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맞을 일요일 숙직입니다. 세종시는 휑하니 바람이 쌀쌀하네요. 저녁 먹으러 밖에 나가봐야 춥기만 하고 컴퓨터 앞에 멀뚱하게 앉아 있으면 뭐하겠습니까. 후기 써야죠.
수업 전 밥벙. 메세나폴리스 2층 포베이에 갔습니다. 맛은 그냥 쏘쏘. 혹시 가실 분이 있으시다면 제육덮밥(?) 비슷한 놈은 드시지 마세요. 요반장님이 시켰는데 그렇게 성의없는 음식은 오랜만에 봤습니다. 그리고 월남쌈 재료는 나쁘지 않은데 쌈을 싸는 나무 판때기가 구려서 라이스페이퍼가 떨어지지를 않아요. 쿠마 형님이 조만간 유일하게 자신있는 요리인 월남쌈을 해주실 겁니다. 어제는 약간(?) 실패했거든요. 얻어먹고 돌직구 날려 죄송합니다 ㅎㅎ
어제 강습시간에는 샤일란쌉과 밤비노쌉에게 그간 전설처럼 들었던 "스팟턴"을 배웠습니다. 빠른 동작으로 볼때는 어렵지 않게 생각되었는데 직접 하려니 텐션부터 막히더군요. 스텝도 꼬이기만 하구요. 하지만 20분 정도 반복하다보니 어떤 놈이라는 건 희무끄레한 형체는 보이더라구요. 빠에 가서 실전에 부딪히다보면 몸에 익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막상 빠에 가서는 오만한 생각을 반성하게 됩니다.) "스팟턴"보다 더 어려웠던 놈은 벌써 6주간 밟아 온 "베이직" 이었습니다. 샤쌉의 쪽집게 강의. "어깨는 그대로 두고 몸이 앞으로 나가야 한다. 어깨는 따라갈 뿐이다. 골반도 앞뒤가 아니라 위, 아래로 움직여야 한다." 시범도 보여주셨는데 막상 해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느낌이었어요. 몸이 나가는 대신 어깨만 위아래, 양옆으로 실룩대고 골반은 신경도 못썼습니다. 어떻게 몸만 움직이는지, 립을 활용하라고 하는데 내 몸에 립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연체동물이었으면 더 나으려나요. 쪼꼬쌉 말대로 연습밖에 없겠지요. 걸어다니면서도 몸을 앞으로 빼는 특훈을 해야 겠습니다.
수업 끝나고 바히하로 갔습니다. 오비 프리미엄 골든라거 한병을 들고 입장. 아직 바차타나 라인댄스는 많이 미숙하지만(사실 아무것도 없는 수준) 살사곡은 열심히! 어제는 모든 살랑 살세라 분들과 한두번씩은 홀딩을 했었네요. 6주간 배웠던 패턴들을 복습하는데 이제 아싸턴도 어느 정도는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역시 반복이 답입니다. 그간 러블림 누나가 연습할 때 많이 잡아줬는데 고마워요^^ 어제 배웠던 스팟턴은 스텝이 안 맞고 마지막 CBL도 햇갈려서 혼났습니다. 근거없는 자심감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내 실력을 오판하면 항상 뒤통수를 맞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마지막에 나가기 전에는 쬐끔, 아주 쬐끔 익숙해졌습니다. 솔직히 그 정도라도 재미있더군요. 그간 살세로가 턴을 도는 경우가 없었는데 빙글 돌다보니 신났어요^^ 그래도 아직 멀었지요. 놀이기구라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아무리 잘 들어가도 회전목마도 안될 겁니다. 열심히 연습해서 동기 살세라 분들 청룡열차 한번 태워드리겠습니다. 참. 미숙한 저 따위에게 홀딩을 신청해준 80기 봄봄누나, 90기 커밍님(정확하지는 않아요. 저는 이렇게 들었는데 음악소리 때문에 잘못 들었다면 사괴드려요.)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담에는 제가 신청할게요 ㅎㅎ
이어진 뒷풀이. 1차는 스핑크스 옆 일품 막걸리에서 자몽과 맥주와 함께 했습니다. 돼지김치찌개와 제철 꼬막이 맛있더군요. 1차 끝나고 2차는 누나홀닥으로 갔습니다. 90기 턴업님이 사장님께 말씀해주셔서 3층을 통으로 빌려 테이블을 밀고 간이 공연장을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바히아보다 곡 템포가 빨라서 적응하는데 애먹었네요. 그리고 더더욱 애먹인 건 베이직, 어제는 계속 베이직이 뒤통수를 때립니다. 밤비노쌉이 친히 베이직을 봐주셨는데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밤쌉은 어깨에 힘을 빼라고 하시는데 난 이미 어깨에 힘을 빼고 있는데.. 힘을 확 빼버리면 팔이 축 쳐지는데 다시 팔을 올리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딜레마였어요. 그래도 베이직만 2곡쯤 하니 괜찮아졌다고 칭찬해주시더라구요. 또 한번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그리고 세곡째는 롸잇턴까지 봐주시더라구요. 롸잇턴도 만만하게 보고 있었는데 제가 알고 있던 롸잇턴은 허당이더군요. 팔 위치, 턴 시작 지점 등등 많이 배웠습니다. 역시 쌉들에게 잡혀야 하나 봅니다^^ 글을 빌려 집에 가려다 지진아 특강해주신 밤쌉께 엎드려 절을 올립니다.
