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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표&배경 - 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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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뭐.”
“일로 전학온다면 전학온다고 말을 했어야지. 반 잘못찾은줄 알았다.”
아, 내가 말을 안했구나.
“킥.”
“근데, 하필이면 왜 우리반으로 왔냐? 우리반 꼴통반인데.”
“누가!”
“야, 강한!”
“왜 우리가 꼴통이야?!”
“너!”
강한의 말이 끝나자 야유를 퍼부어대는 반 아이들. 그러나 강한의 한마디로 다시 조용해진다.
“시끄럽다. 이것들아.”
강한의 영향력은 반에서 아주 잘 미치나본데.
“영향력 좋다?”
“글세. 그건그렇고, 진짜 동갑이었네.”
“왜?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냐?”
“아니, 얼굴은 우리보다 어려보이는데. 너한테는 아주 슬픈느낌이 나서.”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울린다.
“나도 슬프단말이야.”
뭔가가 스윽하고 지나간다. 역시 내 예샹이 맞았다. 비슷한 상황이오면 기억이 날꺼라는.
“...................아까 그냥 지나간애. 너 맞네.”
그리고 뒤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하나. 이 목소리 아까 그 선도부장이라는 박단혁의 목소리다.
“근데?”
“전학생이라도 봐주는거 없는데. 우리학교는.”
“어쩌라구.”
“다음부터 봐주는거 없는거. 잘- 알아둬라.”
“다음부터 봐주는거 없다.”
이시혁의 목소리가 또다시 스쳐지나간다. 이렇게 가다간 몇일 안되서 다 찾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완전하게 끝내긴 끝내야지.
“숨은 기억찾기 Start”
모두들 뜬금없는 내말에 멍해지고, 나는 천천히 일어나서 한이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분명 태영이나 이시혁이라 있을때 땡땡이 많이 깠겠지. 그성격에 분명.
“야, 어디가?!”
“가자! 옥상어디야?”
“중앙현관계단으로 가야되. 근데 거긴왜?”
“가자!”
“이거 놓고 얘기하자?”
“오케이! 렛츠 고!”
그렇게 내 학교생활은 시작 되었다.
*
“야!! 한온!! 거기 서!”
“한아 니가 모범생인건 안어울려!”
전학을 온지 어느덧 반년. 어차피 학교는 그냥 폼으로만 다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이 땡땡이를 칠 수 있는 나.
지금 저 뒤에서는 날 따라 잡으려고 뛰어오는 한이가 보인다.
한이가 운동을 잘하는건 알지만, 나도 하체는 튼실하거든.
“같이 땡땡이 치자!”
“야, 야!”
딱 교문에 나가서 10미터가 떨어진곳에서 잡힌 나. 난 그대로 한이를 이끌고 시내로 나왔다.
“아, 고3 수험생이 학교땡땡이가 말이 되냐고.”
“기다려봐, 하나랑 아람이 온댔어.”
“그것들은 공부도 안되면서 놀긴 또 잘놀아요.”
“에이, 오늘 하루만 놀자-아.”
“.................시험 망하겠네, 내주변에 이런 애가 한명 추가되서. 안그래도 서하나랑 김아람 때문에 힘든데.”
투덜투덜거리면서도 잘 따라오는 한이.
그래도 오랜만에 노는거니까 좋지?
“온아!”
“어? 저깄다, 가자 한아.”
“제대로 꾸몄네, 꾸몄어.”
그렇다, 내 앞에 있던 하나랑 아람이는 이제 겨울인데 춥지도 않는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스타킹이 좀 두꺼워 보이지만 말이다. 다행히 상체는 아주 따뜻하게 입고 있었다.
근데, 부츠 굽은 또 왜이렇게 높아?
“야야야, 너희들 교복채로 나왔냐? 크리스마스 되기전에 얼른 남자하나 껴야지!”
똑같이 말하는 하나와 아람이.
결국엔 자기들도 옆이 시원할텐데, 뭐.
“이거, 내 크리스마스 선물인데. 이시혁, 너는 안줄꺼냐? 난 니가 날 보기만해도 좋은데.”
잠깐 또 스쳐가는 말들. 그리고 내 앞에 일렁이는 이시혁의 환자복 차림.
‘뚜욱-.’
그리고 나도 모르는새 또다시 눈물 한방울이 내 신발에 떨어졌다.
“엉? 채연아, 얼른 가자니까?”
“어? 어, 어............”
