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사는 고기는(以詩呈悟處依韻答之)-진각혜심(眞覺慧諶)
어룡재수부지수(魚龍재수부지수) 물에 사는 고기는 물을 알지 못하고
임운수파축랑유(任運隨波逐浪遊) 물결치는 대로 자유롭게 헤엄치네
본자불리수득실(本自不離誰得失) 본래 잃어버리지 않았거니 득실을 말하지 말라
무미설오시하유(無迷說悟是何由) 미혹하지 않았거니 무엇 때문에 ‘깨달음’을 강조하는가
*위 시는 ‘석지현’(釋智賢)님의 편저 “선시감상사전”에 실려 있는데, 참고로 석지현님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하였고, 편.저.역서로는 “선시”, “법구경”, “숫타니파타”,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 등 다수가 있습니다.
*진각혜심(眞覺慧諶, 1178~1234)의 호는 무의자(無衣子), 나주 화순 사람으로 1201년 진사에 급제, 태학에 들어갔으나 모환(母患)으로 고향에 돌아가 이듬해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조계산 송광사 보조국사에 입산, 큰 바위에 앉아 밤낮으로 참선하면서 밤이 되면 게송을 읊으니 그 소리가 십리까지 들렸고, 지리산 금대암에서는 대 위에서 좌선할 적에 눈이 내려 이마까지 묻히도록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리 흔들어도 대답이 없더니 마침내 깊은 뜻을 깨달았다. 1208년 보조국사가 법석을 물려주려 했으나 사양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자취를 감추었다가 1210년 보조국사가 입적, 칙명으로 법석을 이어받고 개당(開堂), 납자(衲子)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고, 1234년 월등사에서 입적하였으며, 순천 송광사에 그의 비가 있고, 저서로는 선문염송(禪門拈頌)(전 30권)이 있습니다.
*위 시의 형식은 ‘칠언절구’이고, 출전은 “무의자시집(無衣子詩集)”입니다.
*위 시에는 “우린 누구나 저 불멸의 본질로부터 왔고, 그러므로 우 린 누구나 불멸의 존재이다. 여기 부족한 것은, 더 이상 깨달을 것은 이제 없다. 그런데 우린 왜 이렇게 초조해하고 있는가”라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어룡(魚龍) : 물에 사는 고기의 총칭
시하유(是何由) : 이 무슨 까닭인가
첫댓글 삶이란 무릇 그렇게 물 흐르듯이 살면 되는것을.......
무엇을 더 얻고자 그렇게 욕심을 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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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무욕의 세계는 노래나 시에만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