○ 태직외열전(太直外列傳)에는, “당 태종이 고려를 격파하고서 두 가지 보물을 얻었는데, 그 하나가 자금대(紫金帶)이다.” 하였다.

○ 삼가 살펴보건대, 위에서 칭한 고려는 모두 고구려를 말한다.
○ 백제 왕은 소매가 큰 자색(紫色) 포(袍)에 푸른색의 비단 바지를 입고, 흰 가죽 띠를 두르고, 까만 가죽신을 신으며,

까만 비단 갓을 쓰는데, 금꽃으로 장식한다. 《상동》
○ 당 정관(貞觀) 22년(648)에 신라 왕이 김춘추(金春秋)를 보내어 조회(朝會)하고는 인하여 장복(章服)을 고쳐서 중국

의 제도에 따르게 해 주기를 청하니, 궁중에서 진복(珍服)을 내어 하사하였다. 《상동》
○ 개원(開元) 12년(724, 성덕왕23)에 신라 왕 김흥광(金興光)에게 금포(錦袍)와 금대(金帶)를 하사하였다. 《책부원귀》
○ 고려 왕의 상복(常服)은 높은 오사모(烏紗帽)에 소매가 좁은 상포(緗袍)를 입고, 금실과 푸른 실로 사이사이에 수를

놓은 자라(紫羅)로 만든 늑건(勒巾)을 띤다. 나라의 관원과 사민(士民)을 만날 때에는 복두(幞頭)를 쓰고 속대(束帶)를

띤다. 제사 지낼 때에는 면류관(冕旒冠)을 쓰고 옥규(玉圭)를 든다. 중국에서 사신이 나오면 자라로 만든 공복(公服)을

입고 상아(象牙)로 만든 홀(笏)을 들고 옥대(玉帶)를 띠는데, 배례(拜禮)하고 무도(舞蹈)함에 있어서 신하로서의 예절에

아주 맞게 한다. 혹 평상시 쉴 때에는 조건(皀巾)에 백저포(白紵袍)를 입어 일반 백성과 구별할 수가 없다. 《고려도경》

○ 《전신록(傳信錄)》에는, “지금 태감(太監)이 쓰는 모자의 모양은 대개 고려 왕관(王冠)의 제도를 인해서 만든 것이다.

일찍이 내시(內侍)들에게 듣건대, ‘국초(國初)에 고려가 복종하지 않았을 때 고묘(高廟)께서 간첩 한 명을 보내어 고려

왕이 쓰는 관(冠)의 제도를 살피고 오게 하였다. 그런 다음 드디어 여러 내시들에게 명해서 모두 그 관을 쓰게 하고는,

고려에서 사신이 나옴을 인하여 여러 내시들을 가리키면서 이르기를, 「너희 왕이 쓰는 관은 짐의 내시들이 쓰는 관과

모양이 같다. 이 내시들은 날마다 짐의 심부름을 하고 있는데, 너희 왕은 맞서면서 복종하지 않으려 한단 말인가.」

하였다. 그러자 사신이 돌아가서는 이를 말하여 드디어 나라를 들어서 항복하였다.’고 한다.” 하였다.

살펴보건대, 고려 초에는 왕의 조복(朝服)은 자황포(柘黃袍)를 입었다. 문종(文宗) 때 장복(章服)에 관한 제도를 고쳤고,

인종(仁宗) 18년(1140)에 또 제례(祭禮) 때 입는 장복을 정하였다. 왕은 면복(冕服)을 입는데, 구류(九旒)의 면류관에

칠장(七章)의 곤복(袞服)을 입었다. 의종(毅宗) 때에 이르러서 예의(禮儀)를 상정(詳定)하여서 제도가 크게 갖추어졌다.

○ 송 대중상부(大中祥符) 9년(1016, 현종7)에 고려 왕에게 습의(襲衣)와 금대(金帶)를 하사하였다. 《송사》
○ 고려에서 옥대(玉帶)를 바쳤는데, 가을 갈대와 백로(白鷺)의 무늬가 아주 정교하였다. 《상동》
○ 원 중통(中統) 2년(1261, 원종2)에 고려 왕에게 옥대를 하사하였다. 《원사》
○ 명 홍무(洪武) 2년(1369, 공민왕18)에 고려 왕이 사신을 파견하여 제복(祭服)의 제도를 정해 주기를 요청하니,

공부(工部)에 명하여 만들어 주게 하였다. 《명사》

○ 3년에 고려 왕에게 면복(冕服)을 하사하고, 왕비에게 장복(章服)을 하사하였다. 《오학편(吾學編)》

살펴보건대, 《문헌비고(文獻備考)》에는,

“공민왕(恭愍王) 19년에 바로 홍무(洪武) 3년이다. 황제가 면복(冕服)과 원유관복(遠遊冠服)을 하사하고, 황후가 왕비

에게 관복(冠服)을 하사하였다. 면복은, 규(圭)의 길이가 9촌(寸)이다. 면류관(冕旒冠)은 푸른 구슬이 9류(旒)이다.

청색 의(衣)와 훈색(纁色) 상(裳)은 9장(章)의 무늬가 있는데, 용(龍)ㆍ산(山)ㆍ화충(華蟲)ㆍ화(火)ㆍ종이(宗彜) 다섯

가지 무늬는 의에 있고, 조(藻)ㆍ분미(粉米)ㆍ보(黼)ㆍ불(黻) 네 가지 무늬는 상에 있다. 백사(白紗)로 만든 중단(中單)

은 옷깃에는 보를 수놓고, 청색의 단을 소매 끝에 둘렀다. 폐슬(蔽膝)은 훈색이며, 화ㆍ산 두 무늬를 수놓았다. 혁대(革帶)

는 금구체(金鉤䚢)로 장식을 하고 패옥(佩玉)을 단다. 적색ㆍ백색ㆍ표색(縹色)ㆍ녹색(綠色)의 네 가지 실로 짠 수(綬)는

소수(小綬) 2개 사이에 금고리를 달았다. 대대(大帶)는 안과 밖을 백라(白羅)로 만들었고 홍색과 녹색 천을 대었다.

백말(白襪)과 적리(赤履)를 신는다. 제사를 지내거나 조하(朝賀)를 받을 때 입는 옷이다. 원유관(遠遊冠)은 양(梁)이 일곱

이며, 금박산(金博山)을 더하고, 매미 장식 일곱 마리를 붙였으며, 위에는 주취(珠翠)와 서잠도(犀簪導)를 베풀었다.

강사포(絳紗袍)와 홍상(紅裳)을 입는다. 백사(白紗)로 만든 중단(中單)은 검은 깃을 하였고, 청색으로 소매에 선을 둘렀다. 군(裙)과 유(襦)가 있다. 사(紗)로 만든 폐슬, 백가대(白假帶), 방심곡령(方心曲領), 금구체를 단 붉은 혁대, 백말, 흑석

(黑舃)이 있다. 여러 신하들에게 조하(朝賀)을 받을 때 입는 옷이다. 왕비의 관복은, 관(冠)은 칠휘이봉관(七翬二鳳冠)으

로서 화차(花釵)가 9수(樹)이고, 작은 꽃은 큰 꽃의 수와 같고, 양쪽 박빈(博鬢)은 9전(鈿)으로 꾸몄다. 적의(翟衣)는 푸른

바탕에 꿩을 9등(等)으로 수놓았다. 소사(素紗)로 만든 중단은 옷깃에 보를 수놓았고 비단과 명주로 선을 두르되 홍색으

로 하였다. 폐슬은 상의 색깔과 같으며, 검푸른 색으로 깃에 선을 두르고, 꿩 2등을 수놓았다. 대대(大帶)는 의의 색깔에

따랐고, 혁대는 금구체를 하였으며, 패(珮), 수(綬), 청말(靑襪), 청석(靑舃)이 있다.”하였다.

○ 19년(1386, 우왕12)에 고려 왕이 관복(冠服)의 제도를 바꾸게 해 주기를 청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았다. 《명사》
○ 27년(1394, 태조3)에 조선국왕에게 면복(冕服) 9장(章)을 하사하였다. 영락(永樂) 원년(1403, 태종3)에 왕에게 면복

9장, 규옥(圭玉)ㆍ패옥(珮玉)을 하사하고, 왕비에게 주취칠적관(珠翠七翟冠)ㆍ하피(霞帔)ㆍ금추(金墜)를 하사하였다.

○ 《대명회전(大明會典)》에는, “왕비에게 주취칠적관ㆍ홍저사대삼(紅紵紗大衫)ㆍ소저사단령(素紵紗團領)ㆍ하피ㆍ

금추를 하사하였다.” 하였다.

○ 정통(正統) 3년 8월에 원유관(遠遊冠)ㆍ강사포(絳紗袍)ㆍ옥패(玉珮)ㆍ적석(赤舃)을 하사하였다. 《이상 모두 상동》

○ 《대명회전》에는, “원유관ㆍ강사포ㆍ익선관(翼善冠)ㆍ용곤(龍袞)ㆍ옥대(玉帶)를 하사하였다.” 하였다.
○ 선덕(宣德) 3년(1428, 세종10)에 조선국왕이 상주(上奏)하기를,

“홍무 연간에 국왕이 면복 9장(章)을 하사받았는바, 배신(陪臣)의 관복(冠服)이 중국 조정 관원에 비해 2등이 낮게 되었

으므로 배신 1등은 조정 신하의 제3등과 같아서 오량관복(五梁冠服)을 입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뒤 영락(永樂) 초에

세자(世子) 이제(李禔)가 입조(入朝)하여 오량관복을 하사받았습니다. 신은 삼가 생각건대, 세자의 관복이 어찌 배신 1

등과 같은 데에 그치겠습니까. 바라건대, 제도를 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니, 이에 육량관(六梁冠)을 만들어 하사하라고 명하였다. 《상동》

이상은 임금의 복색(服色)이다.

○ 고구려는 공회(公會)에서 입는 의복은 모두 수놓은 비단으로 만들고 금과 은으로 장식한다. 대가(大加)ㆍ주부(主簿)는

모두 책(幘)을 쓰는데, 중국의 관책(冠幘)과 같으나 뒤로 늘어뜨린 부분이 없다. 소가(小加)는 절풍건(折風巾)을 쓰는데,

그 모양이 고깔과 같다. 《후한서》
○ 고구려는 알사(謁奢)ㆍ대형(大兄)은 머리에 절풍건(折風巾)을 쓰는데, 모양이 새의 깃털을 꽂은 것과 같으며, 귀천에

따라 차이가 있다. 《후위서》

고려는 통이 좁은 바지를 입고 관(冠)은 일량(一梁)의 절풍(折風)을 쓰는데, 이를 책(幘)이라고 한다. 고려의 사신이 국도

(國都)에 있을 때 중서랑(中書郞) 왕융(王融)이 놀리기를, “옷이 맞지 않는 것은 몸의 재앙이란 말이 있는데, 머리 위에

얹혀 있는 것은 무슨 물건인가?” 하니, “이는 바로 옛날 고깔의 유풍이다.”고 답하였다. 《남제서》

○ 고려는 남자들은 소매가 긴 적삼에 통이 넓은 바지를 입고, 흰 가죽 띠를 띠며, 누런 가죽신을 신는다.

그들의 관은 골소(骨蘇)라고 하는데, 대부분 자주색 비단으로 만들었고, 금과 은으로 드문드문 꾸몄으며, 벼슬이 있는

사람은 또 그 위에 새의 깃털 두 개를 꽂아 다름을 나타낸다. 《후주서》
○ 고려의 대신(大臣)은 청라관(靑羅冠)을 쓰고, 그다음은 강라관(絳羅冠)을 쓰며, 이(珥)에는 두 개의 새 깃털을 꽂고

금과 은으로 장식을 한다. 저고리는 통소매이고, 바지는 통이 넓으며, 흰 가죽 띠를 두르고 누런 가죽신을 신는다.

○ 연개소문(淵蓋蘇文)은 스스로 막리지(莫離支)가 되어 의복과 관(冠), 신발을 모두 금색으로 꾸몄다. 《이상 모두 신당서》 ○ 삼가 살펴보건대, 이상에서 고려라고 칭한 것은 모두 고구려를 가리킨다.
○ 백제의 관등(官等)은 16품계가 있다. 좌평(左平)은 1품이고, 달솔(達率)은 2품이고, 은솔(恩率)은 3품이고, 덕솔(德率)

은 4품이고, 한솔(扞率)은 5품이고, 나솔(奈率)은 6품이다. 6품관 이상은 관(冠)을 은화(銀花)로 장식한다.

장덕(將德)은 7품으로 모두 자대(紫帶)를 두르고, 시덕(施德)은 8품으로 조대(皀帶)를 두르고, 고덕(固德)은 9품으로 적대(赤帶)를 두르고, 계덕(季德)은 10품으로 청대(靑帶)를 두르고, 대덕(對德)은 11품이고, 문독(文督)은 12품으로 모두 황대

(黃帶)를 두른다. 무독(武督)은 13품이고, 좌군(佐軍)은 14품이고, 진무(振武)는 15품이고, 극우(克虞)는 16품으로 모두

백대(白帶)를 두른다.

○ 《수서(隋書)》에는, “관의 제도는 모두 같다. 오직 나솔 이상만이 은화로 장식한다.” 하였다.

○ 그 의복은 남자는 대략 고구려와 같다. 조회(朝會)를 하거나 제사를 지낼 때에는 관의 양쪽 곁에 새의 깃을 달며, 군사

(軍事)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상 모두 후주서》
○ 백제는 여러 신하들은 붉은 옷을 입고 관에는 금화(金花)로 장식한다. 백성들이 자색이나 붉은색 옷을 입는 것을 금지

한다. 《신당서》
○ 신라는 조복(朝服)에 있어서 흰색을 숭상한다. 《상동》

신라가 일찍이 사신을 파견하여 조공하였는데, 이자웅(李子雄)이 조당(朝堂)에 나아가 신라 사신과 더불어 말을 하다가

신라의 관제(冠制)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를 물으니, 그 사신이 대답하기를,

“피변(皮弁)의 남은 유형이다. 어찌 대국의 군자이면서 피변을 모른단 말인가.”하였다. 이자웅이 인하여 말하기를,

“중국은 예(禮)가 없어서 사이(四夷)에서 구하는 것이다.”

하자, 신라 사신이 말하기를,“이곳에 온 이래로 그대의 말 이외에는 예가 없음을 보지 못하였다.”

하였다. 법을 담당하는 관원이 이자웅이 말을 잘못하였다는 이유로 면직시켰다. 《수서》

살펴보건대, 신라는 법흥왕(法興王) 때 비로소 백관의 공복(公服)을 품계에 따라서 붉은색과 자주색으로 구별하는 제도

를 제정하였으며, 6부(部) 사람들의 복색(服色)을 정하였으나, 오히려 오랑캐의 풍속이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진덕왕(眞德王) 2년에 이르러서 김춘추(金春秋)가 당나라에 들어가 당나라의 복식 제도를 따르게 해 주기를

청하니, 황제가 의대(衣帶)를 하사하였다. 이로 인해 드디어 중국의 제도를 쓰게 되었으며, 문무왕(文武王) 4년에 이르

러서 또 부인(婦人)들의 복식 제도를 고쳤다. 이로부터 의관(衣冠)이 중국과 동일하게 되었다.

김부식(金富軾)은 이르기를, “국가의 제도는 대부분 신라의 옛 제도를 그대로 따랐으니, 오늘날 조정 관원과 사녀(士女)

들이 입는 옷은 대개 김춘추가 당나라에 청해서 가지고 온 옷의 유제(遺制)이다.” 하였다.

○ 발해(渤海)는 품(品)으로 질(秩)을 삼는데, 3질 이상은 자복(紫服)에 아홀(牙笏)과 금어(金魚)를 차고, 5질 이상은 비복

(緋服)에 아홀과 은어(銀魚)를 차고, 6질과 7질은 천비의(淺緋衣)에 목홀(木笏)을 차고, 8질은 녹의(綠衣)에 목홀을 찬다. 《신당서》

○ 고려 관원들의 조복(朝服)은 자색(紫色)ㆍ단색(丹色)ㆍ비색(緋色)ㆍ녹색(綠色)ㆍ청색(靑色)ㆍ벽색(碧色)의 구별이

있는데, 청색과 벽색은 나이에 따라서 입는 것이고, 녹색 이상의 옷은 재능(才能)에 따라서 선발하여 하사하는 것이다.

《남당서》
○ 고려의 관칭(官稱)과 훈질(勳秩)은 왕왕 중국 조정을 모방하고 있으며, 그 의관(衣冠) 제도에 있어서도 또한 혹 비슷한

것이 있다. 전세(前世)에는 신하의 복식이 청라(靑羅)로 관을 하고 강라(絳羅)로 이(珥)를 하고 새깃으로 장식하더니,

요즈음은 나라의 관원들이 거의 자주 무늬가 있는 엷은 나포(羅袍)를 입고 비치는 깁으로 만든 복두(幞頭)를 쓴다.

옥대(玉帶)를 띠고 금어(金魚)를 차는 것은 관직이 태사(太師)ㆍ태위(太尉)ㆍ중서령(中書令)ㆍ상서령(尙書令)에 이르른

자가 입는다.

○ 국상(國相)의 복색은 자주색 무늬가 있는 나포에 둥근 문양(文樣)이 있는 금대(金帶)를 띠고 이에 금어대(金魚袋)를

차는데, 시중(侍中), 태위, 사도(司徒), 중서시랑평장사(中書侍郞平章事), 문하시랑평장사(門下侍郞平章事), 참지정사

(參知政事), 좌복야(左僕射), 우복야(右僕射), 정당문학(政堂文學), 판상서이부사(判尙書吏部事), 추밀원 사(樞密院使),

추밀원 부사(樞密院副使), 동지추밀원사(同知樞密院事), 지주사(知奏事) 등의 관원도 모두 이를 입는 것을 허락한다.

○ 근시(近侍)의 복색은 자주색 무늬가 있는 나포에 어선금대(御仙金帶)를 띠고, 이어 금어대를 차는데, 좌상시(左常侍),

우상시(右常侍), 어사 대부(御史大夫), 좌승(左丞), 우승(右丞), 육상서(六尙書), 한림 학사승지(翰林學士承旨), 한림 학사

(翰林學士) 이상 및 중국에서 나온 사신을 접대하는 접반관(接伴官)과 관반관(館伴官) 등이 모두 입는다.

○ 종관(從官)의 복색은 자주색 무늬가 있는 나포에 어선금대를 띠는데, 어사 중승(御史中丞)ㆍ간관(諫官)ㆍ급사(給事)ㆍ

시랑(侍郞), 주(州)ㆍ목(牧)의 유수(留守)와 사(使)ㆍ부사(副使), 합문집찬(閤門執贊)ㆍ육상직관(六尙直官)ㆍ도지병마

(都知兵馬)ㆍ사부 호사(四部護使) 등 및 왕에게 특별한 은수(恩數)를 받은 자가 모두 입으며, 왕의 세자(世子) 및 왕의

형제도 이 복색을 입는다.

○ 경감(卿監)의 복색은 비색(緋色) 무늬가 있는 나포에 붉은 가죽 바탕의 서대(犀帶)를 띠고, 이어 은어대(銀魚袋)를 차

는데, 육시 경이(六侍卿貳)ㆍ성부 승랑(省部丞郞)ㆍ국자 유관(國子儒官)ㆍ비서 전직(祕書典職) 이상은 모두 이를 입는다.

○ 조관(朝官)의 복색은 비색 무늬가 있는 나포를 입고 검은 바탕의 각대(角帶)를 띠며, 이어 은어대를 차는데, 사업(司業)ㆍ박사(博士)ㆍ직사관(直史館)ㆍ교서랑(校書郞), 태의감(太醫監)ㆍ사천대(司天臺)의 관원, 중서문하성과 상서성의 녹사

(錄事) 이상은 모두 이를 입는다. 그 계(階)나 관(官)은 또한 햇수를 따지며, 반드시 그 계나 관이 올라간 뒤에야 갈아입

는다. 관반(館伴)이 중국 사신을 관소(館所)에서 만날 때에는 각기 두 사람의 비포(緋袍)를 입은 자를 두어 앞에서 인도

하게 하는데, 어대(魚袋)만은 차지 않으니, 이것은 붉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앞에서 인도하는 중국의 제도를 본받은 것

이다.

○ 서관(庶官)의 복색은, 녹의(綠衣)에 목홀(木笏)을 들고, 복두(幞頭)를 쓰고, 오정(烏鞓)을 띠는데, 진사(進士)로 입관

(入官)한 자부터 성조(省曹)의 보리(補吏)나 주현(州縣)의 영위(令尉), 주부(主簿), 사재(司宰) 등이 모두 이를 입는다.

《이상 모두 고려도경》

신은 듣건대, 동이(東夷)의 풍속은 머리를 자르고 문신(文身)하며, 이마에 문신하고 책상다리하고 앉는다고 합니다.

고려는 기자(箕子)를 봉했을 때부터 이미 밭갈이와 누에치기의 이로움을 가르쳤으므로 당연히 의관(衣冠)에 대한 제도가

있을 것입니다. 《후한서(後漢書)》에, ‘고구려는 공회(公會)를 할 때의 의복은 모두 비단에 수를 놓고 금과 은으로 이를

장식하며, 대가(大加)ㆍ주부(主簿)는 책(幘)을 쓰는데 관(冠)과 같고, 소가(小加)는 절풍건(折風巾)을 쓰는데 변(弁)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상(商)나라나 주(周)나라의 관과 변의 제도를 모방해서 그렇겠습니까.

당(唐)나라 초에 차츰 오채(五采)의 옷을 입었으며, 백라(白羅)로 관을 만들어 쓰고, 혁대(革帶)에는 다 금이나 옥으로

장식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송나라에 이르러서 해마다 신사(信使)를 보내므로 여러 차례 습의(襲衣)를 하사함에

따라 우리 중국풍에 젖게 되었습니다. 이에 천자의 총애를 입어 의복의 제도가 크게 변화되어 한결같이 우리 송나라의

제도를 따르게 되었는바, 변발(辮髮)을 풀고 좌임(左衽)을 없앴을 뿐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관직의 명칭이 일정하지 않고

조정에서 입는 옷과 집에서 입는 옷이 혹 우리 송나라의 제도와 다른 것이 있습니다.

이에 삼가 이를 들어 관복도(冠服圖)를 작성합니다. 《상동》

○ 고려 충렬왕(忠烈王) 4년(1278) 2월에 국내의 백성들에게 모두 중국의 의복을 입게 하고, 머리를 깎게 하였다.

몽고(蒙古)의 풍습에 주위의 머리를 모두 깎고 가운데 머리만 남겨 두는 것을 개체(開剃)라고 한다. 16년 9월에 백관들이

비로소 입(笠)을 쓰고 조알(朝謁)하였다. 《폭서정집(曝書亭集)》 ○ 《안아당집(安雅堂集)》에는, “소백수(蘇伯修)가

상경하자 왕군실(王君實)이 고려의 입(笠)을 선사하고, 시를 지어 주었다.” 하였다.

고려의 국사(國史)를 상고해 보면, 원나라의 전성기 때 고려 원효왕(元孝王)의 아들이 강화도(江華島)로 옮겨 가 있었는

데, 원나라에서는 어찌하지 못하고 단지 육지로 나오지 않는다고만 책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원나라에 신하로 복종하

면서도 끝내 육지로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의 아들인 순효왕(順孝王) 때에 이르러서 왕주(王主)를 친히 맞이하여 오면서 원나라의 복장을 하고 함께 연(輦)을

타고 입국하자, 이를 보는 자들이 모두 놀랐다. 이때에는 함께 따라가는 종신(宗臣)과 재신(宰臣)들이 개체(開剃)를 하지

않자, 왕이 책하였다. 그의 아들 충렬왕 때에 이르러서는 재상에서부터 아래로 하료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개체하였으며,

오로지 궁궐 안의 학관(學館)에 있는 사람들만 개체하지 않았다. 좌승지 박항(朴恒)이 집사관(執事官)을 불러 개체하라고

달래자, 학생들이 이에 모두 개체하였다. 《춘명몽여록(春明夢餘錄)》

○ 조선의 관원은 3품관이 아니면 수놓은 비단을 몸에 걸치지 못한다. 낮은 관원들은 모두 명주와 베를 입으며, 모시옷을

입지 않는다. 포(布) 가운데 심청색(深靑色)의 포는 상복(常服)이 아니며, 잔치할 때에 입는다.

○ 머리를 싸매는 망건(網巾)은 모두 말총으로 만든다. 환(環)으로써 품급(品級)을 정하는데, 1품은 옥(玉)으로, 2품은

금(金)으로, 3품 이하는 은(銀)으로 하며, 서민의 경우에는 뼈나 뿔, 구리, 조개껍질 등으로 만든다. 《조선부 및 본주》

○ 살펴보건대, 망건의 제도는 명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져서 우리나라에서 행해졌다. 말총으로 만들며, 귀인(貴人)은

혹 사람의 머리털로 만들어 쓰기도 한다. 망구(網口)에는 말총을 엮어서 편자[邊子]를 만들며, 편자의 양쪽 폭 조금 뒤

에다가 두 개의 작은 고리를 다는데, 재상은 금옥(金玉)으로, 사서인(士庶人)은 대모(玳瑁) 및 소발굽, 뼈, 조개껍질 등

으로 만들어 단다. 편자의 양쪽 머리에는 각각 가는 노끈을 달아서 관자(貫子)의 두 고리 안으로 꿰어 교차시킨다.

정수리에는 머리를 묵으며, 편자는 눈썹과 가지런하게 한다. 망건 끝에는 노끈 하나를 달아서 정수리의 머리털을 이것

으로 묶는다.
○ 조선의 관원들은 모두 중국 사람들의 관복(冠服)을 따른다. 《황청직공도(皇淸職貢圖)》

이상은 신하의 복색이다.

○ 마한(馬韓)은 비단이나 모직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오직 구슬을 귀중히 여겨 옷에 꿰매어 장식하기도 하고 목이나

귀에 달기도 한다. 대부분 머리를 틀어 묶거나 머리털을 트는 것을 말한다. 상투를 드러내 놓으며, 베로 만든 도포를 입고

 풀로 만든 짚신을 신는다. 《후한서》

○ 《삼국지》에는, “마한은 포(布)로 만든 도포를 입고 발에는 가죽신을 신고 다닌다.” 하였다.
○ 마한의 풍속은 의책(衣幘)을 입기를 좋아하여 하호(下戶)들이 군(郡)에 나아가 조알(朝謁)할 때에는 모두 의책을 빌

려서 입는다. 스스로 인수(印綬)를 차고 의책을 입은 자가 1천여 명이나 된다. 《삼국지》
○ 변한(弁韓)과 진한(辰韓)은 의복이 깨끗하다. 《후한서》
○ 예(濊)는 남녀의 의복에 모두 곡령(曲領)을 착용하며, 남자는 너비가 몇 치나 되는 은화(銀花)를 달아서 장식한다.