“얼른와, 춥다.”
“알았어. 어디가는데?”
“니가 오늘 스파게티 쏜다며? 확실하게 코스 밟는다고 말한사람이 누군데.”
아, 맞다. 오늘 확실하게 논다고 했지? 추워서 뇌도 얼어버렸나?
“오케이, 일단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고고싱!”
*
“날-아올라!”
“예헤-!”
“저하느-을. 멋진 달이 될래요.”
“요호-!”
“깊은밤, 하늘의 빛이되어, 춤을 출거야-”
“.....................머리아파요..........................나한테 가까이 오지마요.”
“..........................뭐야.............”
아주 시끄러운 노래방에서, 또다시 기억은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당신때문에 가슴이 아파........”
“...........이시혁..............................”
“....................오지말라구요. 오지마요, 오지마요!!”
“온아!”
“어, 어?!”
갑자기 날 크게부르는 저 콤비 시스터즈.(☜김아람과 서하나.)
“이제 니 차례라니까. 얼른 불러, 시작했다.”
....................................................................머리아프다...........................
‘꾸욱-.’
“얘들아, 미안한데 다음에 제대로 놀자! 약간 감기기운이 있어서 집에 가볼게. 미안! 내일 학교에서봐!”
얼른 취소버튼을 누르고 급하게 친구들에게 말을 내뿜고는 얼른 노래방을 나온 나.
나오자 찬바람에 내머리는 더더욱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말좀해줘. 말해줘 이시혁.”
“............................”
“............차라리, 맨날 싸가지 없게 대하다가 한번쯤 달콤한 말좀 해달란 말이야.”
“....................................”
“그냥 지금은 목소리만이라도 듣게해줘. 제발.”
눈이 오는 날, 바깥 눈쌓인곳을 발로 밟으며 다니는 이시혁을 졸졸 쫒아다니며 말하고있는 나.
저 교복은 분명 우리 시문고 교복인걸보니, 아마 학교 다닐 때 인게 분명하다.
그런데 왜이렇게 이시혁은 날 피하는지.
“하아, 하아.”
그렇게 무작정 뛰어서 온 내가 사는 원룸 앞. 내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건물안으로 들어가려고 할때.
“한온.”
이라는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시혁의 목소리 같은 이 목소리.
“..........이시혁..........................아니, 박단혁...................”
이건 박단혁의 목소리였다. 성격, 키, 행동, 말투, 성적 부산에서 이시혁과 가장비슷한 아이.
그것 때문에 이 아이를 볼때마다 머리가 많이 아프긴 했지만, 그만큼 뭔가가 보일때도 있었다.
“.......................안녕.”
“어, 그래. 안녕.”
인사를 하고 몸이 으슬으슬 떨리자 나는 도망치듯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띵-. 1층입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박단혁이 급하게 날 잡았다.
“야, 야. 잠깐만.”
“어? 왜?”
‘지끈, 지끈.’
정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아니, 그러니까. 아까 야자시간부터 안보이길래.”
“응. 추우니까 용권만 부탁하게.”
‘투둑, 투둑. 지끈, 지끈.’
“..............음, 그러니까.”
“.......................”
“.............나랑................사귀자.”
‘투욱-.’
또다시 이 아이를 보자 기억이 갑자기 튀어나와버렸다. 왜 이 아이만 보면 나오는 건지.
“-정식으로 말한다. 한글자도 흘려듣지마. 난 진심이니까.”
“............................누구세요.........?”
“-...................정말 한번만 말할꺼야.”
“.........이시................혁...................”
“-..................진심이다.”
“이시혁!”
“-..................나랑 결혼하자.”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나. 그리고 통화를 마치고 갑자기 달리는 나.
기억은 여기까지. 그리고 다시 내 앞에있는 박단혁이 보였다.
“....................응?”
“.........아, 쪽팔리는데.............흘려듣지마, 진심이야. 딱 한번만 더 말한다.”
“...................”
“............나랑.........사귀자고.”
비슷한 목소리에, 비슷한 내용 그러나 다른 느낌. 두근거리지 않고 그저 미안한 느낌뿐.
“................아아........?”
“..................처음이라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해줄수있어.”
“...............................”
“...................”
하아, 예상치 못한 일이었군.
“................................”
“.........내일까지, 내일 야자 없으니까 방과후에 교실에 남아있을게. 그때 꼭 대답해줘.”
“..................”
“대답이 ‘No’라도 어쩔수 없는거니까.”
