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원기 101년 11월 1일
제목 : 그래도 당신밖에 없네요
지난 수요일.
오전에는 국악가요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오카리나 공연을 다녀왔다. 밤에는 교리공부를 가야하는데 돼지등뼈 감자탕을 초벌만 끓여놓아서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감자 양파들을 손질해서 정신없이 감자탕을 끓여놓고 교리 공부에 다녀왔다.
집에 들어서니 남편이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설거지 하는 동작에 화가 잔뜩 들어있다.
‘집에 들어왔는데 설거지 거리가 가득하니 화가 났구나.’
나도 집에서 논게 아니라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느라 설거지 못하고 나갔는데 화를 내니 화가 살짝 올라오려고 한다.
남편에게
“교리 공부 다녀와서 내가 하려고 했는데~. 나도 오전에는 국악가요 공부 다녀오고 오후에는 오카리나 공연하고 돌아와 돼지 감자탕 초벌만 끓여 놓은 것 상할까봐 정신없이 끓여놓고 교리 공부 가느라 설거지 못했어요.”
라고 하니 남편이 아무말하지 않고 고무장갑을 벗어놓고 컴퓨터 방으로 간다. 남편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부엌을 정리하고 아침 쌀을 앉혀놓고 남편에게 다가가
“그래도 나 생각해서 화내면서 설거지 해줄 사람은 당신밖에 없네. 화내면서 설거지 해주어서 고마워요.”
라고 하니 남편이 웃는다. 다시 남편에게
“이왕 해주는 것 화 안내고 해주면 더 고마운데~.”
라고 하니 아무말 하지 않는다.
화를 내고 하는 행동에도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들어있음이 알아지니 감사하다.
‘남편 부처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마음을 챙기고 있으니 나전달이 되면서 남편도 웃게 하네요 ... 그런데 뒤에 이왕해주는 거 화 안내고 하면 더 좋은데 라는 표현 보다는 화보다는 웃으면서 하면 당신 얼굴에 주름이 덜가고 마음의 평화가 집안에 가득할 텐데.. 라는 표현이면 더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