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사설(辭說)
박정원
더더 끄적여야 한다 더더더 자지 말아야 한다 더더더더 눈짓 손짓 발짓 몸짓 모두 낮아져야 한다 치열하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맨 처음의 고요팡처럼 고유명사를 갖기 이전의 우주팡처럼 팡팡팡, 비옥한 등짝을 두들겨 패야 한다
폭포수처럼 쏟아내야 한다 팡팡팡팡, 신나게 그들의 곳간을 쓸어내야 한다 우주팡 속의 작은 지구팡, 이 소금꽃 같은 별팡에서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
그 누구냐
그 누구의 누구는 또 누구냐
누구를 위해 팡팡팡
두들겨 패는가
누가 새벽팡을 환하게 밝히는가
별콤보 하나마다 회한의 눈물이다
새콤보 나무콤보 내려올 적마다 산적한 그들만의 보석이 깨진다
쏟아지는 콤보 하나하나가 우리라면 우리는
달콤한 캔디인 듯 아즘아즘한 그들의 캔디팡이 되어야 한다
수북이 쌓인 검은 보석을 캐내기 위해
스스로 보석팡이 되어야 한다
부서져라 깨져라 맘 가는 대로 풀어라 내 그들을 불러 젖힐 것이니
캔디팡, 애니멀팡, 보석팡, 애니팡, 출첵팡팡, 웨딩팡, 체인팡, 벨팡, 배고팡, 아쿠아팡, 쿠팡, 비드팡, 로리팡, 섹시팡, 캐시팡, 에이팡, 밀크팡팡, 도너츠팡팡, 뽀로로팡 그리고 왕따팡, 갈등팡, 불륜팡, 배틀팡, 은퇴팡까지 팡팡팡팡!
깨뜨리도록 들이대라 박힌 나를 빼라 요람 이전의 내가 되라 앵그리 버드가 지배한다하더라도 그것마저 뽑아 던져라 그들의 敵팡이 되라
애니타임 애니웨어, 누가 부르지 않아도 분명코 기록 전달하느니
쓰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는 그대 빛나는 팡이여!
우리팡을 해봤는가
우리팡이라고 들어보긴 했는가
사라진 우주
박정원
막 깨어난 애기나비가 뭉클,
나무만 보고 걷던 나를
꼼짝 못하게 묶는다
어쩜 저리 여린 깃이
애벌레에서 나올 수 있을까
날 수는 있을까
젖은 날개는 언제 마를까
순한 그 고요 앞에서
박새의 작고 뭉툭한 검은 부리가
번개처럼 날카롭다고 느껴지는 순간
한 묶음의 고요가 출렁!
끊긴다
있던 자리에
애기나비가 없다
소란스런 쪽으로 흰뺨박새가 유유히 사라진다
한세상이 오다가 빤히 내 보는 앞에서 쓰러진다
먼저 살아 본 이파리들이
애기나비와 박새를 번갈아 내려다보는 층층나무아래
박새일까 쇠박새일까 진박새일까 되뇌어보는
그 짧고 짧은 사이
- 「시와소금」2012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