“..................”
“.........그럼..........간다.”
어떻하냐, 박단혁. 처음이라는데, 그게 하필이면 흘러가는거라서. 내 대답은 당연히 ‘No’ 일게 분명해.
너무 당연한거라서, 그래서 더 미안해. 넌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여자 만날꺼야. 분명히.
내일,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기를 빌게. 어쩔수 없이 설레임으로 끝나게, 당당하게 말할꺼야.
더 이상 사랑같은 존재로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지 않을수 있게.
*
정말 부산에서 시간은, 시간이 아닌것 같다. 짧지만 계속 기억이 찾아져서 그런지,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단혁이한테 고백받은지가 엇그제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니 말이다.
오늘은 내가 한온으로서 20살 겨울, 그리고 찬바람 쌩, 쌩 부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장소는 온이네집에서 하는거야! 온이네 넓고 깨끗하잖아.”
“아, 왜?! 또 어질러 놓고 가게?”
“치울게, 치울게. 그럼 장소는 온이네 집! 오랜만에 리틀온좀 보자고!”
“일주일에 세 번꼴로보면서 무슨 오랜만에.”
“아무튼, 그럼 음식담당은 한이랑 아람이랑 성헌이!”
“꾸미기 담당은 온이랑 단혁이!”
“그럼 하나 너는?”
“난, 감독.”
“이자식이!!”
지금 한이네 집에 모여서, 내일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것인지 상의하는 우리 여섯.
나, 하나, 아람이, 한이, 단혁이(☜친구사이로 지내기로했다.), 성헌이(☜단혁친구라 자동으로 친해지게됨.).
“켁켁, 알았어! 난 내일 놀거 계획을좀 준비할게! 그럼 됐지?”
목을 메만지며 말하는 하나.
그래, 맞을짓을 하긴 했지. 안그래?
“그럼 비용은?”
“비용은 걱정마. 내가 다 낼꺼니까. 이래뵈도 사업하는 몸이라구. 그리고 요번에 모델해준거 보답도 포함이니까.”
“오케이. 그렇다면 준비는 끝. 내가 계획 세워서 너희들 메일에 보낼테니까, 내일아침 나오기전에 확인부탁!”
“알겠음.”
“예스.”
“오키.”
“알았다.”
“응.”
단 1분. 그러니까 앞에서 나온 대사에
“자 내일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낼지 계획과 담당을 정한다! 모여모여!”
라는 하나의 대사만 추가하고 시작한 우리의 간단명료한 계획.
정확히 세우는데 1분도 되지 않는 계획을 세우고는 각자의 집으로 가는 우리들.
집에 도착하자 어제 조금 찾은 기억의 일부분과 그 뒷부분이 내 머릿속에 떠다닌다.
어제는 내 귓속에 이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오늘은 머릿속 영상까지 보였다.
“크리스 마스 선물이요.”
그러면서 나에게 팔찌를 건내는 이시혁. 그리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을 푹 뒤집어 쓰는 이시혁.
내가 뭐라고 얘기는 했으나, 점점 희미해지는 영상과 작아지는 목소리.
그래도 뭔가를 찾아서 다행이긴 하다. 근데 왜 계속 이 소리가 내 머릿 속을 맴도는지.
“....................버릴게.”
39
“야, 야. 박단혁 이자식 왜이렇게 안와?!”
“빨리 전화좀 걸어봐.”
‘타악-.’
“하악, 하악, 하아. 미, 미안.............늦었지?”
파티준비가 거의 마무리 된 우리들. 하지만 단혁이가 지각하는 바람에 아직 내 담당이 꾸미기는 미완성이었다.
그래도 반 이상은 해서 약간의 틀은 잡힌 우리 집. 추운 오늘 정말 따뜻하게 보이기도 하다.
“야! 박단혁! 너 왜 이제와? 지금 온이 혼자서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알아?!”
“아, 미안. 사정이 좀 생겨서.”
저 자식, 왜 오늘따라 안하던 지각이래. 덕분에 내손에는 목공풀이 덕지덕지 붙여있고만.
남자가 일찍와서 이런것좀 해주지! 쳇. 내 손이 얼마나 고운데.(☜나이가 늘어도 이모양 이꼴.)
“그냥 얼른 와서해. 지금 11시 25분이잖아. 우리 계획몰라? 12시까지는 완성시켜야된다구!”
“오케이. 박단혁왔으니까 스피드 간다.”
