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최고의 축구 토너먼트인 CONCAF 골드컵이 멕시코의 우승과 함께 어제로 막을 내렸다.
지난 대회는 한국이 초청된 대회이기도 했다 (물론 다들 아시는바와 같이 그때 악몽이 아직도 되살아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_-;;;). 그리고 이번 대회때에는 그 잘나간다는 브라질이 초청이 되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올림픽 대표급 정도인 U-23 대표들을 출전시키며 상당한 여유를 부렸다. 또한 결승전에서는 후보들만 출전을 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 미국의 난조...월드컵 8강은 우연이었던가?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이 확실시 되었던 팀이었다. 2002 년 월드컵 이후 줄곳 아레나 감독 체제로 나갔던 미국은 월드컵과 골드컵 사이에 수차례 국가대표 라인업의 변동이 있었으나 미국의 장점중의 하나라고 볼수 있는 신구의 조화는 여전했다. 코비 존스 (LA 갤럭시), 브라이언 맥브라이드 (콜럼버스 크루), 어니 스투어트 (D.C. 유나이티드) 같은 베테랑 들과 랜든 도노반 (산호세 어스퀘이크스), 디마커스 비즐리 (시카고 파이어) 대니 케일리프 (LA 갤럭시) 같은 젊은 피들은 미국 국가대표의 주요 멤버로 떠오르며 수차례 있었던 미국 국대 멤버들의 변동에서도 이들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얼마전에 있었던 컨페더레이션 컵에서 보았듯이 미국팀은 무언가 비어있는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번에 있던 골드컵에서도 코스타리카를 제치며 3위에 등극했지만 2002 년 월드컵 그리고 그 뒤에 있었던 평가전에서 볼수 있었던 미국의 모습은 볼수 없었다. 특히 이번 골드컵 멤버에서는 선더랜드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클라우디오 레이나 그리고 토튼햄에서 뛰고 있는 골키퍼 케이시 켈러까지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컨페더레이션 컵에서의 졸전을 만회하고자 총력을 다했다.
물론 쿠바와의 8강전에서 랜던 도노반이 4골이나 뽑으며 기염을 토했지만 컨페더레이션 컵과 골드컵을 거친 미국팀은 불안해 보인다. 알렉시 라라스와 제프 에이구스가 리드했던 수비라인이 대니 케일리프와 프랑스 바스티유에서 뛰고있는 그렉 배니 그리고 시카고 파이어 소속인 칼로스 보카네그라의 주축으로 바뀌고 있어서 그렇다면 이해는 한다. 수비라인이 하루아침에 보완되는것도 아니고 제프 에이구스가 이끌었던 수비라인도 그렇게 좋은 라인은 아니었으니깐.
그러나 미국팀의 결정적인 문제는 공격수가 나름대로 많은데도 불구하고 랜든 도노반 하나에게만 의지하는게 문제가 있다. 물론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에게 주는 중압감도 크지만 이제는 미국 국대는 랜든 도노반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비즐리, 바비 콘베이 (D.C. 유나이티드), 스티브 랄스턴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같은 공격적이며 젊은 미드필더들과 아직은 건재한 매티스-맥브라이드의 투톱도 있지만 팀 자체가 너무 도노반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는것 같다.
물론 미국의 목표는 2006 년 독일 월드컵에서의 선전이며 2002 년 월드컵이 끝난지 1년이 조금 넘은 지금 상황에서 미국팀의 대한 평가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월드컵 8강이 마치 꿈이었던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미국, 언제나 그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유소년팀들에게 모든것을 거는듯한 모습에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일본이 생각나기도 한다.
2. 일본과 미국...골든 제너레이션의 붕괴?
일본의 축구를 세계에 알린 멤버들인 오노 신지, 이나모토, 나카타등 청소년 대표, 올림픽 대표를 거치며 일본 축구를 아시아 최고의 축구로 부상시킨 (적어도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는 시각은 말이다...물론 2002 년 월드컵 이전의 시각이다) 장본인들이다. 미국의 청대 대표들이었던 비즐리, 도노반, 케일리프도 저 일본인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 이들도 역시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세계를 깜짝 놀래며 미국 축구의 무한한 미래를 심어주었고 2002년 월드컵에서도 도노반과 비즐리의 활약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각인이 되었다. 그리고 1년뒤...이 선수들은 그냥 보통의 선수들로 전략하는 느낌이 든다. 거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나카타나 이나모토 그리고 그나마 제데로 한다는 소리를 듣지만 역시 선수로써의 입지가 위협되가고 있는 오노 신지는 MLS 라는 약간 수준이하의 리그에서 뛰는 비즐리와 도노반과 다를바가 없다고 본다. 비즐리와 도노반은 MLS 에서 있을 이유가 없는 선수들 같지만 1년뒤 MLS 에 젖어버린 그들은 실력이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1년전의 그들과 별반 다른게 없어보인다. 여기서 다른점은 2002 년 월드컵을 통해 일본의 골든 제너레이션은 확실히 위험수위에 왔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시작으로한 미국의 골든제너레이션은 앞으로 있을 대회들과 2006년 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3. 멕시코는 부활하는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화려한 의상만큼 맹활약을 펼쳤던 골키퍼 캄포스 그리고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안기면서 우리에게도 낮설지 않은 멕시코팀은 북중미 축구에 절대강자로 군림하는듯 했다. 적어도 몇년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막강한 유소년 파워를 앞세운 미국은 점차 멕시코를 따라 잡는듯했고 이제는 멕시코의 거친 축구와 벌떼를 연상시키는 멕시코의 서포터즈와 그들의 서포팅도 너무 커져버린 미국 국대에겐 이제는 별로 겁을주지는 않는듯 했다. 그리고 무너질껏만 같아보이던 멕시코 축구는 2002 년 월드컵 16강에서 맞붙은 미국에게 2-0 으로 참패를 당하며 북중미 왕좌자리를 미국에게 내주고 말았다. 재정비가 필요한 시기였다. 멕시코 축구를 이끈 캄포스와 에르난데즈는 이제 기억속으로 잊혀지는듯 하다.
이번 대회의 우승은 멕시코에게 큰 의미를 준다. 멕시코는 98년 골드컵 우승 이후로 처음으로 골드컵을 우승했음은 물론이며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는 다섯경기 동안 한골도 내주지 않으며 멕시코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 멕시코 국대를 이루는 선수들은 대부분 멕시코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며 국제적으론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블랑코 정도만이 그나마 유명한 선수다) 또한 북중미 축구는 아시아 못지 않게 경쟁이 거의 없는 국가들만 모였다. 자메이카, 캐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엘살바도르...머 이런팀 이겨서 우승하는게 별 뜻없을듯 하며 이번에 브라질을 격파하며 따낸 골드컵 우승컵도 주전이 다 빠진 U-23 브라질팀을 상대로 했다. 그러나 멕시코 축구는 발전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얼마전에 있었던 미국과의 평가전에서도 멕시코는 원정 (경기는 텍사스의 휴스턴에서 있었다) 팀인데도 불구하고 미국-멕시코 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살벌한 라이벌의식을 맘껏 뿜어내며 경기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었다). 멕시코의 다음 무대는 2005 년 컨페더레이션 컵이다. 이번 골드컵 우승으로 컨페더레이션 컵 CONCAF 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다. 멕시코의 새로운 부활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첫댓글 멕시코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