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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계단미(雄鷄斷尾)
수탉이 제 꼬리를 끊다는 뜻으로, 훌륭한 재주를 지닌 선비가 화를 피하여 그것을 숨기고 초야에 은거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雄 : 수컷 웅(隹/4)
鷄 : 닭 계(鳥/10)
斷 : 끊을 단(斤/14)
尾 : 꼬리 미(尸/4)
출전 :
춘추좌씨전(左傳) 소공(昭公) 22년조
국어(國語) 卷3 周語 下
암탉과 수탉이 들어가는 속담 중에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은 여권이 신장된 오늘날 여성들은 펄쩍 뛸 일이고 기죽은 남성들도 인정 못할 것이다.
부인이 좌우하면 집안이 시끄럽다고 한 케케묵은 이야기인데 중국 폭군 주왕(紂王)을 좌우한 요부 달기(妲己)를 쫓기 위한 빈계사신(牝鷄司晨)에서 나온 말이라니 분개할 일만은 아니다.
'수탉이 울어야 날이 새지'는 권위를 갖고 주장하는 사람이 일을 처리하면 잘 풀린다는 뜻이다. 수탉은 암탉과 달리 화려한 꽁지에서 권위가 나온다고 생각하여 '꽁지 빠진 새'라고 하면 위신이 추락하여 볼품없는 것을 가리켰다.
꽁무니에 붙은 화려한 깃, 미우(尾羽)라고도 하는 꽁지는 수탉의 자랑거리다. 그런데 수탉(雄鷄)이 제 스스로 꼬리를 물어뜯어 끊는다면(斷尾) 무슨 연유일까.
아름다운 꽁지를 지닌 수탉일수록 먼저 눈에 띄어 희생으로 목숨을 내놓게 되니 그것을 없애려는 몸부림으로 봤다. 훌륭한 재주를 지닌 선비가 화를 피하여 그것을 숨기고 초야에 은거하는 것을 비유했다.
험한 세상에서 재주를 시기하여 참소나 비방이 난무할 때는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으로 자처하는 것이 목숨을 부지하는 일이기도 했다.
좌구명(左丘明)이 춘추(春秋)를 해석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과 역시 춘추외전(春秋外傳)이라고도 하는 '국어(國語)'에 같은 내용이 나온다.
주(周)나라 경왕(景王)때의 대부 빈맹(賓孟)은 왕자 자조(子朝)의 스승이었다. 어느 때 교외에 나갔다가 수탉이 부리로 자기의 꼬리를 물어뜯는 것을 보았다(賓孟適郊 見雄雞自斷其尾).
이상하게 여겨 시종에게 물으니 답한다. "제물의 희생이 되기 싫어서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自憚其犧也)." 고운 꽁지를 지니고 있으면 종묘 제사에 사용되는 희생에 가장 먼저 바쳐진다는 설명이다.
빈맹(賓孟)은 그러나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자조를 후사로 내세우려다 반대파에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소공(昭公) 22년 조에 들어있다.
수탉은 목숨을 지키려 꽁지를 쪼는데 배에 사향(麝香) 주머니를 가진 사향노루는 그것을 물어뜯으려 해도 닿지 못한다. 서제막급(噬臍莫及)은 기회를 잃으면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교훈이다.
곳곳에 인재가 있는데 나라를 위해 필요한 사람은 때가 아니라며 화려한 재주를 숨기고 있는지 등장하는 사람마다 문제투성이다.
나설 때나 나서지 않을 때나 앞장서는 사람들은 별 재주가 있는 것 같지도 않는데 주군에 충성하여 승승장구한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숨어 있거나 나대거나 재주만 소진되니 불행한 일이다.
■ 웅계단미(雄鷄斷尾)
정부의 LH 임직원 투기의혹 조사는 야당으로부터 '꼬리자르기'라는 공격을 받았다. 도마뱀은 살기위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며(斷尾求生), 수탉은 제사의 희생물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꼬리 깃털을 자른다(雄鷄斷尾)고 한다.
춘분이 지나 봄으로 들어섰건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와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로 봄을 느끼기 어렵다. 게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의혹 사건이 불거지며 그나마 간간히 들리던 산수유, 매화 꽃소식도 뒷전으로 밀려났다.
