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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기위(不出其位)
군자는 자기 직위에서 벗어나는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不 : 아닐 불(一/3)
出 : 날 출(凵/3)
其 : 그 기(八/6)
位 : 자리 위(亻/5)
출전 : 주역(周易) 第52 간괘(艮卦)
象曰 : 兼山, 艮. 君子以思不出其位.
여러 산이 함께 있는 것이 간괘니, 군자가 본받아서 생각이 그 분수(位)를 벗어나지 아니한다.
(周易 第52 艮卦)
周易 第52
䷳ 重山(중산) 艮卦(간괘)
1. 두 개의 산이 가로 막혀 있다.
응효(應爻)가 하나도 없으니 '멈춤', '그침'을 나타낸다. 어떤 사물도 끝까지 움직일 수 없어 멈추니 艮으로 받는다. 움직임(震/動)과 멈춤(艮/止)은 상호작용한다.
艮(산)은 안정되고 중후하며 견고하고 진실하고 멈춤 등의 뜻이 있다. 지어지선(止於至善)의 경지이며 무망(無妄)의 경지에 머무는 것이다. 성인지도(聖人之道)에 머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멈추고 움직임에 따라 길흉화복이 생겨난다. 움직일 땐 멈출 것을 생각하고, 멈출 땐 움직일 것을 생각하라.
2. 괘사(卦辭)
艮其背, 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无咎.
사물을 등지고 있으니 보고 듣고 얻는 것이 없다. 뜰을 거닐어도 사람조차 보지 못한다.
보고 듣는 것 때문에 욕심이 생긴다. 남과 비교하니 시기 질투가 생긴다. 욕심낼 대상,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허물될 일이 없다.
(해설)
등은 얼굴과 상대되는 개념이다. 눈, 코, 입이 다 들어있는 얼굴은 인간의 희노애락이 다 드러나는 곳이라 욕망 욕심을 상징한다. 얼굴을 들여다 보지 않은 것은 욕심과 욕망을 회피하거나 인지하지 못한 모습이니 길하다.
뜰 역시 성밖이나 들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세속적인 장소를 이야기한다. 욕심이 없으니 세속적인 곳에서도 소인배를 의식하지 않으면 허물이 없는 것이다.
彖曰: 艮, 止也.
단에 이르길, 간은 그치는 것이다.
時止則止, 時行則行.
그칠 때 그치고 행할 때 행한다.
動靜不失其時, 其道光明.
움직임과 고용함이 그 때를 잃지 않으니 그 도가 밝게 빛난다.
艮其止, 止其所也.
그치는 곳에서 멈추니 그 자리에서 그치는 것이다.
上下敵應, 不相與也.
상하가 대적하여 응하니 서로 함께하지 않는다.
是以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无咎也.
이 때문에 '그 몸을 얻지 않았다. 그 뜰에 행하나 그 사람을 보지 못하니 허물이 없다' 한 것이다.
(해설)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그쳐야 하는곳에 잘 그치면 편안해지고, 편안해져야 안정이 되고, 안정이 되어야 생각을 할 수 있고, 깊이 사고한 이후에 하늘의 도를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대학)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이 때와 장소를 잘 가려서 행동할 줄 아는 것은 현명한 판단력이 요구되어 지는 것이다. 그 판단력이 바로 하늘의 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象曰: 兼山, 艮. 君子以思不出其位.
상에 이르기를 산이 거듭한 것이 간이다. 군자는 이로써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해설)
군자는 자신의 위치와 여건, 시의성을 살펴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3. 효사(爻辭)
初六, 艮其趾. 无咎, 利永貞.
초육은, 그 발에서 멈추니 허물이 없다. 오래도록 바름을 지키면 이롭다.
象曰: 艮其趾. 未失正也.
상에 이르기를, "그 발에서 멈춘다" 함은 바름을 잃지 않은 것이다.
(해설)
발꿈치는 우리 신체중에 가장 아래에 있고 얼굴과 가장 먼 곳이다. 아직 사심이 동하기 전이니 그런 스탠스를 오래 유지해야 할 것이다. 오랫동안 바른 생활태도를 유지해야 하는것이다.
