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비학산/鞍山백원기 영하의 초리골은 눈부신 해님 바라보며 늦잠을 깨 기지개 켠다 첫걸음에 숨 막히는 암산 팔각정 가파른 오르막에 머뭇거리고 말등처럼 뻗은 능선 웃으며 가다 난데없는 산 하나 앞길을 막네 심신을 가다듬고 봉우리 넘으면 이마와 등허리에 촉촉한 땀방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능선 산행 서울로 가는 무장공비 침투루트 1.21 무장공비 머물다 간 흔적을 밟고 톱날같이 뾰족한 봉우리 넘고 또 넘네 눈을 들어 하얀 가루 하나둘 바라보면 어느새 북풍에 흩날리는 영하의 눈송이 회색빛 하늘에 까맣게 몰려와 하얀 눈을 맞으며 산 사람은 간다 욕심과 미움과 서운함을 다 잊은 사람들 395봉 지나 대피소에 머물면 뜨거운 컵라면에 두 손을 녹인다 운무에 휩싸인 비학산아! 네 옆에 임진강이 흐르고 그 너머에 우리 가족이 살고 있다 슬픈 역사의 숱한 이야기를 간직한 비학산아! 오늘도 학의 형상으로 우뚝 서 있구나 이 산 저 산 들려오는 총 소리... 전방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아직도 이 땅에 전쟁이 있다는 것 그 소리 그치는 날 평화의 종은 울리리라 다섯 시간 남짓 기나긴 산행길 함께 가던 태양은 서산으로 돌아가고 드리워진 산 그림자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비학산:경기도파주군법원읍초리골에서오르는해발450m의산으로 68.1.21.무장공비침투루트 |
첫댓글 오늘은 산행을 그려주셨습니다.
비학산이 눈에선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림처럼 눈에선한 비학산 이라하신 박의양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편안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