LH 비리사건에 국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때마침 4•7 재보궐선거와 맞물려 야권의 대정부 공세는 드세기만 하다. 급기야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아울러 강력한 비리 척결을 지시했다.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청와대는 비서관급 이상의 토지거래 조사결과 의심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발표했다. 이어 정부가 LH임직원의 투기의혹에 대하여 1차조사를 벌인 결과 20명을 밝혀냈다고 하자 야당은 '꼬리자르기'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꼬리자르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타의에 의해 자르는 경우와 자의로 자르는 경우다. 도마뱀은 천적에게 위협을 느낄 때 꼬리를 잘라주고 도망가며 생명을 구한다.
도마뱀의 꼬리세포는 쉽게 죽기 때문에 스스로 절단하고 도망갈 수 있다. 아무곳이나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탈리절(脫離節) 부분에서만 떨어져 나간다. 탈리절이란 위험에 처했을 때 여기서 자르리라 미리 정해놓는 절단될 부분이다.
도마뱀과 수탉의 단미(斷尾) 이유는 '살기 위해서'로 같지만 결과는 다르다. 꼬리를 자른 도마뱀은 2~3개월후 꼬리가 재생되지만 볼품없어 무리에서 따돌림을 받는 등 위상이 추락하지만 수탉은 여전히 홰를 치며 당당하다. LH사태 꼬리자르기의 결과가 단미구생(斷尾求生)이 될지, 웅계단미(雄鷄斷尾)가 될지 주목된다.
꼬리를 자르는 건 도마뱀에게 큰 부담이다. 더 이상 자를 꼬리가 없으니 잡아먹힐 위험이 크고, 새로운 꼬리를 만드는 동안 몸통은 자라지 못한다. 동작이 굼떠지고 동료들 사이에서 지위가 낮아지기도 한다. 따라서 꼬리자르기는 그야말로 목숨과 바꾸어야할 경우가 아니면 쉽게 단행할 일은 아니다.
떨어진 꼬리는 약 3분동안 팔딱거리며 도마뱀이 천적으로부터 벗어날 시간을 벌어준다. 동물학자들은 도마뱀의 이런 행동을 자절(自切)이라 한다. 사자성어로는 '꼬리를 잘라 천적에게 던져주고 목숨을 구한다'는 뜻의 '단미구생(斷尾求生)'이란 말을 쓴다.
비록 도마뱀처럼 꼬리를 완전히 자르는 것은 아니지만, 수탉이 아름다운 꼬리 깃털을 일부러 잘라 스스로 보잘것 없는 몰골을 한다는 고사가 있다. 춘추시대 좌구명(左丘明)이 지었다는 '춘추좌씨전'과 '국어(國語)' 주어(周語)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빈맹(賓孟)이 교외를 지나다 어느 집 마당에 있던 멋진 수탉이 제 부리로 꼬리 깃털을 물어뜯는 것을 보았다. 그 연유를 물으니 시종은 "웅계자단기미(雄鷄自斷其尾) 탄기희야(憚其犧也)"라고 대답했다. '스스로 꽁지를 자르는 것은 희생(犧牲)으로 쓰일 것을 겁내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희생이란 천지(天地)나 종묘에 제사지낼 때 쓰는 소, 양, 돼지, 닭 등을 말한다. 수탉에게 멋진 꼬리 깃털은 자부심과 긍지의 상징이다. 이런 수탉이 제 꼬리를 자른다는 사실은 비극이다. 그러나 수탉은 스스로 꼬리를 잘라서 희생을 면하였다. 여기서 '수탉이 위험을 미연에 차단코자 자신의 멋진 꼬리를 미리 자른다'는 '웅계단미(雄鷄斷尾)'란 고사성어가 유래하였다.
고려의 국운이 다해갈 무렵 선승(禪僧) 선탄(禪坦)은 새벽녘 개경 동문을 지나다 장닭이 홰치는 소리를 듣고 시 한 수를 읊었다. 그 시의 후렴구가 조선 성종 때 성현(成俔)의 수필집 용재총화(慵齋叢話)에 실려있다.
千村萬落同昏夢(천촌만락동혼몽)
斷尾雄鷄不失時(단미웅계불실시)
세상사람 모두 미몽에 빠졌는데, 꼬리 자른 수탉만이 때를 잃지 않았구나.