六二, 艮其腓, 不拯其隨, 其心不快.
육이는, 그 장딴지에서 멈춤이니 구원하지 못하고 그를 따라 그 마음이 불쾌하다.
象曰: 不拯其隨, 未退聽也.
상에 이르기를, "건지지 못하고 그를 따른다" 함은 물러나 듣지 않음이다.
(해설)
육이는 유순중정하고 정위에 있다. 군자로서 백성을 다스리는 책임이 있는데 과중하고 욕심많은 구삼을 다스리지 못하고 오히려 친비한 그와 세속적인 욕망을 따르고 싶으니 불쾌한 것이고 구삼이 육이를 안따르니 속이 상한것이다.
九三, 艮其限. 列其夤, 厲薰心.
구삼은, 그 경계에서 멈춤이다. 그 등골을 쪼개고 마음을 태우니 위태롭다.
象曰: 艮其限, 危薰心也.
상에 이르기를, "그 경계에서 멈춘다" 함은 위험하여 마음을 태우는 것이다.
(해설)
限 한계라 하면 상하의 경계이거나 좌우의 경계, 혹은 어떤 두 상황의 중간에 있는것등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마땅히 멈춰야 할 곳이 아니라 엉거주충 불편한 곳에 멈춰 위태롭고 초조불편한 모양새다.
(添)
이토오 히로부미가 안중근열사에게 죽음을 당하기 전에 본 주역괘 점사이기도 하다. 안중근(安重根) 열사이름이 重山艮을 품고 있는 것이 히로부미 암살은 이미 하늘의 뜻이였나 보다.
六四, 艮其身, 无咎.
육사는, 그 몸이 멈춤이니 허물이 없다.
象曰: 艮其身, 止諸躬也.
상에 이르기를, "그 몸이 멈춘다" 함은 모든 몸이 그치는 것이다.
(해설)
身(몸 신)은 물리적인 몸으로 해석하고 躬(몸 궁)은 정신적, 처지, 상황등을 다 아우르는 말로 해석을 하면, 몸가는 곳에 마음간다는 말이 있다. 욕심이 생겼을 때 그러한 상황으로 가지 않으면 마음은 절로 멀어져서 모든 상황이 편하게 느껴진다.
六五, 艮其輔, 言有序, 悔亡.
육오는, 그 광대뼈에서 멈춤이니 말에 질서가 있어 후회가 없다.
象曰: 艮其輔, 以中正也.
상에 이르기를, "그 광대뼈에서 멈춘다" 함은 중도를 바르게 함이다.
(해설)
눈도 아니고 코도 아니고 입도 아니다. 묘하게 욕심, 욕망을 드러내는 부위를 피해서 사욕과 공익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는 포인트인 것 같다. 중도를 벗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上九, 敦艮, 吉.
상구는, 돈독하게 그치니 길하다.
象曰: 敦艮之吉, 以厚終也.
상에 이르기를, "돈독하게 그침의 길함"은 두터움으로써 마치는 것이다.
(해설)
끝까지 절제하고 꿋꿋하게 본분을 지키면 끝내는 길하게 되는 괘이다.
유연한 공자, 고지식한 증자
논어(論語) 제14 헌문(憲問)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공자가 말했다. "그 직위에 있지 않으면 그 정무를 도모하지 않는다."
曾子曰: 君子思不出其位.
증자가 말했다. "군자는 생각이 그 지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공자와 자여(증자)의 말이 나란히 등장한다. 별도의 장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테마가 비슷하기에 공자의 발언에 대해 제자인 자여가 부연 설명한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공직에 진출해 일정 직책을 맡은 군자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이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사뭇 다른 내용이다. 공자의 말은 8편 '태백' 제14장에 똑같이 등장하는데 자신이 맡지 않은 영역에 대해 월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뜻이다.
관료가 고위직에 오르면 다른 분야 관료들에게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관장하지 않는 분야의 일에 개입해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늘어놓게 되면 정무에 혼선이 빚어지게 된다. 공자는 이를 경계해 자신이 맡은 영역에만 충실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반면 자여의 말은 자신이 맡은 직책을 벗어나는 일에 대해선 아예 고민조차 하지 말라는 뜻이다. 내 일만 잘하면 그뿐이지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선 쓸데없이 참견하는 걸 넘어서 그에 대한 생각 자체를 멈추라는 말이다.
