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로회
"정몽헌은
자살하지 않았다!"
2020 0804 정몽헌 17주기에
오늘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타계 17주기가 되는 날이다. 5억 달러 대북송금 의혹과 함께 당시 문광부장관이던 박지원에게 150억 비자금을 주었다는 진술을 해 대검 중수부에서 2003년 8월 2일까지 3차에 걸쳐 조사를 받던 정 회장이 현대그룹 사옥 12층에서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 투신했다고 언론은 보도했고 경찰도 그렇다고 했다.
하루 전인 8월 3일 13시, 정몽헌 회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박주원 정보관을 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정 회장은 준비해 온 두 종류의 A4 용지를 꺼내어 박주원에게 보여 주었다. 워드프로세스로 인쇄된 몇 쪽짜리 서류와 유언장이라고 써진 또다른 서류를 보고 박주원은 깜짝 놀랐다.
대검중수부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던 정 회장이 워드로 프린트 된 것을 참고하여 유언장을 썼는데 소위 자살극을 연출하면 중수부의 수사를 좀 유연하게 받을 수 있겠는지 대검수사관 출신인 박주원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다. 박주원은 내용을 다 확인하고 누군가가 유서를 쓰게할 목적으로 꾸민 것 같다며 실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나중에 박주원은 안산시장을 역임했다.
그 전에 현대그룹은 금강산개발과 개성공단에 1조 6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 대북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자금유동성 문제가 터지고 정주영 회장의 후계자 계승문제로 '왕자의 난' 까지 세간의 이목을 받는 등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으며 정부 또한 2차에 걸친 예비회담이 결렬되어 남북정상회담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2000년 4월 8일, '현대' 대북 에이전트인 일본인 요시다 다케시와 정몽헌이 나서 대북특사 박지원과 북한 측 조평통 송호경 부위원장의 북경회담을 성사시킨 결과 5억 달러를 정상회담 대가로 북측에 지불하기로 하고 1억 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송호경은 박지원을 못 믿겠다며 현대가 보증을 서줄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깬다고 했다.
정몽헌은 정부대표를 못 믿으면서 현대는 어떻게 믿느냐며 보증 서는 걸 피하려했지만 송호경이 막무가내여서 북측에 조건을 달았다. 현대가 독점하기로 이미 합의된 대북사업권에 통신사업권을 추가한 거다. 이후 정부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현대가 회담 직전 어렵게 날짜를 맞춰 6.15 남북정상회담의 평화선언을 하는데 정부 대신 모든 경비를 뒤집어 썼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박지원은 국제무기상 52년생 김영완을 정몽헌에게 보내 남북대화 후속자금이 필요하다며 150억 원을 요구했다. 정몽헌은 현대증권 이익치를 통해 1억 원권 CD로 150억 원을 플라자호텔에서 전달했고, 박지원은 이 돈을 김영완에게 관리케 하면서 그 중 30억 원은 필요시마다 꺼내 썼다.
어느 날 김영완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 모두 다 털렸다. 우연히 그 도둑은 잡혔고 도둑맞은 것도 다 찾았다. 김영완은 회수금 중 120억 원은 박지원이 맡겼던 것이라고 했지만 현대비자금 사건이 재판에 붙여지자 박지원은 이익치로 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120억 원은 주인 없는 돈이 되어 나중에 국고로 환수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정몽헌이 투신했다는 현대사옥 12층 창문은 안에서 밖으로 밀어내는 구조라 활짝 열어도 그 공간이 아주 좁다. 고층건물은 거의 다 그렇다. 정몽헌의 신장은 180에 가까운 거구다. 거기서 투신하려면 사력을 다해야 가능하다. 자살할 사람이 택할 장소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부인인 현정은은 자살사건이 일어나기 1년 전, 남편이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을 자르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유서에는 김윤규와 잘 상의해서 회사를 이끌어 달라 씌여 있으니 이건 남편이 작성한 유서가 아니라고 했다. 그렇지만 남편까지 죽인 사람들이 남은 우리 가족한테 무슨 해코지인들 못하겠느냐며 무서워서 참을 수 밖에 없었고 이후 김윤규 부부는 차차기 각하와 영부인의 행세를 했다. 지리산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의 아들 차길진 법사는 이병철 삼성회장의 구명시식을 한 것으로 유명했다.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해 주는 초혼 유령제는 차길진 법사가 독보적이다. 정몽헌 회장의 구명시식도 그가 했다. 어느 날, 미국 뉴욕의 한 남자로부터 그에게 연락이 왔다. 자기가 정몽헌 회장을 살해한 사람인데 양심의 가책상 몹씨 괴롭다며 상담을 원했다. 수년간을 술로 지샜다는 자칭 살해범은 모두 털어놓고 싶다며 날짜를 정해 미국 서부 LA에서 만나자고 했다.
차길진은 현정은에게 알렸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현대가 죽을 쑬 때였다. 덩달아 북측 신뢰를 잃은 김윤규가 정신없이 좌불안석이었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북경에서 LA로 간다고 했는데 이후 만나자던 정몽헌 암살범과 차길진의 교신도 끊어졌다. 배우 최정민은 미국에서 두 번이나 누군가가 보낸 자객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함께 꽃집을 꾸리던 어머니의 순간적인 모정 발로로 자객을 감동시켜 나중에는 오히려 신변을 지키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녀의 情夫가 박지원 현 국정원장이다. 박지원은 오천만 원씩 몇 억을 뜯겼다고 했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현정은 회장과 손혜원 전 의원은 가까운 친구 사이다. 박지원은 목포 유달동 문화복원 사건 당시 손혜원을 향해 날 선 공격을 퍼부었다.
사면초가의 손혜원을 끝내주는가 싶더니 덤빌 톄면 덤벼 보라는 앙칼진 손혜원이 어떤 신호를 보냈기에 천하의 박지원이 쏙 들어가 버렸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무슨 까닭이 있을까? 박지원은 '길 잃은 철새'가 되었다.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현정은 회장이 공사했다. 한 가닥 끈이었는데 김여정이 그 희망을 다이너마이트로 멀리 날려버렸다.
거기에 박지원이 실권을 쥐고 전면에 나타났다. 평양에 체육관을 지어준 정주영의 혼백, 그리고 금강산에 뿌려진 정몽헌의 영혼, 과연 현대와 현정은을 지켜줄 수 있을지, 산 자와 죽은 자의 대결, 두고 볼 일이다. 2020년 8월 4일 정몽헌 17주기에 이 글을 쓰면서 다음 차례는 누구일지 소름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