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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본 많은 누리꾼은 ‘학교 급훈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해 보인다’ ‘여기가 중국이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 급훈이 어떤 경위로 정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가 여전히 중국에 대하여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여전히 많다는 생각이 든다.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은 오늘날 중국의 정식 국호인데, 이처럼 나라 이름을 일곱 글자 국호로 정한 것은 중국의 전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오랜 옛날 중국에 존재해 있던 왕조들로 하(夏), 상(商), 주(周), 진(秦), 한(漢), 위(魏), 진(晉), 수(隋), 당(唐), 송(宋), 원(元), 명(明), 청(淸) 등의 나라 이름이 있었는데, 모두 한 글자였다. 반면에 중국 주변의 나라 이름을 보면 흥미롭게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이민족들 즉, 흉노(匈奴), 돌궐(突厥), 만주(滿洲), 여진(女眞) 등 모두 두 글자로 국호로 지어졌다. 물론 고조선(古朝鮮)과 고구려(高句麗)는 이후 위만조선(衛滿朝鮮)이나 이성계의 조선 또는 왕건의 고려와 구분하기 위하여 후대에 지어진 것만 보더라도 중국 이외 주변 나라의 국호는 어김없이 두 글자였다.
이처럼 역대 중국 왕조의 국호는 모두 한 글자이고 주변 민족의 국호는 거의 모두 두 글자인 것은, 우리말에서 ‘하나’는 곧 ‘크다’라는 의미이듯이, 중국에서도 ‘한 일(一)’ 즉 ‘하나’에 대한 정통성을 의식하고 세계의 중심 국가로서 중국의 위상을 내세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오늘날 중국이 지난 4천 년 동안 나라 이름을 한 글자로 불러왔던 전통에서 탈피하여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이라는 일곱 자 국호를 쓴 것은 그동안 한 글자 국호 왕조로서 ‘세상의 중심’이라는 정통성을 포기하고 사회주의 국가로서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자는 뜻을 포괄하고 있으므로 오늘날 중국이 지향하는 나라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우선 중화(中華)는 중국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세상의 ‘중심[中]’ 국가이며 가장 ‘빛나는[華]’ 문화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의 중화(中華)사상을 계승한다는 것을 내세운 것이다.
다음으로 인민(人民)은 본디 왕조시대에는 ‘사람의 백성’으로서 ‘왕[人]의 백성[民]’이라는 뜻이 강했다. 이때의 인민은 왕조시대에 세상 모든 백성이 왕의 소유라는 계급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전통적으로 다스림의 주체인 지배계층이라는 의미인 ‘인(人)’과 다스림을 받는 피지배계층의 의미인 민(民)을 한데 아울러서 계급 간의 차별과 소외가 없는 나라의 구성원이라는 의미에서 인민(人民)이라는 개념을 새로이 만든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가장 중시하는 이념은 계급이 없는 평등사회이다. 사회주의는 개인주의를 표방한 자본주의와는 달리 일종의 단체주의로서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회를 실현하자는 뜻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니 계급을 타파하고 평등사회를 실현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 인(人)과 민(民)을 모두 아우른 인민이라는 개념이 새로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공화국(共和國)의 공화가 ‘함께 공(共)’자와 ’화합할 화(和)‘자의 조합이듯이, 공화국이란 ‘정치 행위를 함께 하는 나라’라는 뜻으로 민주사회의 정치체제를 말한다. 왕조시대에는 모든 세상이 왕 한 사람의 소유물이었지만, 서구에서 근대 산업화와 함께 시민혁명이 일어난 이래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이건 사회주의 사회이건 공화정치 체제를 표방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의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하였고, 2차 세계대전 이래 새로이 독립한 대개의 나라 이름에 어김없이 ‘~ 민주공화국’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물며 북한의 국호조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민주 공화정치’ 그 자체를 거부하는 나라는 없다.
그렇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보통선거가 시행되지 않고, 정당 간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겉으로 내세우는 이념과 실제 현실이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배우는 학생들이야말로 꼭 이해하고 있어야 할 텐데, 중학교 급훈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중도를 지키는 평화로운 공동체’라는 급훈을 달았다고 하니, 그 연유가 무엇인지 여전히 의아스럽다.
(옮긴글)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