《삼국지》
○ 예(濊)와 맥(貊)에서는 여자들이 바지를 입지 않으며, 천으로 경의(脛衣)를 만들어 입는다. 가운데를 비게 하여 풀솜을

넣으며, 이름을 준의(繜衣)라고 하는데, 모양이 마치 짧은 홑치마와 같다. 《설문해자(說文解字)》

○ 《급취편주(急就篇註)》에는, “쇠코잠방이[布母繜]라는 것은, 예와 맥의 여자들이 포(布)로 경의를 만들고 풀솜으로

가운데를 채워 넣은 것으로, 모양이 짧은 홑치마와 같다.” 하였다.
○ 부여(夫餘)는 나라 안에 있을 때에는 옷을 입음에 있어서 흰색을 숭상하여 백포(白布)로 만든 소매가 넓은 도포와

바지를 입으며,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신고 다닌다. 외국으로 나갈 때에는 비단옷, 수놓은 옷, 모직 옷을 즐겨 입고 대인

(大人)의 경우에는 여우ㆍ살쾡이ㆍ원숭이 가죽, 희거나 검은 담비 가죽으로 만든 갖옷을 위에 걸치며, 금과 은으로 모자

를 장식한다. 《삼국지》
○ 동옥저(東沃沮)는 의복이 고구려와 비슷하다. 《후한서》
○ 주호국(州胡國)은 가죽으로 옷을 해 입는데, 상의만 있고 하의는 없어서 벌거벗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삼국지》
○ 담라(儋羅)는 개와 돼지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신당서》
○ 고구려는 백성들이 모두 포백(布帛)과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는다. 《후위서》
○ 고려는 부인들이 치마와 속옷을 갖추어 입고, 옷자락이나 소매에는 모두 선을 둘렀다. 《후주서》
○ 고려는 서민들은 갈의(褐衣)를 입고 변(弁)을 쓰며, 여자들은 건괵(巾幗)을 쓴다. 《신당서》

○ 삼가 살펴보건대, 위에서 말한 고려는 바로 고구려를 칭한다.
○ 백제는 부인들의 옷이 도포 같으나 소매가 약간 넓다. 시집가지 않은 여자들은 편발(編髮)로 머리 위에 또아리를 틀고

뒤로 한 가닥을 늘어뜨리는 것으로 장식을 하며, 출가한 자는 이를 두 갈래로 늘어뜨린다. 《후주서》
○ 신라는 남자는 갈고(褐袴)를 입고 여자는 긴 저고리를 입는다. 분을 바르거나 눈썹을 그리지 않으며, 대부분 치렁

치렁한 머리를 틀어올려 구슬과 비단으로 꾸민다. 남자는 머리를 깎아 팔고, 모자는 흑건(黑巾)을 쓴다. 《신당서》

○ 《수서》에는, “신라는 의복이 대개 고구려나 백제와 같다.” 하였다.
○ 고려는 사녀(士女)들이 옷을 입음에 있어서 흰색을 즐겨 입는다.

○ 남자들의 건책(巾幘)은 중국 모자와 모양이 같으며, 부인들은 귀밑머리를 오른쪽 어깨로 늘어뜨리고 나머지 머리는

아래로 풀어 헤쳐 강라(絳羅)로 묶고 비녀를 꽂는다. 치마를 겹으로 입는데, 여러 겹으로 입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다.

《이상 모두 송사》
○ 고려는 학생(學生)이 사대문라건(四帶文羅巾)을 쓰고, 조주(皀紬)로 갖옷을 만들며, 검은 띠에 가죽신을 신고 다닌다.

빈공(賓貢)에 들면 모자를 더 쓴다.

○ 서리(胥吏)의 복색은 서관(庶官)의 복색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녹의(綠衣)에 때때로 진하고 엷은 차이가 있다. 예로

부터 전하기를 ‘고려는 당(唐)나라의 제도를 모방하여 푸른 옷을 입는다.’고 하였는데, 이제 물어보니 틀린 말이다.

대개 고려는 백성이 가난하고 그 풍속이 검약하여, 도포 하나의 값이 은(銀) 한 근(斤)이나 되므로 항상 빨아서 다시 물

들이는 탓에 색이 진해져서 푸르게 된 것이지 따로 한 등급의 푸른색 옷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부(省府)의 보리

(補吏)는 유품(流品)에 한하지 않고 귀한 집안의 자제도 때로는 보리가 된다. 지금 이 청복(靑服)은 세습한 서리(胥吏)만

이 입는다.

○ 산원(散員)의 복색은 자라(紫羅)로 만든 소매 좁은 옷에 복두(幞頭)와 가죽신이다.

○ 인리(人吏)는 검은 옷에 복두를 쓰고, 검은 가죽으로 된 구리(句履)를 신는다. 때로는 시가(市街)의 많은 사람 가운데

서 이를 볼 수 있다. 혹자는 관부(官府)에 들어갈 때는 간혹 색깔이 있는 옷으로 갈아입는 자가 있다고 한다.

○ 정리(丁吏)는 평상시에 일을 볼 때는 무늬가 있는 비단으로 만든 두건(頭巾)을 쓰고, 중국 사신이 오면 그 위에 책(幘)

을 쓴다.

○ 방자(房子)는 사관(使館)에서 심부름을 하는 자들이다. 그 복색은 무늬가 있는 비단으로 만든 두건을 쓰고, 붉은 옷에

각대(角帶)를 차고, 검은색의 신을 신는다.

○ 소친시(小親侍)는 붉은 옷에 두건을 쓰고, 또 머리를 아래로 늘어뜨렸다. 고려 사람들은 대개 장가들지 않은 자는 다

건(巾)으로 머리를 싸고 뒤로 머리를 늘어뜨리다가 장가든 뒤에는 머리를 묶는다.

○ 구사(驅使)와 선랑(仙郞)은 서로 비슷한데, 이들은 아직 장가들지 않은 자들이다. 귀한 집에 있는 자제들은 ‘선랑’이라

하므로 그 옷은 사(紗)나 나(羅)로 만들었는데, 모두 검은색이다. 또 같은 등급의 삼수(縿袖)가 달린 옷을 입고 검은 건을

쓴 자들이 있는데, 바로 서관이나 소리(小吏)의 노자(奴子)들로, 이름하여 구사(驅使)라고 하는 자들이다.
○ 민장(民長)의 복식은 무늬 있는 나(羅)로 건(巾)을 하고 검은 주(紬)로 갖옷을 하고 흑각대(黑角帶)를 띠고 검은 가죽의

구리(句履)를 신으니, 또한 아직 빈공(賓貢)에 들지 않은 진사(進士)의 복식과 서로 비슷하다.

○ 농상(農商)을 하는 백성의 복식은 백저(白紵)로 포를 만들어 입고 오건(烏巾)에 사대(四帶)를 띠는데, 다만 베의 곱고

거친 것으로 구별한다. 나라의 벼슬아치나 귀인(貴人)도 물러가 사가(私家)에서 생활할 때면 역시 이를 입는데, 오직

두건(頭巾)의 띠를 두 가닥으로 하여 구별한다. 간혹 길거리를 걸어갈 때에도 아전이나 백성들이 이 두 가닥 띠의 두건을

보면 피한다.

○ 공기(工技)들은 평상시에는 백저포(白紵袍)에 조건(皀巾)을 착용하며, 신역(身役)을 맡아 일을 할 때에는 관에서 자포

(紫袍)를 준다.

○ 고려의 두건(頭巾)은 오로지 무늬 있는 나(羅)로 만든 것을 중히 여기는데, 두건 하나의 값이 쌀 한 섬 값이나 된다.

가난한 백성들은 이를 장만할 만한 밑천이 없고 또 죄수(罪囚)들과 똑같이 알상투[露頭]를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에, 죽관(竹冠)을 만들어 쓰는데, 모나기도 하고 둥글기도 하여 애당초 일정한 제도가 없다. 짧은 갈의(褐衣)를 입고,

아래에는 바지와 속옷을 걸치지 않는다.

○ 저의(紵衣)는 바로 겉옷 속에 입는 홑옷이다. 오랑캐의 풍속에는 순령(純領)을 쓰지 않으며, 왕에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남녀 구별 없이 모두 이를 입는다.

○ 혁구(革屨)의 모양새는 앞은 낮고 뒤는 높아 그 모양이 괴이하다. 나라 안의 남녀와 어른 아이가 모두 이를 신는다.

《이상 모두 고려도경》

○ 《철경록(輟耕錄)》에는, “연맹초(燕孟初)의 시에 ‘자등모자고려화(紫藤帽子高麗靴)’란 구절이 있는데, 이는 자색의

등나무로 짜서 만든 모자를 쓰고 신발은 고려 신발의 모양으로 만들어 신는다는 것으로, 모두 한때에 유행하던 것이다.”

하였다.
○ 고려의 부인 화장은 향유(香油)를 바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분을 바르되 연지는 칠하지 아니하고, 눈썹은 넓게

그린다. 검은 비단으로 된 몽수(蒙首)를 쓰는데, 세 폭으로 만들었으며, 폭의 길이는 8척이고, 정수리에서부터 늘어뜨려

눈 부위만 내놓고 전부 가리며, 끝이 땅에 끌리게 한다. 백저(白紵)로 포를 만들어 입는데, 남자들의 포와 거의 같다.

무늬가 있는 비단으로 넓은 바지를 만들어 입는데, 안을 생초(生綃)로 받치니, 이는 부풀려서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감람(橄欖) 빛의 늑건(勒巾)을 띠고, 채색 끈에 금방울을 달고, 비단으로 만든 향낭(香囊)을 차는데,

이것이 많은 것을 귀하게 여긴다. 부잣집에서는 큰 자리를 깔고 시비(侍婢)가 곁에 늘어서서 각기 건(巾)과 병(甁)을 들고

있는데,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괴롭게 여기지 않는다. 가을과 겨울에 입는 치마는 간혹 황견(黃絹)을 쓰는데, 어떤 것은

색이 진하고 어떤 것은 엷다. 공경대부(公卿大夫)의 처와 사민(士民)의 처와 유녀(遊女)의 복색에 구별이 없다.

혹자는 말하기를, “왕비(王妃)와 부인(夫人)은 홍색을 숭상하고 그림과 수를 놓기도 하며, 일반 관리나 서민의 처는 감히

이를 쓰지 못한다.”고 한다.

○ 궁부(宮府)에는 후궁이 있고, 관리에게는 첩(妾)이 있는데, 일반 백성들의 처나 잡역에 종사하는 비자(婢子)도 복식이

서로 비슷하다. 이는 그들이 일을 하고 구실을 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몽수(蒙首)를 아래로 늘어뜨리지 아니하고, 머리

정수리에 접어올리며, 옷을 걷고 다닌다. 손에는 부채를 잡았으나 손톱이 보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대부분 강낭(絳囊)

으로 손을 가린다.

○ 부인의 머리는, 귀천의 구별 없이 똑같아서 오른쪽 어깨 위로 드리우고, 그 나머지 머리는 아래로 내려뜨리되, 붉은

비단으로 묶고 작은 비녀를 꽂는다. 가난한 집에서는 몽수를 쓰지 않는데, 이는 대개 그 값이 은(銀) 한 근과 맞먹어 살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이지, 금제(禁制)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또 두르는 치마를 입는데, 8폭으로 만들어 겨드랑이에

높이 치켜 입으며, 주름을 잡되 많이 잡은 것을 좋아한다. 부귀한 자 처첩들의 치마는 7, 8필을 이은 것까지 있으니, 더욱

우스운 일이다. 숭녕(崇寧) 연간에 종신(從臣) 유규(劉逵)와 오식(吳拭) 등이 사신의 명을 받들고 고려에 갔을 적에 마침

칠석날을 만났다. 관반사(館伴使) 유신(柳伸)이 노래를 부르는 여창(女娼)을 돌아보면서 정사와 부사에게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머리를 빗어 늘어뜨리니, 필시 옛 추마계(墜馬髻)인가 합니다.” 하니, 유규 등이 대답하기를,

“추마계는 동한(東漢) 때 양기(梁冀)의 처 손수(孫壽)가 한 것이니, 본받을 만한 것이 못 되는 것 같소이다.” 하자, 유신

등이 그렇게 여겼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를 고수하고 있으니, 아마도 이는 그 옛 풍속의 추결(椎結)로 말미암아

그런 것인 듯하다.

살펴보건대, 김부식(金富軾)이 말하기를, “송나라 사신 유규(劉逵)와 오식(吳拭)이 우리나라에 사신으로 나와서 관소

(館所)에서 연회를 할 적에 우리 옷차림으로 단장한 창녀(倡女)를 보고는 불러서 계단 위로 오르게 한 다음, 넓은 소매의

옷과 색실로 만든 대(帶), 큰 치마를 가리키며 감탄하기를, ‘이것은 모두 삼대(三代) 시대의 복색인데 아직도 여기 고려

에서 쓰이고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하였다. 지금 부인들이 입는 예복(禮服)은 대개 당나라의 옛 제도임을 알 수가 있다.”

하였다.

○ 서민(庶民)들의 집에서는 딸이 시집가기 전에는 붉은 비단으로 머리를 묶고 그 나머지 머리는 아래로 늘어뜨린다.

남자 역시 그렇게 하는데, 붉은 비단 대신 검은 끈으로 묶는다.

○ 만이(蠻夷)의 옷은 비록 서로 비슷하기는 해도, 정해진 제도가 없다. 사신이 처음에 도성에 들어갈 적에 길옆에 있는

누관(樓觀) 사이에서 난간(欄干)에 기대어 있는 한 등급의 여자들을 보았는데, 나이는 겨우 10여 세 정도 되었으니, 이

들은 시집을 가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 역시 머리를 풀지 않았으며, 그들이 입고 있는 황의(黃衣) 또한 더울 때 입는

옷으로는 적당치가 않은 것이기에, 시험 삼아 이들에 대해 물어보았으나, 끝내 자세히 알지 못하였다. 혹자는 말하기를,

“이는 왕부(王府)의 소아(小兒)들이 입는 옷이다.”고 하였다. 《이상 모두 상동》

신이 삼가 듣건대, 삼한(三韓)의 의복 제도에는 염색(染色)을 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고, 꽃무늬를 넣는 것을 금제(禁制)

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어사(御史)를 두어 백성들의 옷을 살펴 무늬를 넣은 비단과 꽃무늬를 넣은 비단을 입고

있는 자가 있으면 그 사람을 죄주고 물건을 압수하므로 백성들이 이를 잘 지키어 감히 어기는 자가 없다고 합니다.

옛 풍속에 여자의 옷은 백저(白紵)에 황상(黃裳)을 입는데, 위로는 왕가의 친척과 귀한 집으로부터 아래로는 백성들의

처첩에 이르기까지 한 모양이어서 구별이 없다 합니다. 몇 해 전에 세공(歲貢) 사신이 중국 궁궐에 이르러 조정에서 내리

는 십등 관복(十等冠服)을 얻어와 드디어 이를 본받았습니다. 이에 왕부(王府)와 국상(國相)의 집에는 자못 중국풍이 있

으니, 다시 세월이 지나가면 모두 바람에 풀이 눕듯이 중국풍을 따를 것입니다. 지금 우선은 그 중국의 풍습과 다른 것만

골라, 이를 그림으로 그립니다. 《상동》

○ 조선의 생도(生徒)들은 모두 부드러운 비단으로 만든 건(巾)을 썼고, 띠 하나를 늘어뜨리고 푸른색의 난삼(襴衫)을

입었다. 발에는 신발 끝이 뾰족하고 밑바닥을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신었으며, 버선도 신었다.

○ 남자들은 모두 대모(大帽)를 쓴다. 오직 왕도(王都)에서 왕을 위하여 가마를 메는 자들만은 검은 비단으로 만든 6각

연건(軟巾)을 쓰는데, 6각에는 다 백면(白綿)으로 만든 둥근 방울을 붙였다. 이들은 자색 비단으로 만든 깃이 둥근 옷을

입으며, 발에는 신발 코가 뾰족한 가죽신을 신어 그 모습이 마치 당마(唐馬)를 탄 해관(奚官)을 그려 놓은 것 같이 단정

하다. 생각건대 당시의 복색이 모두 이와 같으므로 《문헌통고(文獻通考)》에서 당나라와 같다고 한 것이다.

○ 백성들은 초모(草帽)를 쓰는데, 턱에는 모두 구슬을 드리웠다. 꼭대기는 혹 둥글거나 모가 졌으며, 빛깔은 모두 검은

색이다. 천한 사람의 경우에는 모두 네 쪽의 푸른 적삼을 입고 이마에는 새의 깃을 꽂았으며, 머슴들은 여러 겹의 마포

(麻布)를 입었는데, 걸어갈 때에는 긴 소매가 끌린다. 천한 사람들이 입는 네 쪽의 적삼은 오직 평안도와 황해도 두 도

에서만 입고 있으며, 경기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지팡이를 끄는 사람[曳杖者]은 모두 키가 큰 사람만 뽑는다.

이들 또한 대모를 쓰고 황색의 포로 만든 옷을 입었는데, 옷의 깃은 둥글고 허리에는 노끈을 매었으며, 다만 머리에는

새의 깃을 꽂지 않았다.

○ 신발은 가죽으로 만들어서 진흙탕 길을 가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버선은 바지에 묶여져 있어 물을 건너더라도

구애받지 않는다. 옷은 모두 흰색인데 거친 베옷이 많으며, 치마는 펄렁거리는데 주름이 또한 성글다.

○ 버선과 신발은 베와 가죽으로 만들었는데 발은 풀어놓고 묶지 않았다. 신발은 천한 자는 소가죽으로 만들고 귀한 자는

사슴가죽으로 만들며, 버선은 대부분 베로 만들었다.

○ 옷은 베나 비단으로 만들었는데 소매는 넓으나 길지 않다. 윗도리는 모두 무릎 아래로 내려오고, 치마는 모두 마루까지

늘어졌다.

○ 여자들은 귀밑머리가 귀를 덮어서 귀걸이가 보이지 않고, 머리에는 백권(白圈)을 써서 곧바로 눈썹을 내리 누른다. 개성부에서 서울에 이를 때까지 길가에 보이는 것이 모두 이와 같았다.

○ 부귀한 집안의 부녀자들은 머리에 하나의 광주리를 쓰고 있는데, 마치 큰 모자와 같이 생겼다. 가장자리에 검은 비단을

늘어뜨려서 얼굴을 가리며, 비록 얼굴을 가렸더라도 사람들을 피한다. 서울에서도 이런 것을 볼 수 있다.

《이상 모두 조선부 및 본주》

○ 살펴보건대, 이것은 우리나라의 나올(羅兀)의 제도를 말하는바, 지금 궁인(宮人)들이 이것을 쓴다.

서긍(徐兢)의 《고려도경》에 “고려의 부인들은 검은 비단으로 얼굴을 가리는데, 그 끝은 말 위를 덮으며, 또 갓을 쓴다.”

고 하였다. 이는 바로 당나라 궁인(宮人)들이 쓰던 검은 멱리(冪籬)의 유법으로, 대개 역시 이 나올의 제도이다.

○ 조선국의 백성들을 세속에서 고려봉자(高麗棒子)라고 부르는데, 흑백(黑白)의 전모(氈帽)를 쓰고, 상의와 바지는 모두

백포(白布)로 만들어 입었다. 일반 백성의 부인은 변발(辮髮)을 머리에 이었고, 옷은 청람(靑藍)색의 옷을 입으며, 바깥에

는 긴치마를 늘어뜨려 입었다. 포(布)로 만든 버선과 꽃신을 신었다. 《황청직공도(皇淸職貢圖)》
○ 삼한(三韓)의 부인들은 머리를 또아리 틀어서 장식하며, 나이 어린 여자들은 꼬아서 뒤로 늘어뜨린다.

그러나 모두 아계(鴉髻)를 만들며, 나머지는 아래로 드리운다. 《남방위(藍芳葳)의 조선시선(朝鮮詩選)》

마미군(馬尾裙)은 조선에서 시작되어서 경사(京師)로 유입되었다. 귀천의 구별이 없이 입는 자가 날마다 불어나 성화

(成化) 연간에는 조관(朝官)들도 모두 입었다. 이 옷은 요사한 것으로 홍치(弘治) 초에 비로소 금령(禁令)을 내렸다.

《패해(稗海)》

이상은 사서인(士庶人)과 부인(婦人)의 복색이다.

인부(印符) 규(圭)와 찬(瓚)을 붙인다.

○ 부여(夫餘)는 그 인문(印文)에 ‘예왕지인(濊王之印)’이라 하였다. 《삼국지》

○ 살펴보건대, 신라 남해왕(南解王) 16년에 북명(北溟) 사람이 밭을 갈다가 예왕(濊王)의 도장을 얻어 바쳤는데,

북명은 지금의 강릉부(江陵府)이다.
○ 왕망(王莽)이 오위장(五威將)을 파견하여 바깥으로 현도ㆍ낙랑ㆍ고구려ㆍ부여에까지 이르러서 모두 신(新)나라

왕실의 인수(印綬)를 주고, 인하여 옛 한(漢)나라에서 내려 준 인수를 거두어들였다. 《한서》
○ 한 영녕(永寧) 원년(120)에 부여 왕의 아들 위구태(尉仇台)에게 인(印)을 하사하였다. 《후한서》
○ 위(魏) 경초(景初) 연간에 여러 한국(韓國)의 신지(臣智)들에게 읍군(邑君)의 인수를 더 내려 주고, 그 다음 가는 사람

들에게는 읍장(邑長)의 인수를 내려 주었다. 《삼국지》
○ 위솔선호천장인(魏率善胡阡長印)은 백문(白文)이다. 동인(銅印)이며, 타뉴(駝鈕)이다. 《삼국지》 위서(魏書) 동이전

(東夷傳)을 보면, 진한국(辰韓國)은 그 관직에 위솔선(魏率善)ㆍ읍군(邑君)ㆍ귀의후(歸義侯)ㆍ중랑장(中郞將)ㆍ도위

(都尉)ㆍ백장(伯長)이 있다. 《오씨인보(吳氏印譜)》
○ 당 장경(長慶) 원년(821) 7월에 평로 절도사(平盧節度使)가 신라(新羅)와 발해(渤海) 두 번국(藩國)에서 청한 도장

하나씩을 주라고 아뢰니, 황제가 따랐다. 《책부원귀》
○ 금(金) 대정(大定) 12년(1172, 명종2)에 고려 왕에게 금인(金印) 하나를 하사하였는데, 타뉴(駝鈕) 모양이었다.

《금사》
○ 원(元) 중통(中統) 원년(1260, 원종1)에 고려 왕이 그의 아들을 파견하여 하례하자, 국왕을 책봉하고 옥인(玉印)과

호부(虎符)를 하사하였다.
○ 지원(至元) 15년(1278, 충렬왕4) 7월 임인에 고려왕부마인(高麗王駙馬印)을 다시 주조하였다.

○ 또 이르기를, “부마(駙馬) 고려국왕의 도장은 금인(金印)에 수뉴(獸鈕)이다.” 하였다.

○ 19년 7월 계유에 고려 왕에게 금인을 하사하였다.

○ 28년에 고려의 세자 왕원(王謜)에게 특진 상주국(特進上柱國)을 제수하고 은인(銀印)을 하사하였다.

○ 30년 2월에 고려 왕이 고려의 첨의부(僉議府)를 올려 첨의사(僉議司)로 하고 2품의 인(印)을 내려 주기를 청하니,

따랐다.
○ 태정제(泰定帝) 원년(1324, 충숙왕11) 정월에 고려 왕에게 칙령하여 귀국하게 하고, 이어 그 도장을 돌려주었다.

○ 지순(至順) 3년(1332, 충숙왕 복위 1)에 고려 왕에게 금인을 하사하였다. 《이상 모두 원사》
○ 명 홍무(洪武) 2년(1369, 공민왕18)에 고려에 금인을 하사하였는데, 귀뉴(龜鈕) 모양에 사방의 길이가 3촌(寸)이고,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이라 새겼다.

○ 3년에 고려 왕이 원나라에서 받은 금인을 바쳤다. 《이상 모두 명사》
○ 영락(永樂) 원년(1403, 태종3)에 황제가 조선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명(誥命)과 인장(印章)을 하사하였다. 《상동》

○ 살펴보건대, 영락 원년은 바로 본조 태종 3년이다. 황제가 도지휘(都指揮) 고득좌(高得左), 통정(通政) 조거임(趙居任)

등을 파견하여 고명과 인장을 하사하였다.
○ 부여(夫餘)의 창고에는 옥으로 만든 벽(璧)ㆍ규(圭)ㆍ찬(瓚) 등 몇 대를 전해 내려온 보물이 있는데, 나이 많은 노인

들이 말하기를, “선대의 왕이 하사한 것이다.”고 한다. 《삼국지》


여마(輿馬)

○ 후위(後魏) 태화(太和) 15년(491)에 고구려 왕 고운(高雲)에게 복물(服物)과 거기(車騎)의 장식물을 하사하였다.

《후위서》
○ 고려 왕은 출행(出行)할 적에 멍에를 맨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험한 산을 갈 적에는 말을 탄다. 붉은 옷을 입은 사람

이 앞에 가는데, 《호국인왕경(護國仁王經)》을 받들고 가면서 인도한다. 《송사》
○ 고려의 채여(采輿)는 셋인데, 하나는 조서(詔書)를 봉안하고, 하나는 어서(御書)를 봉안하며, 앞의 하나에는 대금향구

(大金香毬)를 싣는다. 그 제도는, 오색 무늬의 비단으로 만들며 사이사이에 금수(錦繡)를 섞어 꾸몄다. 위에는 나는 봉

(鳳) 모양을 만들고, 네 귀퉁이에는 연꽃 모양을 만들었는데, 움직이면 흔들린다. 아래에는 단칠(丹漆)을 한 좌(座)를

마련하였고, 네 개의 대에는 각각 용머리를 새겼다. 공학군(控鶴軍) 40명이 이를 들며, 앞에서는 두 사람이 의장을 잡고

맞이하여 소리치면서 인도하는데, 가고 멈추고 하는 것이 매우 엄숙하다.

○ 견여(肩輿)의 제도는 대략 호상(胡床)과 같은데, 등(藤)으로 나는 난새를 꿰고 꽃무늬를 붉게 칠했으며, 사이사이에

금칠을 하여 꾸몄다. 위에는 비단으로 만든 깔개를 놓았고, 네 개의 대에는 각각 채색 실을 묶었다. 군산도(群山島)로부터

도성에 들어올 때까지 사관(使館)을 나설 때마다 반드시 견여로 받드는데, 정사와 부사가 참람된 예라는 이유로 감히

타지 못하였다. 이에 앞선 의장대 가운데에서 행진하여 의식으로만 삼을 뿐이다. 《이상 모두 고려도경》
○ 대중상부(大中祥符) 7년에 고려가 공부 시랑(工部侍郞) 윤증고(尹證古)를 파견하여 금실로 짜서 만든 용봉안(龍鳳鞍)

과 수놓아 만든 용봉안복(龍鳳鞍幞) 각 2폭을 조공으로 바쳤다. 윤증고가 돌아갈 때 안늑마(鞍勒馬)를 하사하였다. 《송사》 ○ 《북원록(北轅錄)》에는, “순희(淳煕) 병신년에 금나라에 생신을 축하하러 가는 정사와 부사를 충원하였다. 금나라

전랑(殿廊)의 서쪽에 붉은색으로 수놓은 안장을 맨 말 몇 필이 있었는데, 바로 고려에서 바친 것이었다.” 하였다.
○ 고려 왕이 타는 말은 안장이 매우 화려하여, 금이나 혹은 옥으로 꾸몄는데, 모두 중국 조정에서 내린 것이다. 평상시

탈 때에는 말에 갑옷을 입히지 않고, 오직 팔관재(八關齋)와 조서(詔書)를 받는 큰 예식이 있을 때에만 마갑(馬甲) 위에

다시 안장과 고삐를 더하고, 수놓은 휘장을 씌우며, 혁대와 계영(繫纓)에 모두 방울을 달았는데, 방울 소리가 어울려 또한

매우 화려하다. 다만 중국에 비하여 안장 뒤에 다시 수놓은 방석을 더하였으니, 또한 시종관(侍從官)이 융좌(狨坐)를 까는

것과 같다.

