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석한 사람들의 격돌, 치열한 두뇌 싸움을 보여주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
최근에는 '더 지니어스 : 그랜드 파이널' 이라는 이름으로 시즌 4가 스타트를 끊은 바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시즌 3를 보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결국 예전 시즌을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더 지니어스의 열렬한 팬이 됐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방영된 시즌 3를 기준으로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실생활에서 얻어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비롯된 장동민의 기민함과 철저히 학구파의 과정을 밟아 온 젊은이(...) 오현민의 결승전을 가기 위한 탄탄한 연합에 관심이 가게 됐고는데요. 그 둘의 연합은 결국 결승전까지 이어졌으며, 모두가 짐작했듯 두 사람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엄청난 몰입감을 유발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6년만에 새롭게 선보여진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이하 신형 쉐보레 스파크)를 보면서 문득 더 지니어스 프로그램이 생각나게 됐습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 시장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임과 동시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두 차량이 서로 머리를 굴려가며 자웅을 겨루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경차 시장에 속한 차들은 다른 세그먼트에 비해 훨씬 냉정하고, 가혹한 기준을 맞춰가며 경쟁에 임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신형 쉐보레 스파크는 변화를 바라는 대중의 요청에 반응하듯 디자인을 가다듬고 완성도를 끌어올렸으며, 다양한 사양을 신규 추가하면서도 가격을 낮춘 게 핵심입니다.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있던 '신차 출시로 인해 가격 상승은 불가피했다' 와는 뻔함과는 확연히 다른 전략이었지요. 이는 '더 지니어스' 프로그램에서 게임 플레이어가 보여주는 허를 찌르는 전략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 경차라는 차종에 걸맞게 외장 색상도 다채로운 게 특징인데요. 총 10개에 이르는 색상은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개성을 표현해내기에 매우 충분할 터!
먼저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디자인에 대해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은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 있으니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림을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디자인은 기존 쉐보레 스파크에 비해서 특별하고, 독창적이라는 생각은 안 들게 됩니다. 어디서 본 것 같고,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죠.
사실 인터넷상에 의도치 않게 공개됐던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디자인을 보고서 '저거 모닝 아니야?' 라는 의견이 참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실물을 접할 때에도 디자인에 대한 신선함은 적었던 게 사실입니다. 다만 이에 대한 원인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째, 쉐보레가 새롭게 선보일 패밀리룩이 적용된 최초의 차라는 점, 둘째, 어쩔 수 없이 풍기는 경쟁 차종의 디자인이 오버랩되는 점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두 번째 이유의 경우 두 차량이 추구하는 디자인 차이가 꽤 분명한 탓에 후면부를 제외한 나머지에서는 경쟁 차종의 모습을 찾기가 힘든 게 사실입니다.
정말 신기한 점은 디자인은 경쟁 상대가 오버랩될 순 있어도 세부적으로 비교해본다면,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다는 건데요.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션 헤드램프(최고급 사양인 LTZ에 스타일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적용됨), 헤드램프에 포인트를 더하는 굵직한 LED 주간 주행등, 큼지막한 안개등 주위를 센스 있게 감싼 크롬 베젤 등은 확실히 경쟁 차종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아기자기한 맛은 조금 덜한 휠 & 타이어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서부터 이어진 히든 타입 도어 핸들, 아주 얇게 더해낸 후방 판사판에 있어서도 두 차량의 디자인 차이는 꽤 분명해 보입니다.
- 시승 도중 만났던 기아 모닝. 사실 두 차량의 후면부가 비슷해보인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실내는 디자인 호불호가 갈리는 외관과는 달리 확실하게 개선이 이뤄진 모습입니다.
기존 쉐보레 스파크를 운용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배가 아플 수 있는 사양들을 정말 가감 없이 더해냈죠. 제가 한국지엠에서 선보인 자동차의 실내를 소개하면서 '실내에 편의장비를 가감 없이 더해냈다' 라는 표현을 쓰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만큼 기존 쉐보레 스파크(M300)의 부족한 점으로 지적됐던 편의사양에 대한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더 혁신적이고, 사용 빈도가 높은 편의장비를 더해낸 건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여유롭게 만나본 이후에 이야기를 하겠지만, 적어도 눈에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싹 바뀌었습니다. 특히나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했던 모터사이클 계기판이 일반적인 계기판 디자인으로 바뀌었고,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조금 더 심플해졌습니다. 대시보드의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워낙 버튼의 크기가 크고 제 역할에 맞는 위치에 있던만큼 기존 쉐보레 스파크보다 훨씬 좋게 느껴졌습니다.
신형 쉐보레 스파크는 스마트키 디자인 변경 및 스마트키 적용, 버튼의 디자인 및 소재 개선, 업계 최초로 애플 아이폰과의 연동이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 쉐보레 스파크와는 확실히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편의사양이 부족하다고 느낄 겨를이 없다는 건데요. 특히 잠깐의 시승을 하면서 경험해봤던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오디오 시스템(6스피커)은 그간 경차에서 느꼈던 오디오에 대한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주기에 정말 충분했습니다.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핵심 변화는 위 사진으로 정리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신규 안전 사양 추가, 차체 강성 증대, 엔진 변경에 이르는 다양한 변화가 이뤄졌는데요. 상대적으로 파워트레인의 변화 없이 디자인 변경 및 상품성 개선에만 초점을 맞춘 경쟁 상대인 기아 모닝에 비해서는 동등하거나 우월한 점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먼저 신형 쉐보레 스파크에는 다양한 능동형 안전 사양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경차로서는 황송할 정도로 많은 안전사양이 더해졌는데요. 조금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경차로 처음 운전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이 옵션 적용은 꽤 타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니 마다할 이유 없겠죠. 업계 최초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FCA),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SBSA),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가 추가됐죠. 이 모든 사양은 LTZ에는 기본 적용됩니다.