“자, 이거랑 이거 여기 위에 붙여.”
맨날 단혁이가 빠르다는 말만 들어본 나에겐, 단혁이의 꾸미기 속도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정확히 20분. 붙이고 자르고, 찢고, 걸고. 그걸 모두 한시간이 겨우 20분 조금 안되는 시간이었다.
이시혁도 스피드 광이었는데..........................아, 지금쯤 태영이랑은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보낼까?
“다됬다! 진짜 스피드귀신이네. 헐, 이걸 어떻게 20분만에 다해. 너 괴물이지.”
“아, 배고프다. 요리담당. 먹을꺼 다 만들었어?”
“와, 단혁이가 내 말 무시했어. 하나야 나 상처받았어. 흑흑.”
“그러게, 착한 아람이 니가 참아. 쟤가 원래 좀 뭔가 멍해보이잖니.”
“시끄럽고 밥이나 먹어.”
태영이, 채원이, 엄마, 아빠, 강태완군, 혜빈.............언니는 없을꺼고, 아주머니, 아저씨, 정태우오빠.
..........................................이시혁, 그리고 유선화. 모두들 지난 반년간 정신없이 보내서 잘 생각도 안나네.
그저 기억속에서만 몇 번 마주쳤을 뿐인데. 왜이렇게 감정이 치솟아.
“온아, 먹자먹자! 성헌이표 카레떡볶이 플러스 치즈김치볶음밥!”
“응!!!”
그래도 일단은 먹자!(☜배가 아주 많이 고픈아이.)
*
“야! 다음에 보자!”
“나랑 박단혁은 이쪽이야.”
“난 성헌이랑 아람이랑 이쪽!”
저녁 7시. 밖에서 신명나게 논 우리 여섯. 짝도 딱 맞았다. 아람성헌, 단혁하나, 한온강한.(☜한이가 남자역할.)
그래봤자 다 붙어다녔지만. 아무튼, 기가 다 빠질정도로 놀고 이제는 헤어지는 시간.
“온이는 그럼 혼자가?”
“어차피 택시타고 갈껀데 뭐.”
“요즘 택시가 더 위험하다.”
“됐어. 하체는 튼실하니까, 안그럼 버스나 타고가지.”
“알겠어. 그럼 다음에 보자!”
“온아! 다음에봐!”
“다음에봐!”
어차피 내일 아침되면 또 리틀온(☜고양이)보러온다면서 초인종을 부실 듯 누를꺼면서 왠 다음?
서하나, 김아람 너희는 그냥 덤엔 더머커플이잖아.
“내일보자, 서하나 김아람!”
“어머어머,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았어?”
가는도중 뒤돌아 윙크를 날리는 그 아이 두명을 무시하고는 재빨리 택시를 잡는 나.
“온이가 무시했어!! 나 상처받았어!”
“나도!! 상처가 이많큼 커졌어!”
이말을 듣자마자 내가 내뱉는 말 하나.
“그냥 전속력으로 시한고등학교까지요.”
....................................................................................................................
............................................................................................................................................
..................................................................................................................................
“오천구백원입니다.”
“여기요. 거스름돈은 필요없어요.”
택시에서 내리자 찬바람이 내얼굴을 스치자 난 자연스럽게 재채기를 했다.
“에, 에취-!!”
“너, 또 감기걸린거 아냐?”
“..............이시혁................................”
꼭 재채기 할때마다 들리는 이시혁의 목소리. 이젠 이시혁에게 몰래 전화 안걸어도 이시혁의 목소리가 들린다.
“씨, 지금 면상좀 보고싶네.”
“..................한온.”
이제 원룸 입구를 지나려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 한 사람의 목소리.
“어? 한제화..................”
이 아이는 8반의 한제화. 저 눈을 보니, 분명히 박단혁이랑 무슨일이 있는거야.(☜한제화가 박단혁을 좋아함.)
“...........한온............................”
서서히 나에게로 걸어오는 한제화. 자세히보니 입술이 새파래졌다.
얼마나 기다린거야.
“일단 우리집 안으로 들어와. 밖은 추우니까.”
*
“자, 코코아.”
‘타악-.’
나와 한제화 사이에 놓인 코코아 2잔. 한제화는 코코아는 눈길도 주지 않고 나에게 말한다.
“오늘......................단혁이랑.....있었어................?”
역시, 문제는 박단혁이었군.
“응. 다른애들도 다 같이.”
“........................”
