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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대구 시내버스가 공영제가 되고 나서 부터는
버스 배차시간이 조금씩 더 길어 졌지만...
그래도 환승이 되는 게 좋았다..
그런데...
버스기사들이 언제 부턴가 이제는 마치 자기네들이
무슨 큰 권한을 가진 것 처럼
버스정류소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태워 주지를 않고
멀리서 뛰어 오는 데도 그냥 휭 가 버린다.
버스 수입에 신경 안 써도 되니까 뒷 차 오면 타라는 얘기다.
오늘도 시내에 나갔다가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데
사람들이 서 있는 자리보다 10미터나 더 앞으로 가서 차가 멈춰 선다.
그러자 사람들이 먼저 타려고 우르르 앞으로 뛰어 가면서
"개새끼.."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한 목소리로 욕을 해 댄다.
손님들을 운동시키려고 작정한 것이 아닌 바에야...
하여튼...
이렇게 탈 때 부터 심기가 틀어져 있었는 데..
한참을 오다가 누군가 하차벨을 잘 못 눌렀나 보다.
버스가 정차 해 문이 열렸는 데도 내리는 사람이 없다.
그러자 기사가 문을 닫으면서
"누가 벨 눌라노코... 안 니릿능교?"
하며 큰소리로 고함을 친다.
순간 버스 안이 조용해 지면서 누구 한 사람 말 대꾸 한 번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할머니 셋, 학생 대여섯, 청년 둘, 그리고 나
이게 전부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침묵 속에서 또 한 정류소를 지났는 데
또 다시 기사가 백미러로 승객들을 훓어보며 소리친다.
"아까 밸 누가 눌란능교?"
듣다 못해 내가 소리쳤다.
"어이..기사양반! 누가 눌랐으면 어떵교? 누가 아마 잘 몬 눌랐겠지..."
그러자 기사가 고개를 뒤로 획 돌려 나를 보고
"당신이 눌란능교?"
하며 더 화난 목소리로 묻는다.
그 기세에 나도 모르게 그만 주눅이 들어
가는 목소리로
"은지요... 나는 안 눌린는데요?"
"그라만 가마이 있으소 이 양반아.."
하며 이제껏 보다 한층 거칠게 차를 몰며 한 마디 더 한다.
"잉간들이 했시먼 했다카지... 와 말이 엄노?"
마음 속으론 당장 뛰어 가 귓싸대기라도 한 대 쳐 올리고 싶었지만
등치를 보니 나보다 한 배 반은 더 클 것 같았다.
"참아야 된다! 안 그러면 난 오늘이 초상날이다..."
이렇게 맘속으로 되뇌이면서 눈을 감았다.
내가 내려야 할 정류소에 이르러 출입구쪽으로 나오는 데
그 순간 출입문 유리창에 붙어있는 안내문 글씨가 눈에 확 들어 온다.
"버스운전기사 폭행,상해시 3년이상 징역"
"법만 안 바낏어도...
니는 벌써 한방 쳐 발맀다 자슥아.. 좋은 꿈 꾼줄 알아라"
이런 말로 내 스스로를 변명하며 차에서 내렸다.
근데... 집으로 가는 나의 머리 속에
"천날만날 저그 마누라한테나 큰소리 치지...
딴 사람 한테는 찍소리도 못하는... 등신 중에 상등신아...."
하며 마누라가 비웃고 있다.
(200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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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버스 타본지가 하도 오래되서 잘 모르겠지만 전에도 버스 기사님들 가끔은 횡포가 심했죠.급정차 하면 모두 앞으로 쏠리고... 너무 재밌게 글을 올리시니 또한번 배꼽 빠질뻔했읍니다
ㅎㅎㅎ숙이님~~~~ 비오는 밤에 혼자 웃으니 딸래미가 왜 웃느냐고 들여다 보네요....ㅋㅋ
글을 읽으며 제가 마치 어리숙이님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ㅎㅎ 요즘 친절한 기사분들도 많던데 이 기사분은 그 날 무신 일이 있었는지 좀 그러네요..^^
운수업이 써비스업으로 알고있습니다 언어..난폭.운전 정유장 30쎈치 이탈 정유장 무정차 등등 모두가 운수업법에 적용됩니다 그지역 운수과로 고발하면 벌금에 운전수 안전교육에 정지 조치을 할겁니다
참 친절한 기사님들 많던데.... 더구나 갱상도 버젼으로 그러면 겁나겠습니다. 인간들이 했시면 했다카지...무서워요.
