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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모서리가 있다 1
“가을씨 오랜만이네요?”
“네. 요즘 바빠서 …….”
들어올때의 당당한 걸음과는 달리 나도모르게 어색한 웃음이 지어진다. 땀은 이마꼭대기에서 볼을지나 목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린다. 샤워기 처럼 쏟아지는 물방울들은 무섭지 않은데, 한개의 땀방울은 이보다 더 무서울 수 없다. 긴장하지말자. 긴장하지마 제발.
내 앞에있는 그는 항상 자신의 직업이 정신과의사라는걸 온몸으로 뿜어내는 사람이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키순서로 줄지어 손가락이 들어갈 틈도 없게 빽빽하게 정리된 책장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 정사각형의 창문.
책장 양 옆으론 책장과 키가 똑같은 이름 모를 화초 두개. 데칼코마니 같이……숨막힐듯 볼펜조차 줄지어 누워있는 책상,
안경 밖으로 레이저를 뿜어내는 그. 그리고 그 앞에서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떠는 나.
“시상식 참여 왜 안했어요.”
“….”
“바쁘다는 핑계로 병원에 안왔는데, 더 심각해져서 오면 어떻게 합니까. ”
그는 내가 답답해 죽겠는지 한쪽 눈썹을 치켜뜬채로 나한테 물으며 다시 그의 시선이 떨어진 곳에는 신문이 뒤집어진 채
놓여 있었다. 그것도 책상이 아닌 바닥에.
- ‘신인배우 가을 …이유없는 시상식 불참석?’
이미 자극적인 기사는 읽고 또 읽으며 병원에 왔지만. 유난히 가슴을 파고드는 기사제목에 신문 끝을 신발로 꾸깃 밟았다.
한심하기 그지 없는 나는 직업의 본분을 다 못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불안증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시선 또는 주목에 의한 공황장애. 특별할건 없다. 그저 많은 사람들의 이목과 집중에 불안하고 숨이차며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
이제 갓 뜬 신인배우에게는 독중의 독.
“가을씨 아까 매니저한테 들었는데 오늘도 스케줄 있다면서요.”
“네. 라디오는 그나마 할만해서.”
“그럼 이따가 밤에 다시 상담하는걸로하고, 지금은 안정제 한방 맞고가요. ”
“안돼요. 그거 너무 졸린데, 다른 약으로 대체해주면 안돼요? ”
“스케줄 소화는 하고 싶긴 한가보죠? ”
윽. 가시. 그는 고슴도치 처럼 가시를 세웠다. 병원에 자주 오지도 않으면서, 하라는 대로 한적이 손에 꼽고, 심지어 상황까지 악화되서 왔다. 그리고 그 악화된 결과를 그는 집에서 티비로 봤겠지. 나는 불량배우에 불량환자다.그래서 병원입장에선
연예인인 내가 별로 반가운 환자는 아니겠지. 점심시간을 쪼개서 이렇게 환자가 아무도 없을때 상담을 받아야 하니까.
그가 날카롭게 비꼬더라도 나는 조용히 그의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다. 그는 달랑 종이한장있는 차트에 알아볼 수 없는
무언가를 갈겨 쓴 후 고개를 들어 안경을 검지로 치켜올렸다. 오늘따라 유난히 그의 눈썹이 까맣다.
“후. 주사 맞고가고 체력관리 잘해요. 오늘 밤에 상담하려면 미리 예약하고. ”
“네에…….”
단호한 그의 말에 다시 깨갱.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이 풀리면서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 …
“강을씨 연기 좋아요. 내 앞에선 무슨 말린시금치 같은데.”
“……네?”
그가 배우이름 가을이 아닌 내 실명으로 불렀다. 말린 시금치라는 말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말에 나도 모르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상담시간 외에 개인적인 칭찬이나 평가는 아마도 처음인듯 싶었다. 이 병원에 다닌지 3년정도 되었지만 나는 그의 이름도 그의 나이도, 결혼유무도 아무것도 관심 없었고, 모르는게 좋았다. 나의 치부를 유일하게 자세히 아는 사람과 친해지는건 나로써는 무리였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그는 나를 너무 잘알지만, 나는 그에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물론 그도 나를 환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사람으로 대했다. 그렇기에 아무렇지 않은 척 내뱉은 그의 말이
나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워 하며 검지로 눈썹을 비비며 긁적였다.
“제 칭찬이 낯선가요?”
“그런말 해주실줄은 전혀 몰랐거든요. ”
그는 항상 딱딱한 말투로 미간에는 내천(川)자가 사라지지 않았고 항상 볼펜을 신경질적으로 딸각 거렸기 때문에 오늘은
정말 딴 사람 같았다. 자신도 자신이 오늘따라 좀 다른것을 아는지 애써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왜? 내가 이런말하는게 어때서? 라는 느낌으로. 어떤말이라도 덧붙여야 할 것 같은 강박감에 입술을 떼자마자 상담실 문이 우악스럽게 열리며 곤란한 얼굴의 태완이가 들어왔다.