이 둘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공직자로서 월권하지 말라는 것과 내 직분 외에 것에 대해선 눈길도 주지 말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보면 업무가 서로 연계되는 경우가 참 많다. 또 설사 연계되지 않은 업무라도 시급히 처리해야 할 문제에 봉착했을 때 '내 일 아니니까' 하고 외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물론 해당 부처에서 도움을 요구하지 않는데 중뿔나게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발언하는 것은 월권으로 비칠 수 있기에 삼가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부처에서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 대비해 해법을 고민하고 모색해 둬야 하는 것 역시 공직자의 자세이다.
자사의 발언은 공자의 가르침을 절대화시켜 교조주의로 흘렀다는 데 있다. 공자 말대로 다른 부처의 업무에 함부로 왈가왈부하지 말라하면 충분한 것을 "다른 부처 일에 대해선 발언은 물론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극단화시키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
이는 조정에서 국정 전반의 문제를 논하는 상대부가 됐을 때를 망각한 것이기도 하다. 다양한 생각이 오가야 하는 자리에서도 '우리 부서 일이 아니니까' 라며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걸 미덕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결과만 초래한다.
두 발언은 다른 유가 경전에도 등장한다. 공자의 발언은 '중용' 제14장 첫머리에 나오는 "군자는 그 처지에 알맞게 행동할 뿐 그 밖의 것은 원하지 않는다(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와 일맥상통한다. 이는 단순히 군자가 어떤 직위에 있느냐를 넘어서 그가 처한 상황에 알맞게 대처하는 것이 중용의 실천이란 뜻이 담겼다.
따라서 높은 지위에 있다고 아랫사람을 얕보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다고 윗사람에게 매달리지 않되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직무가 다른 사람의 일은 쳐다보지도 말라"는 고지식하고 보신주의적 자여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없다.
자여의 발언은 '주역'의 간괘 상사(艮卦 象辭)에 나오는 구절이다. "산이 중첩된 것이 간이니, 군자는 생각이 그 지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兼山艮 君子以思不出其位)"의 뒤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점을 쳐서 간괘가 나올 특수한 경우엔 산 위에 다시 산이 올라탄 형국이라 좋지 않으니 함부로 오버하지 말라 경고한 것을 공직자의 일상적 자세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니 또 다른 오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는 그 정사를 도모하지 못하니라."
(논어 헌문 28장)
曾子曰: 君子思不出其位.
증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생각이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아니하니라."
(논어 헌문 29장)
(家苑 註)
공자가 주역 중산간(艮)괘 대상전에 기록한 것을 증자가 인용하였고, 편집자들이 앞 장의 '不在其位 不謀其政'과 연계하였다. 간(艮)괘의 핵심 뜻은 후중(厚重)한 산처럼 그쳐 있다는 '止'인데 공자는 단전(彖傳)에서 "그칠 때 그치고 행할 때 행하라(時止則止 時行則行)"고 하였다.
정사(政事)를 행함에 그 자리에 걸맞게 해야지 그렇지 못하면 참람된 짓을 저지르게 된다. 당시 경대부가 군주를 위협하고, 가신이 경대부를 위협하여 정사가 문란해지는 행태에 대해 비판하면서 위정자들이 바르게 처신하도록 하는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군자의 "쓰이면 행하고, 버려지면 감춘다(用之則行 舍之則藏 / 술이편 10장)"는 처신과도 연관된다.
(주자)
(28장은) 重出이라: (태백편 14장에) 거듭 나옴이라.
此는 艮卦之象辭也니 曾子蓋嘗稱之어시늘 記者因上章之語而類記之也라
이는 (주역) 간괘 대상전의 말이니 증자가 대개 일찍이 이 말을 일컬으시거늘 기록하는 자가 윗장의 말로 인하여 같은 종류로 기록함이라.