LH 투기의혹 사건과 관련, 여야는 전체 의원 및 보좌관, 그 가족들의 토지보유에 대한 전수조사에 합의했는데, '쥐와 고양이가 함께 잔다'는 뜻으로, 상하가 부정하게 결탁하여 나쁜 짓을 함을 이르는 '묘서동면(猫鼠同眠)'의 결과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여당은 LH 투기의혹 사건에 대한 들끓는 민심을 수습하고자 여야 국회의원 모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자고 야당에 제안하였다. 그러면서 당내 윤리감찰단을 통해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진과 가족 등에 대한 3기 신도시 토지보유 현황 자진신고를 받고 자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수사를 거쳐 특검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던 야당도 여야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받아들였다.
신당서 오행지(新唐書 五行志)에 '묘서동면(猫鼠同眠)'이란 말이 있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잔다는 말이다. 고양이와 쥐는 천적관계인데 부부처럼 함께 잠을 잔다는 것은 매우 친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침하다보면 누군가 '베갯머리 송사'로 무언가 함께 도모할 수가 있다. 이는 '위와 아래가 부정하게 결탁하여 나쁜 짓을 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앙숙이나 원수끼리도 나쁜 짓을 할 때는 서로 보듬고 잔다니 그 얼마나 역겨운 짓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정하고 정의롭게 부를 축적한 이들은 존경받아야 한다. 하지만 내부 정보나 권력과 지위를 악용한 경우라면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이번 기회에 LH임직원은 물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부정과 부패 또한 발본색원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도 '꼬리자르기'로 유야무야 끝낼 일이 아니다.
타의에 의해 꼬리를 자른 도마뱀은 2~3개월 후에 새살이 돋아 꼬리가 재생되지만 원래 모습보다 형편없어 짝은 물론 동료조차 등을 돌린다. 그러나 꽁지를 제 스스로 자른 수탉은 바로 다음날에도 여전히 홰를 치며 새벽을 열 수 있다.
'LH 사태의 꼬리자르기' 결과가 주목된다. 도마뱀의 단미구생(斷尾求生)일지, 아니면 장닭의 단미웅계(斷尾雄鷄)일지, 묘서동면(猫鼠同眠)으로 끝날지 두고 볼 일이다.
■ 단미서제(斷尾噬臍)
주(周)나라 때 빈맹(賓孟)이 교외를 지나다 잘생긴 수탉이 꼬리를 제 부리로 물어뜯는 것을 보았다. "하는 짓이 해괴하구나."
시종이 대답했다. "다 저 살자고 하는 짓입니다. 고운 깃털을 지니고 있으면 잡아서 종묘 제사에 희생으로 쓸 것입니다. 미리 제 꼬리를 헐어 위험을 벗어나려는 것입지요."
빈맹(賓孟)이 탄식했다. 단미웅계(斷尾雄鷄), 이른바 위험을 미연에 차단코자 제 잘난 꼬리를 미리 자른 수탉의 이야기다.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온다.
고려가 망해갈 무렵 시승(詩僧) 선탄(禪坦)이 새벽에 개성 동문 밖을 지나다가 닭울음 소리를 듣고 시를 썼다. 그 끝 연이 이랬다. "천촌만락 모두다 어둔 꿈에 잠겼는데, 꼬리 자른 수탉만이 때를 잃지 않는구나(千村萬落同昏夢, 斷尾雄鷄不失時)."
파망(破網)이 바로 코앞에 닥쳤는데도 사람들은 그저 혼곤한 잠에 빠져있다. 꼬리 자른 수탉만이 홀로 잠을 깨어 어서 일어나 정신을 차리라고, 부디 때를 놓치지 말라고 울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의 고사를 활용했다. 이기(李墍)의 '간옹우묵(艮翁尤墨)'에 나온다.
'춘추좌전'에는 서제막급(噬臍莫及)의 고사도 보인다. 사향노루는 죽을 때 사향주머니 때문에 죽는다고 여겨 제 배꼽을 물어뜯는다고 한다. 사향은 고급 향료이자 약재여서 사냥꾼은 향주머니가 든 그의 배꼽만 노린다. 하지만 사냥꾼에게 잡히고 나서 배꼽을 물어뜯은들 때는 이미 늦었다. 제 입은 또 제 배꼽에 가 닿지도 못한다.