“강을이형 지금 라디오 스케줄 가야하는데 지금 가도 돼요? 차밀려서 빨리 출발하는게 좋은데…….”
매니저인 태완이가 말은 차분하게 하지만 이미 몸은 발을 동동 구르며 발 끝은 병원 출구로 향해 있는게 꽤나 급해 보였다. 상담실은 온전히 내 이야기를 하는 곳이라 시계, 핸드폰 등 생각에 방해되는 것은 입구에서 간호사가 뺏어간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스케줄 시간이 급박 할때가 많았다. 절대 그와 보내는 시간이 즐거워서 빨리가는 건 아니다.
태완이의 절박한 행동에도 그는 차트를 소리나게 탁 덮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저도 점심시간에 밥 못먹고 하는거 싫습니다. 하지만 주사는 꼭 맞고 가시죠. 간호사가 바로 도와줄겁니다.”
-
“오늘은 더운날씨에 반가운 이름이죠…신인배우 가을씨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가을 입니다.”
“가을씨 반가워요 라디오 출연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호탕하게 웃으며 마치 티비에 나오는 것 마냥 밝은 얼굴로 분위기를 띄우는 라디오 mc 뒤로 뭐가 맘에 안드는지 팔짱끼고 삐딱하게 작가 옆에 서있는 태완이가 보였다. 엠씨는 나에게 질문을 하고, 나는 그거에 맞춰서 즐겁게 대답하고 있지만
유체이탈을 하는 것 마냥 어지럽고 졸린기분이였다. 역시 주사를 맞는게 아니였나, 아니면 요즘 신경쓰는 일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인가. 정식으로 데뷔한지는 1년밖에 안됐지만 신인은 아니다. 상을 타고, 눈에 띄는 활동이 없었을 뿐
연극이나 재연배우로 활동한 것만 7년. 그치만 처음 상업적인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게 되고 그 영화가 무척 잘되면서
마케팅처럼 나는 28세에 늦게 데뷔한 신인배우가 되어 있었다. 내 앞에서 능수능란하게 말하는 개그맨출신 엠씨도 무명시절 본적이 몇번 있었지만, 신인배우를 처음만난듯이 대하는 그의 연기는 박수를 쳐줄만 했다.
시상식 참석과 같은 예민한 질문도 있었지만 두리뭉실하게 잘 넘어갔다. 사람이 아프다고 하는데 뭐라고 하겠어. 처방전을 떼오라고 할 것도 아니고 ……이렇게 보면 회사가 참 좋다. 무명일땐 회사나 매니저도 없이 참 고달프고 힘들었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앞에 서는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은 달릴때다. 이제 막 달리기 시작했는데 신발 안에 있는 작은 돌 때문에 멈출 수 없어…….
“형 오늘 고생많았어요. 집으로 갈까요?”
“피곤하다. 좀 쉬고 싶어 …나같은 놈은 팬 없어도 되는데……. ”
“팬들 없으면 이렇게 활동도 못하는거 알죠. 요즘 형 아슬아슬해요 진짜, 나 죽겠어요. 잘 버티다가 갑자기 요새 왜그래요? ”
집으로 가는 차 안에는 태완이의 불만이 가득하다.
그 불만은 조수석을 타고 뒷자리로 흘러 들어와 내 온몸을 푹푹 바늘로 찌른다.
아까 라디오방송이 끝나고 몰려온 팬들 때문에 똥마려운 애처럼 식은땀을 질질 흘리며 팬들과 사진찍어주는 와중에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시야가 좁아지더니 정신차리니까 화장실이였다. 방송이 끝나고 1시간도 더 넘게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팬들이 갈때까지 화장실 구석 칸에서 변기를 붙잡고 시달려야 했다. 그 소란 때문에 예민한 상태로 차에
타서 이제 좀 쉬려고 하는데 그새를 못참고 저렇게 툴툴거린다. 내 속은 썩어들어 가는 것도 모르고…….
“연예인들 형 아니고도 공황장애 겪는 분들 많아요. 그래서 프로그램에서 하차도 많이하고 ……. ”
좌석시트를 최대한 뒤로 내리고 이마에 손을 얹은상태에서 누워있다가 그의 어처구니 없는 말에 고개를 들고 백미러를
통해 그를 째려봤다. 그래서? 너 하고싶은말이 뭔데.
“ 아니 뭐, 그런 뜻은 아닌데요…그냥 시상식도 그렇고 형 너무 힘들어 보여서요. ”
백미러를 통해 내 눈빛을 읽었는지 운전을 하면서도 한톤 누그러진 말투로 애기를 살살 달래듯 내눈치를 본다.