○ 사절(使節)의 말은, 고려가 대금(大金)과의 거리가 멀지 않으므로 그 나라에 준마(駿馬)가 많으나 말 기르는 사람이 길

들이기를 잘 못하니, 그 걸음이 빠른 것은 모두 천연적인 것이요, 사람의 힘을 빌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안장의 제도는

오직 왕이 타는 것만이 강라(絳羅)에 수를 놓아 만든 안장에다 금과 옥으로 장식을 하였으며, 나라의 관원과 대신들이 타

는 것은 자라(紫羅)에 수를 놓아 만든 안장에다 은으로 장식을 하였다. 나머지는 거란(契丹)의 풍속과 같으며, 또한 등급

이 없다. 처음 사신이 사관에 도착하면 날을 가려 조서를 받는데, 받드는 바의 안마(鞍馬)가 대략 왕이 타는 말과 제도가

같다. 이에 사자가 참람되고 사치하다고 굳이 사양하기를 여러 차례 한 뒤에야 고려 관원이 타는 것과 같은 다른 말로 바

꾼다. 상절(上節)이 타는 것은 정사나 부사가 타는 것보다 한 등급이 낮고, 중절(中節)은 등급에 따라 더 낮춘다.

○ 기병(騎兵)이 타는 말은 안장이 매우 정교하다. 나전(螺鈿)으로 안장을 만들며, 안장의 끈과 고삐는 백지(柏枝)와 마노

석(瑪瑙石)으로 만들었는데, 사이사이 황금과 오은(烏銀)을 섞어 장식하였다. 양쪽 원(䩩)에는 거위를 그렸는데 목의 길

이가 몸체에 비해 배나 된다. 고려 사람들은 이를 ‘천아(天鵝)’라고 한다. 가죽 고삐와 방울 울리는 것도 또한 옛 뜻이 있는

것이다. 《이상 모두 고려도경》
○ 조선은 한 여(輿)의 앞뒤에는 모두 24명을 쓰고, 곁에서 붙잡는 사람이 또 그 바깥에 있다. 그 여는 중국의 교의(交椅)

와 같은데, 다리가 짧다. 좌우로 두 개의 긴 가마채를 끼운 것도 중국의 제도와 같다. 앉는 자리 밑에는 하나의 횡목(橫木)

을 설치하고, 그 양쪽 끝을 나오게 하였는데, 길이가 6, 7척 가량 된다. 앞뒤로 또 두 개의 횡목을 설치하였는데, 길이가

앉는 자리의 아래에 설치한 횡목과 같다. 여를 들려고 할 때에는 홍면포(紅綿布)로 횡목의 양쪽 끝을 붙잡아 매고 사람

들은 단지 면포를 어깨에 걸고서 손으로 붙잡고 간다. 또 여의 중간에는 뒤쪽에서 앞쪽으로 곧장 긴 면포 두 폭을 보내어

사람들의 양쪽 어깨에 나누어서 건다. 그 모양이 마치 말이 끄는 수레의 가로지른 채와 같은데, 이는 한쪽으로 쏠려서

가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며, 그 나머지는 10여 명으로 하여금 앞에서 끌게 한다. 《조선부 주》


노부(鹵簿)

○ 고려는 매년 초에 패수(浿水) 가에서 모여 놀이를 하는데, 왕이 요여(腰輿)를 타고서 나가 우의(羽儀)를 벌여 놓고

관람한다. 《수서》

○ 삼가 살펴보건대, 위에서 말한 고려는 바로 고구려이다.
○ 요(遼) 천현(天顯) 4년(929, 태조12)에 태종(太宗)이 요양부(遼陽府)에 행행하니, 인황왕(人皇王)이 승여(乘輿)와

우위(羽衞)를 마련해 놓고 맞이하였다. 건형(乾亨) 5년(983, 성종2)에 성종(聖宗)이 동쪽으로 순시하니, 동경 유수(東

京留守)가 의위(儀衛)를 갖추어서 거가(車駕)를 맞이하였는데, 이는 옛 발해(渤海)의 의위이다. 《요사》

○ 《속문헌통고(續文獻通考)》에는, “그 숫자는 상고할 수가 없다.” 하였다.
○ 고려의 반리선(盤螭扇)은 둘이다. 강라(絳羅)로 만들었고, 붉은 자루에 금색으로 장식을 하였다. 가운데에 한 마리의

작은 용(龍)을 수놓았는데,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다. 뿔은 하나요 비늘은 없으며 그 모습이 용과 비슷하니, 대개 도롱

뇽이나 뿔 없는 용의 붙이이다. 왕이 행차할 때면 앞에 세워 금포(錦袍)를 씌워 바람을 막는데[拒風] 살펴보건대, ‘거(拒)’

자는 ‘절(折)’ 자의 잘못인 듯하다. 친위군(親衞軍)이 이를 잡는다. 잔치할 때는 뜰 가운데에 세우되, 예(禮)가 끝나면 거

둔다.

○ 쌍리선(雙螭扇)은 넷이다. 그 빛깔과 장식은 대략 단리(單螭)와 비슷한데, 다만 수놓은 모양이 나란하다.

예를 행할 때는 친위군이 이를 잡는다.

○ 수화선(繡花扇)은 둘이다. 강라로 만들었고, 붉은 자루에 금색으로 장식하였으며, 가운데에 모란꽃 둘을 수놓았다.

부채의 모습은 이문선(螭文扇)에 비하여 위가 조금 패어 있다. 예를 행할 때는 이선(螭扇)의 다음에 벌여 세우며, 친위

군이 잡는다. 세 가지 색깔의 부채는 각각 그 너비가 2척이고 높이가 4척이며, 자루의 길이는 각각 1장(丈)이라고 한다.

○ 우선(羽扇)은 넷이다. 그 제도는 취우(翠羽)를 모아 엮어 만들었다. 아래에는 은으로 장식하였는데, 모양이 문금(文禽)

같으며, 여기에 황금(黃金)을 칠하여 자못 화려한 문채가 난다. 다만 다루기가 어려워서 오래되면 깃이 빠져 그 형상이

위가 모나게 된다. 이제 그 완전한 형상을 그렸는데, 만든 지 얼마 안 된 것과 같으니, 거의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듦새는 자루의 길이가 1장이요, 부채의 너비가 1척 5촌, 높이가 2척이다. 예를 행할 때는 금화곡각(金花曲脚)으로

장식한 복두(幞頭)와 금의(錦衣)를 입은 친위군의 장수가 이를 잡는다.

○ 곡개(曲蓋)는 둘이다. 그 모양은 여섯 모가 졌으며, 각기 아래로 내려뜨린 장식물이 있다. 강라로 장식하고 위에 명주

(明珠)와 금은을 섞어 장식하였으며, 그 자루는 조금 굽었다. 왕이 출입할 때 그것을 받치지는 않으며, 다만 위군(衞軍)

이 이를 잡고서 수십 보(步) 앞에 가게 하는 것으로 의식을 삼는다. 그 만듦새는 높이가 1장 2척이고, 너비가 6척이다.

○ 청개(靑蓋)는 그 만듦새가 거의 중국 것과 같다. 강라로 안쪽을 만들고, 넓은 폭을 아래로 늘어뜨렸으며, 다시 노란

실로 짠 끈으로 장식했다. 듣건대, 보통 때는 홍색(紅色)을 쓰나, 중국 사신이 오면 청라(靑羅)로 위를 가린다고 한다.

이는 대개 고려인은 홍색을 가장 귀하게 여겨 국왕이 아니면 쓰지 못하는데, 이제 위를 덮는 것은 또한 중국 조정에 공순

하여 사절(使節)에게 겸손하게 대하는 일단이다.

○ 화개(華蓋)의 그 만듦새는 무늬가 있는 나(羅)에 그림과 수를 섞어 꾸민다. 위는 여섯 모가 졌으며, 각기 아래로 내려

뜨린 장식물이 나와 있다. 그 모양이 마치 패옥(珮玉)의 고리와 같으며, 오색의 비단으로 드림을 가지런히 내렸는데,

여기에서 방울 소리가 난다. 뚜껑은 세로가 3척이고, 가로가 6척이며, 길이가 2장 5척이다. 대례(大禮)가 있을 경우에는

금오장위군(金吾丈衞軍)이 이를 잡고 창합문(閶闔門) 밖에 세운다.

○ 황번(黃幡)의 그 만듦새는 무늬가 있는 나(羅)로 위에 상운(祥雲)을 수놓았다. 그 형상은 위가 뾰족하고, 두 귀에 아래

로 내려뜨린 장식물이 있으며, 흔들면 소리가 난다. 번(幡)의 머리에서 끝까지의 길이가 9척이고, 너비가 1척 5촌이며,

자루의 길이가 1장 5척이다. 대례가 있을 때에는 화개와 나란히 세우는데, 그것을 잡고 있는 군인의 복식(服飾)도 똑같다.

○ 표미(豹尾)의 제도는 창 위에 꽂는데, 크기가 일정치 않다. 이는 표범의 꼬리 모양에 따라 취한 것이다. 조서(詔書)를

맞이할 때는 천우위군(千牛衞軍)이 이를 잡고 앞에 서며, 문(門)에 이르면 동덕문(同德門)과 승평문(昇平門) 두 문 사이에

세운다.

○ 금월(金鉞)의 만듦새는, 대략 주부(柱斧)와 비슷하다. 장대의 끝에 나는 모습의 난새를 한 마리 달았는데, 길을 가면

움직여서 치켜 오르는 형상을 한다. 왕이 거둥하면 용호친위군(龍虎親衞軍)의 장수 한 사람이 이를 잡고 뒤에 따른다.

○ 구장(毬杖)의 만듦새는, 나무를 깎아 백금(白金)으로 이를 감싸되, 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있어서 채수(采綏)를 꿰어

늘어뜨렸다. 대례 때에는 산원교위(散員校尉) 10명이 이를 잡고, 회경전(會慶殿) 양쪽 층계 밑에 서 있는다.

○ 등장(鐙杖)은 국왕이 조서를 받을 때에나 베푸는데, 위에는 말등자를 만들고, 장대에는 붉은 칠을 하였다.

사자(使者)가 앞으로 나갈 때 천우위군(千牛衞軍) 수십 명이 이를 잡으며, 왕의 행차에는 앞에 서는데, 등자는 금칠을

하여 장식하였으며, 나머지는 모두 쇠로 만들었다.

○ 의극(儀戟)에는 두 가지 등급이 있다. 회경문(會慶門) 안에 각각 12개를 늘어놓는데, 아래와 위를 금동(金銅)으로

장식하였으며, 모양이 매우 크다. 조서를 맞이하거나 연회를 베풀 경우에 병장(兵杖) 가운데에다 늘어놓는 것은 크기가

겨우 6척 가량 된다. 대개 중국의 것과 같으며 만듦새의 크기가 같지 않을 뿐이다.

○ 기패(旂旆)의 만듦새는, 강라를 차례대로 서로 잇대어 장대 위에다 붙잡아 매며, 또 그 꼭대기에 흰 깃으로 장식을

한다. 군산도(群山島)부터 이미 보이며, 영군(領軍)이나 집사(執事)하는 자에게만 내려 준다. 대개 이 기패를 가지고

있으면 지휘를 할 수 있다는 표식이 되는 것이니, 이 때문에, 위군들은 기패를 소중한 물품으로 여기고 있다.

《이상 모두 고려도경》

신은 듣건대, 여러 오랑캐의 나라는 비록 임금이 있기는 하나, 그 출입에 있어서는 깃발 10여 개가 따르는 데에 불과하여

신하들과 뚜렷한 분별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오로지 고려만은 본래 조빙(朝聘)을 통하여 오랫동안 중국의 영향을 받았

으므로, 그 군신 상하가 거동할 적에 예문(禮文)이 있습니다. 이에 왕이 순행(巡行)함에 있어서는 각기 의물(儀物)과 신기

(神旗)가 있는바, 앞서 가는 갑사(甲士)가 사람이 오가지 못하게 길을 막고, 육위(六衞)의 군대가 각기 그 의물을 잡고 가

니, 비록 전례(典禮)에 다 맞지는 않으나, 다른 여러 오랑캐에 비하면 찬연히 빛나 볼만합니다.

이 때문에 공자(孔子)가 가서 살고 싶다 하면서 누추하게 여기지 않은 것입니다.

더구나 고려는 기자(箕子)가 봉해진 나라인 데다가 성조(聖朝)에서 도타이 보살펴 주고 돌보아 준 나라입니다.

이제 그 의물을 아래에 모두 그립니다. 《상동》

○ 고려의 의장 제도는 매양 재제(齋祭)와 사천(祀天) 때에는 10면에 큰 기를 세우는데, 각각 그 방위의 빛깔에 따라

신물(神物)을 그리며, 이를 ‘신기(神旗)’라 한다. 그 제도는 깃발의 폭이 아주 넓어서 기마다 각각 비단 몇 필씩을 쓰며,

아래에는 바퀴를 달아 수레를 만들고, 수레마다 붉은 옷을 입은 장위군(仗衞軍) 10여 명이 끌고 가다가 왕이 머무는 곳

에 차례대로 서 있는다. 사면에는 각각 큰 새끼줄을 달아 풍세(風勢)에 대비하는데, 높이가 10여 장(丈)이다. 나라 사람

들은 신기를 세운 것을 바라보면 감히 그곳을 향하여 가지 못한다. 오직 조서가 처음 입성하여 예를 받을 때까지만 모두

특별히 사용하는데, 이는 대개 송나라 황제의 명령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 밖에 오방중기(五方中旗)가 있으니, 군산도(群山島)에 도착하였을 때부터 이미 보인다. 오직 홍기(紅旗)에만 용호

(龍虎)를 장식하였고 맹군(猛軍) 갑사(甲士)가 이를 잡고 있다. 또 작은 백기(白旗)가 있는데, 크기가 손바닥에도 차지

않으며, 창에 매달아 마치 아이들의 장난과도 같다. 지금 아울러 그림으로 그려 나열한다.

○ 상기(象旗)는 둘이다. 그 제도는 깃발과 수술이 모두 검으니, 수수(水數)를 상징한 것이다. 가운데에는 한 마리의

코끼리를 그렸는데, 앞에 한 오랑캐 아이가 한 자루의 금과(金戈)를 들고 있으며, 다시 큰 새끼줄로 코끼리의 머리를

끌어 잡아당기고 있는데, 이는 귀인(貴人)이 왕림한다는 뜻이 있는 것이다. 행진할 때는 수레의 뒤끝 채를 들고 지세

(地勢)에 따라 붙잡고 전진한다. 예를 행할 때가 되면 방향에 의하여 세우는데, 상기(象旗)의 위(位)는 검은 것을 우선

으로 한다. 예경(禮經)을 살펴보건대, “무거(武車)는 깃발을 늘어뜨리고, 덕거(德車)는 깃발을 맨다.” 하였으니, 수레에

기를 세우는 것은 예로부터 이미 그런 것이요, 특별히 동이(東夷)만 그런 것이 아님을 알겠다.

○ 응준기(鷹隼旗)는 둘이다. 그 제도는 깃발과 수술이 모두 붉으니, 화수(火數)를 상징한 것이다. 가운데에는 새매를

그렸는데, 날아오르는 모양을 하고 있는바, 이는 빠르게 간다는 뜻이 있는 것이다.

《주관(周官 《주례》를 말함)》에, “새매로 기를 만든다.” 하였으니, 지금 붉은 기에 새매를 그린 것 역시 우연히 옛

제도에 부합한다. 그 항렬은 상기(象旗)의 다음에 간다.

○ 해마기(海馬旗)는 둘이다. 그 만듦새는 깃발과 수술이 모두 푸르니, 목수(木數)를 상징한 것이다. 가운데 한 마리의

말을 그렸는데, 앞 어깻죽지에 갈기가 있어 마치 불길이 치솟는 것 같다. 대개 말은 화축(火畜)인바, 푸른 기에 그려서

나무와 불이 상생(相生)하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위(位)는 청룡(靑龍)과 주작(朱雀) 두 신(神)을 응하였다. 그 항렬은

응기(應旗)의 다음에 간다.

○ 태백기(太白旗)는 둘이다. 그 만듦새는 깃발과 수술이 모두 희니, 금수수(金水數)를 상징한 것이다. 가운데에는 사람

하나를 그렸는데, 금관을 쓰고 옥규(玉圭)를 들었으며, 누런 옷에 초록 겉옷을 걸쳤는데, 이는 태백신(太白神)을 상징한

것이다. 한 마리의 거북을 탔는데, 거북은 뱀의 머리를 하고 있어서 거북과 뱀이 합쳐진 모양을 취하였다.

대개 금(金)은 수(水)의 모체가 되고 수는 능히 금을 생(生)하는 것이다. 위(位)는 백호(白虎)와 진무(眞武)의 두 신에 응

한다. 예경(禮經)에, “국군(國君)의 행차에는 앞에 주작(朱雀)이 있고 뒤에 진무(眞武)가 있으며, 왼쪽에 청룡, 오른쪽에

백호가 있다.” 하였으니, 두 기에 서로 나타난 것이 자못 고제(古制)에 부합한다. 그 항렬은 마기(馬旗)의 다음에 간다.

○ 봉기(鳳旗)는 둘이다. 그 만듦새는 깃발과 수술이 모두 누르니, 토수(土數)를 상징한 것이다. 가운데에 나는 봉(鳳)을

그렸으니, 봉은 몸에 오채(五彩)를 띠었으며, 위(位)는 중궁(中宮)을 응한다. 대개 오행(五行)은 토(土)가 아니면 나지

못하는데, 다섯 방위의 빛깔이 모두 봉의 우모(羽毛)에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그 형상을 취한 것이다. 그 항렬은 태백기

(太白旗) 다음에 간다.

○ 오방기(五方旗)의 북방의 기는 검은색에 술[旒] 하나로 되었으며, 그 너비는 두 폭인데, 그림이나 수놓은 무늬가 없다.

사신이 처음 국경에 이르면서부터 도성에 들어갈 때까지 여러 깃발과 더불어 앞에서 인도한다. 항렬은 차례가 없고 세워

놓은 것도 무수한데, 푸른 옷을 입은 군사가 이를 잡는다. 처음에 국신사(國信使)와 부사(副使)가 구례(舊例)에 의하여

금수(金繡)로 된 사이사이에 번쩍이는 광택이 있는 기 40개를 주었다가, 조서가 처음 입성할 때 뱃사람을 시켜 들고 앞

에서 인도하게 하였는데, 들판이 휘황하게 비치었다. 그러자 고려 사람들이 놀라 구경하면서 자못 비루한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하였다. 남방의 기는 붉은색에 술 하나로 되었으며, 가운데에 신인(神人)을 그렸는데, 손에 나무 채찍을 들어

다른 것들과 차이가 있다. 오방의 기 가운데에 붉은 기만이 유독 많았다. 동방의 기는 푸른색에 술 하나로 되었으며, 가운

데에 그림과 무늬가 없다. 깃발의 너비와 수효가 여러 다른 기들과 비슷하다. 서방의 기는 흰색 술 하나로 되었으며, 역시

그림과 무늬가 없다. 여러 기에 비하여 숫자가 약간 적다. 중앙의 기는 누런색에 술 하나로 되었으며, 역시 그림과 무늬가

없다. 오직 군산도(群山島)와 자연도(紫燕島)에서 신사(信使)를 맞이하여 해안에 나열했을 때에만 있다. 또 한 가지 깃발

이 있는데, 여러 색깔이 섞이고 가운데에 번쩍이는 광택이 나며, 네 모퉁이에 운기(雲氣)를 그렸다. 이 깃발은 여러 고을의 순위(巡尉)와 전선(戰船)의 나병(邏兵)이 든다.

○ 소기(小旗)의 만듦새는 붉은 술에 흰 깃발로 되었으며, 위에 초록색 구름을 그렸다. 사신이 도성에 들어가고 국왕이

조서를 맞이할 때에 용호군(龍虎軍) 수만 명이 갑옷을 입고 이 기를 잡고 길 양편으로 행진한다. 《이상 모두 상동》

[주D-001]의책(衣幘) : 중국식의 의복과 관모(冠帽)를 말한다. 책(幘)은 두건의 일종이다.
[주D-002]자황포(柘黃袍) : 자목(柘木)으로 황적색의 물을 들인 포(袍)로, 임금이 입는 옷이다. 자목은 뽕나무를 가리킨다.
[주D-003]중단(中單) : 예복(禮服) 속에 입는 중의(中衣)를 말한다. 두루마기 모양과 비슷하며, 깃은 곧고 소매가 넓다.

흰색 또는 옥색의 사(紗)ㆍ초(綃)ㆍ나(羅)로 만들며, 깃ㆍ도련ㆍ소매 끝에는 선을 둘러 예복 속에 받쳐 입는다.
[주D-004]폐슬(蔽膝) : 무릎을 가리기 위하여 허리 아래로 늘이는 장방형의 천을 말한다. 고려 말부터 조선 시대에 걸쳐서 면복(冕服)이나 원유관복(遠遊冠服), 문무백관들의 조복(朝服)ㆍ제복(祭服), 왕비의 적의(翟衣)의 상(裳) 위에 늘인다.
[주D-005]수(綬) : 예복을 입을 때 허리 뒤에 달아 늘어뜨리는 장식품. 고려 말부터 조선 시대까지 왕 이하 문무 관원의

조복ㆍ제복을 갖추어 입을 때 착용하였다. 장방형의 천을 색실로 짜서 윗쪽에 고리를 달고 아래에는 청사망을 맺는다.

색실의 숫자와 문양, 고리의 재료가 품계에 따라서 다르다.
[주D-006]대대(大帶) : 고려 말부터 조선 시대 때까지 왕과 문무 관원, 왕비의 예복에 띠던 큰 띠로, 허리 부분과 아래로

늘어뜨리는 부분, 매는 끈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D-007]적리(赤履) : 신목이 낮은 붉은색의 신. 고려와 조선 시대에 걸쳐서 왕의 면복과 왕세자의 관복(冠服)에 착용

하였다.
[주D-008]양(梁) : 관(冠)에 앞이마에서부터 우뚝 솟아 동긋하게 마루가 져서 뒤에 닿은 부분으로, 품계에 따라 양(梁)의

수를 달리한다.
[주D-009]금박산(金博山) : 원유관이나 통천관(通天冠)의 앞면에 붙인 규각형(圭角形)의 장식물이다.
[주D-010]서잠도(犀簪導) : 물소 뿔로 만든 잠도(簪導)를 말한다. 잠도는 관모(冠帽)를 고정시키기 위하여 옆으로 꽂는

비녀를 말한다.
[주D-011]방심곡령(方心曲領) : 왕 이하 문무백관들이 조복이나 제복의 깃 위에 덧다는 둥근 고리 모양의 흰 천을 말

한다. 흰 비단으로 만들어 하단에 네모난 방심(方心)을 달고 2개의 끈을 양쪽에 달아 가슴 위로 드리운다.
[주D-012]칠휘이봉관(七翬二鳳冠) : 일곱 마리의 꿩과 두 마리의 봉으로 장식한 왕비가 쓰는 관이다.
[주D-013]화차(花釵) : 꽃비녀를 말한다. 화전(花鈿)이라고도 한다.
[주D-014]주취칠적관(珠翠七翟冠) : 왕비가 쓰는 예관(禮冠)으로, 진주와 비취로 장식한 관이다.
[주D-015]하피(霞帔) : 적의(翟衣)를 입을 때 어깨의 앞뒤로 늘이는 것을 말한다. 긴 한 폭으로 되어 있어 목에 걸치게

되어 있다.
[주D-016]금추(金墜) : 금으로 만든 추자(墜子)를 말한다. 귀에 다는 장신구이다.
[주D-017]오량관복(五梁冠服) : 관(冠) 이마에 골지게 하여 세로로 줄을 다섯 개 잡은 관을 말한다. 양(梁)은 관 이마에

세로로 잡은 줄을 말한다. 육량관(六梁冠)은 세로줄이 여섯 개인 관을 말한다.
[주D-018]이제(李禔) : 태종(太宗)의 맏아들인 양녕대군(讓寧大君)의 이름이다.
[주D-019]절풍건(折風巾) : 고구려ㆍ백제ㆍ신라ㆍ가야 등 삼국의 각 지역에서 성행하던 가장 오래된 고깔형의 관모

(冠帽)이다. 새깃을 모자 가에 꽂아 귀천의 차이를 구별하였다.
[주D-020]골소(骨蘇) : 《북사(北史)》에는 ‘蘇骨’로 되어 있다.
[주D-021]좌평(左平) : 《주서》ㆍ《북사》의 백제열전(百濟列傳) 및 《책부원귀》 권962에는 ‘左平’으로, 《구당서》ㆍ《신당서》의 백제열전 및 《일본서기(日本書記)》ㆍ《삼국사기》에는 ‘佐平’으로, 《통전》 권185에는 ‘佐率’로 되어

있다.
[주D-022]달솔(達率) : 《수서》 백제열전 및 《책부원귀》 권962에는 ‘大率’로 되어 있으며, 《북사》 백제열전과

《통전》 권185에는 ‘達率’로 되어 있다.
[주D-023]한솔(扞率) : 《수서》 백제열전에는 ‘率’ 또는 ‘杆率’로, 《북사》 백제열전에는 ‘率’로, 《통전》 권185 및

《삼국사기》에는 ‘率’로, 《일본서기》에는 ‘杆率’로 되어 있다.
[주D-024]계덕(季德) : 《수서》 백제열전에는 ‘李德’으로, 《북사》 백제열전과 《책부원귀》 권962에는 ‘季德’으로

되어 있다.
[주D-025]극우(克虞) : 《수서》ㆍ《북사》의 백제열전에는 ‘剋虞’로, 《통전》 권185와 《책부원귀》 권962에는

‘克虞’로 되어 있다.
[주D-026]피변(皮弁) : 고대에 쓰던 관(冠)으로, 흰 사슴의 가죽으로 만든다.
[주D-027]금어(金魚) : 황금으로 고기 모양과 같이 만든 대(袋)를 말한다. 당나라 때 3품관 이상이 차던 것이다.
[주D-028]이(珥) : 이는 본디 귀고리를 뜻하나, 여기서는 귀를 싸는 장식을 말한다.
[주D-029]도지병마(都知兵馬) : 도병마사(都兵馬使)와 지병마사(知兵馬使)를 말한다.
[주D-030]사부 호사(四部護使) : 사부(四部)는 고려 시대의 군사적 주요 지역인 안북(安北)ㆍ안남(安南)ㆍ안동(安東)ㆍ

안변(安邊) 등 네 곳에 설치한 도호부(都護府)를 말하며, 호사(護使)는 도호부사(都護府使)를 말한다.
[주D-031]육시 경이(六寺卿貳) : 육시는 상서 육부(尙書六部) 관할 아래에 있는 여러 시(寺)로, 태상시(太常寺)ㆍ위위시

(衞尉寺)ㆍ태복시(太僕寺)ㆍ대부시(大府寺) 등이 있다. 경이(卿貳)는 각 시의 경(卿)과 소경(少卿)을 말한다.
[주D-032]성부 승랑(省部丞郞) : 상서도성(尙書都省)과 육부(六部)의 승(丞)과 낭(郞)을 말한다.
[주D-033]국자 유관(國子儒官) : 국자감의 유관인 사업(司業)을 말한다.
[주D-034]비서 전직(祕書典職) : 비서성(祕書省)의 감(監)과 소감(少監)을 말한다.
[주D-035]원효왕(元孝王)의 아들 : 원효왕은 강종(康宗)의 시호이며, 그의 아들은 고종(高宗)이다.
[주D-036]순효왕(順孝王) …… 놀랐다 : 이 부분의 기사는 착오가 있는 듯하다. 원종(元宗)은 신하들이 원나라의 풍속을

본받아 복색을 고칠 것을 권하자, “나는 차마 조종의 법을 갑자기 바꿀 수가 없으니, 내가 죽은 뒤에 경들이 스스로 알아

서 하라.” 하였다. 그 뒤 충렬왕이 원나라에서 제국대장공주를 맞이해 오면서 호복(胡服)을 입고 개체(開剃)를 하고 왔다.《東史綱目 第11下》 ‘순효왕(順孝王)’은 원종(元宗)의 시호(諡號)이다. 원나라에서 내린 시호는 충경왕(忠敬王)이며,

묘호(廟號)는 원종(元宗)이다. ‘왕주(王主)’는 원나라의 공주(公主)인 제국대장공주(齊國大長公主)를 말한다.