관아재(觀我齋) 조영석(趙榮祏)이 데생 모음집 '사제첩(麝臍帖)'을 남겼다. 그의 그림 실력을 높이 평가한 임금이 1748년 숙종의 어진(御眞)을 마련하면서 감동관(監董官)으로 참여하라는 명을 내렸다. 그는 자신은 선비인데 천한 재주로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명을 거부하다 결국 파직당했다. 그림 재주로 인해 욕을 당한 후회의 마음을 화첩 제목에 담았다. 표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남에게 보이지 말라. 어기는 자는 내 자손이 아니다(勿示人, 犯者非吾子孫)."
수탉은 꼬리를 끊어 화를 면했고, 사향노루는 배꼽을 물어뜯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재주 재(才)자는 삐침이 안쪽으로 향해 있다.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 안으로 감추는 것이 화를 멀리하는 길이다.
▶️ 雄(수컷 웅)은 형성문자로 䧺(웅)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厷(굉, 웅)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굳센 수컷 새라는 새 추(隹; 새)部의 뜻이 합(合)하여 수컷을 뜻한다. 새의 수컷, 그것으로부터 굳세다, 용감하다는 뜻으로 되었다. 그래서 雄(웅)은 ①수컷 ②두목 ③씩씩하다 ④용감(勇敢)하다 ⑤이기다, 승리하다 ⑥뛰어나다 ⑦웅장(雄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수컷 모(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암컷 자(雌)이다. 용례로는 씩씩하고 굳셈을 웅강(雄强), 웅대하고 건전함을 웅건(雄健), 영웅다운 호걸을 웅걸(雄傑)규모가 크고 웅장(雄壯)함을 웅대(雄大), 크고 뛰어난 계획과 포부를 웅도(雄圖), 너그러운 도량을 웅기(雄器), 으리으리 하게 크고도 굉장함을 웅장(雄壯), 조리 있고, 힘차고 거침없는 변설을 웅변(雄辯), 기운차고 용기 있게 활동함을 웅비(雄飛), 재능과 담력이 뛰어난 사람을 영웅(英雄), 암컷과 수컷으로 강약이나 승부나 우열을 비유하는 말을 자웅(雌雄), 많은 영웅들을 군웅(群雄), 간사한 영웅을 간웅(姦雄), 거룩한 영웅이나 뛰어난 영웅을 성웅(聖雄), 두 영웅을 양웅(兩雄), 사납고 용맹스러운 인물을 효웅(梟雄), 많은 영웅들이 각각 한 지방에 웅거하여 세력을 과시하며 서로 다투는 상황을 이르는 말 또는 여러 영웅이 세력을 다투어 땅을 갈라 버티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군웅할거(群雄割據), 영웅과 호걸을 일컫는 말을 영웅호걸(英雄豪傑), 용과 범이 서로 친다는 뜻으로 강자끼리 승부를 다툼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양웅상쟁(兩雄相爭), 영웅은 여색을 좋아하는 버릇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영웅호색(英雄好色), 땅이 넓고 물산이 많은 고을 또는 그 고을의 원을 일컫는 말을 웅주거목(雄州巨牧), 웅장한 도시와 큰 읍이나 큰 도회지를 일컫는 말을 웅도거읍(雄都巨邑), 수탉이 밤에 욺으로 한 나라의 왕이 타국을 정벌할 뜻을 가지면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웅계야명(雄鷄夜鳴), 크고 뛰어난 재능과 원대한 지략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웅재대략(雄才大略), 지역이 넓고 산물이 많은 고을을 일컫는 말을 웅주거읍(雄州巨邑), 물이 흐르듯 도도한 의논을 일컫는 말을 고담웅변(高談雄辯), 영웅이 될 만한 자질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영웅지재(英雄之材), 한 시대를 바로잡아 구할만한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명세지웅(命世之雄), 그림이나 글씨의 운필이 침착하고 웅건함을 이르는 말을 용필침웅(用筆沈雄), 그 시대에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을 이르는 말을 일세지웅(一世之雄), 굉장히 크게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웅탁맹특(雄卓猛特), 기상이나 위력이 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영웅을 일컫는 말을 개세영웅(蓋世英雄), 영웅은 잘 우는 버릇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영웅선읍(英雄善泣), 영웅은 다른 뛰어난 사람을 꺼림을 영웅기인(英雄忌人), 동일한 개체 내에 자웅의 두 생식소인 알집과 정집을 갖춘 것으로 지렁이나 기생충 따위를 일컫는 말을 자웅동체(雌雄同體), 새의 암컷과 수컷이 의좋게 서로 지저귐으로 서로 손이 맞아서 일함을 일컫는 말을 웅창자화(雄唱雌和), 까마귀의 암컷과 수컷은 구별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일의 시비를 판단하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지자웅(烏之雌雄), 한 번에 자웅을 결정짓는다는 뜻으로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나 성패를 겨룸을 일컫는 말을 일결자웅(一決雌雄), 척추동물과 절족동물 따위에서 암컷과 수컷의 개체가 서로 따로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자웅이체(雌雄異體), 여우는 수놈 두 마리가 함께 살지 않는다는 뜻으로 두 영웅이 병립할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불이웅(狐不二雄) 등에 쓰인다.