“...............................말해, 용권을. 들어줄수는 있어.”
“........단혁이................안좋아하지.........?”
박단혁. 친구로서 애인으로서는 정말 1등감이지. 난 친구를 택했어.
“......................좋아해.”
“.............뭐? 차버렸잖아!”
“친구로서.”
나의 발에 발끈하던 한제화는 또다시 나의 말에 잠잠해 졌다.
“...................부탁할게.”
........박단혁이랑 자신이랑 이어달라? 이건가?
“사절할게.”
“..........들어보지도 않고?”
“박단혁을 좋아하는건 너 알아서해. 그거까진 상관안해. 친구 연애사에 끼어들고싶진 않거든.”
“............................”
“몸은 웬만큼 녹였을테고. 이제 그만 집에갈 시간 아닌가? 밖이 아주 깜깜해.”
한제화를 보니, 왠지 유선화를 보는 느낌에 거부감이 화악 밀려온다.
“.........................나..........시혁이 중학교때부터 좋아했었거든?...............
...........................................근데, 왜 지금 니가 나타나는데?.................왜 지금 나타나서 뺏어가?”
그때 운동장에서 유선화가 했던 말.
“.............................나, 단혁이 중학교때부터 좋아했었거든..............................?
근데, 처음엔 옆에 여자라도 없어서 좋았는데. 왜 지금 너만 가까이에 있는건데.................?
..................................왜, 니가 단혁이 뺏어가.................................?”
똑같네. 똑같은 말들이네, 똑같은 의미들이네. 나중에 날 어떻게라도 하겠다?
“뺏어간적도없고. 니가 중학교때부터 박단혁 좋아했던건 더더욱 관심없고.
난 지금 내 문제 해결하기도 바빠. 그러니까 너의 연애사에 날 끼워넣지마.”
지금 나 안그래도 힘들어. 내가 모르는 큰 사건을 기억못해서, 그래서 더 힘들어.
너희까지 봐줄 그런여유는 더더욱 없어.
“..............더 어두워 지기전에 얼른 집에 돌아가. 나도 지금 어디 가봐야 할곳이 있어서 나가야 되니까.”
오랜만에 서울가려면 8시에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니, 나도 바빠.
“..........................온아, 가자.”
“......................”
“코코아 들고 나와도 돼. 얼른 나와. 문 잠궈야되.”
그러자 고개를 푹 숙이며 말하는 한제화.
“나..............뒷빽있어............”
“..........................나 뒷빽있어........”
“...........근데?”
“.................사람하나 병신만드는건 일도 아니야.”
유선화랑 비슷해. 비슷해도 너무나 비슷해. 내 머릿속에 유선화의 작은 마디들이 돌아다니는데.
그걸 널 통해서 알수 있을까?
“..................근......데?”
“............사람하나...............미친년만드는거, 병신만드는건 일도 아니야.”
.......................그래.....................................그럼 지금 이 상황을 보자면.
나 한온은 그대로 민채연. 박단혁은 이시혁, 한제화. 넌 유선화가되는거야.
그때를 한번 재연해보자.
“......헤-에. 좋겠네. 사람하나 병신만드는게 일도 아니라는건?”
“.....................”
“그런데 어쩌냐?”
“...................”
“................난 그 병신이 아닌데.”
“......헤-에. 좋겠네. 사람하나 병신만드는게 일도 아니라는건?”
“.....................”
“그런데 어쩌냐?”
“...................”
“................난 그 병신이 아닌데.”
여기서 유선화가 내 뺨을 쳤어. 넌 어떻게 할꺼지?
‘짜악-’
역시 뺨맞는건 아파. 이걸도 판정이 됬어. 너도 사랑보다는 집착인걸.
“이걸로 난 그만 가보겠어. 나올때 문만 닫어놓으면 알아서 잠귈꺼야. 그럼 이만.”
*
드디어 반년이 조금 넘어서 온 서울. 그리고 시문고등학교.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시문고 운동장으로 들어왔다.
저기 철조망 떼어버렸네. 변한건 하나도 없네.
“..............................”
...........저기...........................이시혁...........이지..............................?
.......................이시혁.....................맞는거지.............................................?
저 벤치에 앉아있는 애.................저기에 고개숙이고 있는 사람....이시혁 맞지................
“.................................민채연........”
아주 작은 목소리인데도 들린다. 작지만 그리움이 묻어나서 더더욱 잘 들려.