제국대장공주의 이름은 홀도로게리미실(忽都魯揭里迷失)이며, 충렬왕(忠烈王)과 혼인하였다.
[주D-037]궁궐 …… 사람들 : 궁궐 안에 설치되었던 비서성(祕書省)ㆍ사관(史館)ㆍ한림원(翰林院)ㆍ보문각(寶文閣)ㆍ

어서원(御書院)ㆍ동문원(同文院)의 관원인 금내학관(禁內學官)을 말한다.
[주D-038]망건(網巾) : 조선 시대 때 성인 남자가 상투를 틀 때 머리털을 위로 걷어올리기 위해 이마에 쓰는 건(巾)을

말한다. 말총을 직사각형으로 엮어서 만드는데, 윗부분을 당, 아랫부분을 편자라 하며, 망건에 달아 상투에 동여매는

줄을 당줄이라고 한다.
[주D-039]대모(玳瑁) : 필리핀이나 자바 등지에서 포획되는 거북의 등껍질로, 장식품으로 사용되는데, 대개 금제품

(禁制品)이다.
[주D-040]하호(下戶) : 하호(下戶)의 개념 규정 문제는 아직도 학계에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대체로 사회경제사 측

에서는 ‘노예(奴隷)’나 ‘농노(農奴)’, 혹은 그와 유사한 층으로 보는 견해가 많으며, 김철준(金哲俊)ㆍ홍승기(洪承基) 등은

‘민(民)’으로, 김용덕(金龍德)은 ‘속민(屬民)’으로 보고 있다.《韓國學基礎資料選集 古代篇, 172쪽 주》
[주D-041]주호국(州胡國) : 제주도를 가리키는 듯하다.
[주D-042]담라(儋羅) : 제주도를 가리킨다. 제주도는 탐라(耽羅)ㆍ탐부라(耽浮羅)ㆍ탐모라(耽牟羅) 등으로 칭해진다.
[주D-043]건괵(巾幗) : 부인들이 쓰는 머릿수건을 말한다.
[주D-044]갈고(褐袴) : 거친 베로 만든 바지이다.
[주D-045]건책(巾幘) : 두건(頭巾). 머리에 쓰는 수건을 말한다.
[주D-046]구리(句履) : 신발 끝에 장식을 단 구형(矩形)의 신발을 말한다.
[주D-047]정리(丁吏) : 나이가 든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서리(胥吏)가 된 자를 말한다.
[주D-048]소친시(小親侍) : 궁중에서 심부름하는 아이를 말하며, 때로는 귀척이나 종신(宗臣)에게도 내려 준다.
[주D-049]삼수(縿袖) : 소매의 중도막에서 다른 천을 대어 만든 넓은 소맷부리를 말한다.
[주D-050]민장(民長) : 중국의 향병(鄕兵)이나 보오(保伍)의 장(長)과 같은 것으로, 백성 가운데 부유한 자가 맡으며,

백성들 간에 일어나는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한다.《高麗圖經 卷19》
[주D-051]순령(純領) : 옷의 색깔과 같은 색의 깃을 말한다.
[주D-052]몽수(蒙首) : 고려 시대 부녀자들이 외출을 할 때 얼굴을 남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덮어쓰던 쓰개의 한 가지

이다.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길이가 짧아졌고 명칭도 개두(蓋頭)로 바뀌었다.
[주D-053]늑건(勒巾) : 고려 시대 부녀자들이 띠던 넓은 허리띠이다.
[주D-054]추마계(墜馬髻) : 낭자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머리를 말한다.
[주D-055]추결(椎結) : 상대 사회에서 상투를 매는 방식의 하나로, 머리를 뒤로 내려뜨려 방망이 모양으로 맺는다는

것이며, 고구려 고분벽화 감신총(龕神塚)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주D-056]6각 연건(軟巾) : 건(巾)의 한 가지로, 고려 시대 때 왕의 행차를 수행하는 사람이 썼다. 검은 명주실로 만들고,

6각에는 모두 흰 솜으로 방울을 만들어 단다.
[주D-057]해관(奚官) : 말 기르는 일을 담당하는 하급 관리를 말한다.
[주D-058]초모(草帽) : 초립(草笠)을 말한다. 초립은 황색의 가는 풀이나 대오리를 엮어서 만든 모자로, 양반이나 평민이

구별 없이 썼다. 다만 사족(士族)은 오십죽(五十竹), 서인은 삼십죽(三十竹)을 사용하였는데, 죽(竹)은 초립을 짤 때 날의

수를 말하는 것으로, 곱고 거침을 나타낸 것이며, 이것으로 신분 구별을 하였다.
[주D-059]백권(白圈) : 부녀자들이 너울을 쓸 때 머리에 쓰는 모자인 나화립(羅火笠)을 말한다. 나화립은 고려 시대의

몽수(蒙首)에 원립(圓笠)의 형태가 가미된 것으로, 조선 시대에 와서는 너울로 변천되었다.
[주D-060]나올(羅兀) : 너울을 말한다. 너울은 부녀자들이 외출을 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해 착용하는 쓰개의 한 가지

이다. 고려 시대 몽수(蒙首)의 유습(遺習)으로, 자루 모양의 천을 원립(圓笠) 위에 씌워 아래로 드리우며, 얼굴 부분은

망사를 사용하여 앞을 투시할 수 있게 하였다.
[주D-061]고려의 …… 쓴다 : 《고려도경》 권22에 나오는 내용으로, 여자들이 말을 탈 때의 모습이다.
[주D-062]멱리(冪籬) : 진(晉)나라와 송(宋)나라 때 머리를 덮기 위해 쓰던 건(巾)으로, 면의(面衣), 즉 쓰개의 한 가지

이다.
[주D-063]전모(氈帽) : 조선 시대 부녀자들이 외출할 때나 말을 탈 때 쓰던 모자의 한 가지. 형태는 갓과 비슷하며,

대나무 테두리에 14~16개의 살을 대고 한지를 두 겹으로 바른 뒤 풀을 발라 말리고, 표면의 가장자리에 나비와 꽃무늬,

또는 수(壽)ㆍ복(福)ㆍ부(富)ㆍ귀(貴) 등의 글자 무늬를 장식한 뒤 들기름에 절여 만든다.
[주D-064]아계(鴉髻) : 여자들이 머리를 묶은 것이 거위의 깃털처럼 검으므로 아계라고 한다.
[주D-065]마미군(馬尾裙) : 말총으로 짜서 바지 모양으로 만든 여자의 옷을 말한다.
[주D-066]타뉴(駝鈕) : 상단에 낙타의 형상으로 장식을 한 도장을 말한다.
[주D-067]대금향구(大金香毬) : 도금을 한 향구(香毬)로 혼천의(渾天儀)와 같다. 가운데에 있는 3층으로 된 빗장이

끊임없이 움직인다.《국역고려도경, 99쪽 주》
[주D-068]공학군(控鶴軍) : 숙위(宿衞)를 하는 군사를 말한다.
[주D-069]계영(繫纓) : 말 가슴에 걸어 안장을 매는 끈을 말한다.
[주D-070]융좌(狨坐) : 융(狨)이라는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방석을 말한다.
[주D-071]원(䩩) : 수레의 뒤를 누르는 장치이다.
[주D-072]여(輿) : 이 부분이 소수서원본 《조선부》에는 연(輦)으로 되어 있다.
[주D-073]표미(豹尾) : 표범 꼬리를 단 의장. 최근 발견된 당대의 벽화에 이 표미의 그림이 있다.

이 벽화에는 칼집도 표미로 장식하고 있다.《국역고려도경, 81쪽 주》
[주D-074]주부(柱斧) : 수정(水晶)으로 만든 작은 도끼로, 조회에 나아갈 때 사용하는 것이다.
[주D-075]구장(毬杖) : 격구할 때 쓰는 공채를 말한다.
[주D-076]육위(六衞) : 고려 태조 2년(919)에 설치한 좌우위(左右衞)ㆍ신호위(神虎衞)ㆍ흥위위(興威衞)ㆍ금오위

(禁吾衞)ㆍ천우위(千牛衞)ㆍ감문위(監門衞)를 말한다.
[주D-077]백호(白虎)와 진무(眞武) : 백호는 서방의 신이며, 진무는 바로 현무(玄武)로 북방의 신이다. 송나라 대중상부

(大中祥符) 연간에 황실의 선대(先代) 이름을 휘(諱)하여 현무(玄武)를 진무(眞武)로 표기한 것이다.

제21권 예지(禮志) 상례(喪禮)

본국(本國)의 상(喪)

○ 한(漢)나라 때 부여 왕(夫餘王)의 장례에는 옥갑(玉匣)을 사용하였으므로 항상 미리 옥갑을 현도군에 갖다 두었다가

왕이 죽으면 이를 가져다가 장례를 치렀다. 공손연(公孫淵)이 주살된 뒤에도 현도군의 창고에는 옥갑 하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삼국지》

이상은 부여의 상례(喪禮)이다.

○ 후위(後魏) 태화(太和) 15년(491)에 고구려 왕 고련(高璉)이 죽었다. 12월에 조서(詔書)를 내리기를,

“고구려 왕은 동쪽 방면의 변방을 지키면서 여러 차례 조공(朝貢)을 바쳤으며, 나이가 1백 세가 넘어 부지런한 덕이 더욱

더 드러났다. 지금 이미 불행하게 되어 부음을 전하는 사신이 나왔기에 거애(擧哀)하려고 한다. 그런데 옛날에는 동성

(同姓)일 경우에는 묘(廟)에서 곡(哭)하고, 이성(異姓)일 경우에는 그가 있는 방향에다가 곡하여 모두 복제(服制)가 있었

는데, 지금은 이미 오랫동안 이를 폐지하여 하지 않고 있으니, 갑자기 그를 위하여 상복을 입을 수가 없다.

이에 장차 흰색의 위모(委貌)를 쓰고 백포(白布)의 심의(深衣)를 입고 성 동쪽 교외에서 한 번 애도하고서 사신을 만나

고자 한다. 짐이 일찍이 이 사람을 만나 보지는 못하였으나, 몹시 애석하게 여긴다. 유사(有司)는 잘 신칙해서 준비하도록

하라.”

하였으며, 일은 별의(別儀)와 같이 하였다. 그리고 이안상(李安上)을 파견하여 추증하였으며, 시호(諡號)를 강(康)이라고

하였다.
○ 신귀(神龜) 2년(519)에 고구려 왕 고운(高雲)이 죽었다. 영태후(靈太后)가 동당(東堂)에서 거애(擧哀)하고,

사신을 보내어 추증하였다. 《이상 모두 후위서》
○ 당 정관(貞觀) 16년(642) 11월 갑신에 황제가 고구려 왕 고무(高武)를 위하여 원(苑) 안에서 거애하였으며,

조서를 내려서 물품 3백 단(段)을 하사하고, 사신을 파견하여 절(節)을 가지고 가서 조제(弔祭)하게 하였다. 《책부원귀》

이상은 고구려의 상례이다.

○ 당 정관 15년(641) 5월 병자에 백제 왕 부여장(夫餘璋)이 졸하였다. 그의 아들 의자(義慈)가 사신을 파견하여 부음을

고하였다. 사신이 소복(素服) 차림으로 표(表)를 올리면서 아뢰기를, “외신(外臣) 백제 왕 부여장이 졸하였습니다.” 하니,

황제가 그를 위하여 현무문(玄武門)에서 거애하였으며, 부의(賻儀) 물품으로 3백 단을 내려 주었다. 《책부원귀 및 신당서》

이상은 백제의 상례이다.

○ 당 정관 5년(631)에 신라 왕 김진평(金眞平)이 죽으니, 부의 물품으로 2백 단을 내려 주었다. 《구당서》
○ 당 영휘(永徽) 5년(654)에 신라 왕 김진덕(金眞德)이 죽었다. 황제가 영광문(永光門)에서 거애하고, 태상 승(太常丞)

장문수(張文收)를 파견하여 절(節)을 가지고 가서 조제(弔祭)하게 하였으며, 이어 능채(綾綵) 3백 단을 하사하였다.

○ 《문헌통고(文獻通考)》에는, “당 태종(唐太宗)을 소릉(昭陵)에 장사 지내었는데, 문무(文武)의 신하들을 배장(陪葬)

하였다. 외이(外夷)의 군장(君長)들 역시 배장하였는데, 신라의 여왕 진덕(眞德)이 그 가운데 포함되었다.” 하였다.

○ 《독례통고(讀禮通考)》에는, “서건학(徐乾學)이 마단림(馬端臨)의 《통고(通考)》를 살펴보니 소릉(昭陵)에 배장한

자는 모두 1백 55명이며, 신라 왕도 그 가운데 포함되어 있었다. 살펴보건대, 신라 왕 진덕이 죽었을 때에는 사책(史冊)

에는 단지 “사신을 파견하여 신라로 가서 조제(弔祭)하였다고 하였지, 태종의 능에 배장하였다고는 하지 않았다.” 하였다.

○ 살펴보건대, 서건학의 설이 옳다. 동사(東史)를 보면 진덕왕의 능은 경주부(慶州府) 사량부(沙梁部)에 있다.

○ 용삭(龍朔) 원년에 김춘추(金春秋)가 훙(薨)하였다. 황제가 낙성문(雒城門)에서 거애하였으며, 사신을 파견하여 절(節)

을 가지고 가서 조제하게 하였다.

○ 개원(開元) 25년(737) 2월 무진에 신라 왕 김흥광(金興光)이 졸하였다. 황제가 애도하면서 형숙(邢璹)을 파견하여 가서 조제하게 하였다. 《이상 모두 책부원귀》
○ 천보(天寶) 2년(743)에 신라 왕 김승경(金承慶)이 졸하였다. 위요(魏曜)를 파견하여 가서 조제하게 하였다.

○ 대력(大曆) 2년(767)에 신라 왕 김헌영(金憲英)이 졸하였다. 귀숭경(歸崇敬)을 파견하여 가서 조제하게 하였다.

○ 원화(元和) 7년(812)에 신라 왕 김중흥(金重興)이 졸하였다. 김창남(金昌南) 등이 와서 부음을 고하자, 최정(崔廷)에게

명하여 절을 가지고 가서 조제하게 하였다. 《이상 모두 구당서》
○ 태화(太和) 5년(831) 3월 초하루 기해에 신라국왕 김언승(金彦昇)이 훙하였다. 조회(朝會)를 폐하고, 원적(源寂)에게

명하여 절을 가지고 가서 조제하게 하였다. 《구당서 및 책부원귀》

개원례(開元禮)에는, 신라ㆍ발해 등 번국(蕃國) 왕의 장례에는 성 밖에서 거애하였다. 유만(帷幔)을 펼쳐서 막차(幕次)를

만들었으며, 그 나라가 있는 방향을 향하여 곡하였는데, 세 번 곡하고 그쳤다. 《통전》

[부(附)] 《고려사》 국휼편(國恤篇) 인국상조(隣國喪條)에, “태조 7년(924) 9월에 신라 왕 김승영(金昇英)이 훙하였다.

와서 상을 고하자, 사신을 파견하여 조문하였다.” 하였다. 《독례통고》

이상은 신라의 상례이다.

○ 당 개원(開元) 7년(719) 6월 정묘에 발해군왕(渤海郡王) 대조영(大祚榮)이 졸하였다. 물품 5백 단(段)을 하사하고,

사신을 파견하여 조제하였다.
○ 원화(元和) 4년(809) 정월에 중관(中官)에게 명하여 발해로 가서 조제하게 하였다. 《이상은 모두 책부원귀》
○ 원화 13년에 발해가 사신을 파견하여 와서 고애(告哀)하였다. 《구당서》

발해 왕 대조영이 개원 7년에 죽으니, 사시(私諡)를 고왕(高王)이라 하였다. 대조영의 아들 대무예(大武藝)는 시호가

무왕(武王)이고, 대무예의 아들 대흠무(大欽茂)는 시호가 문왕(文王)이고, 대흠무의 작은 아들 대숭린은 시호가 강왕

(康王)이고, 대흠무의 손자 대화여(大華璵)는 시호가 성왕(成王)이고, 대숭린의 아들 대원유(大元瑜)는 시호가 정왕

(定王)이고, 대원유의 동생 대언의(大言義)는 시호가 희왕(僖王)이고, 대언의의 동생 대명충(大明忠)은 시호가 간왕

(簡王)이고, 대명충의 종부(從父) 대인수(大仁秀)는 시호가 선왕(宣王)이다. 《속문헌통고》

이상은 발해의 상례이다.

○ 송 원풍(元豐) 6년에 고려 왕 왕휘(王徽)가 졸하였다. 부음을 아뢰자 천자가 그를 가엾게 여겨 명주(明州)에 조서를

내려서 부도(浮屠)를 수리하고 1개월 동안 불공을 드리게 하였으며, 양경략(楊景畧)ㆍ왕순봉(王舜封)을 파견하여 제전

(祭奠)을 올리고, 전협(錢勰)ㆍ송구(宋球)에게 조위(弔慰)하게 하였다. 《송사》

《고려사》 국휼편(國恤篇)의 상국(上國) 사신(使臣)이 제전(祭奠)을 올리고 증부(贈賻)하고 조위(弔慰)하는 의식(儀式)

은 다음과 같다. 문종(文宗)의 상에 송나라가 제전사(祭奠使)로 좌간의대부(左諫議大夫) 양경략(楊景畧)을, 제전부사(祭

奠副使)로 예빈사(禮賓使) 왕순봉(王舜封)을, 조위사(弔慰使)로 우간의대부(右諫議大夫) 전협(錢勰)을, 조위부사(弔慰

副使)로 서상합문부사(西上閤門副使) 송구(宋球)를 보내어 왔다. 그 의식은 이렇다. 제전사가 혼전(魂殿)에 전(奠)을

올리고 정사와 부사가 위(位)로 나아간다. 집사(執事)가 진설(陳設)이 끝났음을 고하면 정사와 부사가 자리에 나아가

재배(再拜)한다. 정사가 홀(笏)을 꽂고 분향(焚香)하고, 뇌주(酹酒)하고 축문(祝文)을 읽으면, 본국의 상배관(上陪官)이

축문을 받든 다음 엎드렸다가 일어난다. 정사와 부사가 재배한다. 이를 마치고 사왕(嗣王)이 궐(闕)을 향하여 서면 정사

가 칙령(勅令)이 있다고 한다. 사왕이 재배하면 정사가 구두로 칙명을 읽어 전한다. 이를 마치면 사왕이 재배한다.

정사가 홀을 꽂고 증부(贈賻)와 조서(詔書)를 받들어 올리면 사왕이 꿇어앉아서 이를 받은 다음 엎드렸다가 일어난다.

제전을 올리는 예를 마치면 조위사(弔慰使)와 조위부사가 앞으로 조금 나아가고, 사왕은 궐(闕)을 향하여 선다.

정사가 칙서가 있다고 하면 사왕이 재배한다. 구두로 읽어 칙명을 전하는 것과 조위 조서를 받는 것은 모두 제전사가

한 의식과 같이 한다. 이를 마치고는 제전사 및 제전부사와 함께 진위(陳慰)하는 것을 평상시의 의식과 같이 한다.

《독례통고》

○ 선화(宣和) 4년(1122, 예종17)에 고려 왕 왕우(王俁)가 졸하였다. 와서 고애(告哀)하자, 조서를 내려 노윤적(路允迪)과

부묵경(傅墨卿)을 파견하여 제전을 올리고 조위하게 하였다. 《송사》

선화(宣和) 임인년 여름 4월에 왕우(王俁)가 훙하였다고 아뢰자, 제전(祭奠)과 조위(弔慰)의 임무를 겸하게 하였는데,

이는 원풍(元豐) 연간의 제도에 따른 것이다. 계묘년 6월 13일 갑오에 정사와 부사가 순천관(順天館)에 도착하였다.

왕이 조서를 받았다. 이틀이 지나자, 왕이 먼저 사람을 보내어 준비하기를 고하였다. 도할관(都轄官) 오덕휴(吳德休)가

가서 불사(佛事)를 바칠 차비가 되었음을 아뢰었다. 다음 날 제할관(提轄官) 서긍(徐兢)이 황제가 하사한 제전(祭奠)의

예물을 가져다가 앞에 진열하였다. 의식을 행할 날이 되어 새벽에 정사와 부사가 상절(上節)ㆍ중절(中節)ㆍ하절(下節)의

관리들과 함께 조서를 실은 가마를 받들고 갔다. 장경궁(長慶宮)에 이르러서 삼절은 자리에서 쉬고, 정사와 부사는 띠를

오서대(烏犀帶)로 바꾸어 띠고 가서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제실(祭室)로 들어갔다. 왕해(王楷)가 소복(素服) 차림

으로 동쪽 기둥에 섰다. 정사와 부사가 재배(再拜)하고 일어났다. 정사가 꿇어앉아서 어제 제문(御製祭文)을 읽었다.

제문은 예문지(藝文志)에 나온다. 이날 제전(祭奠)의 예가 끝나고 잠시 물러나 있다가 조위(弔慰)의 예를 거행하였다.

먼저 궁정 안에다 향안(香案)을 마련한 다음 서쪽으로 천자의 궁궐을 바라보았다. 왕해(王楷)가 소복 차림으로 서쪽을

면해 섰으며, 정사는 남면하여 서쪽을 위로 하여 서고, 부사는 또 그다음에 자리 잡았다. 부사가 조서를 조서는 예문지에

나온다. 정사에게 주니, 정사가 이를 받아서 왕에게 주었다. 왕이 허리를 깊이 구부려 국궁하고 재배한 다음 꿇어앉아서

조서를 받았다. 《고려도경》

[부(附)] 정화(政和) 연간의 예에서 황제가 번국(蕃國)의 상(喪)에 거애(擧哀)하는 예는 다음과 같다. 부음을 아뢰면 태사

(太史)에게 날짜를 가리도록 하여 거애한다. 거애하기 하루 전에 상사(尙舍)가 어명을 받아서 동문(東門) 저랑(貯廊)의

북쪽에 황제가 나아갈 악차(幄次)를 설치하는데, 염유(簾帷)로 주위를 두른다. 거애하는 날이 되면 황제가 상복(常服)을

입고 여(輿)를 타고서 악차로 나아간 다음 여에서 내린다. 시어(侍御)하고 경필(警蹕)하는 것은 평상시의 의식과 같이

한다. 황제가 악차에 나아가 남쪽을 향하여 앉은 다음 염유를 드리우고 시간이 되기를 기다린다. 문무(文武)의 조참관

(朝參官) 이상이 이때 모두 나아가 서상합문(西上閤門)에서 반열을 갖추어 서서 명단을 올려 봉위(奉慰)하기를 기다린다.

시간이 되면 황제가 상복을 벗고 소복(素服)을 갈아입는다. 예직관(禮直官)과 태상 박사(太常博士)가 홍려 경(鴻臚卿)을

인도하여 어좌(御座) 앞으로 나아간다. 홍려 경이 부복하였다가 꿇어앉아서 “홍려 경 신 모(某)가 황제께서 모국왕(某國王) 아무개가 훙한 데 대한 거애를 하시기를 청합니다.”고 아뢰고 나서 부복하였다가 일어난다. 또 “황께서는 곡을 하시기 바

랍니다.”고 주청하면 황제가 다섯 번 곡하되, 그 나라가 있는 방향을 향하여 곡한다. 또 “그치시기 바랍니다.”고 주청하면

황제가 곡을 그친다. 예직관, 태상 박사, 홍려 경이 자기 자리로 돌아와 서쪽을 향하여 섰다가 모두 물러나면 문무백관이

명단을 올려서 봉위(奉慰)한다. 이를 마치면 황제가 소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여를 타고 안으로 돌아가는데, 평상시의 의식과 같이 한다. 《독례통고》 ○ 삼가 살펴보건대, 송나라 때의 번국은 바로 고려ㆍ요(遼)ㆍ하(夏) 등이므로

우선 이곳에 기록하여서 상고하는 데 대비한다.

○ 요(遼) 통화(統和) 15년(997, 성종16) 11월에 고려 왕 왕치(王治)가 훙하자, 와서 부음을 전하였다. 12월 갑인에 사신을

파견하여 치제(致祭)하였다.

○ 태평(太平) 2년(1022, 현종13) 12월 신축에 고려 왕 왕순(王詢)이 훙하자, 사신을 파견하여 와서 부음을 알렸다.

○ 중희(重煕) 15년(1046, 정종12) 8월 계축에 고려 왕 왕흠(王欽)이 훙하자, 사신을 파견하여 와서 고하였다.

○ 태안(太安) 10년(1094, 선종11) 여름에 고려 왕 왕운(王運)이 훙하자, 사신을 파견하여 와서 고하였다.

이에 즉시 사신을 파견하여 부의 물품을 주었다.

○ 건통(乾統) 5년(1105, 숙종10) 11월 병진에 고려 왕 왕옹(王顒)이 훙하니, 사신을 파견하여 와서 부음을 고하였다.

○ 천경(天慶) 2년(1112, 예종7) 10월 신해에 고려의 삼한국공(三韓國公) 왕우(王俁)의

어머니가 죽자, 와서 부음을 고하였다. 이에 즉시 사신을 파견하여 치제(致祭)하고 왕우를 기복(起復)시켰다.

《이상 모두 요사》

고려(高麗)와 하국(夏國)의 고종의(告終儀)는 다음과 같다. 행하는 날짜에 앞서서 행궁(行宮)의 좌우 아래에 어장(御帳)

을 설치하며, 사객(使客)의 막차(幕次)는 동남쪽에 설치한다. 날짜가 되면 북면신료(北面臣僚)가 각각 상복(常服)을 입고

그 나머지 신료들은 모두 조복(朝服)을 입고 입조(入朝)한다. 사신이 막차에 도착하면 유사(有司)가 사자(嗣子)에게 올리

는 표장(表狀)을 먼저 추밀원(樞密院)에 바쳐서 준비하여 아뢰어 바친다. 먼저 북면한 신료들이 인도를 받아 왜돈(矮墩)

으로 올라가서 어장(御帳)에 가까이 가서 서로 마주 대하여 서고, 그 나머지 신료들은 반차(班次)에 의거하여 차례대로

선다. 고종(告終)하는 사신이 인도를 받아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단지(丹墀)까지 간 다음 전(殿)을 향하여 선다.

다시 오른쪽으로 올라가서 선 다음 읍(揖)한다. 이어 조금 앞으로 나아가서 절하고 꿇어앉아서 아뢴다. 이를 마치면 문안

인사를 한다. 만약 사자(嗣子)가 이미 섰으면 공손하게 직접 성지(聖旨)를 받고, 아뢴 다음 다시 자리로 돌아간다.