▶️ 鷄(닭 계)는 ❶형성문자로 鶏(계)는 통자(通字), 鸡(계)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조(鳥;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奚(해, 계)로 이루어졌다. 새벽을 알리는 새(鳥)의 뜻이 합하였으며 닭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鷄자는 '닭'을 뜻하는 글자이다. 鷄자는 奚(어찌 해)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奚자는 상투를 손으로 잡은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닭 볏으로 응용되었다. 사실 갑골문에 나온 鷄자는 좀 더 직관적이었다. 닭 볏과 다리, 꽁지까지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눈에도 이것이 닭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닭의 볏은 奚자가 대신하게 되었고 隹(새 추)자가 더해지면서 볏이 있는 새를 뜻하는 雞(닭 계)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해서에서는 隹자가 鳥자가 바뀌면서 지금은 鷄자가 ‘닭’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鷄(계)는 ①닭(꿩과의 새) ②화계(花鷄: 되새. 되샛과의 겨울 철새) ③폐백(幣帛)의 하나 ④성(姓)의 하나 ⑤현(縣)의 이름 ⑥산(山)의 이름 ⑦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닭의 알 달걀을 계란(鷄卵), 닭의 울음을 계명(鷄鳴), 닭고기를 계육(鷄肉), 닭을 가두어 두는 장을 계사(鷄舍), 닭과 개를 계구(鷄狗), 닭고기를 넣고 끓인 국을 계탕(鷄湯), 닭의 갈빗대라는 뜻의 계륵(鷄肋), 닭의 주둥이라는 뜻의 계구(鷄口),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을 계간(鷄姦), 밤눈이 어두워 밤에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을 계맹(鷄盲), 닭을 잡아서 그 뼈나 눈을 보고 치는 점을 계복(鷄卜), 닭이 새벽을 알림을 계신(鷄晨), 닭고기를 넣고 끓인 국을 계탕(鷄湯), 닭의 갈빗대라는 뜻으로 먹기에는 너무 양이 적고 버리기에는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을 계륵(鷄肋), 닭의 주둥이라는 뜻으로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를 이르는 말을 계구(鷄口), 닭의 무리라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의 무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계군(鷄群), 독서하는 방을 계창(鷄窓), 닭을 기르는 일을 양계(養鷄), 집에서 기르는 닭을 가계(家鷄), 닭을 잡아서 죽임을 도계(屠鷄), 싸움 닭을 투계(鬪鷄), 썩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하여 내장을 빼고 털을 뽑고 얼린 닭을 동계(凍鷄), 묵은 닭을 노계(老鷄), 때 아니게 낮에 우는 닭을 오계(午鷄), 어미 닭을 모계(母鷄), 털이 흰 닭을 백계(白鷄), 닭의 무리 속에 한 마리의 학이라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서 뛰어난 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계군일학(鷄群一鶴), 닭의 무리 가운데 한 마리의 학이란 뜻으로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을 계군고학(鷄群孤鶴),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속담으로 복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기회를 만나도 덕을 못 본다는 말을 계란유골(鷄卵有骨),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말을 계명구폐(鷄鳴狗吠),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닭 울음소리를 묘하게 잘 흉내 내는 식객을 일컫는 말을 계명지객(鷄鳴之客), 닭의 부리와 소의 꼬리라는 뜻으로 큰 단체의 말석보다는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가 되라는 말을 계구우후(鷄口牛後),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일컫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살갗은 닭의 가죽처럼 야위고 머리칼은 학의 털처럼 희다는 뜻으로 늙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계피학발(鷄皮鶴髮), 닭과 돼지가 한데 어울린다는 뜻으로 같은 고향 사람끼리 서로 친목을 도모함을 일컫는 말을 계돈동사(鷄豚同社), 닭과 집오리가 먹이를 서로 먼저 먹으려고 다툰다는 뜻으로 여염의 사람들이 서로 다툼을 일컫는 말을 계목쟁식(鷄鶩爭食), 닭 대가리는 될지언정 쇠꼬리는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남의 위에 서야지 남의 꽁무니에 따라 다녀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계시우종(鷄尸牛從), 몸이 쇠약해서 침상에 기대어 몸을 지탱함을 일컫는 말을 계골지상(鷄骨之床), 다른 사람의 권세에 빌붙어 승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계견승천(鷄犬昇天), 맨드라미 열매의 과육이라는 뜻으로 여성의 젖가슴을 일컫는 말을 계두지육(鷄頭之肉) 등에 쓰인다.
