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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비밀의늪
독서 노트 정리하다가,,, 갑작스런 발췌,,
좋아하는 문장은 고딕
자기 집조차 쉽게 가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의 공간을 함부로 내리칠 수 없다. 거리를 두다 못해 엄마가 아픈지 어떤지 제때 알아채지도 못하는 자식은 엄마의 실종 앞에서도 머뭇거린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을 억누르기만 하고 연락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일 따위의 능동적인 행동을 할 수가 없다.
애정관계라는 것은 그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 할수록 장벽이 올라가고 포가 날아오는, 사람을 고독한 전시 상태로 몰아넣는 어떤 것으로, 사랑이 그를 외로운 죽음에 이르게 하리라는 사실을 조우경은 어렴풋이 깨달았다.
필요한 걸 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는 쉽다.
사람은 말 한 마디, 1분이 채 되지 않는 찰나의 친절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신이란 아무리 기도한다한들, 한낱 개인의 소망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존재다.
기자는 수첩에 이렇게 받아적는다.
"한마디로 내 글은 구라… …"
최악의 경우 이 문장이 기사의 헤드라인이 될 수도 있다고 슬아는 예상한다.
좋은 이야기에 대한 추앙과 문학에 관한 믿음으로 슬아는 움직여왔다.
신의 입을 빌려 기도하고 몸을 낮추듯, 슬아 역시 자기보다 먼저 살아간 작가들의 밤을 빌려 글을 쓴다.
결혼과 함께 홍콩에 오게 된 키티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남편의 직업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죽은 건 개였어."
"난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범한 실수를 그애가 저지르지 않도록 잘 키우고 싶기 때문이에요. 어릴 적 모습을 돌이켜 보면 제 자신이 싫어요. 하지만 제겐 기회란 게 전혀 없어요. 내 딸은 자유롭고 자기 발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키울 거예요. 난 그 아이를 세상에 던져 놓고는 사랑한답시고 결국 어떤 남자와 잠자리를 갖기 위한 여자로 키우기 위해 평생토록 입히고 먹일 생각은 없어요."
우리는 아직 되지 못한 사람들이었고 무언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그저 지금 아닌 다른 모습을 원했다.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보다는 나은 모습이고 싶어졌다.
언제나 살고 싶었어. 끝까지 살고 싶었어. 내가 서 있는 곳이라면 벽과 천장과 바닥을 모두 느끼며 살고 싶었어.
살도 새 살이 돋는데 마음이라고 새 마음이 없을 리가 있겠니.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그 마음에 가장 열렬한 시기에도 시차가 있다. 늘 같지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혼자인 것 같고 외로워지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자신을 검열하며 애쓰는 건 욕 먹을 일이 아니었다. 남에게 여과 없이 드러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진심을 간직하기 어렵다면 그걸 감추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했다.
불행한 사람들을 찾아와 자신의 대나무밭인 양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너와 비슷한 아픔을 겪어 본 적이 있어. 나도 그만큼 아팠어. 들어 보면 공감의 근거는 희박하고,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지껄이는 것뿐이다. 정말 끔찍한 건 그런 무례함이 다정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혜순은 딸이 있을 종합병원 장레식장 입구에 서서 축축해진 손바닥을 허리춤에 문질러 닦았다. 손을 잡아 줘야 할 테니까. 더 이상 아이의 엄마도, 누군가의 아내도 아니지만 아직 삶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딸에게 말해 줘야 할 테니까. 해순은 여기, 너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 줄 사람이 있다고, 너는 내 딸이라고,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오래 너를 그렇게 불러온 여자가 여기 있다고, 딸의 두 손을 단단히 붙잡고 말해 줄 생각이었다.
스토커로서의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누가 스토커인지 알기 어렵다.
모든 스토커가 망상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망상이 있는 사람이 모두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스토커를 무조건 정신이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고 재범률을 낮추는 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스토킹은 상대방을 직접 위협하거나 괴롭힐 의도가 없더라도 범죄로 성립될 수 있다. 스토킹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스토커의 행위가 합리적 수준에서의 공포Rational fear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합리적 수준에서의 공포란 신체적 상해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불안과 두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스토킹을 범죄로 정의하는 경게선은 피해자가 공포나 위협을 느끼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로 결정된다.
이 대목 읽으면서 떠올랐던 영상 아래 첨부하오니 같이 봐주면 좋겠3
https://youtu.be/I-JPG5_uRvQ?t=212
중요한 것은 공감 자체가 아니다. '어떤' 공감을 '어디까지' 적용하느냐다.
공감이란 대체 무엇인가? (중간생략) 그중에 하나는 공감을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 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행동 지침으로 삼는 기술'로 규정한다.
가끔 생각나요. 나에게 차가운 얼굴을 보여준 사람들.
그렇지만 사실은, 그냥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사람들이 내게 냉담한 표정을 지었던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그런 게 아니었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해서라도 그 얼굴들을 잊고 싶은 건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깨달음이 피할 길 없는 파도처럼 나를 뒤덮었다.
이 사실에 순응해야 했다. 내게 이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토록 큰 위안과 감사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에.
(중간 생략)
나는, 좋아한다, 이 사람들. 이 사람이 좋다. 이 사람을 좋아한다.
나에게 그건 아주 단순하고도 파괴적인 사실이었다.
가짜 뉴스의 목적은 실제로는 가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믿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믿게 하려면 맥락이 필요합니다.
그 맥락을 구성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의 오래된 편견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언론이 메신저(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에게 부여해 주는 권위입니다.
(중간 생략)
언론에 어떤 사람의 말이 자꾸 실리면, 그의 정치적 영향력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의 말이 거짓일지라도, 그의 말이 언론에 실렸다는 것은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죽는다는 건 알았어요. 죽을 걸 알았다고 해야 하나.