듣고있는 나마저 지금 뛰어서 저자식 앞에 서고싶을정도로.
‘시이이이이이-.’
지금 나와 이시혁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듯 갑자기 눈이 펑펑 쏟아내려진다.
갑자기 함박눈이 크게, 아주 크게 내린다. 보는 사람마저 시렵게, 그렇게 내린다.
“기억해주세요.”
“...............”
“너와 나 사이만을.”
“..............”
“그것만 기억해주세요.”
......................아프다, 또다시 머리가 아프다. 얼른 돌아가야 될껏같아. 더 이상은 무리야.
운좋게도 이시혁을 봤으니까, 이젠 돌아가야지. 돌아.......가야지................
“.....................민.............채연..............?”
“............................”
“민채연!”
이시혁이 날 발견했나봐. 저기 벌떡 일어난걸 보니.
이시혁은 서서히 조금 빠르게 나에게 온다. 여기서 잡힐수 없는 나이기에 돌아서서 빠른걸음으로 걸었다.
“민채연!!!!!!!!!!”
그리고 저쪽에서 다급한소리가 들리자 얼른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인천공항 삥- 돌아서 가주세요. 바로가지말고요, 반대방향으로요.”
“민채연!!!!!!!!!!!!!!”
“어어?”
“얼른요!”
“허허, 처자가 인기가 많나보네.”
“아무튼 출발요!”
“어이쿠, 출발!”
‘부우웅-.’
하아, 간이 정말 철렁했다. 시문고 운동장이 얼마나 넓은데, 완전 끝과 끝에서 보는 꼴인데.
어떻게 날 알아봤는지. 그전에 급식소에서 아주 구석탱이에 있는 우리 뒷담깐거 들을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진짜 이시혁 괴물.(☜진지모드에서 점점 벗어난다.)
“............................................하아.”
“처자가 고민이 많은가봐?”
“네. 아주 많아요. 너무너무 많아서 머리가 터질지경이예요.”
“얼마나 살았다고 허허. 이제 학생같은데.”
얼마 안살아도 죽는사람 많잖아요. 사는것과는 다른점이 없어요. 그저 인생이 문제죠.
“세상은 호락호락 하지않아. 나중에 더 큰 어려움이 있으면 어쩌려구.
지금 이럴때 필요없는거, 버릴껀 깨끗하게 버리고 나중에 어려움을 한번쯤 생각해 봐야지.”
버릴껀 버린다. 아주 깨끗하게.......................하지만...............버릴게 없는걸..........
이것도 하나의 나의 인생인데. 나의 일부분을 잃어버릴순 없으니까.
“아휴, 벌써 다왔네. 처자랑 대화하느라 빨리 온거같허.”
“아저씨 감사해요. 저 급하게 가봐야되서. 하하, 잔돈은 제 인생상담 값이요!”
당당하게 내 사인을 적은 100만원짜리 수표를 놓고 오는나.
“...................일단 티클이라도 다 모아야겠어.”
*
carpediem No블레s 겸딩공주 mhhw 나비상 경은
꺄하하하하하-.
오늘도 늦게왔어요.
요즘 전 뜨게질 하는 맛에 살고있답니다.
지금까지 3개를 떳고요, 이번엔 4개째.
아, 요번 해에 다 뜬게 아니라 3년전부터 겨울마다 하나씩 떳죠.
지금 하나 완성하고 다른거 하나 뜨고입습죠!
아, 요즘 가을이 가을같이 않아요!
가을없이 그냥 겨울 고고싱 하는거 같아서 많이 에취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여러분-
가암-기 조심 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히히히. 얼른와야되는데. 늦었네요 ㅠ_ㅠ
>ㅇ< 어제 언니 소설 보면서 몰컴하나 들켰지 뭐야~~ㅎㅎ 지금 에서야 다 읽구가!>< 꺄아~~ 다음편 완전 기대!
꺅, 고마워! 어이쿠, 몰컴하다 걸리다니.
빨리 다음편 보고 싶네요,, 빨리 시혁이랑 채연이랑 이어졌음 좋겠어요~~
저도 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ㅠ_ㅠ
우왕~~시혁이닷~~홍홍홍홍 채연이가 시혁이버리면 제가시혁이를....ㅋㅋ
..........하하하핫..............시혁이..............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시혁이가모처럼나왔는데.....
괜찮아요. 시혁이는 쿨-한 남자니까요.
아~ 채연이 시혁이가 어무 슬퍼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