다음으로는 섀시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충돌 상황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한 차체 강성의 개선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신형 쉐보레 스파크는 고장력,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이 무려 71.7%에 달하며, 특히 천장의 경우 최대 4.2배의 하중까지 견딜 수 있도록 개발된 게 핵심입니다. 참고로, 기존 쉐보레 스파크의 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은 66.6%로 수치의 차이는 꽤 큰 편인데요. 경차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께 '신형 쉐보레 스파크는 다르다!' 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엔진의 변화. GM의 차세대 가솔린 엔진 라인업에 속하는 직렬 3기통 1.0리터 SGE 에코텍 엔진은 5마력, 0.3kg.m의 성능 향상은 물론 기존 엔진 대비 9kg의 무게 감량을 이뤄내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는데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직렬 4기통에서 직렬 3기통으로 바뀌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통수가 줄어들면, 엔진의 회전 질감은 거칠어지고, 소음 및 진동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죠. 이는 추후 시승을 통해 더 다양한 환경 속에서 경험한 뒤 소개해보겠습니다.
신형 쉐보레 스파크 신차발표회에서는 Q&A를 통해 신차에 대한 궁금증을 최대한 풀 수 있도록 도왔는데요. 여러 가지의 질문이 오갔지만, 그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만 간략하게 정리해서 하단에 첨부합니다.
Q1. 차세대 스파크에 전기차 모델(EV)의 판매 계획이 있는지?
A : 현재 북미에 2세대 쉐보레 볼트가 출시되었고, 이에 대한 출시 계획은 전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금은 새롭게 출시한 신형 쉐보레 스파크에 집중할 계획이다.
Q2. 애플 아이폰을 위한 카플레이의 탑재가 반갑다. 안드로이드를 위한 시스템(안드로이드 오토)도 선보일 계획이 있는지?
A : 애플 카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다만 구글이 해당 국가에 대한 서비스를 운영해야 자동차에 적용하고, 소개할 수가 있기 때문에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한국에 선보이는 시점 이후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Q3. 고성능 모델인 터보나 연료 효율성, 경제성을 중시한 LPG와 같은 파워트레인 추가 도입 여부가 궁금하다.
A : 이미 신형 쉐보레 스파크가 가진 파워트레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며, LPG의 개발은 검토 중인 상태다.
Q4. 사양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수익성을 어디서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A :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격적인 가격 설정이 가능하도록 노력했고, 그 결과 가격을 높이지 않은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했다.
Q5. 에코 모델의 연비가 더 좋은데, 외관상 차이(디자인, 타이어) 외의 파워트레인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A : 에코 모델의 연비 향상은 전적으로 ISG 덕분이다. 물론 파워트레인 셋업 시에 더 높은 연비를 뽑아낼 수 있도록 최적화에 힘썼다.
신차발표회에서의 Q&A를 마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시승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시승 코스는 동대문 DDP에서 경기도 양평에 이르는 왕복 110km에 달하는 구간.
제가 시승한 차량은 가솔린 최상급 모델인 LTZ였는데요. 기본 가격 1,308만원이며, 옵션으로 제공되는 C-TECH(163만원), 컨비니언스 패키지(하이패스 룸미러, 전자동 에어컨, 열선 스티어링 휠 구성, 51만원), 스마트 패키지(버튼 타입 스마트키, 후방 카메라 구성, 60만원), 선루프(35만원), 스타일 패키지(LED 포지셔닝 램프가 포함된 프로젝션 헤드램프, 16인치 알루미늄 휠 & 타이어, 오토 헤드램프 구성, 53만원)을 아낌 없이 추가하면서 총 1,507만원에 이르는 풀 옵션 차량이었습니다.
추후에 여유로운 시승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짧은 거리를 오가며, 느낀 소감을 풀어봅니다. 먼저 새롭게 바뀐 3기통 1.0리터 에코텍 엔진은 정차 상태에서 출발 및 급가속 시에 확실히 거친 느낌이 있습니다. 속도도 상당히 더디게 올라가고, 속도가 어느 정도 붙기 전까지(속도계 상으로는 40-50km/h 정도 되는 듯) 답답함이 큽니다. 그러나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이후 및 고속 주행 시에는 되려 생각 외로 답답함이 없더군요. 특히100km/h 이후의 체감 가속 성능은 확실히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섀시의 완성도는 역시나 '쉐보레 차답다 '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노면에 꽤 진득하게 붙어 있으면서 요철을 지날 때의 거칠게 처리하던 탄탄한 감각보다는 한층 세련된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속도가 붙어있는 상태에서 조향을 해보면 조금 하체가 물러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속도가 붙어있는 상태에서 선회할 때에는 큰 거동 변화 없는 운전이 가능했지요. 스티어링 휠 조향감은 구형보다는 조금 더 가볍게 느껴졌고, 일정한 브레이크 답력은 좋았습니다.
조금 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시승을 해보면 신형 쉐보레 스파크가 어떤 차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잠시 동안의 시승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지엠이 생각 이상으로 칼을 가는 수준을 넘어서서 송곳을 만들어서 제품을 내놨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미디어(언론, 소셜 미디어 등)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적어도 신형 쉐보레 스파크의 첫 행보는 매우 성공적이었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시승 후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