사자가 서지 않았으면 문안 인사를 하지 않는다. 사신이 인도를 받아 오른쪽으로 단지(丹墀)를 내려와 북쪽을 향하여

국궁(鞠躬)한다. 통반(通班)을 마치면 인도를 받아 전(殿)을 향하여 재배(再拜)한다. 다시 반열을 나가지 않은 채 “성궁

(聖躬)께서는 만복(萬福)하소서.”라고 아뢴 다음 재배한다. 반열에서 나가 천안(天顔)을 향하여 사례(謝禮)하고, 자리로

돌아와 재배한다. 반열에서 나가 원접사(遠接使)에게 사례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재배한다. 찬자(贊者)가 사신을 맞

이하여 막차(幕次)로 물러간다. 사신이 다시 들어와 앞서 한 대로 북쪽을 향하여 국궁한다. 그런 다음 통사(通辭)하고

재배하며, 대궐을 돌아보면서 재배한다. 찬자가 “잘 가시오.”라고 한다. 예를 마친다. 《상동》

○ 금(金) 황통(皇統) 6년(1146, 인종24) 5월 임신에 고려 왕 왕해(王楷)가 훙하자, 사신을 보내어 상(喪)을 고하였다.

6월 을축에 사신을 파견하여 조제하고 사왕(嗣王)을 기복(起復)하게 하였다.

○ 대정(大定) 23년(1183, 명종13) 12월 을유에 고려 왕이 어머니 임씨(任氏)가 훙하였다는 이유로 사신을 파견하여,

생일사(生日使) 등을 보내지 말아 주기를 요청하였다.

○ 24년(1184, 명종14) 2월 갑술에 고려 왕이 모상(母喪)의 졸곡(卒哭)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년의 만수절(萬壽節)

및 진공사(進貢使)를 보내는 것을 면제해 달라고 청하였다. 조서를 내려서, 고려 왕이 기복(起復)하지 않았으니 진하(陳賀)하는 것은 마땅치 않으며 진공사는 내년의 하정조사(賀正朝使)를 따라서 함께 오라고 하였다. 병술에 완안진아(完顔進兒)

를 칙제사(勅祭使)로, 대중윤(大仲尹)을 위문사(慰問使)로, 영명(永明)을 기복사(起復使)로 삼았다. 《이상 모두 금사》

《고려사》에,

“인예태후(仁睿太后)의 상에 금나라에서 태부감(太府監) 완안필(完顔)을 파견하여 제(祭)를 지내었다. 제를 지내려

할 적에 완안필이 묻기를, “태후의 화상(畫像)이 앉아 있는가, 서 있는가?” 하니, “앉아 있다.”고 답하였다.

그러자 완안필이 “제후왕(諸侯王)의 모(母)가 앉아 있는데 천자의 사신이 절하는 것이 옳겠는가? 모름지기 영정(影幀)을

치워야만 들어가서 제를 행하겠다.” 하니, 왕이 사람을 파견하여 재삼 타일렀다. 이에 완안필이 따랐다. 왕이 뜰아래에

서자 완안필이 당(堂)에 올라가 재배(再拜)하고 작(爵)을 올렸다.”

하였다. 《독례통고》

○ 살펴보건대, 완안필은 바로 《금사》에서 완안진아(完顔進兒)라고 한 자이다.

○ 태화(泰和) 3년(1203, 신종6) 12월에 고려 왕 왕탁(王晫)이 훙하였다. 4년 3월 경인에 살펴보건대, 본기(本紀)에는 정월 신묘로 되어 있다. 예부 시랑 왕영령(王永齡)이 와서 고애(告哀)하였다. 4월 무오에 장칭(張偁) 등을 고(故) 고려 왕의 칙제사(勅祭使)로 삼고, 석각(石慤) 등을 조문기복사(弔問起復使)로 삼았다.
○ 지령(至寧) 원년(1213, 강종2) 8월에 고려 왕 왕영(王韺)이 훙하였는데, 아들이 기복(起復)을 하지 않았다. 9월에 선종

(宣宗)이 즉위하였다. 변경의 관리가 아뢰기를,

“고려의 첩(牒)에 ‘사자(嗣子)가 기복하지 않아서 흉복(凶服)을 입은 채 길한 조서(詔書)를 맞이할 수가 없고, 또 상중에

있는 몸으로 표(表)에다가 서명(署名)을 할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예관(禮官)이 의논하기를,

“권도(權道)를 써서 길복(吉服)을 입고 조서를 맞이해야 하며, 표에다가는 권국사(權國事)의 명함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하였다. 《이상 모두 금사》
○ 원 지원(至元) 11년(1274, 원종15) 7월에 고려국왕 왕전(王倎)이 훙하였다. 고려에서 기온(奇蘊)을 보내어 부음을 고

하였는데, 표(表)를 올렸다. 《원사》

[부(附)] 《고려사》에,

“안평공주(安平公主)의 상에 원나라에서 화로홀손(火魯忽孫)을 파견하여 조문하였다. 왕과 세자가 소복(素服) 차림에

단모(短帽)를 쓰고 황대(黃帶)를 띠고, 군신들은 현관(玄冠)에 소복을 입고 화로홀손과 같이 들어가서 빈전(殯殿)에

임하였다.”

하였다. 《독례통고》

○ 명(明) 홍무(洪武) 7년(1374, 공민왕23)에 고려 왕 왕전(王顓)이 권세를 잡고 있던 상신(相臣) 이인인(李仁人)에게

시해당하였다. 8년(1375, 우왕1)에 판종부사(判宗簿事) 최원(崔原)을 파견하여 와서 상을 고하였다.

이에 사신을 파견하여 가서 조제(弔祭)하게 하였다. 10년에 신우(辛禑)가 사신을 파견하여 죽은 왕의 시호(諡號)를 내려

주기를 요청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았다. 18년에 다시 시호를 청하자, 죽은 왕의 시호를 공민(恭愍)이라고 하사하였다.

《명사》

공민(恭愍)은 고려국왕 왕전(王顓)의 시호이다. 그 뜻은 ‘공경과 순종으로 위를 섬기고 나라에 있으면서 난을 당하였다.

[敬順事上 在國逢難]’는 것이다. 《엄주별집(弇州別集) 시법고(諡法考)》

[부(附)] 《고려사》 예지(禮志) 국휼편(國恤篇)의 국휼에 관한 의(儀)는 다음과 같다.

태조(太祖) 26년(943) 5월 병오에 왕의 병세가 크게 악화되자, 신덕전(神德殿)에 거둥하여 학사(學士) 김악(金岳)에게

명해 유조(遺詔)를 초잡게 하고, 얼마 있다가 훙하였다. 태자와 제왕(諸王) 및 종실(宗室)ㆍ근신(近臣)이 모두 땅을 치면

서 슬피 울었다. 이어 백관들로 하여금 내의성문(內議省門) 밖에 줄지어 서게 한 다음 유명(遺命)을 선포하였다.

혜종(惠宗)이 즉위하여 군신들을 거느리고 거애(擧哀)하였다. 6월 무신에 상정전(詳政殿)에서 발상(發喪)하고 유조를

선포하였다. 기유에 상정전 서쪽 계단에 빈(殯)하였다. 경오에 조전(祖奠)을 행하였는데, 태상 경(太常卿)이 시책(諡冊)

을 읽고, 섭시중(攝侍中) 원보(元甫), 행 예빈 영(行禮賓令) 왕인택(王仁澤)이 태뢰(太牢)의 전(奠)을 받들었다.

임신에 현릉(顯陵)에 장사 지냈는데, 유명으로 인해 상장(喪葬)과 원릉(園陵)의 제도를 모두 한(漢)나라와 위(魏)나라의

고사에 의거해서 검소하게 하였다.

경종(景宗) 6년(981) 7월에 왕의 병이 오래도록 낫지 않자, 갑진에 유조를 내렸는데, 복기(服紀)는 날로써 달을 대신하게

하되, 13일 만에 주상(周祥)하고, 27일째에 대상(大祥)하며, 서경(西京)ㆍ안동(安東)ㆍ안남(安南)ㆍ등주(登州) 등 제도

(諸道)의 진수(鎭守)하는 자는 각자 임소(任所)에서 거애(擧哀)하되, 3일 만에 복을 벗도록 하였다. 병오에 정침(正寢)에

서 훙하자, 영릉(榮陵)에 장사 지내고 성종(成宗)이 즉위하였다.

현종(顯宗) 22년(1031) 5월 신미에 왕의 병세가 위독하여 중광전(重光殿)에서 훙하였다. 덕종(德宗)이 즉위하였는데,

익실(翼室)에서 거처하면서 아침저녁으로 곡림(哭臨)하였다. 갑술에 왕이 여러 신하들을 거느리고 성복(成服)하였으며,

백성들은 현관(玄冠)을 쓰고 소복(素服)을 입었다. 6월 병신에 선릉(宣陵)에 장사 지내고 여러 신하들이 모두 공제(公除)

하였다. 무술에 왕이 복을 벗었다. 10월 무인에 재신(宰臣)들이 상선(常膳)을 회복할 것을 표문을 올려 청하자, 이를 허락

하였다. 원년 5월 기축에 왕이 황고(皇考)의 중상제(中祥祭)였으므로 7일간 재계(齋戒)하고 익실(翼室)에 거처하면서

양암(凉闇)ㆍ반곡(反哭)ㆍ거애(擧哀)를 한결같이 당나라 덕종(德宗)의 고사와 같이 하였다.

2년 8월에 현종을 태묘(太廟)에 부제(祔祭)하였다.

문종(文宗) 37년(1083) 7월 신유에 왕의 병세가 위독하여 중광전에서 훙하였다. 선덕전(宣德殿)에 빈(殯)하고, 이날 순종

(順宗)이 즉위하였다. 8월 갑신에 문종을 경릉(景陵)에 장사 지냈다. 이해 10월 을미에 순종의 병세가 위독하자, 유조(遺詔)를 내려 외방에 있는 주(州)와 진(鎭)의 관원들은 임소에서 거애하고, 상복(喪服)은 날로써 달을 대신하게 하였는데, 상중

(喪中)에 훙하였다. 이날 선덕전(宣德殿)에 빈(賓)하였다. 병신에 선종(宣宗)이 즉위하였다. 무술에 선종이 백관을 거느리고 성복(成服)하고, 선덕전에 나아가 제(祭)를 행하였다. 11월 경신에 왕이 친림하여 계빈(啓殯)하고, 곡하여 슬픔을 표하였으며, 성릉(成陵)에 장사 지냈다. 2년 9월 임자에 왕이 순종의 혼전(魂殿)에 친히 전(奠)을 올렸다.

선종 9년(1092) 9월 임오에 왕태후(王太后) 이씨(李氏)가 서경(西京)에서 훙하였다. 대릉(戴陵)에 귀장(歸葬)하였다.

을유에 요나라에서 왕정(王鼎)을 파견하여 생신을 축하하였는데, 유사(有司)가 아뢰기를,

“옛 예법에 천자와 제후의 삼년상(三年喪)은 이미 장사 지냈으면 복(服)을 벗고 심상(心喪)으로 상제를 마쳐서 사대부들

과는 그 예가 다릅니다. 이제 하절사(賀節使)가 이미 나왔으니, 바라건대 날로써 달을 대신하여 27일 후에 복을 벗고 명

(命)을 맞이하소서.”

하니, 이를 따랐다. 10년 9월 정축에 왕이 인예태후(仁睿太后)의 반혼전(返魂殿)에 나아가 소상제(小祥祭)를 행하고, 진

(晉)나라의 제도를 따라서 신주(神主)를 본전(本殿)에 봉안하였다.

숙종(肅宗) 10년(1105) 10월에 왕이 서경(西京)으로부터 돌아왔다. 병인에 장평문(長平門) 밖에 이르러서 병으로 인해

연(輦) 안에서 훙하였다. 서화문(西華門)에 이르러서 발상(發喪)하였는데, 태자와 군신들이 곡용(哭踊)하였으며, 연영전

(延英殿)으로 모셔들였다. 그날로 선덕전(宣德殿)으로 옮겨서 빈(殯)하였으며, 유조(遺詔)로 인해 사방의 진(鎭)ㆍ주(州)ㆍ목(牧)의 수령은 임소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애하도록 하고, 상복(喪服)의 제도는 날로써 달을 대신하게 하였다. 이날

예종(睿宗)이 즉위하였으며, 갑신에 영릉(英陵)에 장사 지냈다. 원년 3월 을묘에 왕이 숙종의 우궁(虞宮)에 나아갔다.

예종 7년 7월 기사에 왕태후 유씨(柳氏)가 훙하였다. 대내(大內)에 빈(殯)하였다. 8월 병신에 숭릉(崇陵)에 장사 지내었

는데, 왕이 궐정(闕庭)에서 조송(祖送)하였다. 17년 4월에 왕의 병이 위독하였다. 병신에 유조를 내려 상복 제도를 날로써

달을 대신하게 하고, 사방의 진ㆍ주ㆍ목의 수령들은 임소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애하도록 하였으며, 성복(成服)은 3일간만 하고 마치도록 하게 하였다. 드디어 훙하자, 선정전(宣政殿)에 빈하였다. 인종(仁宗)이 즉위하여 아침저녁으로 빈전(殯殿)

에 전(奠)을 올리고 곡용(哭踊)하여 슬픔을 다하였다. 갑인에 유릉(裕陵)에 장사 지냈다. 7월 기묘에 우제(虞祭)를 지내고,

8월 임인에 우제를 지내고, 10월 계묘에 우제를 지내고, 12월 초하루 병술에 우제를 지냈다. 원년 4월 계사에 소상(小祥)

을 지내고, 기유에 우제를 지내고, 10월 을유에 우제를 지냈다. 2년 4월 갑술에 태묘(太廟)에 부제(祔祭)하였다

인종 24년(1146) 2월에 왕의 병세가 크게 악화되었다. 정묘에 유조를 내려 상복 제도는 날로써 달을 대신하게 하였다.

보화전(保和殿)에서 훙하였다. 이날 의종(毅宗)이 즉위하였다. 3월 갑술에 왕과 백관, 백성들이 성복(成服)하였다.

갑신에 장릉(長陵)에 장사 지내었다. 계사에 왕 이하가 모두 복(服)을 벗었으며, 병술에 우제를 지냈다. 2년 2월 정사에

대상(大祥)을 지냈다.

명종(明宗) 3년(1173) 10월 경신에 이의민(李義旼)이 의종을 계림(鷄林)에서 시해하였다. 5년 5월 병신에 의종의 상(喪)

을 발하였는데, 백관이 3일 동안 현관(玄冠)을 쓰고 소복(素服)을 입었다. 임인에 희릉(禧陵)에 장사 지냈다. 13년 11월

계미에 왕태후 임씨(任氏)가 훙하였다. 의창궁(義昌宮) 옆에 있는 사제(私第)에 빈하고, 왕이 아침저녁으로 곡림(哭臨)

하였다. 윤달 갑인에 순릉(純陵)에 장사 지냈는데, 왕은 상여(喪輿)를 인도하여 의창궁에서부터 걸어서 미륵사(彌勒寺)

까지 가서 상복을 벗었다. 14년 2월 임술에 졸곡제(卒哭祭)를 지냈는데, 예관(禮官)이 아뢰기를,

“살펴보건대, 인예태후(仁睿太后)의 상을 당했을 때에는 한결같이 문종(文宗)의 고사에 의거하여 해서, 졸곡제를 지낸

뒤에는 응당 홍정(紅鞓)을 띠어야 할 임금과 군신들이 모두 조대(皂帶)를 착용하였습니다. 그러니 이번 태후의 상에도

이 제도에 의거하여 하소서.”

하자, 중서성(中書省)에서 반박하기를,

“왕후의 상제(喪制)는 마땅히 국왕과는 다르게 하여야 합니다.”하였다. 이에 왕이 이르기를,

“사람의 자식으로서 부모에 대한 마음은 마찬가지인데 어찌 아버지만 중히 여기고 어머니는 가볍게 할 수 있겠는가.

졸곡제를 지낸 뒤에 짐이 비록 경들에게 홍정(紅鞓)을 띠도록 허락하더라도 경들은 마땅히 예를 인용해서 굳게 사양하여

야 할 것이다. 더구나 상기(祥期) 동안에 짐이 항상 조대(皂帶)를 띠었으니, 경들만 홍정을 띨 수 있겠는가.”

하였다. 4월 임신에 연등(燃燈)하고, 그다음 날 크게 모여서 악(樂)을 관람하였다. 연등은 본디 상원(上元)에 하는 것이

었는데, 국휼(國恤)로 인해서 임시 정지하였다가 이때에 이르러서 행한 것으로, 꽃을 꽂는 것과 여러 가지 기예(伎藝)를

하는 것만 금지하였다. 5월 갑오에 금나라의 제전사(祭奠使)로 태부감(太府監) 완안필(完顔)이 나왔다.

그가 처음에 서교정(西郊亭)에 도착하자, 접반사(接伴使)인 대장군(大將軍) 장박인(張博仁)이 무도(舞蹈)로 문상례(問

上禮)를 행하였다. 그러자 완안필이 국휼인데도 무도함을 기롱하여 말하기를, “이 무슨 실례입니까.” 하였으나, 장박인이

무슨 말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정사에 왕이 금나라 사신에게 잔치를 베풀었는데, 사신이 들어오지 않고 말하기를,

“오늘의 이 잔치는 화연(花宴)이라고 하고, 더구나 왕께서는 이미 기복(起復)하였습니다. 그러니 예에 있어서 마땅히

길례(吉禮)를 따라 채붕(彩棚)을 맺고, 음악을 연주하고, 꽃을 꽂아야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잔치를 받지 않겠

습니다.”

하자, 왕이 사람을 시켜 답하기를,

“비록 기복하기는 하였으나 소상(小祥)과 대상(大祥)을 마치지 않았으니 어떻게 길례를 따를 수 있겠습니까.”

하니, 금나라 사신이 노하여 잔치에 나아가지 않았다. 6월 무진에 금나라 사신에게 잔치를 베풀었는데, 끝내 채붕을 맺는

것과 음악을 연주하는 것 및 꽃을 꽂는 것을 하지 않았다. 8월에 왕이 사랑하는 후궁이 죽었으므로 오랫동안 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기롱하기를,

“모후(母后)의 상을 당해서는 50일도 되지 않아 상선(常膳)을 회복하였으면서 이제 도리어 저렇게 하니, 어찌 이렇게도

심하게 예를 잃을 수 있단 말인가.”

하였다. 11월 갑오에 우제(虞祭)를 지내었다. 기해에 팔관회(八關會)를 베풀어 왕이 구정(毬庭)에서 음악을 관람하였는데, 태후의 상월(祥月)이라는 이유로 하례(賀禮)와 무도(舞蹈) 및 공인(工人)들의 정무(庭舞)와 가곡(歌曲)을 하지 않았다.

처음에 예관(禮官)이 아뢰기를,

“중동(仲冬)은 바로 왕태후의 기일(忌日)이니, 맹동(孟冬)에 팔관회를 거행하소서.”

하자, 왕이 상부(相府)에 문의하였다. 그러자 참지정사(參知政事) 문극겸(文克謙)이 아뢰기를,

“태조께서 처음에 팔관회를 베푼 것은 대개 신기(神祗)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후세의 사왕(嗣王)들이 다른 일이

있다는 핑계로 이를 앞당기거나 물려서 하지 못하였습니다. 더구나 태조께서 신명(神明)께 기도하기를, ‘대대로 중동(仲冬)에는 국기(國忌)가 없도록 하소서. 만약에 불행하게도 국기가 있다면 국조(國祚)가 끊어지게 될까 두렵습니다.’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삼국을 통일한 이후 지금까지 국기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국기가 있으니, 이는 나라의 재앙입니다. 또한

맹동에 팔관회를 베푸는 것은 참으로 태조의 뜻이 아니니, 예관이 아뢴 것을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

하니, 이에 따랐다. 이튿날 팔관회를 크게 열자, 왕이 또 구정에서 음악을 관람하였다. 15년 8월 임신에 팔우제(八虞祭)를

지냈다. 16년 정월 병오에 태묘(太廟)에 부제하였다.

신종(神宗) 5년(1202) 11월 무오에 명종(明宗)이 창락궁(昌樂宮)에서 훙하였다. 재신(宰臣)과 추신(樞臣) 및 상참관(常參官) 이상이 조대(皂帶)를 띠고 궁궐에 나아가 진위(陳慰)하였으며, 종실(宗室)과 백관(百官) 및 사서인(士庶人)은 3일 동안 현관(玄冠)을 쓰고 소복(素服)을 입었으며, 장례도감(葬禮都監) 관원만은 장례일까지 복을 입었다. 기사에 금나라에서 호부

시랑(戶部侍郞) 이중원(李仲元)을 파견하여 생신을 축하하였다. 12월 초하루 신미에 왕이 대관전(大觀殿)에서 조서를 받았는데, 먼저 좌승선(左承宣) 우승경(于承慶)을 보내어 금나라 사신에게 고하기를,

“전왕(前王)이 빈전(殯殿)에 계시어 조서를 맞이할 때와 잔치를 열 때 감히 음악을 쓰지 못하겠습니다.”

하니, 금나라 사신이 말하기를,

“천자의 명을 맞이하는데 어찌 사사로운 상을 이유로 음악을 철폐하겠습니까.”

하였다. 이에 드디어 음악을 썼다. 병진에 금나라 사신에게 잔치를 베풀었는데, 먼저 사람을 보내어 고하기를,

“전왕이 빈전에 계시므로 감히 정전(正殿)에서 잔치를 베풀지 못하겠습니다.”

하니, 금나라 사신이 듣지 않았다. 이에 다시 고하니, 허락하였다. 윤달 임인에 명종을 지릉(智陵)에 장사 지냈다.

왕이 처음에는 국왕의 예로 장사 지내고자 하였는데, 최충헌(崔忠獻)이 굳이 안 된다고 고집하였다. 이에 등급을 낮추

어서 명종의 비(妃)인 경순왕후(景順王后)를 장사 지낼 때의 예로 지내되, 간혹 인종(仁宗)을 장사 지낼 때의 예를 참작

하였다. 이때 태자가 쫓겨나 강화(江華)에 있었으므로 장례에 참가하지 못하니, 나라 사람들이 이를 슬퍼하였다.

7년 정월 기사에 왕이 등창으로 인해 천령전(千齡殿)에 거둥하여 조서를 내려서 태자로 하여금 왕위를 잇게 하니, 이가

바로 희종(煕宗)이다. 정축에 왕이 훙하였다. 무인에 정안궁(靖安宮)에 빈(殯)하였다. 최충헌이 재신과 추신들을 자신의

집에 모아 놓고 의논하여 예사(禮司)에서 아뢴 대로 26일간의 복상(服喪)을 줄여서 14일간 하기로 하였다. 2월 경신에

양릉(陽陵)에 장사 지냈다. 2년 2월 기미에 태묘에 부제하였다.

강종(康宗) 2년(1213) 8월에 왕이 편치 않았다. 정축에 유조(遺詔)를 내려 날로써 달을 대신하게 하고, 복(服)은 3일간만

입도록 하였다. 수창궁(壽昌宮)에서 훙하였다. 무인에 고종(高宗)이 즉위하였다. 9월 병인에 후릉(厚陵)에 장사 지냈다.

고종 19년(1232) 6월 초하루 경술에 왕비 왕씨(王氏)가 훙하였다. 백관이 3일 동안 현관(玄冠)을 쓰고 소복(素服)을 입었

다. 신유에 왕후를 장사 지냈다. 46년 6월 임인에 왕이 유경(柳璥)의 집에서 훙하였다. 유조를 내려 태자로 하여금 왕위를

잇게 하되, 태자가 사신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 동안에는 태손(太孫)이 감국(監國)하도록 하였으며, 날로써 달을

대신하고, 복은 3일간만 입도록 하였다. 태자는 바로 원종(元宗)이다. 7월 을묘에 태묘에 제향(祭享)하였는데, 국휼(國恤)

중이었으므로 생뢰(牲牢)와 악현(樂懸)은 쓰지 않았다. 9월 병진에 몽고의 사신 가대(加大)ㆍ지대(只大) 등이 나왔다.

태손이 영지(令旨)를 전하기를,

“대조(大朝)의 사신이 나왔는데 흉복(凶服)을 입고 맞이할 수가 없다. 조정(皂鞓)을 띠고 맞이할 것이니, 사신으로 하여금

외관(外館)에 머물러 있으면서 상제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게 하라.”

하였다. 기미에 고종을 홍릉(洪陵)에 장사 지내고 태손이 복을 벗었다. 원종은 원나라에 있으면서 고종의 부음을 듣고는

3일 동안 상복을 입었다가 벗었다. 원년 2월 기유에 연등(燃燈)하였다.

태손이 봉은사(奉恩寺)에 행차하였는데, 황홍산(黃紅傘), 수정월부(水精鉞鈇), 가전(駕前)의 의장(儀仗) 및 인가(引駕)를

생략하였으며, 기타 제왕(諸王), 재추(宰樞), 양반(兩班), 사졸(士卒), 시위(侍衞)는 평상시의 의식대로 하였다.

강안전(康安殿)에 들어가서 제왕들과 함께 동서로 나뉘어 앉아서 음악을 관람하였으며, 제왕, 재추, 문무 양반은 길복

(吉服) 차림에 홍정(紅鞓)을 띠는 것을 허락하였다. 3월 갑신에 원종이 원나라에서 돌아와 무자에 즉위하였다.

6월 병인에 소상제(小祥祭)를 지냈다.

원종 15년(1274) 6월에 왕이 편치 않았다. 계해에 유조를 내려 날로써 달을 대신하게 하고, 복은 3일간만 입고 벗게 하였

으며, 번진(藩鎭)과 주현(州縣)의 수령들은 경계를 넘지 말고 조정(朝廷)의 애제(哀制)를 받들어 준수하게 하였으며, 과거

(科擧)와 혼인(婚姻) 등의 일은 일체 예전대로 하게 하였다. 제상궁(堤上宮)에서 훙하였다. 8월 무진에 심왕(瀋王)이 원나

라에서 돌아와 제상궁에 나아가 빈전(殯殿)에 배알(拜謁)하였다. 기사에 왕이 본궐(本闕)에 행차하여 황포(黃袍)를 입고

강안전(康安殿)에서 즉위하니, 이가 바로 충렬왕(忠烈王)이다. 9월 임오에 왕이 빈전에 나아가 비로소 참최마질(斬衰麻絰)입고 군신을 거느리고 곡하였다. 을유에 소릉(韶陵)에 장사 지내고 왕이 상복을 벗었다. 원년 11월 을미에 왕이 혼전(魂殿)에서 칠우제(七虞祭)를 지냈다. 2년 6월 을축에 경령전(景靈殿)에 부제하였다. 7월 을미에 태묘에 부제하였다.

충렬왕 23년(1297) 5월 임오에 안평공주(安平公主)가 현성사(賢聖寺)에서 훙하였다. 수령궁(壽寧宮)에 빈하고, 국중의

사서인(士庶人)들로 하여금 장사 지낼 때까지 소의(素衣)와 백모(白帽)를 착용하게 하였다. 8월 병오에 세자가 성복(成服)

하였다. 기미에 고릉(高陵)에 장사 지냈다.

34년 5월에 왕이 편치 않았다. 7월 기사에 신효사(神孝寺)에서 훙하였다. 이날 밤에 숙비(淑妃) 김씨(金氏)의 집에 빈하

였다. 8월 임자에 심양왕(瀋陽王)이 원나라에서 돌아와 분상(奔喪)하고, 빈전에 나아가 입곡(入哭)하고, 전(奠)을 올렸는

데, 백관들이 현관(玄冠)을 쓰고 소복(素服)을 입고서 시립하였다. 갑인에 심양왕이 자포(紫袍)를 입고 경령전에 나아가

사위(嗣位)를 고한 다음, 드디어 수령궁(壽寧宮)에 이르러서 즉위하니, 이가 바로 충선왕(忠宣王)이다.