어떤 기분이었어요?
무서웠어요. 아주 무서웠어요.
아아.
살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정도로 무서웠어요.
그는 어째서 죽지 못했는지, 어떻게 해서 집으로 돌아왔는지는 생각나지 않았다.
어째서였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지만 아마 시답잖은 이유였을 것 같다.
문득 콜라가 마시고 싶었다거나 아직 끝나지 않은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했다거나 하는 그런 것들.
그래, 맞아. 그런 것들이었겠지. 그런 것들이었을 거야.
모든 젖어 있는 것에 나는 태연할 수 없다.
젖은 얼굴의 비애 앞에서 나는 꼼짝도 하지 못한다.
우리 속담에는 북어와 같은 급수를 굳이 여자라는 성(性)에 한정짓고 있습니다만, 사흘에 한 번은 두들겨 패야 다소곳하다는 점에서는 남자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저는 이번 기회에 발견하였답니다.
이 일은 나를 고장낼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고장났으니까. 경아가 죽었을 때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
익명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마르타도 될 수 없었다. (중간 생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르타였다.
경아가 마리아라면 나는 마르타가 되어야 했다. 그다지도 그애를 사랑했다.
고마워, 다들 쓰레기라서 정말 도움이 됐어.
시간이 앞으로 흘러가는 한, 그녀에게 두려운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두려운 건 과거였다.
죽음은 너무나 흔해서 귀하게 취급받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감춘 채 아무나 붙잡고 상대방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둘 중에 하나 뿐이었기 때문에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은 언제나 반반이었다.
그것은 이념의 법칙이었다.
노든은 누군가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한순간에 영문도 모르게 철조망이 열리다니. 그것도 그토록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던 앙가부가 죽고 난 다음에.
"혹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알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해 줘."
"난 이제 너밖에 없잖아."
"노든, 복수하지 말아요. 그냥 나랑 같이 살아요."
내 말에 노든은 소리 없이 울었다.
노든이 울어서 나도 눈물이 났다.
우리는 상처투성이였고, 지쳤고, 엉망진창이었다.
손 닿는 곳마다 책을 두고 비는 시간마다 잠깐씩 읽는 꾸준함이 정말로 여러분을 '바꿀' 것이다.
책에 인생의 진리 같은 것은 들어있지 않다.
대신 책은 사유를 확장시키고, 자신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여러 의견들을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대체로 무엇이 엄청나게 중요하게 강조된다는 것은 그것이 엄청나게 위협받고 무시당해왔다는 반증일 때가 많다."
법은 결국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오래된 생각이다.
법은 오래전 사람들이 공유했던 생각을 토대로 만들어졌고, 지금 우리가 공유하는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대한민국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
국가는 인간을 위한 도구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존엄한 것은 대한민국도 아니고, 한민족도 아니다. 인간이다.
(중간 생략)
이 당연한 이치를 거꾸로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Q. 장애를 다루면서 주의하는 점이 있나요?
A. 간단히 말하기 정말로 어려운데, 조심스러워하는 지점에서 타자화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그릴 때 조심하지는 않잖아요. 타인이기 때문에 조심하는 거거든.
(중간 생략)
사실 내가 체험하지 않은 무수한 인물을 상상하는 것이 작가의 임무잖아요.
어떤 인물이 유달리 어렵다면 타자화 하고 있지 않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본인이 재벌도 아니면서 재벌가 이야기는 잘만 그리는데, 어떤 사람은 그리기 어렵다면 그 사람을 타자화하는 거죠. (소설가 김보영)
'한 남자가 아내를 죽이면 살인이라고 부르지만, 충분히 많은 수가 같은 행동을 하면 생활 방식이라고 부른다.'
친애하는 바니, 잘 있어요. 난 봤어요. 그게 와 있었어요.
하지만 그건 천사가 아니에요.
난 부동산 업자를 봤다고 생각해요.
망자는 아픔을 느낄 수 없다. 그리고 모든 주검은 생명이 자연적 원인으로 끝났든 비자연적 원인으로 끝났든, 내게 인간의 취약한 면모를 보여준다. 망자는 내게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벌거벗은 채 가만히 누워 있는 그들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타인을 공격할 수 없다. 아무리 복잡한 인생이었든 이제는 단순하고, 어떤 비밀이 있었든 이제는 발가벗겨지며, 무엇이 중요했든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이 사실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사망 통게에서는 어떤 합리적인 가설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사례는 저마다 독특하다.
나의 숨은 흰 수증기가 되어 공중에서 흩어졌다. 나는 그때 내가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겨울은 사람의 숨이 눈으로 보이는 유일한 계절이다.
엄마가 세상에 없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런 상상으로 그녀는 자신이 느껴야 했던 마음을 영원히 유예했다.
여성을 하나의 집단으로, 여성을 상대로 자행되는 폭력은 놀라운 기현상으로 뭉뚱그려 이야기 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지만, 그 바탕에는 그런 일은 원래 그냥 일어난다는 식의 태도가 깔려있다. 우리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성 가해자에 대해서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린 한 여자가 강간을 당했다고 묘사하고, 성폭행을 당하거나 구타당한 여성의 비율에 대해 이야기한다. 강간이나 성폭행을 저지른 남성, 폭력적인 가해자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성폭행을 거론할 때 너무 쉽게 여성의 옷차림, 행실, 선택만을 부각한다. 여성에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예방 조치를 하라고 경고하고 그러지 않은 피해자에게는 은연 중에든 노골적으로든 책임을 전가한다.
한 권이라도,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꽂혔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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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나 이런글 너무 좋아…
와 진짜 정독중...한개 읽고 도서관검색중임ㅠㅠ고마워
읽어보고싶은게 많다 고마워
딱 한 개만 읽어봤네 나머지도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