▶️ 斷(끊을 단)은 ❶회의문자로 부수(部首)를 나타내는 斤(근; 도끼, 끊는 일)과 계(실을 이음)의 합자(合字)이다. 나무나 쇠붙이를 끊다, 일을 해결함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斷자는 ‘끊다’나 ‘결단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斷자는 㡭(이을 계)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㡭자는 실타래가 서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잇다’나 ‘이어나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실타래가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㡭자에 斤자를 결합한 斷자는 실타래를 도끼로 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斷(단)은 (1)결단(決斷) 단안 (2)번뇌(煩惱)를 끊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일 등의 뜻으로 ①끊다 ②결단하다 ③나누다 ④나누이다 ⑤결단(決斷) ⑥단연(斷然: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 ⑦조각 ⑧한결같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절(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계(繼), 이을 속(續)이다. 용례로는 일단 결심한 것을 과단성 있게 처리하는 모양을 단호(斷乎), 먹는 일을 끊음으로 일정 기간 음식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먹지 아니함을 단식(斷食), 딱 잘라서 결정함을 단정(斷定), 죄를 처단함을 단죄(斷罪), 유대나 연관 관계 등을 끊음을 단절(斷絶), 결단하여 실행함을 단행(斷行), 끊어졌다 이어졌다 함을 단속(斷續),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를 단연(斷然), 끊어짐이나 잘라 버림을 단절(斷切), 생각을 아주 끊어 버림을 단념(斷念), 열이 전도되지 아니하게 막음을 단열(斷熱), 주저하지 아니하고 딱 잘라 말함을 단언(斷言), 교제를 끊음을 단교(斷交), 어떤 사물의 진위나 선악 등을 생각하여 판가름 함을 판단(判斷), 막아서 멈추게 함을 차단(遮斷),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여 병상을 판단함을 진단(診斷), 중도에서 끊어짐 또는 끊음을 중단(中斷), 옷감 따위를 본에 맞추어 마름을 재단(裁斷), 옳고 그름과 착함과 악함을 재결함을 결단(決斷), 끊어 냄이나 잘라 냄을 절단(切斷), 남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자기 혼자의 의견대로 결단함을 독단(獨斷), 잘라서 동강을 냄을 분단(分斷), 가로 자름이나 가로 건넘을 횡단(橫斷), 창자가 끊어진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게 견딜 수 없는 심한 슬픔이나 괴로움을 단장(斷腸),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베를 끊는 훈계란 뜻으로 학업을 중도에 폐함은 짜던 피륙의 날을 끊는 것과 같아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훈계를 이르는 말을 단기지계(斷機之戒), 긴 것은 자르고 짧은 것은 메워서 들쭉날쭉한 것을 곧게 함을 이르는 말을 단장보단(斷長補短),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단연코 용서하지 아니함 또는 조금도 용서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불용대(斷不容貸), 떨어져 나가고 빠지고 하여 조각이 난 문서나 글월을 일컫는 말을 단간잔편(斷簡殘篇), 머리가 달아난 장군이라는 뜻으로 죽어도 항복하지 않는 장군을 이르는 말을 단두장군(斷頭將軍), 단발한 젊은 미인으로 이전에 흔히 신여성의 뜻으로 쓰이던 말을 단발미인(斷髮美人), 오로지 한 가지 신념 외에 다른 마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단무타(斷斷無他), 단단히 서로 약속함을 이르는 말을 단단상약(斷斷相約), 조금이라도 다른 근심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무타려(斷無他慮), 무른 오동나무가 견고한 뿔을 자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동단각(梧桐斷角), 어물어물하기만 하고 딱 잘라 결단을 하지 못함으로 결단력이 부족한 것을 이르는 말을 우유부단(優柔不斷),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듦을 일컫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어미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졌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슬픔과 애통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모원단장(母猿斷腸),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함을 이르는 말을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尾(꼬리 미)는 ❶회의문자로 엉덩이를 나타내는 尸(시)와 엉덩이에 붙어 있는 毛(모; 털)로 이루어졌다. 