9월 신묘에 왕이 빈전에 제사 지냈다. 계사에 빈전에 제사 지냈다. 을미에 왕이 빈전에 제사 지냈다. 대렴(大斂) 때에는

세 번 곡하여 슬픔을 다하였으며, 백관은 모두 소복을 입었고, 조시(朝市)를 정지하였다. 10월 정유에 경릉(慶陵)에 장사

지냈는데, 제사(諸司)가 길가에 전(奠)을 베풀고, 재궁(梓宮)을 조송(祖送)하였는데, 처음 발하자 왕이 최마질(衰麻絰)을

입고 손에 향로를 받들고 걸어서 십천교(十川橋)까지 간 다음, 이어 견여(肩輿)를 타고 산릉(山陵)에 이르러 장사 지냈다.

장사를 마치고는 백관을 거느리고 크게 곡하였으며, 혼여(魂輿)를 모시고 돌아와 영진전(靈眞殿)에 봉안하였다.

2년 9월 정축에 침원(寢園)에 부제하였는데, 섭태위(攝太尉) 대령군(大寧君) 최유엄(崔有渰)이 하루 전에 영진전에 나아

가 재숙(齋宿)하였고, 당일날 일찍 사유를 고하는 제사를 지냈다. 섭사도정승(攝司徒政丞) 유청신(柳淸臣), 전의판사(典

儀判事) 이지저(李之氐)가 여러 향관(享官)들과 함께 축판(祝版)을 받고 곧바로 침원(寢園)으로 나아갔다. 백관들이 의위

(儀衞)를 갖추어 영진전의 문밖에 모여서 차례대로 줄지어 섰다. 목주(木主)를 받들고 나가서 노(輅)에 봉안하였는데,

밀직(密直) 2명은 앞에 앉고 섭상호군(攝上護軍) 2명은 뒤에 앉고, 내시상참(內侍常參) 2명은 또 그 뒤에 앉았으며, 백관

들은 앞에서 인도하고 뒤에서 따라가 침원에 이르렀다.

태위(太尉), 사도(司徒), 전의판사(典儀判事)가 먼저 침원의 뜰에 들어가 좌우로 나누어 섰는데, 오른쪽을 상석으로 하였다. 여러 향관 및 시신들이 침원의 뜰로 들어가 나누어 섰다. 신주(神主)를 받들어 노(輅)를 떠나 여(輿)에 나아가니 악(樂)을

울리기 시작하였고, 문에 이르자 악을 그쳤다. 재랑(齋郞)이 신주를 받들어서 배위(拜位)에 안치하였다. 섭시중(攝侍中)이 부복하여 고(告)하기를 마치자, 신주를 받들어서 다시 여에 태웠다. 당상 집례관(堂上執禮官)이 인도하여 정실(正室)로

들어가 먼저 태조(太祖)를 알현하고, 다음으로 혜종(惠宗)ㆍ현종(顯宗)을 알현하였으며, 다음으로 인종(仁宗)ㆍ명종(明宗)을 알현하였다. 이를 마치고 위당(位堂)의 아래에다 봉안하니, 음악을 울렸다. 태위(太尉)가 작(爵)을 씻어 초헌(初獻)을

올리고, 사도(司徒)가 아헌(亞獻)을 올렸으며, 전의(典儀)가 종헌(終獻)을 올렸는데, 그 예는 왕이 제정한 것이다.

충숙왕(忠肅王) 2년(1315) 11월에 계국대장공주(薊國大長公主)가 원나라에 있으면서 몸이 편찮다가 12월 갑오에 훙하

였다. 경자에 영구(靈柩)가 고려로 돌아오니, 원나라 인종황제(仁宗皇帝)가 중서성(中書省), 어사대(御史臺), 백관에게

명하여 길에서 전(奠)을 드리게 하였다. 3년 2월 병자에 공주의 상이 도착하자, 백관이 현관(玄冠)에 소복(素服) 차림으

로 교외에서 맞이하였으며, 영안궁(永安宮)에 빈하였다. 경인에 공주를 장사 지냈다. 12년 5월 신유에 태위왕(太尉王)이

바로 충선왕(忠宣王)이다. 연경(燕京)의 사저(私邸)에서 훙하였다. 갑술에 부음이 도착하자, 삼사사(三司使) 윤신걸(尹

莘傑), 만호 강융(姜融)을 파견하여 평양(平壤)에서 재궁(梓宮)을 맞이하게 하였다. 7월 계유에 재궁이 도착하자 백관이

현관에 소복 차림으로 교외에서 맞이하였으며, 숙비(淑妃)의 궁(宮)에 빈하였다. 11월 갑인에 덕릉(德陵)에 장사 지냈

으며, 17년 6월 정미에 침원(寢園)에 부제하였다.

충혜왕(忠惠王) 후 5년(1344) 정월에 왕이 원나라에 있다가 병자에 악양현(岳陽縣)에서 훙하였다. 윤2월 기사에 부음이

도착하자 3일 동안 조시(朝市)를 정지하였다. 6월 계유에 재궁이 도착하였고, 8월 경신에 영릉(永陵)에 장사 지냈다.

충목왕(忠穆王) 2년(1346) 정월 정미에 목주(木主)를 혼전(魂殿)에 봉안하였고, 5월 을유에 태묘에 부제하였다.

공민왕(恭愍王) 원년(1352) 3월 신해에 충정왕(忠定王)이 짐독(鴆毒)을 마시고 강화(江華)에서 훙하였다.

7월 계유에 총릉(聰陵)에 장사 지냈는데, 제사(諸司)에서 1원(員)씩 참최(斬衰)를 입었으며, 신어(神御)를 선명전(宣明殿)

에 봉안하였다. 신우(辛禑) 원년 4월 기유에 태묘에 부제하였다. 공민왕 14년 2월 갑진에 휘의공주(徽懿公主)가 훙하였다.

3일 동안 철조(輟朝)하고, 백관이 현관에 소복 차림을 하였다. 빈전도감(殯殿都監)ㆍ국장도감(國葬都監)ㆍ조묘도감(造墓

都監) 및 산소영반색(山所靈飯色)ㆍ법위의색(法威儀色)ㆍ상유색(喪帷色)ㆍ이차색(轜車色)ㆍ제기색(祭器色)ㆍ상복색(喪

服色)ㆍ반혼색(返魂色)ㆍ복완색(服玩色)ㆍ소조색(小造色)ㆍ관곽색(棺椁色)ㆍ묘실색(墓室色)ㆍ포진색(鋪陳色)ㆍ진영색

(眞影色) 등 13색(色)을 설치하여 장례에 관한 일을 공봉(供奉)토록 하였으며, 또 제사(諸司)에 명하여 전(奠)을 베풀게

하였다.

4월 임진에 정릉(正陵)에 장사 지냈는데, 백관들은 현관에 소복 차림을 하고 능에 도착할 때까지 전송하였으며, 반혼(返

魂)할 때에는 길복(吉服)으로 갈아입고서 따라서 돌아왔다. 왕은 손수 공주의 모습을 그려 놓고서 밤낮으로 음식을 대할

적마다 슬피 울었으며, 3년 동안 육선(肉膳)을 들지 않았다. 23년 9월 갑신에 홍륜(洪倫) 등이 왕을 시해하였다.

병술에 보방(寶房)에 빈하였는데, 신우(辛禑)가 재추(宰樞)들과 함께 발상(發喪)하고 거애(擧哀)하였다.

10월 경신에 현릉(玄陵)에 장사 지내었는데, 백관이 모두 상복(喪服) 차림으로 횃불을 들고 이거(轜車)를 인도하여 앞에

가고, 제사(諸司)는 길을 따라 전(奠)을 설하였다. 신우는 상복 차림으로 연복사(演福寺) 서쪽 길에 나가서 맞이하여 절한

다음 견여(肩輿)를 타고 전도하면서 갔으며, 선의문(宣儀門) 밖에 이르러서 절하여 전송한 다음 평립(平笠)에 백의(白衣)

차림으로 말을 타고 돌아왔다. 백관은 산릉(山陵)에 도착하여 장사를 지냈다. 이를 마치고서는 길복(吉服) 차림으로 보원

고(寶源庫)에서 반혼(返魂)하였다.

신우 원년(1375) 3월 갑술에 정순숙의공주(貞順淑儀公主)가 훙하였다. 백관이 현관에 소복 차림을 하고, 조시(朝市)를

중지하였다. 4월 갑진에 경릉(頃陵)에 장사 지내었는데, 백관이 또 현관에 소복 차림으로 산릉까지 전송하면서 갔고,

공복(公服) 차림으로 혼여(魂輿)를 모시고 돌아와 혼전(魂殿)에 봉안하였다.

○ 《고려사》 예지 국휼편의 진위(陳慰)에 대한 의(儀)는 다음과 같다.

진위하는 날 백관이 모두 조정(皂鞓)을 띤다. 합문(閤門)이 먼저 전문(殿門) 밖 동쪽편에 서면, 지후(祗候)가 양반(兩班)

을 나누어서 데리고 들어온 다음, 중심을 머리로 하고 위(位)를 달리하여 겹줄로 북향하여 세운다. 시신(侍臣)은 품계에

따라서 엇갈려서 선다. 지후가 재신(宰臣)을 인도하여 욕위(褥位)로 나아간다. 사인(舍人)이 소리치면 재신과 양반이

재배(再拜)한다. 합사(閤使)가 나와 재신의 오른쪽으로 나아가 선다. 재신이 홀(笏)을 꽂고 꿇어앉아 표(表)를 올린다.

합사가 읍(揖)하고는 홀을 꽂고 표를 받든다. 그런 다음 다시 홀을 뽑고 표를 받들고 문으로 들어가 읍한다.

다시 홀을 놓고 국궁한 채 나아가 한 번 절하고 꿇어앉은 다음 홀을 꽂고 표를 궤(几) 위에 올려놓는다.

다시 무릎걸음으로 물러 나와 절한 다음 국궁한 채 물러나 문밖으로 나와 읍한다. 자리로 돌아가서 읍한 다음 말하기를,

“경들이 위로하는 뜻은 이미 알았다는 선지(宣旨)를 받들었다.” 한다. 사인(舍人)이 소리치면 모두 재배한다.

 지후가 재신들을 인도하여 나가고, 그다음으로 양반을 인도하여 나간다. 이를 마치면 합문(閤門)이 횡행(橫行)으로 재배

한다. 줄의 첫머리에 있는 사람이 걸어서 나아가 자리로 돌아가서 절하고 읍한 다음 물러간다.

○ 《고려사》 예지 국휼편의 태묘(太廟)에 부제(祔祭)하는 의(儀)는 다음과 같다.

부제하는 날 승선(承宣)이 전(殿)을 연다. 실혼전도감판관(實魂殿都監判官)이 초를 잡고 먼저 올라가서 궤연(匱筵)ㆍ부궤(趺几)ㆍ답대(踏臺)를 턴다. 이를 마치면 태축(太祝)이 실 안으로 들어가 궤(匱)를 열고 신주(神主)를 꺼내어 부(趺) 위에

올려놓고 고부묘제(告祔廟祭)를 지낸다. 이를 마치면 태축이 실 안으로 들어가 신주를 받들어서 도로 궤 안에 안치하고

문을 닫고 나온다. 승선이 실호(室戶)를 봉한다. 의장(儀仗)과 악부(樂部)는 문 바깥에 벌여 서고 상사(尙舍)는 전정(殿庭)

에다가 욕위(褥位)를 설치한다. 지유(指諭)와 견룡(牽龍)이 각각 비단옷을 입고 요여(腰輿)를 모셔다가 욕위 위에 놓는다.

또 외정(外庭)에다가 욕위를 설치하고는 채백(彩帛)으로 만든 누자(樓子)를 둔다. 또 대문 밖에 욕위를 설치하고는 욕위의 남쪽에다가 대로(大輅)를 둔다. 승선(承宣)ㆍ중방(重房)ㆍ비신장군(備身將軍)ㆍ지유(指諭)ㆍ내시(內侍)ㆍ다방(茶房)이

안쪽 자문(紫門)의 계단 아래에 차례대로 서면 집례(執禮)가 상찬(尙贊)ㆍ합문(閤門)ㆍ지후(祗候)에게 명하여 산선(傘扇)

을 인도하여 들어가 외정(外庭)에 진열하게 한다. 시신(侍臣)들은 좌우로 나누어 선다. 재신(宰臣)과 밀직(密直)이 한 줄로 서는데, 서쪽을 상석으로 한다. 태사국(太史局)의 주시원(奏時員)이 몇 시라고 보고하면 승선이 실호(室戶)를 연다. 섭시중(攝侍中)이 궤 앞으로 나아가서 꿇어앉아서 아뢰기를, “신좌(神座)에서 내려와 요여(腰輿)에 오르시기 바랍니다.” 한다.

내시 한 사람이 영궤(靈匱)를 받들고 다른 한 사람이 부궤(趺几)를 받들고 태축(太祝)ㆍ궁위령(宮闈令)이 신주(神主)와

궤(匱)를 받들어서 서쪽 계단으로 내려와 요여에다가 안치한다. 전시위(殿侍衞) 및 순검(巡檢) 등이 배립(陪立)하고,

그다음에 전중금(殿中禁)이 그들의 옷을 입고 좌우로 나누어 서며, 지유(指諭)와 견룡(牽龍)은 자문(紫門)의 계단 위에

배립한다. 그다음에 승선(承宣)ㆍ중방(重房)ㆍ비신장군(備身將軍)ㆍ내시(內侍)ㆍ다방(茶房)ㆍ지유(指諭)가 숙배(肅拜)한다. 이를 마치면 전도지(殿都知)가 금의(錦衣)를 입고 탁자(䤜子)를 받들고 좌우로 나누어 서서 요여를 모시고 문밖으로

나가 잠시 머문다. 사인(舍人)이 소리치면 재신과 밀직, 좌우의 시신들이 숙배를 한다. 이를 마치면 섭시중(攝侍中)이 꿇어

앉아서 여에서 내려와 누자(樓子)로 오르기를 청한다. 누자에 봉안하는 것은 앞에서 한 의식대로 한다. 앞으로 나아가서

대로(大輅) 앞에 있는 욕위(褥位)까지 가서 잠시 머문다. 섭시중이 꿇어앉아서 누자에서 내려와 대로에 오르기를 청한다.

대로에 봉안하는 것은 앞에서 한 의식과 같이 한다. 사인이 소리치면 백관들이 재배한다. 시봉(侍奉)하는 원장(員將)과

문무(文武)의 양반(兩班)들을 신칙하여 말을 타게 한다. 황문시랑(黃門侍郞)이 말을 탄다고 아뢴다.

사인이 소리치면 백관들이 재배한다. 이를 마치면 상장군(上將軍) 1명이 칼을 차고 대로 앞에 서서 “신주께서는 길가는

도중에 만복을 누리시고, 태묘(太廟)에 승부(升祔)하소서.”라고 아뢴 다음 재배한다. 이를 마치면 밀직 2명, 상장군 2명,

참상(參上)의 내시 4명이 함께 타는데, 밀직은 대로의 앞에 타고, 상장군은 대로의 뒤에 타고, 별감(別監)은 대로 안 조금

뒤쪽에 타고서 좌우로 나뉘어 배봉(陪奉)한다. 태묘의 밖에 도착하여 대로가 멈추면 함께 탔던 관원들이 모두 내린다.

앞서 도착한 향관(享官)이 숙배한다. 이를 마치고 대로가 문밖에 이르면 섭시중이 꿇어앉아서 대로에서 내려서 여에 오

르기를 청한다. 여 위에 봉안하는 것은 앞서 한 의식대로 한다. 상사(尙舍)가 문밖에 먼저 막차(幕次)를 설치해 놓으며,

막차 앞에다 욕위를 설치해 놓는다. 요여가 욕위 위에 도착하면 누자(樓子)로 맞이한다. 상사와 별감이 주렴을 걷고 막차

안의 상(牀)에다 설치해 놓은 욕위 위에 봉안하기를 앞에서 한 의식대로 한다. 묘정집례(廟庭執禮)가 태묘 안의 여러 가지

일이 끝나기를 기다려서 막차로 나아간다. 사인이 소리치면 재추(宰樞)와 시신이 모두 재배하고 잠시 물러난다.

요여를 인도하여 막차 앞에 있는 욕위 위에 봉안한다. 별감이 또 주렴을 걷는다. 묘정태축(廟庭太祝)이 신주궤(神主匱)를

받들고 요여에다가 봉안한다.

재랑(齋郞)이 요여를 모시고 찬자(贊者)가 인도하여 태묘의 문으로 들어간다. 묘정집례가 말하기를, “혼전(魂殿)에서 시위

하는 원장(員將), 인리(人吏), 장고(掌固)는 물러가서 흩어져라.” 한다. 그러면 문밖으로 나와 재배하고서 흩어진다. 그 뒤

재랑 등이 요여를 모시고 들어와서 묘정(廟庭)의 동쪽 편 욕위에다가 봉안한다. 태축과 재랑이 목주(木主)를 받들어서 태조(太祖) 이하의 여러 선왕(先王)과 선후(先后)들을 두루 뵙는다. 이를 마치고 들어가서 부묘될 실(室)로 들어가 봉안하면

향관(享官)이 제(祭)를 지낸다. 예를 마친 다음 문을 닫고 나온다. 경령전(景靈殿)에 부묘하는 의식도 이에 준한다.

《이상 모두 독례통고》

서건학(徐乾學)이 살펴보건대, 한(漢)나라 이래로 예가(禮家)에는 상복군신도(喪服君臣圖)와 상복천자제후도(喪服天子

諸侯圖)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전적으로 국휼(國恤)에 대해서 말한 것이다. 허경종(許敬宗)ㆍ이의보(李儀甫)가 곡학아세

하여 이를 숨기거나 삭제한 뒤로는 드디어 이에 대해서 강론(講論)하지 않아, 유학자들이 몹시 유감으로 여기었다.

그러다가 정인지(鄭仁趾)가 삼가 살펴보건대, 인(仁)은 인(麟)의 오자이다.

《고려사》를 지으면서 예지(禮志)에다가 국휼편(國恤篇)을 대서특필하였으니, 이른바 ‘예(禮)’를 잃어버리고서 들판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상동》

이상은 고려의 상례에 대한 것이다.

○ 명(明) 영락(永樂) 6년(1408, 태종8) 가을에 조선국왕이 배신(陪臣) 정탁(鄭擢)을 파견하여 와서 부왕(父王)의 조선

태조를 말한다. 상을 고하였다. 관원에게 명하여 조제(弔祭)하게 하고, 강헌(康獻)이라는 시호(諡號)를 내렸다. 《명사》

강헌(康獻)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온량(溫良)하고 악(樂)을 좋아하며, 총명하고 예지롭다.’는 뜻이다.

《엄주별집(弇州別集) 시법고(諡法考)》

공정(恭靖)은 조선국권서국사(朝鮮國權署國事)의 시호이다. 삼가 살펴보건대, 우리 정종(定宗)은 영락(永樂) 17년에

승하하였다. 이는 ‘공경한 마음으로 위를 섬겼으며, 관대하고 화락하여 끝맺음을 잘하였다.’는 뜻이다. 《상동》

○ 20년(1422, 세종4)에 국왕이 우리 태종(太宗)이다. 훙하였다. 명나라에서 공정(恭定)이라고 시호를 내렸다. 《명사》

공정(恭定)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공경한 마음으로 위를 섬겼으며, 순수한 행실이 어긋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 경태(景泰) 원년(1450, 세종32) 여름에 국왕이 세종(世宗)이다. 훙하니, 조제(弔祭)를 내렸으며, 장헌(莊憲)이라고

시호를 내렸다. 《명사》

장헌(莊憲)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엄하고 공경스럽게 백성을 다스렸으며, 아름다운 행실이 기록할 만하다.’는

뜻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 3년(1452, 문종2) 가을에 국왕이 문종(文宗)이다. 훙하였다. 와서 부음을 고하자, 중관(中官)에게 명하여 가서 조제

하게 하고, 공순(恭順)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명사》

공순(恭順)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공경한 마음으로 위를 섬겼으며, 인자하여서 백성들을 잘 화합시켰다.’는 뜻

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 성화(成化) 4년(1468, 세조14)에 국왕이 세조(世祖)이다. 훙하였다. 태감(太監) 심회(沈繪)를 파견하여 가서 조제하게

하고, 혜장(惠莊)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명사》

혜장(惠莊)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바탕이 유순하고 어질며, 엄하고 공경스럽게 백성들을 다스렸다.’는 뜻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 6년(1470, 성종1)에 국왕이 예종(睿宗)이다. 훙하였다. 양도(襄悼)라고 시호를 내렸다. 《명사》

양도(襄悼)는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일을 인해 공을 세웠으며, 중도에 요절하였다.’는 뜻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 10년(1474, 성종5)에 죽은 세자(世子)를 추증하여 국왕으로 삼았다. 덕종(德宗)이다. 회간(懷簡)이라고 시호를 내렸다. 《명사》

회간(懷簡)은 조선국 세자를 왕으로 추증하고 내린 시호이다. 이는 ‘어질었으나 요절하였고, 평이하여 헐뜯는 말이 없었다.’는 뜻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 홍치(弘治) 7년(1494, 성종25) 12월에 국왕이 성종(成宗)이다. 훙하였다. 강정(康靖)이라고 시호를 내렸다. 《명사》

강정(康靖)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온량(溫良)하고 악(樂)을 좋아하였으며, 관대하고 화락하여 끝맺음을 잘하였다.’

는 뜻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 가정(嘉靖) 23년(1544, 중종39) 겨울에 국왕이 중종(中宗)이다. 훙하였다. 24년에 와서 부음을 고하자, 공희(恭僖)라고

시호를 내렸다. 세자가 인종(仁宗)이다. 즉위하였으나, 한 해도 되기 전에 훙하였다. 시호를 영정(榮靖)이라고 내렸다.

《명사》

공희(恭僖)는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공경한 마음으로 위를 섬겼으며, 조심스런 마음으로 공경하고 삼갔다.’는 뜻

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영정(榮靖)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하늘의 총애와 복록이 광대하였으며, 관대하고 화락하여 끝맺음을 잘하였다.’

는 뜻이다. 《상동》

○ 융경(隆慶) 원년(1567, 명종22) 겨울에 국왕이 명종(明宗)이다. 훙하였다. 공헌(恭憲)이라고 시호를 내렸다. 《명사》

공헌(恭憲)은 조선국왕의 시호이다. 이는 ‘공경한 마음으로 위를 섬겼으며, 아름다운 행실이 기록할 만하다.’는 뜻이다.

《엄주별집 시법고》

문목공(文穆公) 허국(許國)이 검토사(檢討使)로서 조선에 갔을 때에 조선의 국왕이 훙하였다. 이에 하성군(河城君)이

대신하여 교영례(郊迎禮)를 하였다. 허국이 그가 아직 왕위를 잇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허락하지 않고는, 인하여 예의

(禮儀)를 작정(酌定)하여 하성군으로 하여금 권지국사(權知國事)라고 칭하게 한 다음 세자의 관복(冠服)을 입고 선왕의

영백(靈帛)을 받들고 예를 행하게 하였다. 예를 마치고서 돌아왔다. 《흡현지(歙縣志)》

○ 만력(萬曆) 36년(1608, 선조41)에 국왕이 선조(宣祖)이다. 훙하였다. 배신을 파견하여 와서 부음을 고하였고,

또 시호를 내려 주기를 청하였다. 37년 3월에 관원을 파견하여 소경(昭敬)이라고 시호를 내려 주었다. 《명사》

이상은 본조(本朝)의 상례이다.

[부(附)] 산릉(山陵)

○ 고려의 기자묘(箕子墓)는 흙을 쌓기는 하였으나 봉분은 만들지 않았다. 석비(石碑)는 2척가량 되며 아주 보잘것없다.

통역하는 자가 말하기를, “감히 옛 모습을 바꾸지 못하여서 그런 것이다.”고 하였다. 《언폭담여(偃曝談餘)》

○ 《조선부(朝鮮賦) 주(注)》에는, “기자묘는 평양성의 서북쪽 모퉁이에 있는 토산(兎山)에 있다.” 하였다.

○ 《청일통지(淸一統志)》에는, “기자묘는 평양성에서 서북쪽으로 3리 되는 곳에 있는데, 작은 산이 둘러싸고 있다.”

하였다.

진서(鎭書)가 삼가 살펴보건대, 《평양부지(平壤府志)》에, “기자묘는 부의 성 북쪽 토산(兎山) 위에 있다. 묘 앞에 작은

철비(鐵碑)가 있는데, 전면에 ‘기자묘(箕子墓)’라고 제(題)하였다.” 하였다. 두예(杜預)가 말하기를, “양국(梁國)의 몽현

(蒙縣)에 기자총(箕子冡)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틀린 말이다. 기자는 이미 조선에 봉해졌으니 어찌 몽현으로 귀장

(歸葬)하였을 리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명일통지(明一統志)》에는 “몽현에는 기자묘가 없다.”고 하였는바, 이것이 맞다. 《청일통지(淸一統志)》에는 이미 “평양에 있다.”고 해 놓고서 또다시 이르기를, “기자묘는 귀덕부(歸德府) 상구현(商邱

縣)의 북쪽에 있다.”고 하였으며, 또 《수경주(水經注)》에 나오는 ‘몽현(蒙縣) 박성(薄城) 서쪽의 기자총(箕子冡)’과

《환우기(寰宇記)》에 나오는 ‘송성현(宋城縣) 북쪽의 기자총’ 및 진복도(晉伏滔)의 《북정기(北征記)》에 나오는 ‘박(亳)

과 몽(蒙) 사이에 있는 기자총’을 인용하여 변증하였다. 이것은 모두 잘못된 두예의 설을 답습하면서 앞뒤로 서로 모순된

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이니, 잘못됨이 심하다.

○ 조선 개성(開城) 동쪽에 능묘(陵墓)가 있는데, 바로 지금의 국왕인 이씨(李氏)의 선대 묘이다. 《조선부 주》

진서가 삼가 살펴보건대, 본조(本朝)의 제릉(齊陵)과 후릉(厚陵) 두 능이 풍덕부(豐德府)에 있으니, 바로 개성의 동쪽이다.

상국(上國)의 상(喪)

○ 송(宋) 효건(孝建) 2년(455)에 고구려에서 동등(董騰)을 파견하여 표(表)를 올리고 국상(國喪) 2주기를 위로하였다.

《송서》
○ 당(唐) 정관(貞觀) 23년(649)에 태종이 붕하였다. 고려에서 살펴보건대, 바로 고구려이다. 사신을 파견하여 봉위

(奉慰)하였다.

○ 정원(貞元) 21년(805)에 덕종(德宗)이 붕하였다. 신라에 부음을 고하였다. 《이상 모두 신당서》
○ 송 원풍(元豐) 8년(1085, 선종2)에 철종(哲宗)이 즉위하였다. 고려에서 사신을 파견하여 봉위하였다.

○ 원우(元祐) 초에 선인성렬태후(宣仁聖烈太后)가 붕하였다. 예부(禮部)ㆍ태상(太常)ㆍ합문(閤門)이 함께 다음과 같이

상정(詳定)하였다. 고려의 봉위사(奉慰使)는 소상(小祥)을 전후하여 대궐에 도착하며, 자신전(紫宸殿)의 문에서 알현한다. 객성(客省)에서 표(表)를 받아서 올린다. 기물(器物)과 주찬(酒饌)을 하사한다. 물러가서는 모두 상복(常服)을 입고 흑대

(黑帶)를 띠되, 금어(金魚)나 은어(銀魚)를 차지 못한다. 의식이 끝나기를 기다려서 길복(吉服)으로 완전히 갈아입는다.

○ 원부(元符) 3년(1100, 숙종5)에 휘종(徽宗)이 즉위하였다. 고려에서 와서 조문(弔問)하였다. 《이상 모두 송사》

○ 요(遼) 통화(統和) 27년(1009, 목종12) 12월에 황태후가 붕하였다.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 28년(1010, 현종1) 2월 기해에 고려에서 위수우(魏守愚) 등을 파견하여 와서 조제(弔祭)하였다. 3월에 사신이 와서

장례에 참석하였다.