홀닥에서 나와서 노래방으로 갔더랍니다. 홀닥에서 갑자기 등장한 잭은 "나는 가수다"를 찍었고, 제이스는 퀸을 좋아하더군요. 전땡은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못하는 게 없구요. 패반은 특유의 허스키 절절한 보이스가 매력적입니다. 샤방샤방 야총은 뽕필과 흥이 제대로 올라서 노래방 가면 부장님께 사랑받겠더군요. 그리고 인천 가시던 마방형님이 차를 돌려 양주를 협찬해주시고(차에 항상 양주 몇병씩 구비하고 있다는 고급 정보), 노래방 끝나고 곱창전골까지 쏘셨습니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얻어먹기만 해서 죄송하네요. 담에 보은행사 한번 해야겠어요ㅎㅎ 빡센 4차까지 마치고 달이 떠있을때 집에 들어갔습니다 ㅋㅋㅋ
1주차 수업 시간에 홀딩하다 눈이 마주치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 눈을 피했었는데, 이젠 눈이 마주쳐도 씨익 웃고 마네요. 조용했던 분들도 슬슬 성격이 나오기 시작하구요.(본인들이 더욱 잘 아실듯ㅋㅋ).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나고 다음주에는 초급 마지막 수업입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는 밤이네요. 담주 토욜에도 꼭 참석해서 올출 채우겠습니다. 그간 고생한 레제쌉, 쪼꼬쌉, 샤일란쌉, 밤비노쌉 감사드리구요. 담주도 잘 부탁드리고 초중급 시작하더라도 저희 보듬어 끌고 가주세요^^
마무리하려다 보니 아직 근무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네요 ㅎㅎ 아쉬움에 어제 다른 모임에서 읽었던 글 한편 올립니다.
술보다는 살사에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균형점을 조정해야겠다는 생각.
취하라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언제나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그대의 어깨를 짓누르고, 땅을 향해 그대 몸을 구부러뜨리는 저 시간의 무서운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쉴새없이 취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술에, 시에 혹은 미덕에, 무엇에나 그대 좋을대로. 아무튼 취하라.
그리하여 때때로, 궁전의 섬돌 위에서, 도랑의 푸른 풀 위에서, 그대의 방의 침울한 고독 속에서, 그대 깨어 일어나, 취기가 벌써 줄어들거나 사라지거든,
물어보라, 바람에, 물결에, 별에, 새에, 시계에, 달아나는 모든 것에, 울부짖는 모든 것에, 흘러가는 모든 것에, 노래하는 모든 것에, 말하는 모든 것에, 물어보라, 지금이 몇시인지.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그대에게 대답하리라, "지금은 취할 시간!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끊임없이 취하라! 술에, 시에 혹은 미덕에, 그대 좋을대로."
살랑 동기들, 쌉들 모두 따듯한 연휴 마지막 저녁 보내세요^^ 전 회사일 때문에 2016년에 볼수 있을 것 같아요ㅠㅜ 내년에도 주욱 함께 해요!
첫댓글 맴매의 정성스런 후기~! 굿굿~ 마무리 시도 멋짐
쌩유~ 어제 피곤해 보이던데 몸 잘 챙기고~!