(范氏)
物各止其所而天下之理 得矣라 故로 君子所思 不出其位而君臣上下大小 皆得其職也라
물건이 각각 그 곳에 그침에 천하의 이치가 얻어지므로 군자의 생각하는 바가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군신 상하 대소가 다 그 직분을 얻음이라.
(해설)
공자는 유난히 제자리를 강조한다. 앞서 나왔던 군군신신부부자자가 대표적인 표현이다. 모두가 제자리를 지킬 때 정의가 실현된다. 임금이 신하를 능멸하고 신하가 군주의 자리를 넘보면 정의가 위태로워진다. 위 구절도 같은 맥락이다. 그 자리에 있지 않은데도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주제넘은 참견이다.
논어(論語) 태백(泰伯) 14장에도 보이는 글이다. 그 자리에 있지 않고는 그 정사를 꾀할 수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전직과장이 현직과장의 일을 대신해서 일을 처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시원스럽게 일을 처리할 때나 보아 줄 때는 자신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장관직에 있을 때 국한혼용 교육을 꾀하지 못하고 현직장관에게 이를 추진하도록 건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 자리에 있으면서 정당한 정사를 꾀해야 된다는 가르침이다.
보초병이 제자리를 벗어나면 안보에 구멍이 뚫린다. 자신의 직무를 태만히 하는 것도 모두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책임을 지는 자세는 인간관계의 기본 가운데 기본이다.
■ 불출기위(不出其位)
曾子曰 : 君子思不出其位.
증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그 지위를 벗어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此艮卦之象辭也.
여기는 간괘의 상사다.
曾子蓋嘗稱之, 記者因上章之語而類記之也.
증자는 대개 일찍이 이 말을 했지만, 기록하는 사람이 윗장의 말을 따라 같은 종류이기에 그것을 기록한 것이다.
(논어 헌문편)
○ 范氏曰: 物各止其所, 而天下之理得矣. 故君子所思不出其位, 而君臣, 上下, 大小, 皆得其職也.
범조우(范祖禹)가 말했다. "사물이 각각 그 자리에 멈추면 천하의 이치가 얻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생각하는 것이 그 지위를 벗어나진 않기에, 임금과 신하가,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대인과 소인이 모두 그 직분을 얻는다."
(해설)
옛 사람은 자기의 지위와 본분을 벗어나는 일을 함부로 생각하지 말고 자기 일의 마땅함을 얻으라고 가르쳤다. 관직 제도의 면에서 보면 직장(職掌)을 지켜야지 침관(侵官)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침관이란 월권(越權)과 월분(越分)으로 남의 직무를 침범하는 일이다.
그래서 '주역(周易)' 간괘(艮卦)의 상사(象辭)에 보면, "군자는 자기 직위에서 벗어나는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논어(論語)' 헌문(憲問)편의 이 장에서 증자는 '주역'의 그 말을 그대로 인용했다. 그런데 不出其位의 位는 관위(官位)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군신 관계와 부자 관계에서 각자가 차지하는 위치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장의 '思不出其位'는 행동하기 이전의 思(생각 사)에 대해 언급했다. '중용(中庸)'에서는 '素其位而行(소기위이행)'이라 해서,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하라"고 가르쳤다.
'논어'가 "자기 지위에서 벗어나는 일을 생각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중용'이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하라"고 가르쳤다고 해서, 그것이 각 개인으로 하여금 무조건 제한된 직무에만 충실하라고 강요한 것은 아니다.
박세당(朴世堂)은 이 구절이 단순히 월분(越分)만 경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직분을 다하라고 가르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자기 직분을 다하려 하는 사람은 늘 그 직분을 다하지 못할까 우려하므로 지위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근대 이전의 조정에서는 군주나 대부가 아래 신하에게 질문을 하면 그 신하는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이 신하의 통의(通義)요 유학자의 상규(常規)였다.