○ 태평(太平) 11년(1031, 현종22) 6월에 성종(聖宗)이 붕하였다.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7월에 고려가 사신을 파견하여 조위(弔慰)하였다. ○ 중희(重煕) 24년(1055, 문종9) 8월 기축에 흥종(興宗)이 붕하였다.

계사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11월에 경릉(慶陵)에 장사 지냈는데, 고려에서 와서 장례에 참석하였다. ○ 청녕(淸寧) 원년(1055, 문종9) 8월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국상(國喪)을 고하였다. 11월에 고려에서 사신이 와서

장례에 참석하였다.

○ 4년(1058, 문종12) 봄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태황태후(太皇太后)의 상을 고하였다. 5월 계유에 사신이 와서 장례에 참석하였다.

○ 태강(太康) 원년(1075, 문종29) 3월에 황태후가 붕하였다. 계해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6월 무자에 사신이 와서 조제(弔祭)하였다.

○ 수창(壽昌) 7년(1101, 숙종6) 정월에 도종(道宗)이 붕하였다. 2월 을미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6월 병신에 고려에서 사신을 파견하여 봉위(奉慰)하고 전(奠)을 올렸다. 《이상 모두 요사》

고려(高麗)ㆍ하국(夏國)이 봉조사(奉弔使)ㆍ진부사(進賻使) 등의 예의(禮儀)는 대략 송나라 사신의 의(儀)와 같다.

《상동》

○ 송나라 사신이 요나라에 조위(弔慰)하는 의(儀)는 지금 기록하지 않는다.

《고려사》 국휼편(國恤篇)의 상국(上國)의 상(喪)은 다음과 같다.

현종(顯宗) 22년(1031) 7월 기미에 거란(契丹)의 보애사(報哀使) 공부 낭중(工部郞中) 남승안(南承顔)이 와서 성종(聖宗)

의 상을 고하고, 현종의 혼당(魂堂)에 조서를 선포하였다. 신유에 덕종(德宗)이 거란의 사신을 인솔하고 내전(內殿)에서

거애(擧哀)하였다. 10월 신사에 공부 낭중 유교(柳喬)를 파견하여 거란에 가서 장례에 참석하게 하였다.

문종(文宗) 9년(1055) 9월 계해에 거란의 고애사(告哀使) 홍려 소경(鴻臚少卿) 장사복(張嗣復)이 와서 흥종(興宗)의 상을

고하였다. 왕이 장사복이 압록강(鴨綠江)을 통과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상선(常膳)을 감하고 음악을 물리치고 도살을

금하고 수렵을 중지시켰다. 예사(禮司)가 아뢰기를,

“예(禮)에 세자는 천자를 위하여 복(服)을 입지 않으며, 동자(童子)는 시복(緦服)을 입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태자 및 낙랑후(樂浪侯)ㆍ개성후(開城侯)ㆍ국원후(國原侯)는 모두 상복을 입지 말게 하고, 평양공(平壤公) 이하

문무 상참관(常參官) 이상은 상복을 입도록 하소서.”

하니, 이에 따랐다. 을축에 왕이 흰 난삼(襴衫)을 입고 백관을 거느리고 창덕문(昌德門) 앞에 나아가자 장사복이 조서를

전하였다. 왕이 거애하고 복을 입고 3일 동안 조시(朝市)를 정지하였다. 병자에 지중추원사(知中樞院事) 최유선(崔惟善)과 공부 시랑(工部侍郞) 이득로(李得路)를 파견하여 거란에 가서 조문하고 장례에 참석하게 하였다. 《독례통고》

○ 금(金) 천회(天會) 13년(1135, 인종13) 정월 기사에 태종(太宗)이 붕하였다. 계유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3월 기묘에 고려에서 사신이 와서 조제하였다.

○ 14년 3월 정유에 고려 사신이 와서 태황태후(太皇太后)의 상에 조제하였다.

○ 대정(大定) 29년(1189, 명종19) 정월 계사에 세종(世宗)이 붕하였다. 갑진에 사신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6월에 고려에서 검교상서우복야 호부상서(檢校尙書右僕射戶部尙書) 이영진(李英搢)과 검교공부상서 호부시랑(檢校工部

尙書戶部侍郞) 황청(黃淸)을 파견하여 와서 장례에 참석하였으며, 아울러 전(奠)을 올렸다.

○ 명창(明昌) 2년(1191, 명종21) 정월 신유에 황태후가 붕하였다. 병인에 좌부도점검(左副都點檢) 늠(廩) 등을 파견하여

고려에 부음을 고하였다. 3월 을해에 고려에서 검교상서우복야 공부상서(檢校尙書右僕射工部尙書) 한정수(韓正修), 이부

시랑(吏部侍郞) 최돈례(崔敦禮)를 파견하여 봉위(奉慰)하고, 검교상서(檢校尙書) 문득려(文得呂), 예부 시랑(禮部侍郞)

이세장(李世長)을 파견하여 제전(祭奠)을 올렸다. 《이상 모두 금사》

《고려사》 국휼편의 상국(上國)의 상(喪)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인종(仁宗) 13년(1135) 2월 신축에 금나라의 보애사(報哀使) 검교우산기상시(檢校右散騎常侍) 왕정(王政)이 나와서 태조

(太祖)의 상을 고하였다. 이에 백관이 현관(玄冠)에 소복(素服) 차림을 하였다. 계묘에 왕이 조서를 받들고 나라 사람들과

함께 3일 동안 복상(服喪)하였다. 윤월 정미에 보애사가 돌아가자 표(表)를 부쳐 보내어 진위(陳慰)하였다.

을묘에 소경(少卿) 김단(金端)과 시어사(侍御史) 이시민(李時敏)을 파견하여 금나라에 가서 조상(弔喪)하게 하였다.

14년 2월 병진에 금나라에서 사신을 보내와서 태황태후의 상을 고하였다. 온 나라 사람들이 3일 동안 소복을 입었다.

정묘에 전중감(殿中監) 윤언식(尹彦植), 좌사간(左司諫) 최윤의(崔允儀)를 금나라에 파견하여 조제하게 하였다.

명종(明宗) 19년 정월에 금나라 세종(世宗)이 붕하였다. 3월 무오에 봉위사(奉慰使)와 제전겸회장사(祭奠兼會葬使)를

파견하여 금나라에 가게 하였다. 기미에 금나라에서 보낸 사신이 와서 상을 고하였다. 경신에 왕이 소복을 입고 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청(都省廳)에서 조서를 맞이하여 거애하였다. 4월 임술에 상복을 벗었다.

21년(1143) 2월 을미에 금나라에서 완안신(完顔臣)을 파견하여 황태후의 상을 고하였다. 이에 대장군(大將軍) 한정수

(韓正修)와 낭중(郞中) 최돈례(崔敦禮)를 파견하여 금나라에 가서 조상하게 하고, 대장군 문득려(文得呂)와 사업(司業)

이세장(李世長)을 파견하여 치제(致祭)하게 하였다. 정유에 왕이 여러 신하들을 거느리고 도성(都省)에서 발애(發哀)하

였다. 희종(煕宗) 4년(1208) 겨울에 금나라 장종(章宗)이 붕하였다. 5년(1209) 정월 정유에 봉위사(奉慰使) 사홍기

(史洪紀)와 제전사(祭奠使) 이순중(李淳中)을 파견하여 금나라로 가게 하였다. 《독례통고》

[부(附)] 《고려사》 국휼편의 상국의 상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충렬왕 20년(1294) 정월 계유에 원나라의 세조황제(世祖皇帝)가 붕하였다. 왕이 공주(公主)와 함께 양 10마리, 말 1필로

빈전(殯殿)에서 제사 지내었다. 26년(1300) 정월 병인에 원나라의 황태후가 붕하였다. 4월 경술에 동지밀직사사(同知密

直司事) 설경성(薛景成)을 파견하여 원나라에 가서 조상(弔喪)하게 하였다. 무오에 왕이 원나라에 가서 조상하였다.

6월 계유에 왕이 태후의 빈전(殯殿)에 제사하였다. 공양왕(恭讓王) 4년(1392) 6월 기묘에 왕이 대명(大明)의 황태자가

훙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발상(發喪)하고자 하였다. 그러자 정신(廷臣)이 아뢰기를,

“황태자는 아직 임금이 되지 않았으니 상복을 입어서는 안 됩니다.”

하였다. 이에 3일 동안 조회를 정지하고, 백관들이 포대(布帶)를 하였다. 《상동》

○ 명(明) 홍무(洪武) 25년 겨울에 조선국왕이 사신을 파견하여 황태자가 훙한 데 대해 봉위(奉慰)하였다. 《명사》
○ 가정(嘉靖) 27년(1548, 명종3)에 효열황후(孝烈皇后)의 상례 절차를 정하였다. 재궁(梓宮)이 발(發)하지 않았는데,

조선에서 배신(陪臣)을 차임하여 진향(進香)하였다. 복제(服制)가 비록 다 찼으나, 그대로 최복(衰服)으로 예를 행하게

하였다. 홍려시(鴻臚寺)에서 사신을 인도하여 서화문(西華門)으로 들어왔으며, 배신의 최복은 공부(工部)에서 만들어

지급하였다. 《속문헌통고》

복제(服制)와 휼전(恤典)

《고려사》 예지(禮志) 국휼편(國恤篇)의 오복 제도(五服制度)는 다음과 같다.

참최(斬衰) 3년은 1백 일을 급가(給暇)한다. 정복(正服)은, 아들이 아버지를 위하여, 시집가지 않은 딸 및 시집갔다가

돌아온 이가 아버지를 위하여 입는다. 의복(義服)은, 처가 부(夫)를 위하여, 첩이 군(君)을 위하여 입는다. 가복(加服)은,

적손(嫡孫)으로 아버지가 졸하고 승중(承重)한 자가 할아버지를 위하여, 증손이나 현손으로서 승중한 자가 증조와 고조

를 위하여 입는다. 재최(齊衰) 3년은 1백 일을 급가한다. 정복은 아들이 어머니를 위하여 입는다.

가복은, 적손(嫡孫)으로 아버지가 졸하고 승중한 자가 할머니를 위하여 입고, 증손이나 현손으로서 승중한 자가 증조할

머니와 고조할머니를 위하여 입는다. 공후(公侯) 이하는 3일로 살펴보건대, 3일은 3개월의 잘못이다. 장례 지낸다.

13개월 만에 소상(小祥)을 치르고, 25개월 만에 대상(大祥)을 치르며, 27개월 만에 담제(禫祭)를 지낸다.

재최 1년은 30일을 급가한다. 정복(正服)은, 조부모를 위하여, 백부(伯父)와 숙부(叔父) 및 처를 위하여, 시집가지 않은

고모와 자매(姉妹)를 위하여, 시집간 자매 가운데 남편과 아들이 없는 자를 위하여, 형제를 위하여, 장자(長子)와 처를

위하여, 중자(衆子)와 딸을 위하여, 조카와 시집가지 않은 조카딸을 위하여, 적손(嫡孫)과 적손녀를 위하여, 적증손과

서모(庶母)를 위하여, 아들 및 군(君)의 중자(衆子)를 위하여 입는다. 강복(降服)은, 아버지가 졸하고 어머니가 개가한

경우 부(父)의 후사(後嗣)가 된 자는 입지 않는다. 보복(報服) 역시 이와 같다.

의복(義服)은, 개가한 계모가 아들을 위해 입는다. 외족(外族) 정복(正服)은, 외조부와 외조모를 위하여 입는다.

의복(義服)은, 계모(繼母)ㆍ자모(慈母)ㆍ의모(義母)ㆍ장모(長母)를 위하여, 처를 위하여 입는다.

대공(大功) 9개월은 20일을 급가한다. 장상(長殤) 정복(正服)은, 백부ㆍ숙부 및 고모를 위하여, 형제ㆍ자매를 위하여,

아들과 딸을 위하여, 조카 및 조카딸을 위하여, 적손을 위하여 입는다. 성인(成人) 정복(正服)은, 당형제(堂兄弟)를 위하

여, 시집가지 않은 당자매(堂姉妹)를 위하여, 중자(衆子)의 처를 위하여, 서자 및 처를 위하여, 조카의 처를 위하여 입

는다.

강복(降服)은, 남에게 시집간 고자매(姑姉妹)와 조카딸을 위하여 입는다. 외족(外族) 정복(正服)은, 외삼촌을 위하여,

시집가지 않은 이모를 위하여 입는다. 소공(小功) 5개월은 15일을 급가한다. 정복(正服)은, 증조부와 증조모를 위하여,

백숙조부모(伯叔祖父母)를 위하여, 시집가지 않은 종조고(從祖姑)를 위하여, 당백숙(堂伯叔) 및 처를 위하여, 시집가지

않은 당고모(堂姑母)를 위하여, 형제의 처를 위하여, 재종형제(再從兄弟)를 위하여, 시집가지 않은 재종자매(再從姉妹)를

위하여, 당질(堂姪) 및 당질녀를 위하여, 적손(嫡孫)의 처를 위하여, 질손(姪孫) 및 시집가지 않은 질손녀를 위하여, 적증손(嫡曾孫)의 처를 위하여 입는다. 상(殤) 정복(正服)은, 중상(中殤)한 백부ㆍ숙부 및 고모를 위하여, 중상한 형제와 자매를

위하여, 중상한 아들과 딸 및 조카와 조카딸을 위하여, 중상한 적손(嫡孫)을 위하여, 장상(長殤)한 중손(衆孫)을 위하여,

장상한 적증손(嫡曾孫)을 위하여 입는다. 강복(降服)은, 다른 사람에게 시집간 당자매(堂姉妹)를 위하여 입는다.

외족(外族) 정복은, 외삼촌의 처를 위하여, 외생질과 시집가지 않은 외생질녀를 위하여 입는다. 의복(義服)은, 처부(妻父)ㆍ처모(妻母)를 위하여, 사위를 위하여 입는다. 시마(緦麻) 3개월은 7일을 급가한다. 정복은 고조부와 고조모를 위하여,

당백숙조부모(堂伯叔祖父母)를 위하여, 재종백숙(再從伯叔) 및 처를 위하여, 재종고모를 위하여, 형제의 처를 위하여,

삼종형제(三從兄弟) 및 삼종자매를 위하여, 재종질(再從姪) 및 시집가지 않은 재종질녀를 위하여, 당질손녀(堂姪孫女)를

위하여, 증손녀를 위하여, 중손녀(衆孫女)를 위하여, 증질손(曾姪孫)을 위하여, 적현손(嫡玄孫)을 위하여 입는다.

강복(降服)은, 종조모(從祖母) 및 남에게 시집간 당고모(堂姑母)를 위하여, 남에게 시집간 재종자매 및 질손녀를 위하여

입는다. 상(殤) 정복(正服)은, 하상(下殤)한 숙부 및 고모를 위하여, 장상(長殤)한 당숙(堂叔)과 당고모를 위하여, 하상한

형제와 자매를 위하여, 하상한 적손을 위하여, 중상(中殤)한 중손(衆孫)을 위하여 입는다. 외족(外族) 강복(降服)은, 다른

사람에게 시집간 이모 및 외생질녀를 위하여 입는다. 정복은, 외5촌을 위하여, 외종과 이종의 형제 자매를 위하여, 외생질

의 처를 위하여 입는다. 의복(義服)은, 서모(庶母)와 유모(乳母)를 위하여 입는다.

무릇 오복(五服)에 대해서는 상을 당하였을 때 3분의 2를 급가(給暇)하고, 남은 날이 있으면 휴가의 기한에 넣는데, 성종

(成宗) 4년(985)에 처음으로 이 제도를 정하였다. 11년 6월에 “6품관 이하로서 상참관(常參官)에 들어가지 않은 자는 부

모상 1백 일 뒤에 소사(所司)가 권하여 출사(出仕)하게 하되, 기복함(起復銜)을 제수한다. 그러면 참복(黲服)과 연각(耎角) 차림으로 멀리서 사은(謝恩)하고 행공(行公)한다.”는 제서(制書)를 내렸다. 15년 7월에 조관(朝官)이 상을 당하였을 때

급가하는 법식(法式)을 정하였는데, 기가(忌暇)는 각각 3일로 하고, 매월 삭망(朔望)의 제가(祭暇)는 각각 1일로 하고,

대소상의 제가는 각각 7일로 하고, 대소상 이후 60일이 지나 담제를 지낼 때의 제가는 5일로 하였다. 목종(穆宗) 6년(1003)

6월에 “5품 이하의 관리는 부모상을 당하였을 경우에 1백 일 뒤에 소사가 권하여 그로 하여금 출사하게 하는데, 곧바로 사

양하는 표(表)를 올리면 이를 윤허하지 않는다. 그러면 멀리서 사은한 뒤에 기복하여 관직에 나아가는데, 참복과 연각 차

림으로 출사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현종(顯宗) 9년(1018) 5월에 “문무관이 상을 당하였을 경우, 13개월 뒤 첫 기일(忌日)

의 소상재(小祥齋)에는 3일을 급가하고, 그달의 그믐날 소상제(小祥祭)에는 3일을 급가한다.

25개월 뒤 두 번째 기일의 대상재(大祥齋)에는 7일을 급가하고, 그달 그믐날의 대상제(大祥祭)에는 7일을 급가한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계산하여 60일이 되는 27개월에 이르러서 그믐날의 담제(禫祭)에는 5일을 급가한다.

28개월이 되는 달의 1일에는 길복(吉服)과 정각(正角) 차림으로 관청에 나와 행공(行公)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19년 4월에 “경외(京外) 관리의 부모상에는 대상재(大祥齋) 이후에는 담제의 급가 전이라도 전례에 의거하여 출사한다.”

는 제서를 내렸다. 정종(靖宗) 3년(1037) 정월에 “외임을 맡은 자 및 동서병마관리(東西兵馬官吏)의 처(妻)가 서울에 있

다가 죽었을 경우에는, 방리(坊里)로 하여금 이부(吏部)에만 보고하고 주문(奏聞)하는 것은 면제하도록 하며, 아울러

상례(喪禮)의 법식대로 시행하며, 행문이첩(行文移牒)하는 것은 제한한다. 계병마사(界兵馬使) 및 계원(界員)의 경우에

는, 일이 없을 때에는 소관하는 일의 형편을 참작하여 그로 하여금 상경하는 것을 허락하되, 이것을 항식(恒式)으로 한다.

또 관리 및 군인(軍人)ㆍ기인(其人)들 가운데 부모의 분묘(墳墓)를 개장(改葬)하는 자가 있을 경우에는 30일을 급가하되,

내왕하는 노정과 그가 속한 고을의 원근을 참작하여 시행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6년 8월에 “각도(各道)의 기복(起復)한

영군원(領軍員)으로서 마땅히 참복(黲服)을 입어야 할 자는 임시로 길복(吉服)과 정각(正角)을 착용하고 군영으로 돌아

오며, 집으로 돌아가서는 제서에 의거하여 참복을 입는다.”는 제서를 내렸다. 9년 6월에 “죄가 처자식에게 미치지 아니

함은 옛 법의 교훈이니, 주살된 사람의 자식으로서 죄가 없는 자는 예에 있어서 마땅히 복을 입어야 한다.

그러니 삼년 대상(三年大喪)에는 제(制)에 의거하여 복을 입도록 한다. 기타 오복(五服)은 급가하지 못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문종(文宗) 3년(1049) 9월 병신에 “외방의 관원으로서 형제나 자매의 상을 당한 자에 대해서는, 먼 고을에 있는 관원일

경우에는 경관(京官)에게 신청(申請)하는 것을 면제하고 직접 외관(外官)에게 급가해 주기를 청하게 한다.

그리고 처부모(妻父母)의 복은 처의 선후(先後)를 논하지 말고 모두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4년 정월에 “외관(外官)

의 부모가 서울에 있다가 죽었을 경우에는 주달하는 것을 면제하고 그로 하여금 상경하는 것을 허락하게 한다.

병란(兵亂)이 있을 경우에는 소관하고 있는 일을 참작하고 아울러 병마사가 올린 급가에 대한 이문(移文)을 참작해서 재

결토록 한다. 별도로 명을 받은 관원 및 사신을 따라가서 일을 기록하는 자도 또한 이 예에 의거하여 한다.”는 제서를 내

렸다. 8년 정월에 “방어관(防禦官)의 부모상에는 이미 1백 일이 찼으면 길복(吉服)에 정각(正角) 차림으로 멀리서 사은

하고 부임하도록 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22년 10월에 “개가한 어머니에 대한 상은 전의 규례에는 복을 입지 않는 것으

로 되어 있으나, 사람의 자식으로서 어머니의 상에 복을 입지 않는다면 자식을 낳아서 길러 준 부모의 은혜를 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1백 일 동안 복을 입은 뒤에 길복과 정각 차림으로 출사하도록 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30년 6월에 “먼저 죽었으나 후사(後嗣)가 있는 처 및 현재 동거하고 있는 처의 부모(父母)에 대한 복제(服制)에는 법식에

의거하여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33년 8월에 “외임관의 대상제(大祥祭)에는 급가를 하되, 외방에 혼당(魂堂)을 세운 자의 경우에는 혼당이 있는 곳에서 예를 행하고, 그대로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담제를 행하는 것을 허락하고, 길복에

정각 차림으로 임지로 돌아가게 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9월에 “사명(使命)을 받들고 중국 조정으로 들어간 관리의 부모

가 죽었을 경우에는 중국에서 돌아왔을 때 이미 1백 일이 지났더라도 상을 들은 날부터 1백 일을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35년 2월에 “여러 주현(州縣)의 장리(長吏)로서 무산계(武散階)의 자급을 제수받은 자에 대해서는 소상(小喪)의

제도에 의거해서 급가한다. 그 이하는 신의(信義)로 인도하여 장례 때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37년 12월에 “각 아문

의 관리가 참복(斬服)을 입고서 궁성 안을 출입하는 것은, 흉복(凶服)을 입은 자는 공문(公門)을 출입하지 않는다고 한

의례의 제도에 맞지 않는다. 그러니 해당 자급에 준하여 궁성 바깥의 관원으로 직임을 바꾸어 준다. 그리고 부득이하여

궁성 안의 관원으로 보임된 자는 입조하면서는 길복만 입는다고 한 《서의(書儀)》의 글에 의거하여 궁성에 들어오면서는 길복을 착용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제도에 의거하여 복을 입도록 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선종(宣宗) 2년(1085) 6월에 “

다른 나라에서 귀화(歸化)해 온 관리의 부모가 본국에 있다가 죽었을 경우에는 상을 들은 날부터 제도에 의거하여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6년 12월에 “개가한 어머니에 대한 복은, 전의 제도에서는 단지 1백 일만 급가하고 그 나머지 기일

은 심상(心喪)하게 하였다. 개가한 어머니는 자연 구별이 있으니, 외임(外任)으로 있는 자식은 대상제(大祥祭) 때 상경하

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제서를 내렸다. 예종(睿宗) 5년(1110) 3월에 “기복시킨 외임자와 다른 나라의 사신을 영접

하는 자는 임시로 길복과 정각을 착용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인종(仁宗) 14년(1136) 2월에 “동종(同宗)의 지자(支子) 및

 내다 버린 아이를 3세가 되기 전에 절부(節付)로 수양(收養)한 자는 수양부모를 위하여 모두 삼년상을 입는다.

내다 버린 아이가 그대로 그 성을 계승한 경우와 동종의 지자는 친부모를 위하여 기년복(朞年服)을 입는다.

이성(異性) 족인(族人)의 아이를 수양아들로 삼은 경우에는, 복상(服喪)의 제도에 있어서 비록 근거로 삼을 만한 예문이

없으나, 은혜와 의리가 모두 중하다. 복이 없을 수 없으니, 대공(大功) 9개월복을 입도록 하며, 49일을 급가한다.”는 제서

를 내렸다. 명종(明宗) 14년(1184) 7월에 “문무의 관리로서 정식 품계가 있는 자는 처의 부모(父母)에 대해서 친백숙(親伯叔)의 처에 대한 규례에 의거해서 재최(齊衰) 주년복(周年服)을 입으며, 20일을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충렬왕(忠烈王) 3년(1277) 정월 신묘에 중찬(中贊) 김방경(金方慶)이 처모(妻母)의 복을 입게 되자, 임시방편으로 뒤에

복을 입게 하였다. 재상(宰相)의 복제(服制)를 뒤에 행하게 하는 것은 예전에 그 전례가 없었으나, 이 당시에 군국의 사무가 번잡하여 처음으로 이런 명을 내린 것이다. 7년 4월 경오에 “사졸은 비록 부모상을 당하였더라도 50일이 지난 뒤에는 바로 종군(從軍)한다.”는 교서를 내렸다. 공민왕(恭愍王) 4년(1355) 12월 신미에 3년 동안 정우(丁憂)하는 제도를 혁파하였다.

6년 10월 신사에 간관(諫官) 이색(李穡) 등이 삼년상의 제도를 시행하기를 청하자, 이에 따랐다. 8년 12월 신미에 병란이

일어나자 홀치(忽赤)ㆍ충용(忠勇)ㆍ삼도감(三都監)ㆍ오군(五軍)은 삼년상을 지내지 못하게 하였다. 9년 6월 정해에 백관

들에게 명해 친상(親喪)은 삼년상으로 하게 하였다. 8월 병술에 “사방에서 병란이 일어나 군무가 많으니 삼년상의 제도를

없애라.”는 교서를 내렸다. 이에 앞서서 비록 삼년상의 제도를 시행하라고 허락하였으나 1백 일 동안만 상복을 입는 습관

은 예전과 마찬가지였고, 단지 관직에서 해임되어 출사하지만 않을 뿐이었다. 공양왕(恭讓王) 3년(1391) 5월 경자에 다시

상복 제도를 정하여 한결같이 《대명률(大明律)》의 복제 규식을 따르도록 하였다. 다만 외조부모와 처부모의 복제에 있

어서만 친백숙(親伯叔)과 같게 하였다. 그리고 후사(後嗣)가 없는 사람이 내다 버린 아이를 3세 전에 데려다가 모성(冒姓)

하여 호적에 올린 자는 곧 자기 자식과 같게 하였으며, 동종(同宗)의 자식으로서 가까운 친족의 계후(繼後)가 된 자 역시

복을 입는 것을 허락하였다. 또 삼년상은 천하의 통상(通喪)이니, 이제부터는 이를 행하는 것을 허락하되, 그 가운데 국가

의 긴요한 직무에 관계가 있어서 반드시 기복시켜야 할 자는 반드시 계문하여 전지를 받들어서 탈정(奪情)하여 기복시키고, 대소 군관(軍官) 및 정우(丁憂)를 허락하지 않은 자는 1백 일 동안만 상복을 입게 하였다. 부모상에는 25개월 안에는 매달

삭망제(朔望祭)를 행하고, 13개월의 첫 기일(忌日)에 이르러서 소상제(小祥祭)를 행하고, 25개월의 두 번째 기일에 이르

러서 대상제(大祥祭)를 행하며, 27개월의 그믐날에는 담제(禫祭)를 행하고, 28개월 1일에 비로소 길복(吉服)을 입게 하였

으며, 삼년상 동안에는 장가를 들거나 연음(宴飮)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4년 4월 갑술에 군관(軍官)들에게 삼년상을

지내지 말게 하였다. 《독례통고》

《고려사》 예지 국휼편의 여러 신하의 상(喪)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고려에서는 대신(大臣)이 졸하였을 경우 부증

(賻贈)과 은휼(恩恤)을 아주 너그럽고 후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 의례 제도에 대해서는 사서(史書)에 기록되지 않아 상세

하지 않다. 이에 사서에 보이는 것을 대략 들어서 그 대강을 기술한다.