尾(미)는 꼬리로 전(轉)하여, 뒤, 끝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尾자는 '꼬리'나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尾자는 尸(주검 시)자와 毛(털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尾자를 보면 尸자 아래로 긴 꼬리가 달려 있었다. 이것은 축전을 벌일 때 동물의 꼬리를 매달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尾자는 이렇게 '꼬리'를 표현한 글자이지만, 꼬리는 신체의 끝부분에 있다 하여 '끝'이나 '뒤쪽'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尾(미)는 (1)인삼(人蔘) 뿌리의 잔 가닥 (2)미성(尾星) 등의 뜻으로 ①꼬리 ②끝 ③뒤, 뒤쪽 ④마리(물고기를 세는 단위) ⑤별자리의 이름 ⑥아름다운 모양 ⑦흘레하다, 교미하다 ⑧곱고 예쁘다 ⑨뒤다르다, 뒤를 밟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파(巴)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머리 두(頭), 머리 수(首)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감시하려고 몰래 뒤를 밟는 일을 미행(尾行), 꼬리뼈를 미골(尾骨), 눈썹을 미모(尾毛), 꼬리나 꽁지가 되는 부분을 미부(尾部), 꼬리가 큼을 미대(尾大), 자동차 따위의 뒤에 붙은 등을 미등(尾燈), 곤충 따위의 꼬리에 실 모양으로 돋아난 것을 미사(尾絲), 원광에서 쓸모 있는 광석을 골라 내고 남은 찌꺼기를 미광(尾鑛), 군진의 행렬에 있어서 그 부대의 뒷부분을 미국(尾局), 비행기의 동체의 끝머리 부분에 달린 바퀴를 미륜(尾輪), 꼬리 모양을 미상(尾狀), 꽁지 깃털을 미우(尾羽), 꼬리 날개로 비행기의 뒤쪽 날개를 미익(尾翼), 말의 끝 부분을 어미(語尾),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역미(曆尾), 책 또는 문서에 끝부분을 말미(末尾), 암수 양성의 교접을 교미(交尾), 사물의 머리와 꼬리를 수미(首尾), 뱀의 꼬리를 사미(蛇尾), 글이나 문서 따위에서의 끝 부분을 결미(結尾), 짧은 꼬리를 궐미(厥尾), 용의 꼬리를 용미(龍尾), 곤충 따위에서 꼬리처럼 돋아난 물건을 일컫는 말을 미상돌기(尾狀突起), 미생의 믿음이란 뜻으로 우직하게 약속만을 굳게 지킴 또는 융통성이 없이 약속만을 굳게 지킴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미생지신(尾生之信), 꼬리가꼬리가 커서 흔들기 어렵다는 뜻으로 일의 끝이 크게 벌어져서 처리하기가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미대난도(尾大難掉),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일컫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와 꼬리를 잘라버린다는 뜻으로 앞뒤의 잔사설을 빼놓고 요점만을 말함 또는 앞뒤를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감을 일컫는 말을 거두절미(去頭截尾),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뱀이라는 뜻으로 시작은 좋았다가 갈수록 나빠짐의 비유 또는 처음 출발은 야단스러운데 끝장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용두사미(龍頭蛇尾), 머리에서 꼬리까지 통한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 방침을 바꾸지 않고 생각을 철저히 관철함을 이르는 말을 철두철미(徹頭徹尾),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꼬리를 진흙 속에 묻고 끈다는 뜻으로 벼슬을 함으로써 속박되기보다는 가난하더라도 집에서 편안히 사는 편이 나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예미도중(曳尾塗中), 개가 꼬리 치는 것처럼 남의 동정을 받으려 애걸하는 가련한 모습을 이르는 말을 요미걸련(搖尾乞憐)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