각자 자기 직분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남의 직무를 침범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오늘날 단체나 사회의 자문(諮問)이 있다면 구성원은 자문에 어떤 식으로든 대답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添)
대산 선생님을 모시고 공부하던 때이니 30년 쯤 전의 일이다. 선생님과 같이 주역을 동문수학하셨다는 귀한 손님 두 분이 찾아오셔서 한참 정겨운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때 어떤 질문에 내가 "대산 선생님께서 …" 하고 대답을 했는데, 선생님께서 약간 노기어린 목소리로 "너는 선생님이 몇 명 되는 거냐?" 하시는 것이었다.
내딴에는 그냥 선생님이라고 하면 구별이 안 될 것 같아서 대산 선생님이라고 호칭했는데, 옛 친구들 앞에서 제자 자랑을 하시려던 선생님의 노여움을 사게 된 것이다.
송나라 왕무는 "옛날에는 '선생'을 '선'이나 '생' 등 한 글자로만 호칭하는 것이 충분한 예절이었다"고 하였다. '선'이나 '생'만으로도 충분히 존경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고, 그래서 '매생, 노생…' 등으로 부른 것이고, 숙손통을 '숙손생' 또는 '숙손선'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생'은 엄청난 존칭이다.
또 선생의 본래 뜻은 선성(先醒)이라는 주장도 있다. 모두가 취해서 혼몽할 때, 먼저 깨어서 다른 사람의 길잡이가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왜 '대산 선생님'이란 호칭에 노여워 하셨을까?
우리는 별 생각 없이 '공자님, 맹자님, 정자님, 주자님, …' 한다. 그런데 그 호칭을 듣는 분들의 기분은 어떨까? 제자들이 아닌 일반인이 불렀다면 "나를 '자(子)'라고 불러 주었으니 참 고맙고 기특하다"고 하실 것이다.
학자를 호칭할 때의 '자'는 일가의 종마루가 될만한 큰 선생님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큰 가르침과 학파를 창설하신 으뜸이 되는 큰 스승, 또는 중흥시킨 큰 스승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자' 앞에 성씨가 들어가면 그 존칭이 좀 떨어진다. '내가 유일무이하게 존경하는 한 분뿐인 큰 선생님'이 아니고, 여러분의 '자(큰 선생님)' 중에서 한 분이고, 다른 '자'와 구별하기 위해서 성씨를 붙였다는 뜻이 된다. 또 나는 유가, 묵가, 법가 등등을 공부하는데, 그 중 유가의 큰 스승이 공자요, 맹자라는 뜻도 된다.
선생 앞에 성씨를 붙이기도 하지만, 호를 붙이거나 출신지역, 이름 등 수식어를 붙여서 구별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대산 선생님, 퇴계 선생님, 율곡 선생님'은 호를 붙인 것이고, '신안 선생님, 상주 선생님'은 지명을 붙인 것이다.
이렇게 호칭하는 것도 성씨를 앞에 붙이는 것과 비슷한 존칭이다. 다만 다른 여러 선생님 중의 한 분이라는 뜻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공자님은 72명의 신통제자를 기르셨다고 한다. '제자'라고 하면 직접 대면해서 배운 사람이다. 제자에게서 배우거나 간접적으로 배운 사람들을 문생(門生)이라고 한다. 제자나 문생에게서 공자님은 절대적인 '큰 선생님'이시다.
유교는 유가, 묵가, 법가, 병가 등 여러 학파 중의 하나라는 개념을 넘어서, 공자님을 절대적으로 숭상하고 배우며 따르겠다는 거의 종교개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연히 공자님을 믿고 배우는 문생이며 문도이다. 그런데도 '큰 선생님' 하지 않고, '공자' 즉 '공씨 성을 가진 큰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공자님께서 듣고 좋아하실까?
