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복음묵상 (요한2,1-11)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첫 번째 기적인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의 역할에 대해서 주목해 보자면 성모님은 먼저 잔치집에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아시고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고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곧 성모님께서는 술이 떨어진 잔칫집의 난감함을 그냥 지나치시지 않고 예수님의 도움을 청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예수님의 뜻에 따라 움직일 것을 지시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성모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웃의 어려움을 지나치시지 않고 주님의 도움을 요청해주시는 성모님의 역할을 보게 됩니다. 어쩌면 성모님께서는 그렇게 우리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시지 않고 주님께 전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모님의 전구하심을 바라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화를 하나 들려드리자면 지금으로부터 200여년 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시험이 진행 중이었는데 문제는 칠판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든 기적에 담긴 종교적이며 영적인 의미를 서술하시오.” 이 때 학생이었던 유명한 시인 바이런은 남들이 수많은 서술을 할 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한 줄로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물이 자신의 주인을 만나자 얼굴이 붉어졌도다.”
어쩌면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그렇게 주인이신 주님을 만나 삶이 하느님 보시기에 맞갖은 모습으로 변화되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 가는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