어제 맴매님의 하루를 보는듯한 후기내요^^ 정성스런 후기만큼 춤도 곧 잘 되실거에요^^ 잘할려고 조급해하기보다 즐겁게 놀면서 배우세요^^ 맴매님 화이팅입니다^^
샤쌉님. 그말 믿겠습니다 ㅎㅎ 제가 얼마나 연습하는지가 중요하겠죠. 난폭한 듯 하지만 정성스레 가르쳐 주셔서 감사드려요! ㅋ
와우..
후기훌륭하네요..
2015년마무리잘하구..
2016년새해에봅시다~~^^
네! 누나도 2015년 따듯하게 보내주고, 다가오는 새해 행복하게 맞이하세요!
그냥 지나치려다 보들레르의 시때문에. . 후기 잘읽었습니다. ㅎ
네- 감사합니다. 어제 읽고 갑자기 생각이 났네요 ㅎㅎ
맴매형 후기 디테일 하시네요 ㅎㅎ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잭 요즘 너무 재밌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ㅎㅎ 내년에도 빵빵 터뜨려 주시길..ㅋ
와우~~~
누나- 얼른 주무셔요. 낼은 월요일 ㅠㅜ 담주에 봐요 ㅎㅎ
^^ 맴매님!! 앞으로도 함께 홧팅해요!! 후기 나이스❤️
넵. 아직은 지진아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웨이브는 다음 기회에 꼭 전수받겠습니다^^
후기요정~ 맴맴맴맴맴맴~~ ㅋㅋㅋㅋ
요정이라니.. 내가 좀 귀엽긴 하지 ㅋㅋㅋ 새해에 봅시다^^
오오 후기 굿굿 그나저나 이제 술에 취해있으면 응징(?)의 철퇴 날리면 되는거죠? ㅋㅋ
레쌉님. 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철퇴까지는 힘들구요. 아침에 기억나지만 않으면 꿀밤 정도는 괜찮을듯 합니다 ㅋㅋㅋ
술이든 살사든 무엇에나 그대 좋을대로 ^.~
근데...누...누나;;;;;ㄷㄷㄷㄷㄷ
봄봄누나- 파티 뒷풀이 때 呼누나를 허락하셨으면서.. 너무하시네요ㅠㅜ
(그건...내가 아니예요;;;;;;)
맴매님 후기 잘 보았습니당.ㅋㅋ
지금 토요일의 기억이 짤 처럼 남아 있는데..글을 읽으니 집나간 기억이 되돌아 오는 것 같기도..;;;;;
역시 기억은 일방통행...ㅋㅋ
울 함께 2016년도 행복하게 보내자구요!
목도리 감사해요ㅅ.ㅅ
내년에 돌려 드리겠사와요.ㅋㅋ
집나간 기억은 애써 찾을 필요 없어요. 지가 알아서 뒷통수를 쎄게 후려치며 조금씩 되돌아 옵니다ㅋㅋㅋ 글구 목도리만 돌려주면 안받을 거예요~!(궁서체)
ㅅ.ㅅ
저의 향기를 듬뿍 담아...ㅋㅋㅋ
(이런건 어림도 없겠죠....-.-....;;;;)
어림 반푼어치도...
내...그럴 줄. ...
그럼 뭘 원하시나...
내 챙겨...드릴께... (씨익)
ㄷㄷㄷ 향기도 필요없어요. 그냥 제 아이만 손모가지 발모가지 건드리지말고 무사히 보내주세요ㅠㅜ
이제 내년부턴... 술보단 춤~~~~
넵. 매번 뒤에서 보고 꼼꼼히 챙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초중급 때도 잘 부탁드립니다~!
맴맴 맴맴 맴매미아 맴매미아
그대의 울대를 손으로치며 불렀던 담배가게 아가씨는 나의 심금을 울렸소이다
그대의 몸을 사리지 않고 열정을 다해 노는 모습에 반했소이다
그대의 글 솜씨에 감탄하리라
그대에게 곱창전골과 쐬주는 언제든 사줄수 있나이다
형님. 개인의 성적 취향은 진심으로 존중하지만 전 아직 남자에게 심장이 두근거린 적이 없어요. 정중히 사과드려요..
대신 곱창전골과 쐬주는 언제든 환영입니다~!ㅋㅋㅋ
뭐야 징그럽게 내 글이 그렇게 해석된건가?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징그러운건 절대 아니구요 그냥 시를 보고 심쿵해서 조크^^ 암튼 토욜에 너무 고마웠습니다. 조만간 보은행사 한번~!
저는 미친듯이 춤만 추고있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