그래서 역에서는 "제자는 제자의 지위가 있고, 스승은 스승의 지위가 있으니, 모든 것은 각기 마땅한 분수가 있는 것이다. 만약 마땅히 행동해야 하나 안하는 것, 빠르게 해야 하는데 미적거리며 오래하는 것, 지나치게 하는 것, 못 미치게 하는 것 등은 다 그른 것이다. 그러니 분수에 벗어나는 것은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出(날 출, 단락 척)은 ❶상형문자로 岀(출)은 통자(통자), 齣(척)의 간자(簡字)이다. 식물의 싹이 땅위로 돋아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出자는 '나가다'나 '떠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出자는 사람의 발이 입구를 벗어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出자의 갑골문을 보면 움푹 들어간 것 위로 발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발이 입구를 나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出자는 이렇게 출구를 나오는 모습으로 그려져 '나가다'나 '떠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후에 형태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본래는 입구에서 발이 나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그래서 出(출, 척)은 ①나다, 태어나다, 낳다 ②나가다 ③떠나다, 헤어지다 ④드러내다, 나타내다 ⑤내놓다 ⑥내쫓다, 추방하다 ⑦돌려보내다 ⑧내어주다, 셈을 치르다 ⑨버리다 ⑩게우다 ⑪샘솟다, 뛰어나다 ⑫이루다 ⑬시집가다 ⑭자손(子孫) ⑮처남 ⑯꽃잎 그리고 ⓐ희곡(戱曲)의 한 단락(段落)(척) ⓑ연극의 한 장면(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낳을 산(产), 살 활(活), 날 생(生), 낳을 산(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들 입(入), 빠질 몰(沒), 떨어질 락(落), 들일 납(納), 이지러질 결(缺)이다. 용례로는 배가 돛을 달고 떠남으로 단체가 새로 조직되어 일을 시작하는 것을 출범(出帆), 길을 떠남 또는 일을 시작하여 나감을 출발(出發),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자금을 냄이나 밑천을 냄을 출자(出資), 사회적으로 높이 되거나 유명해짐을 출세(出世), 어떤 자리에 참석함을 출석(出席), 근무처로 일하러 나가거나 나옴을 출근(出勤), 나가고 들어감을 출입(出入),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책이나 그림 따위를 인쇄하여 세상에 내보냄을 출판(出版), 집을 떠나 감이나 속세를 떠나서 승려가 됨을 출가(出家), 시험 문제를 내는 것을 출제(出題), 사물이 나온 근거를 출처(出處), 뭇 사람 속에서 뛰어남을 출중(出衆), 같은 사물이 거듭 나오거나 생김을 중출(重出), 국내에서 외국으로 재화를 팔기 위하여 실어 냄을 수출(輸出), 문안이나 의견이나 법안 등을 내어놓음을 제출(提出), 용매를 써서 고체나 액체에서 어떤 물질을 뽑아 내는 일을 추출(抽出), 대부하기 위하여 지출함을 대출(貸出), 어떤 목적을 위하여 금전을 지불하는 일을 지출(支出), 새로 이루어서 생겨 남을 창출(創出), 뿜어 나옴이나 내뿜음을 분출(噴出), 한 목적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기 금품을 냄을 각출(醵出), 감춰지거나 가려져 있는 대상이나 사실을 보이거나 알 수 있도록 드러내는 것을 노출(露出), 불필요한 물질을 밀어서 밖으로 내보냄을 배출(排出), 위험한 상태에서 구하여 냄을 구출(救出), 자신에게서 나온 것은 자신에게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출이반이(出爾反爾), 부모님께 나갈 때는 갈 곳을 아뢰고 들어와서는 얼굴을 보여 드림을 일컫는 말을 출곡반면(出告反面),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평판이나 명성을 일컫는 말을 출람지예(出藍之譽), 봄이면 새가 깊은 산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 위에 올라앉는다는 뜻으로 사람의 출세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출곡천교(出谷遷喬), 하늘이 낸 열녀란 뜻으로 절개가 굳은 여인을 이르는 말을 출천열녀(出天烈女), 평범한 부류에서 훨씬 뛰어남을 일컫는 말을 출류발췌(出類拔萃), 들고 나는 것이 비할 데 없이 잦음을 일컫는 말을 출몰무쌍(出沒無雙), 어떤 일이 뜻밖에 일어남을 일컫는 말을 출기불의(出其不意), 출가한 딸은 남이나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을 출가외인(出嫁外人), 하늘이 낸 효자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출천지효(出天之孝)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말을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일컫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겉을 꾸미는 것이 자기 신분에 걸맞지 않게 지나침을 일컫는 말을 문과기실(文過其實),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그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다는 뜻으로 원한이 뼈에 사무침을 이르는 말을 욕식기육(欲食其肉), 착한 것으로 자손에 줄 것을 힘써야 좋은 가정을 이룰 것임을 일컫는 말을 면기지식(勉其祗植), 미리 말한 것과 사실이 과연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을 과약기언(果若其言),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어떤 일을 할 때 먼저 그 방법을 그릇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선실기도(先失其道) 등에 쓰인다.