ㅎㅎㅎㅎㅎ 네 근데 친절하고 다정하신 기사님들도 많지요 . 어쩌다 한두분이 물흐리는걸 거예요 ㅎㅎ 한동안 숙이님 글이 안올라와서 궁금 했어요 ..... 별일 없으시죠 .. ㅎㅎ 숙이님 그동안 집안에서만 호랑이 인척 하셨군요 ㅎㅎㅎ
고국엘가면 버스는 타지 말아야 겠군요,,, 무서워서..... ㅎㅎㅎㅎ
간덩이 큰 버스기사군요. 잘 타지 않는 버스지만 저도 두어달 전에 기다리던 버스가 오길래 손을 들었더니 설듯이 멈칫하다가 그냥 지나가더군요.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버스 정차장에 있는 불편 신고 전번을 보고 항의 전화 했습니다. 차량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그 기사 문책 당합니다. 인정의 나눔도 좋지만, 부조리는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에서 일어난 일입니까~? 서울에서는 그렇게 운전기사가 행동하면 120번으로 전화해서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불친절 기사로 고발하는 거죠~~ 웬만하면 봐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해도해도 아니다 싶을 정도면 고발해버립니다. 대구에는 그런 제도가 없나 봐요~~ 서울시내 버스 대분분 탈 만해요. 전철보다는 먼지도 덜하고 대중교통 중에는 버스가 제일 편한 편인데요~ 택시는 느려터졌고, 불친절하고....지하철은 먼지오염도만 해도 끔찍해서 못 탈걸요~
지난 겨울에 버스 탔는데 운전기사가 의도적으로 제가 내리려는데 ( 동작이 느렸습니다, 조금이요, 제가요)....뒷문을 열았다 닫았다 다섯차레 반복하더군요...... 저는 몰랐는데, 대학생이 보고, 사실 있는 그대로 고발해서 제게 확인전화가 왔더라구요. 그 대학생이 저를 아는 학생이어서.... 그 운전기사 아저씨 교육도 받고,,, 회사 측에서 아무래도 안 좋은 소리 많이 들었나 보더라구요, 제게 직접 전화해서 기가 죽어서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더군요. 서울에는 120번으로 전화하면 바로 연결된답니다. 제가 신고한 건 아니지만, 저를 아는 대학생이 마음아파서, 의분해서 신고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인간이 덜 되었는지, 신고해준
대학생에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고, 버스운전기사가 측은하다는 생각보다는 고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그 후에 물론 팔에 충격이 가서 팔을 2~3주를 사용 못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거든요. 동작 느렸던 제가 미웠나 봐요, 그 버스기사 아저씨가요.....이해해줘야 하는건데,,, 아직도 좀 많이 괘씸해요, 그 이후로 팔이 아파서 많이 고생했거든요. 전신에 어디든 충격이 가해지면 근육강직 현상이 일어나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라서요.....제가 인간이 이기적이죠~?
어이쿠~~~ 어리숙이님, 세상 참 좁네요, 여기서 이렇게 다시 만날줄이야.... 제가 잘못했습니다. 원래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날 아침에 마누라 한테 맞고 나왔거든요... 그래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제가 그래서는 안되는데... 왜 맞았냐구요? "인간아 엊저녁에 그기 뭐꼬? 가게 앞에 풀칠한 인간이 밥은 뭔 밥이고...." 아침밥도 안 주고 때리더라구요... ㅋㅋㅋ 내는 좀 잘해가지고 고깃국 얻어먹을라 했는데 고만 가게앞에서 흘렸삣다 아닙니까 ㅋㅋㅋ
작업중에 방귀낀줄 잘못알고 있었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