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파란 하늘이 높게 걸렸습니다.
자동차가 지날 때마다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의 군무가 정녕 가을이 왔음을 알려 주네여.
맑은 바람과 따가운 햇볕이 낱알을 잘 여물게 하여 풍성한 알곡으로 키워내겠죠.
이 맘때면 산에는 가을 버섯이 입맛을 유혹하게 만듭니다.
아직은 능이며 송이가 조금 일러서인지 눈에 띄지는 않더군요.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하고 오늘은 아쉬운 마음에 야생 버섯 두가지로 볶음과 찌개를 해보았습니다.
지금 산야에는 많은 야생버섯이 피어나고 있는데 버섯도 잘 알고 먹어야 합니다.
1 능이, 2 송이, 3 표고라는 말이 있지요, 그 외에도 식용 가능한 많은 버섯이 있지만
강력한 독성을 지닌 독버섯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화려한 색상을 띤 버섯은 독버섯일 가능성이 많고요.
가로로 부러지는 것은 독버섯일 가능성이, 세로로 길게 찢어지는 것이 식용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것이어서 확실히 식용인 것만 채취해서 먹어야 합니다.
오늘은 야생버섯 중 꾀꼬리버섯과 싸리버섯입니다.

꾀꼬리버섯과 싸리버섯으로 끓인 버섯찌개

꾀꼬리버섯과 야채볶음

지난 번 지리산자락에서 얻어 온 꾀꼬리버섯을 해먹고 일부는 냉동실에 얼려두었습니다.
이 꾀꼬리 버섯은 향이 좋아서 지난 번 삼겹살을 구울 때 호박잎에 삼겹살과 함께 얹어서 먹으니
추억의 맛이라며 젓가락이 춤을 추던 버섯입니다.
지저분한 잡풀티를 정리하고 소금을 탄 물에 살짝 데쳐 냉동해두면 장기간 보관해 두었다가
차가운 물에 해동하여 드시면 됩니다.

해동은 잘 되었는데 주방에서 찍다보니 사진이 영 꾸리하네요.

애호박을 채치고 양파도 먹기 좋게 썰어 둡니다.

저는 평소에도 식용유로 들기름을 주로 씁니다만 버섯요리에는 특히나 들기름이 좋습니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파를 다져서 노릇할 정도로 볶아서 향을 내 줍니다.
버섯향을 살리기 위해 양은 조금만 해도 됩니다.

준비한 야채를 넣고 살짝 볶습니다.
후추와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합니다. 허브가 들어간 허브소금입니다.
간장보다는 소금간이 훨씬 깔끔합니다.

어느 정도 숨이 죽으면 해동한 버섯을 넣고 들기름을 조금 더 넣은 후 알맞게 익을 정도로 살짝 볶아줍니다.
버섯향을 살리기 위해 다른 양념없이 소금으로만 간을 합니다.(아마 굴소스 정도는 괜찮을 지도 모르겠군요)

완성되었습니다.
어때요, 달콤하고 향긋한 버섯향이 가을 냄새 날 것 같나요?

다음은 버섯찌개를 끓이려고 합니다.
역시나 손질해서 얼려두었던 싸리버섯입니다.
싸리버섯만 해도 종류가 여러가지여서 독성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식용인데 웬 독성이냐고요?
싸리버섯은 먹을 수 있는 식용버섯이지만 날것을 먹거나 울궈내지 않으면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독이 있습니다.
그래서 데쳐서 어느 정도 물에 담가 울궈줘야 합니다.
흰색이나 베이지색의 싸리는 그냥 먹거나 살짝만 우려줘도 됩니다만
보라색이나 색이 어두운 싸리는 좀 더 많이 우려줘야 합니다.

아까 남겨 둔 꾀꼬리버섯도 같이 투하합니다.

국물은 역시나 솔치와 다시마로 다싯물을 내서 사용합니다.
여기에 감칠맛을 내기 위해 참치액 한 스푼 정도를 넣었습니다.
일체 미원이나 다시다 등 조미료는 넣지 않았어도 꽤나 시원하고 구수합니다.

저는 태생이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토장국을 좋아합니다.
집고추장과 된장을 8:2의 비율로 풀어 토장국을 준비합니다.
원래 체에 받쳐 건더기를 걸러내야 국물이 깔끔하겠지만 집에서 제가 먹기
위한 것이니 그냥 합니다.
이 토장국은 아욱국이나 수제비 등에도 즐겨 먹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애호박 조금과 양파를 넣고서 한소큼 끓여 냅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시면 솔치와 다시마는 미리 건져내셔도 좋습니다.
저는 같이 먹을 요량으로 건져내지 않고 그냥 끓였습니다.

다 되었네요.
가을이 제 몸속으로 먼저 들어 오는 것 같습니다.
가을 식탁 괜찮을 것 같나요?
같이 드실래요?
첫댓글 벗서철에 만 먹을수 있는 귀한 야생버섯이네요,,
꾀꼬리 버섯이 오이꽃 버섯이란것과 비슷하니 보이는데 같은종류인가요?
같은 종류로 아는데 오이꽃버섯으로 뭉뚱거려 같이 부르기도 하나 봅니다만,
제가 보기엔 약간 틀려요.
오이꽃버섯에 비해 색이 더 진하고 갓 뒤쪽의 골이 더 선명하고 깊습니다.
꾀꼬리 버섯..처음 들어봄니다...
싸리 버섯은 어렷을 적에 많이 먹었어요...맛있어 보입니다...쩝 쩝...ㅎㅎㅎ
노오란 것이 꾀꼬리를 닮았다 하여 붙인 이름인가 봅니다.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것을 보면 갓 태어난 병아리 새끼를 보는 듯도 하고요.
향이 좋습니다.
요즘은 보기가 쉽지 않네요.
작년에 송이버섯 갖다 주신분이 이 버섯도 주셔서 먹어봤어요.
나물로 먹어도 아주 맛있더군요. 이름도 모르고 먹었는데 꾀꼬리버섯이네요.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
어렸을때 싸리버섯 많이 따먹고 살았는데 지금은 구경을 못했는데 여기서 보네요. 싸리버섯의 그 맛을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