▶️ 位(자리 위, 임할 리/이)는 ❶회의문자로 大(대)는 훌륭한 사람, 一(일)은 매우 넓은 땅의 모양, 立(립)은 훌륭한 사람이 서 있는 모양으로 서는 일, 즉, 사람이 서다, 사람이 서는 곳을 말함이다. 고대(古代) 중국에서는 대궐의 좌우(左右)에 많은 신하가 줄지어 서있는 것을 立(립)으로 생각하였다. ❷회의문자로 位자는 '자리'나 '위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位자는 人(사람 인)자와 立(설 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立자는 팔을 벌린채 서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서다'나 '똑바로 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位자는 이렇게 서 있는 사람을 그린 立자에 人자를 결합한 것으로 사람이 서 있는 '위치'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고대 계급사회에서는 신분이나 직위에 따라 앉는 위치도 달랐다. 그래서 位자는 '자리'라는 뜻 외에도 '지위'나 '직위'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位(위, 리)는 (1)지위(地位). 직위(職位)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자리, 곳, 위치(位置) ②지위(地位), 직위(職位) ③제위(帝位), 왕위(王位) ④방위(方位) ⑤분, 명(名) ⑥비트 ⑦위치하다, 자리 잡다 ⑧서다, 서 있다 그리고 ⓐ임하다, 닿다(리) ⓑ도달하다(리) ⓒ나아가다(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자리나 처소나 장소로 사람이나 물건이 자리잡고 있는 곳을 위치(位置),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벼슬의 등급을 위계(位階), 지위나 직위가 높음을 위고(位高), 위계와 관직을 위관(位官), 관리의 품위에 대한 기록을 위기(位記), 지위와 명망을 위망(位望), 어떤 방향으로 머리 쪽을 둠을 위수(位首), 바람이 불어오는 위치를 풍위(風位), 위치를 바꿈을 환위(換位), 실권이 없는 빈 지위를 허위(虛位), 차례로의 위치로 차례나 순서를 순위(順位), 길이나 질량이나 시간 등 어떤 양을 수치로 나타낼 때 비교 기준이 되도록 크기를 정한 양을 단위(單位), 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를 지위(地位), 높은 지위나 위치를 고위(高位),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낮은 자리나 낮은 순위를 하위(下位), 주기적으로 변하는 높고 낮은 수면의 높이를 수위(水位), 남보다 유리한 위치나 입장을 우위(優位), 사방을 기본으로 하여 나타내는 그 어느 쪽의 위치를 방위(方位), 전체에 대한 어떤 부분의 위치를 부위(部位), 임금의 자리를 왕위(王位), 임금의 자리에 있음 또는 그 동안을 재위(在位), 황제나 임금의 자리를 제위(帝位), 직품과 지위로 사람이 갖추고 있는 기품이나 위엄 또는 인격적 가치나 품격을 품위(品位), 왕의 자리를 남에게 물려 줌을 선위(禪位), 남보다 못한 위치나 수준을 열위(劣位), 신하로서의 최고의 지위 곧 관직의 품계가 가장 높은 재상의 직에 오름을 일컫는 말을 위극인신(位極人臣),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의 정치를 이렇다 저렇다 비평함을 일컫는 말을 위비언고(位卑言高),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득기위(不得其位), 임금의 총애를 믿고 물러가야 할 때에 물러가지 않고 벼슬자리만 헛되이 차지함을 이르는 말을 회총시위(懷寵尸位), 재덕이나 공적도 없이 높은 자리에 앉아 녹만 받는다는 뜻으로 자기 직책을 다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위소찬(尸位素餐), 어떤 것을 먼저 차지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차례나 위치를 이르는 말을 우선순위(優先順位)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