태조(太祖) 19년 12월에 대광(大匡) 배현경(裵玄慶)의 병세가 위독하자 왕이 친히 그의 집에 행차하여 문병하였다.

왕이 막 문을 나서자 배현경이 졸하였다. 이에 왕이 어가를 멈추고서 관에 명하여 장사를 치르게 한 뒤에 환궁하였다.

성종(成宗) 6년 3월에 내사령(內史令) 최지몽(崔知夢)이 졸하였다. 왕이 부음을 듣고는 애도하였으며, 포(布) 1천 필, 쌀

3백 석, 맥(麥) 2백 석, 차[茶] 2백 각(角), 향(香) 2백 근을 부의하고, 관에 명하여 장례에 관한 일을 돌보아 주게 하였다.

태자 태부(太子太傅)에 추증하고, 민휴(敏休)라는 시호를 내렸다. 8년 5월에 수 시중(守侍中) 최승로(崔承老)가 졸하였다.

 왕이 애도하는 교서를 내렸으며, 그의 공훈과 덕을 표창하고 태사(太師)에 추증하였으며, 포 1천 필, 면(麫) 3백 석, 갱미

(粳米) 5백 석, 유향(乳香) 1백 근, 뇌원차[腦原茶] 2백 각(角), 대차[大茶] 10근을 부의하였다. 14년 4월에 평장사(平章事) 최량(崔亮)이 졸하였다. 왕이 몹시 애도하였고, 태자태사(太子太師)에 추증하였으며, 미 3백 석, 맥 2백 석, 뇌원차 1천 각

을 부의하고, 예장(禮葬)하였으며, 광빈(匡彬)이라고 시호를 내렸다. 목종(穆宗) 원년 7월에 내사령(內史令) 서희(徐煕)가

졸하였다. 포 1천 필, 모맥(麰麥) 3백 석, 미 5백 석, 뇌원차 2백 각, 대차 10근, 전향(栴香) 3백 냥(兩)을 부의하고, 장위

(章威)라고 시호를 내렸으며, 예장하였다.

7년 6월에 시중(侍中) 한언공(韓彦恭)이 졸하였다. 미 5백 석, 모맥 3백 석, 평포(平布) 8백 필, 중포(中布) 4백 필, 차 2백

근을 부의하고, 내사령(內史令)에 추증하였으며, 정신(貞信)이라고 시호를 내렸고, 예장하였다. 현종(顯宗) 8년 5월에 호

부 상서(戶部尙書) 김은부(金殷傅)가 졸하였다. 조회(朝會)를 하루 동안 정지하였고, 뒤에 시중(侍中)으로 추증하였다.

15년 6월에 평장사(平章事) 최항(崔沆)이 졸하였다. 왕이 몹시 애도하였으며, 견(絹) 3백 필, 포 5백 단(段), 미맥 1천 석을

부의하고, 절의(節義)라는 시호를 내렸다. 22년 8월에 시중 강감찬(姜邯贊)이 졸하였다. 조회(朝會)를 3일 동안 정지하고,

인헌(仁憲)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문무 양반(兩班)에게 명하여 장례에 참석하게 하고, 조뇌(弔誄)와 부증(賻贈)은 예수(禮數)를 더하게 하였다. 정종(靖宗) 8년 6월에 내사령 서눌(徐訥)이 졸하였다. 왕이 중광전(重光殿)의 행랑 아래에 나아가

거애(擧哀)하였는데, 귀신(貴臣)에게 거애하면서 제왕(諸王)의 상에 거애하는 것과 같게 하였으나, 다른 점은 한 번만 거애하고 그친 것이었다. 문종(文宗) 원년 10월에 평장사 황보영(皇甫穎)이 졸하였다. 미 1백 석, 맥 50석, 포 40필, 대차 3백

근, 향 10근을 부의하였다. 숙종(肅宗) 9년 9월에 참지정사(參知政事) 박인량(朴寅亮)이 졸하였다. 조위(弔慰)하는 교서

(敎書) 및 뇌서(誄書)를 내렸으며, 예문(禮文)대로 부증하였고, 문열(文烈)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예종(睿宗) 5년 7월에

평장사(平章事) 이오(李䫨)가 졸하였다. 조회(朝會)를 3일 동안 정지하고, 사신을 파견하여 조제(弔祭)하고, 장사를 돌보아 주게 하였으며, 문량(文良)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10년 2월에 중서령(中書令) 최사추(崔思諏)가 졸하였다. 왕이 몹시 애도

하였고, 조회를 3일간 정지하였으며, 넉넉하게 부의하고, 백관들로 하여금 장례에 참석하게 하였으며, 충경(忠景)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인종(仁宗) 14년 11월에 추밀원 지주사(樞密院知奏事) 정항(鄭沆)이 졸하였다. 왕이 몹시 애도하였으며,

조회를 정지하고, 조제(弔祭)하였으며, 미 1백 석, 포 2백 필을 부의하고, 어필(御筆)로 특별히 문안(文安)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의종(毅宗) 11년 2월에 평장사 고조기(高兆基)가 졸하였다. 조회를 3일간 정지하고, 유사(有司)에게 명하여 호상

(護喪)하게 하였으며, 시호를 내렸다. 명종(明宗) 16년 4월에 정당문학(政堂文學) 최여해(崔汝諧)가 졸하였다.

관에서 장사를 돌보아 주었으며, 조회를 3일간 정지하고, 문정(文貞)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19년 9월에 평장사 문극겸

(文克謙)이 졸하였다. 조회를 3일간 정지하고, 충숙(忠肅)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고종(高宗) 4년 3월에 추밀 부사(樞密

副使) 채정(蔡靖)이 졸하였다. 관에서 장사를 돌보아 주었는데, 적도(賊徒)를 평정한 공이 있어서였다.

6년 8월에 최충헌(崔忠獻)이 죽었다. 12월 병자에 최충헌이 죽었다는 이유로 조회를 3일간 정지하였다.

원종(元宗) 4년 11월에 영안공(永安公) 왕희(王僖)가 졸하였다. 5년 4월 신미에 왕희가 졸하였다는 이유로 3일간 조회를

정지하였다. 14년 9월에 평장사 장길(張佶)이 졸하였다. 11월 경자에 장길이 졸하였다는 이유로 3일간 조회를 정지하였다. 공민왕(恭愍王) 17년에 밀직 부사(密直副使) 이강(李岡)이 졸하였다. 왕이 몹시 애도하였으며, 후하게 부의를 내렸다.

추밀(樞密)에 대해서는 으레 시호를 내리지 않았으나, 특별히 문경(文敬)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상동》

《고려사》 예지 국휼편의 백관(百官)의 기가(忌暇)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경종(景宗) 6년 12월에 “부모의 기일(忌日)에는 《서의(書儀)》에 의거하여 하루 낮 이틀 밤을 급가(給暇)한다.”는 제서

(制書)를 내렸다. 성종(成宗) 원년 12월에 “백관이 부모의 기일을 당하였을 때에는 하루 낮 이틀 밤을 급가(給暇)한다.

조부모의 기일에 친아들이 없을 경우에는 역시 부모 기일의 규례에 의거하여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현종(顯宗) 11년 윤6월에 “친아들이 없는 조부모의 기일에는 서인(庶人)을 제외하고 문무 입사인(入仕人)에 대해서는

모두 하루 낮 이틀 밤을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문종(文宗) 30년 6월에 “먼저 죽었으나 후사(後嗣)가 있는 처 및

함께 사는 처의 부모 기일에는 예제(禮制)에 의거하여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명종(明宗) 14년 7월에 “문무의 관리로서 정식 품계가 있는 자에 대해서는 처의 부모 기일에 외조부모에 관한 규식에

의거하여 하루 낮 이틀 밤을 급가한다.”는 제서를 내렸다. 《상동》

○ 조선은 관곽(棺槨)을 만듦에 있어서 대부분 소나무를 쓴다. 그러나 일로(一路)에서 보건대, 재목으로 알맞은 나무가

적은 듯하였다. 그러므로 도성에다가 귀후서(歸厚署)를 설치하여 관곽을 비축해 놓고는 빈궁한 자에게 나누어 준다.

《조선부 및 본주(本注)》

사상잡례(私喪雜禮)

○ 마한(馬韓)은 장례를 지냄에 있어서 관(棺)만 있고 곽(槨)은 없다. 《삼국지》

○ 마한은 소나 말을 탈 줄 모른다. 가축을 기르는 것은 단지 장례에 쓰기 위해서이다. 《진서》

○ 변진(弁辰)은 큰 새의 깃털을 사용하여 장사를 지내는데, 이는 죽은 자로 하여금 새처럼 날아다니게 하고자 해서이다. 《삼국지》

○ 《환우기(寰宇記)》에는, “죽은 자로 하여금 신혼(神魂)이 날아다니게 하고자 해서이다.” 하였다.

○ 부여(夫餘)는 여름에 사람이 죽으면 모두 얼음을 넣어 장사 지내며, 사람을 죽여서 순장(殉葬)하는데, 많을 경우에는

1백 명이나 된다. 장사를 후하게 지내는데, 관만 쓰고 곽은 쓰지 않는다. 《상동》

○ 《진서》에는, “부여는 죽은 자를 장사 지낼 때 산 자를 순장(殉葬)한다.” 하였다.

○ 부여는 그 습속이 다섯 달 동안 장사를 지내는데, 오래 둘수록 영광으로 여긴다. 상주(喪主)는 빨리 지내려 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강제하므로 항상 실랑이를 벌이는데, 이를 예절로 여긴다. 거상(居喪)을 함에 있어서는 남녀가 모두 순백

색의 옷을 입으며, 부인은 베로 만든 면의(面衣)를 착용하고 반지나 패물을 모두 제거하여, 대체로 중국의 상례와 비슷하다. 《위략》

○ 부여는 거상하는 동안에는 남녀가 혼인하지 않는다. 《통전》

○ 동옥저(東沃沮)는 장사를 지냄에 있어서 큰 나무로 곽(槨)을 만드는데, 길이가 10여 장이나 되며, 한쪽 머리 부분을 열어 놓아 문을 만든다. 새로 죽은 자는 먼저 임시로 매장하여 살가죽과 살이 모두 썩게 하였다가 모두 썩으면 뼈만 추려서 곽

(槨) 속에 안치한다. 온 집안 식구들을 모두 한 곽에 안치하며, 나무를 깎아 살았을 때의 모습을 새겨 놓는데, 죽은 사람의

숫자대로 새긴다. 《후한서》

○ 동옥저는 장사를 지냄에 있어서 또 질솥[瓦䥶]이 있는데, 솥 안에다가 쌀을 넣은 다음 이를 곽(槨)의 문 곁에다가 매달

아 놓는다. 《삼국지》

○ 고구려는 혼인을 하면 곧바로 장례에 쓸 물품을 준비한다. 장례를 치름에 있어서는 금과 은, 비단 등을 모두 써서 후하

게 장사 지내며, 돌을 쌓아서 봉분을 만들고,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는다. 《후한서》

○ 고구려는 그 풍속이 혼인을 하면 곧바로 장례에 쓸 옷을 만들며, 장례를 지냄에 있어서는 곽만 있고 관은 없다. 《남사》

○ 고려는 부모상 및 남편의 상을 치름에 있어서 그 복제(服制)가 중국과 같고, 형제의 경우에는 3개월복을 입는다.

《후주서》

○ 《신당서》에는, “형제의 상에는 달을 넘기면[踰月] 상복을 벗는다.” 하였다.

○ 고려는 사람이 죽으면 방 안에다 안치해 두었다가 3년이 지난 뒤에 길일(吉日)을 택하여 장사 지낸다. 부모 및 남편의

복은 모두 삼년복을 입으며, 형제의 경우에는 3개월복을 입는다. 초종(初終)에는 곡(哭)과 읍(泣)을 하고 장사를 지낼

때에는 북을 치고 풍악을 울리면서 죽은 자를 보낸다. 매장이 끝나면 죽은 자가 살았을 적에 쓰던 옷과 기물, 거마 등을

모두 가져다가 묘 곁에 쌓아 두는데, 장례에 참석한 자들이 모두 다투어서 가져간다. 《수서》

○ 삼가 살펴보건대, 위에서 고려라고 칭한 것은 바로 고구려를 말한 것이다.

○ 백제는 부모 및 남편이 죽었을 경우 3년 동안 상복을 입는다. 나머지 친족에 대해서는 장례를 마치면 바로 상복을

벗는다. 《후주서》

○ 백제는 상제(喪制)가 고구려와 같다. 《수서》

○ 신라는 사람이 죽었을 경우 관(棺)을 사용하여 땅에 묻고, 봉분을 만든다. 왕과 부모, 처자의 상에는 1년간 상복을 입

는다. 《상동》

○ 살펴보건대, 신라는 지증왕(智證王) 5년에 비로소 상복 제도에 관한 법을 제정해 반포하여 시행하였다.

○ 조선(朝鮮)은 국가의 풍습에 있어서 상을 치를 때는 반드시 삼년상을 하며, 여묘살이 하는 것을 숭상한다.

노복(奴僕)의 경우에는 으레 1백 일 동안 상복을 입는 것을 허락하며, 3년 동안 복 입기를 원하는 자가 있을 경우에는

또한 그 청을 들어준다.

○ 가난하면 모두 산골짜기에 장사 지내고, 귀한 집안에서나 들판에다 묘지를 정해 장사 지낸다.

평안도와 황해도 일로(一路)에서 산마루를 바라보면 줄지어 있는 것이 모두 분묘이다. 귀한 자들이나 형세가 좋은 곳을

택해 장사 지내고 화표(華表)와 석양(石羊) 따위가 있다. 그러나 비석을 세운 것은 보이지 않는다.

《이상 모두 조선부 및 본주》

[주D-001]위모(委貌) : 주나라 때 쓰던 관(冠)의 이름이다.
[주D-002]심의(深衣) : 고사(高士)들이 집에서 쉴 때 착용하는 웃옷이다. 흰 베로 만드는데, 소매를 넓게 하고,

검은 비단으로 가를 두른다.
[주D-003]김흥광(金興光) : 신라 제33대 성덕왕(聖德王)의 휘이다.
[주D-004]김승경(金承慶) : 신라 제34대 효성왕(孝成王)의 휘이다.
[주D-005]김헌영(金憲英) : 신라 제35대 경덕왕(景德王)의 휘이다.
[주D-006]김중흥(金重興) : 신라 제40대 애장왕(哀莊王)의 휘이다. 애장왕의 휘는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김청명

(金淸明), 연표(年表)에는 김중희(金重煕)로 되어 있고, 《삼국유사》 왕력(王曆)에는 김청명ㆍ김중희가 모두 나온다.
[주D-007]김언승(金彦昇) : 신라 제41대 헌덕왕(憲德王)의 휘이다.
[주D-008]유만(帷幔) : 여러 폭의 피륙을 이어서 만든 둘러치는 장막을 말한다.
[주D-009]김승영(金昇英) : 신라 경명왕(景明王)의 휘이다.
[주D-010]원화(元和) 4년 …… 하였다 : 이해에 발해의 강왕(康王)의 상이 있었다.
[주D-011]원화 13년에 …… 고애(告哀)하였다 : 희왕(僖王)의 상을 고한 것이다.
[주D-012]뇌주(酹酒) : 철제(綴祭)하고 술을 땅에 붓는 것을 말한다.
[주D-013]상사(尙舍) : 관직의 이름으로 황제가 머무는 막차(幕次) 등을 설치하는 관직이다.
[주D-014]저랑(貯廊) : 청사(廳舍)의 뒤에 딸린 집을 말한다.
[주D-015]왕치(王治) : 고려 성종(成宗)의 휘이다.
[주D-016]태평(太平) 2년 …… 알렸다 : 왕순(王詢)은 고려 현종(顯宗)의 휘이다. 현종은 이로부터 10년 뒤인 경복(景福)

1년(1031)에 훙하였다. 《고려사》에는 이 기사가 없고 태평(太平) 3년(1023, 현종14)에 요나라에서 사신을 파견하여 태자 왕흠(王欽)을 고려국공(高麗國公)에 봉한 기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를 잘못 기록한 것인 듯하다.
[주D-017]중희(重煕) …… 고하였다 : 이 기사는 잘못되었다. 왕흠은 덕종(德宗)의 휘로, 요나라 중희(重煕) 3년(1034)에

훙하였다. 중희 15년(1046)에 훙한 고려 왕은 정종(靖宗)으로, 정종의 휘는 왕형(王亨)이다.
[주D-018]왕운(王運) : 고려 선종(宣宗)의 휘이다.
[주D-019]왕옹(王顒) : 고려 숙종(肅宗)의 휘이다.
[주D-020]왕우(王俁) : 고려 예종(睿宗)의 휘이다.
[주D-021]단지(丹墀) : 붉은 칠을 한 궁전(宮殿)의 지대(址臺) 뜰을 말한다.
[주D-022]왕해(王楷) : 고려 인종(仁宗)의 휘이다.
[주D-023]고려 왕이 …… 임씨(任氏) : 고려 왕은 명종이며, 어머니 임씨는 인종(仁宗)의 후(后)이다.
[주D-024]왕탁(王晫) : 고려 신종(神宗)의 휘이다.
[주D-025]왕영(王韺) : 이 기사는 잘못되었다. 이해에 훙한 왕은 강종(康宗)으로, 강종의 휘는 왕오(王祦)이다. 왕영은

희종(煕宗)의 휘로, 희종은 최충헌(崔忠獻)에 의하여 금나라 대안(大安) 3년(1211)에 폐위(廢位)되어 강화도(江華島)로

쫓겨났다가 27년 뒤에 죽었다.《東史綱目 第10上》
[주D-026]왕전(王倎) : 원종(元宗)의 구휘(舊諱)이다. 고친 휘는 왕식(王禃)이다.
[주D-027]왕전(王顓) : 공민왕(恭愍王)의 휘이다.
[주D-028]이인인(李仁人) : 이인임(李仁任)의 잘못된 표기이다.
[주D-029]최원(崔原) : 《고려사》에는 최원(崔源)으로 되어 있다.
[주D-030]조전(祖奠) : 상제(喪制)의 한 절차로, 사자(死者)를 장례 지낼 때 발인(發靷) 하루 전에 전물(奠物)로써 행하는

제사를 말한다.
[주D-031]섭시중(攝侍中) : 시중(侍中)은 살아 있는 임금에게 봉사하므로 작고한 임금에게 봉사할 길이 없어서 임시로

또 시중을 두어 선왕(先王)에게 봉사한다는 뜻으로 섭(攝) 자를 붙인 것이다.
[주D-032]태뢰(太牢) : 천자(天子)가 사직(社稷)에 제사 지낼 때 소ㆍ양ㆍ돼지의 세 희생(犧牲)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전하여 성대한 제수(祭需)를 뜻한다.
[주D-033]복기(服紀) : 기복(忌服)을 입는 기간으로, 상에 거(居)하는 기한을 말한다.
[주D-034]날로써 달을 대신 : 복제(服制)의 달을 날로 바꾸어, 삼년복은 24일을, 기년복은 12일을, 대공복은 9일을,

소공복은 5일을 입고 상복을 벗는 제도를 말한다. 고려에서는 경종 6년(981)에 경종이 병이 들자 개령군(開寧君) 왕치

(王治)를 불러서 왕위를 물려준 뒤 유조(遺詔)를 내려 처음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게 하였다.
[주D-035]주상(周祥) : 소상(小祥)을 말한다. 사후(死後) 1년 만에 행하는 제사로, 1주기라고도 한다.
[주D-036]대상(大祥) : 죽은 지 두 해 만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주D-037]익실(翼室) : 정실(正室)의 좌우에 딸린 작은 방을 말한다.
[주D-038]성복(成服) : 초상(初喪)에 상복(喪服)을 입는 의식이다.
[주D-039]공제(公除) : 왕이나 왕비가 죽은 뒤 36일 동안 일반 공무를 중지하고 조의를 표하는 것을 말한다.
[주D-040]양암(凉闇) : 임금이 부모의 상중에 정무를 보지 않으면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주D-041]반곡(反哭) : 장사를 지내고 돌아와서 정침(正寢)에서 곡하는 것을 말한다.
[주D-042]부제(祔祭) : 조묘(祖廟)에 합사(合祀)하는 것을 말한다.
[주D-043]계빈(啓殯) : 발인할 때 출관(出棺)하기 위하여 빈소를 여는 것을 말한다. 파빈(破殯)이라고도 한다.
[주D-044]귀장(歸葬) : 시신을 고향으로 모시고 와서 장사 지내는 것을 말한다.
[주D-045]조송(祖送) : 노제(路祭)를 지내면서 상여를 전송하는 것을 말한다.
[주D-046]홍정(紅鞓) : 붉은색의 가죽 띠로, 고려 시대 때 문관은 4품 이상, 상참관(常參官)은 6품 이상이 공복(公服)을

입을 때 착용하였다. 문관 4품 이상은 금어(金魚)로 패식(佩飾)하였고, 상참관 6품 이상은 은어(銀魚)로 패식하였다.
[주D-047]상원(上元) :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음력 정월 대보름을 말한다.
[주D-048]팔우제(八虞祭) : 반곡(反哭)한 뒤 빈궁(殯宮)에 혼령(魂靈)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주D-049]악현(樂懸) : 종(鍾)이나 경(磬)을 거는 틀을 말한다. 악현(樂縣)이라고도 한다.
[주D-050]입곡(入哭) : 졸곡(卒哭)ㆍ소상(小祥)ㆍ대상(大祥) 등의 제사 전에 먼저 들어가서 슬프게 곡하는 것을 말한다.
[주D-051]실혼전도감판관(實魂殿都監判官) : 의식을 치르기 위해 임시로 차임한 혼전도감의 판관이 아니라, 원 판관을

말한다. 실(實)은 섭(攝)의 대칭이다.
[주D-052]장고(掌固) : 고려 때 동궁(東宮)에 딸린 이속(吏屬)이다.
[주D-053]하성군(河城君) : 선조(宣祖)가 즉위하기 전의 봉호(封號)이다.
[주D-054]오복 제도(五服制度) : 상복을 입음에 있어서 다섯 가지로 차등을 두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가족과 친척 사이

에 친소와 원근이 있기 때문에 차등을 두는 것으로, 상을 당한 사람이 죽은 사람과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에 따라 상복의

경중을 나타내고 상기의 장단을 결정하는 것이다. 오복에는 참최(斬衰)ㆍ재최(齊衰)ㆍ대공(大功)ㆍ소공(小功)ㆍ시마

(緦麻)가 있는데, 대공 이상은 친(親), 소공 이하는 소(疎)가 된다. 친소에 따라서 오복을 입는 기간이 각각 다르며,

상복의 재료도 달라진다.
[주D-055]참최(斬衰) : 참최복을 입는 대상은 아버지와 큰아들로, 이는 종법 사회(宗法社會)에서 당연한 수직 관계의

혈통의 존엄성을 표현한 것이다. 참최는 오복 가운데서 가장 중한 복으로, 전연 가공을 하지 않은 극추생마포(極麤生麻布)

를 사용하여 상의와 하상(下裳)을 만든다. 자른다는 뜻의 참(斬) 자가 의미하는 것과 같이 옷의 가장자리를 꿰매지 않은

채 그대로 놓아두고 시접을 밖으로 나오게 하여 슬픔의 극한 상태를 나타내고, 모든 장식을 하지 않는다.
[주D-056]정복(正服) : 산 자와 죽은 자의 관계에 있어서 명분과 정의(情誼)상 당연히 입어야 하는 상복을 말한다.
[주D-057]의복(義服) : 의(義)로써 결합한 자가 입는 상복을 말한다.
[주D-058]가복(加服) : 본래 입어야 할 복보다 더 중한 상복을 입는 것을 말한다. 승중손(承重孫)이 할아버지의 상에

삼년복을 입는 것과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주D-059]승중(承重) : 제사(祭祀)를 받드는 중한 책임을 입는다는 뜻이다. 아버지가 먼저 죽은 뒤 할아버지의 상을

당했을 경우 적손(嫡孫)은 가복(加服)으로 삼년복을 입게 된다.
[주D-060]재최(齊衰) : 참최삼년복과 같이 부모를 위하여 입는 삼년상인 점에서는 같지만 상복을 만드는 재료에 차이를

두어서 아버지와 큰아들보다는 약간 중하지 않게 표현한 것이다. 상복은 약간 가공은 하였으나 거친 마포인 차등추생마포(次等麤生麻布)를 사용하여 만들며, 상복의 가장자리을 꿰맨다. 자최라고도 한다.
[주D-061]담제(禫祭) : 제복(除服)하는 제사를 말한다.
[주D-062]강복(降服) : 본래 입어야 할 상복보다 낮추어서 상복을 입는 것을 말한다.
[주D-063]보복(報服) : 존속(尊屬)이 비속(卑屬)에 대해서 입는 상복 제도를 말한다.
[주D-064]대공(大功) : 상기(喪期)는 9개월이며, 상복은 공을 들여 잘 가공한 삼베인 초숙포(稍熟布)를 사용하여 만든다.
[주D-065]장상(長殤) : 상(殤)은 나이가 어려서 죽는 죽음을 말한다. 16세에서 19세 사이에 죽는 것을 장상(長殤)이라

하고, 12세에서 15세 사이에 죽는 것을 중상(中殤)이라 하고, 8세에서 11세 사이에 죽는 것을 하상(下殤)이라 한다.

8세 이하에 죽을 경우에는 상복을 입지 않는다.
[주D-066]소공(小功) : 상기는 5개월이며, 공을 들여 손질한 세소포(細小布)인 초숙세포(稍熟細布)를 사용하여 만든다.
[주D-067]시마(緦麻) : 상기는 3개월이며, 상복은 지극히 공을 들여 손질한 아주 고운 15승(升) 삼베인 세숙포(細熟布)를

사용하여 만든다.
[주D-068]기복함(起復銜) : 기복은 거상(居喪) 중에 상복을 벗고 공무를 보는 것을 말하며, 함은 직함의 뜻이다.
[주D-069]참복(黲服) : 옅은 청색이나 검푸른 빛깔의 상복(喪服)을 말한다. 연제(練祭) 때부터 담제(禫祭) 전까지 입는다.
[주D-070]기인(其人) : 조정에서 지방을 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향리(鄕吏)의 자제(子弟)를 뽑아 왕경(王京)에 볼모로

삼는 한편, 출신 지방의 일에 대하여 고문(顧問)에 대비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고려 문종 31년(1077)에 기인선상법(其人

選上法)을 제정함으로 해서 법제화(法制化)되었다.
[주D-071]서의(書儀) : 송나라 사마광(司馬光)이 찬한 책으로, 모두 10권으로 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상의(喪儀)가 6권이다. 《사마서의(司馬書儀)》라고도 한다.
[주D-072]절부(節付) : 혈족 관계(血族關係)로 수양(收養)한다는 뜻이다.
[주D-073]홀치(忽赤) : 호위하는 군사를 일컫는 몽고 말이다. 충렬왕이 세자(世子)로서 원나라에 가 있을 적에 뚤루게

(tuluge)가 되었던 사람에게 처음으로 붙여진 이름인데, 그 뒤 충렬왕이 즉위하여서는 이들로 하여금 번(番)을 짜서 숙위

하게 하였다.
[주D-074]모성(冒姓) : 다른 사람의 성을 칭하는 것을 말한다.
[주D-075]면의(面衣) : 얼굴에 쓰는 쓰개의 한 가지이다. 얼굴을 남에게 가리기 위해 썼다.
[주D-076]화표(華表)와 석양(石羊) : 화표는 묘지 앞에 세우는 문(門)이고, 석양은 묘지의 안에 세워 놓은 돌로 만든

양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