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ee you/금천 장우익
내가 있어,
태초가 있다.
내가 있어,
우주가 있다.
내가 있어,
세상이 있다.
내 물질 세계는
나를 중심으로 세워지고,
내 비물질적 에너지,
마음의 움직임이 없다면
이 모든 것들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지금 나는
가장 높은 산 위에 서 있다.
아득히 먼 나의 방랑을 바라본다.
내가 예전에 내려갔던 곳들보다
더 깊은 곳으로,
심연의 고통 속으로
더 내려가야만 할 것 같다.
쓰라린 어둠,
칠흑 같은 파도들이 밀려온다.
만조에 이를 때까지
나는 가라앉고 또 가라앉는다.
가장 높은 산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산의 바위, 정상의 절벽을 보라—
그곳에도 바다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다가 만들어낸 예술,
장자제의 품처럼 넓게 펼쳐진 그 모습들,
바다에서 온 것들이 결국
가장 높은 것들을 일으킨다.
가장 높은 것은
가장 깊은 곳에서 솟아
그 높이에 이른다.
니체여, 어째서 네 말이
이 진리를 내게 일깨워주는가.
네가 있으니 내가 있다—
나는 그대를 바라본다.
나는 그대를 바라본다.
나는 그대를 본다.
그리움이란 무엇일까?
그대인가,
아니면 나 자신인가.
나는 묻고,
다시 또 묻는다.
나는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태초도, 우주도, 세상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