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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으로 살수 있다는게 행복합니다"
오후 3시쯤만 되면 삼륜차에 한국특색 찹쌀떡을 만드는데 필요한 가스통, 찹쌀가루, 나무사발, 꼬치, 과일잼 등 공구와 재료들을 싣고 힘겹게 연길시 철남 골목에 들어서는 한 롱아인부부가 있다. 박섭(43세), 채위(40세)부부다. 비록 큰 돈벌이는 아니지만 알차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이들 부부는 행복이란 많고 적음에 있는것이 아니라 생활에 대한 자세,욕심을 버린 "무소유"의 아름다운 경지에 있다는것을 행동으로 말해주고있다.
이들 부부의 로점에는 "1개에 2원, 3개에 5원"이라는 간판이 씌여져있다. 듣지도 못하고 말할수도 없어 고객들과 언어소통이 안되므로 이렇게 가격을 밝혀놓고 고객들이 다가와 문의하면 바로 간판을 가리킨다. 그러면 고객들도 이들이 롱아인임을 알고 손시늉으로 개수를 알리고 떡을 사간다. 빨간 모자에 앞치마를 두른 안해 채위씨는 날랜 솜씨로 집에서 가져온 찹쌀가루를 나무그릇에 담아 2분간 찐다. 그러면 향긋한 찹쌀떡이 된다. 이어 나무그릇을 토드락토드락 두드려 예쁜 모양의 찹쌀떡을 꺼내 꼬치에 꿴다. 거기에 고물가루를 묻히고 고객의 요구에 따라 여러가지 과일잼을 발라준다. 옆에 있는 남편 박섭씨는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건네준다. 두 사람은 하나가 되여 손발이 척척 맞아 돌아간다.
비록 이들 부부는 말은 못해도 잘 웃는다. 억지로 웃는 웃음이 아니라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러나오는 웃음이다. 아마 삶에 대한 희망이 있어서가 아닌가싶다. 웃음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많이 부족하다.이들 부부를 보노라면 정상인들을 무색케 한다.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굳어지게 하고 있을가? 저절로 반문케 하며 저절로 머리숙여짐을 어쩔수가 없다.한창 종이장에 글씨로 주고받으면서 박섭씨와 힘겹게 취재를 하고있는데 마침 부근에서 초두부방을 꾸리는 그의 남동생이 와서 수화통역을 해주어 취재를 쉽게 할수 있었다.
박섭씨는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여났다고 한다. 생활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말을 못하는것만 해도 한풀 꺾이는데 공부까지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부모들은 맏아들인 박섭씨를 팔가자롱아학교에 입학시켰다. 롱아학교에 다니는 8년간 박섭씨는 학급에서 매번 1등을 따낼 정도로 열심히 배웠다. 비록 롱아인이지만 박섭씨는 불행한 운명에 비관하지 않고 어떤 일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림했다. 장애를 딛고 자립하고저 그는 당구장도 경영해보고 전자유희청도 꾸려보았으며 동생을 도와 세차장 일도 해보고 군고구마도 팔아보았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그만큼 언어장애로 인한 고통도 컸다.그는 차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무력해지며 "내가 과연 해낼수 있을가"라는 고민의 늪에 빠지게 되였다.
그러던중 박섭씨는 몇해전 수화로 마음을 나눌수 있는 같은 롱아인인 채위씨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렸고 지난해에는 떡두꺼비같은 건강한 아들도 보았다. 이들은 아이는 하늘이 내려준 가장 좋은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비록 아들애가 엄마, 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아이가 자기들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것에 감사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이는 그들에게 활기를 가져다주었다. 그들은 다시 시작해보자며 눈길로, 마음으로 주고받았다.
아이가 태여나 부모로 된 이들한테 놓여진 짊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제 무슨 일을 할가 고민하고있을 때 마침 청도에 있는 친구가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한국특색 찹쌀떡이 투자가 적고 리윤도 괜찮아 이들 부부한테 적합할것이라며 기술을 배워줬다. 워낙 손재주가 좋은 채위씨는 인차 그 기술을 배워냈고 한달전부터 로점에서 떡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지금 연길에는 한국특색의 즉석 찹쌀떡을 판매하는 집이 세집밖에 없다고 한다. 하여 대학생들까지 창업준비차 이들 부부를 찾아와 기술을 전수해달라고 한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떡을 팔 때가 기분이 제일 좋다고 한다. 재료비를 아끼려 하지 않고 맛있게 만들어내는데만 정성을 쏟는다고 했다. 그래야만 더욱 부드럽고 더욱 향긋한 떡이 나온다고 했다. 맛있게 먹었다면서 엄지손을 내미는 손님들의 칭찬이 자기들을 이 거리에 당당하게 서게 하는 힘이 되였다고 했다. 그들은 부부가 함께 성실하게 열심히 한다면 그어떤 곤난도 이겨낼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있었다.
비록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낮에는 로점에서 찹쌀떡을 팔고 저녁에는 옥수수를 팔면서 육체적으로 힘들게 보내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꼭 저들의 가게를 차리고야말겠다는 결심만은 확고했다. 내 노력으로 살수 있다는게 행복하다는 이들 부부의 소박한 꿈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기자도 찹쌀떡 하나를 사서 먹었다. 웬지 오늘따라 더 맛있어보였다. 이들의 로점이 있는 이 골목이 행복바이러스로 가득하길 바라마지않는다.
연변일보 최미란기자
첫댓글 열심히 사는모습 보기가 참 좋습니다.^^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부부 이야기 너무 잘 보고 언제나 행복 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