더 나은 선택권이 나에게 없는 것은 아니다. 병원을 바꿔야하나…어차피 오늘 스케줄 때문에 예약한 상담 제대로 못했으니 치료를 받아보고 결정해야겠다. 김태완은 말이 없는 내가 무서운지 백미러를 힐끔. 운전대를 힐끔. 또 다시 백미러를 힐끔.
아까 변기를 부여잡고 끙끙거린것 때문인지 연회색 셔츠가 오늘의 고난을 말해주듯 내 마음과 같이 구겨져 있었다.
먼지가 잔뜩 묻은 검정바지가 먼지하나 털어낼 시간도 없었냐고 나에게 핀잔을 준다.
내가 입고 있는 옷 조차 내편이 아니야.
“형? 형 자요? ”
“아니.”
“그냥 하는말인데, 어차피 딱히 약물치료도 없고 편하게 마음을 가지고 쉬는 게 중요한데 의사 바꾸는게 어떤가하고요. ”
“나도 그 의사 맘에 안들어. ”
“ 그렇죠? 역시 저만 그런게 아니였죠? 왠지 재수없어요 그 의사. 갈때마다 …… ”
어찌나 불친절 하던지 블라 블라 블라
누가 입을 막고 있었던 듯 그의 말이 쉴새없이 밀려오는 파도 같았다. 태완이가 한번 맘잡고 떠들면 골치가 아프지.
내가 그에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는걸 태완이도 느꼈는지, 어떻게 3년씩이나 버텼냐며 멋쩍게 웃는다. 분명 의사 가운에 이름이 써져있는데도 나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정도로 심각했던 적이 있다. 그게 습관이 되어버렸는지 나는 그의
실루엣만 기억할뿐 오목조목 얼굴을 쳐다본적이 없다. 확실하게 기억나는건 빛에 반사되서 반짝거리는 안경 과 말끔한 머리 짙은 눈썹 정도. 중간에 다른 병원도 찾아가봤지만 나는 그에게 딱한가지 맘에 드는 것이 있다. 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그의 관심. 오늘 날씨 너무 덥죠? 점심 먹었어요? 등과 같은 안부조차도 잘 묻지 않는다.
그는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래서 좋다. 나는 타인의 시선이 불안한 배우니까.
“근데 그거알아? 오늘은 그 의사 완전 딴사람 같았어. ”
“ 어땠는데요? ”
“흠. 사람 같았어. ”
그러게요 놀라운 발언이네요. 태완이는 내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말했다고 생각할것이다.
“태완아 그 의사 번호좀 줘.”
“왜요? ”
“어차피 오늘 제대로 치료 못받아서 저녁에 예약한다고 했거든. 그리고 집으로 가지말고 병원 앞에 내려주고 퇴근해. ”
“지금 시간이 8시인데 애매해요. 병원 문 닫았을건데 그냥 내일 가요. ”
나의 끝없는 침묵은 내 고집을 지키겠다라는 의미로 그걸 김태완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더이상 말하지 않고 병원 방향으로 차를 돌린다. 차는 바로 병원 골목 앞에 섰다. 바로 코너를 끼고 들어가면 병원이 있다.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일반 단독정신의학과로 역시 사람들의 시선따라 번화가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골목쯤에 위치하고 있다.
3층짜리 작은 건물. 3년전에 이 앞에서 얼마나 서성거렸는지 ….
“ 시상식 펑크 제대로 내서 어차피 스케줄도 크게 안잡히니까 이번기회에 좀 쉬세요. 내일 어차피 스케줄도 없는 날이고. ”
“태완아.”
“아아 알았어요. 상담 잘 받으세요. 마스크랑 모자 꼭 챙겨서 쓰고요. ”
태완이가 챙겨준 검은 모자와 흰마스크를 고쳐쓰고나서 뒤돌아 가니 차는 금방 출발해버리고 없었다. 이런 더운날씨에
모자와 마스크가 더 수상한거 아닌가? 아무리 들키면 안됀다고는 하지만. 뭔가 유난스러운것 같아 마스크는 다시 빼서
주머니에 구겨넣었다. 그리고 건물 입구의 유리문에 비춰진 나를 보니 연예인이라고 광고하는 꼴 같아, 모자도 벗었다.
오히려 이게 낫네. 그래 내가 무슨 유명한 대스타도아니고 이제 갓 이름을 알릴까 말까하는 신인배우인데 …우리나라에
배우가 얼마나 많은데 나하나만 지켜보고 있겠어?
모자를 벗느라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넘기는데 뿌리끝까지 샛노란색인 내머리는 그 수난만큼이나 뻣뻣하고 머릿결은 좋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살짝 훑기라도 하면 무슨 그물이 고기를 낚는것 마냥 꼬여서 빗어지지도 않는다. 밝은색 머리는 나와
어울리지 않고, 또 좋아하지도 않는데 영화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나름 위로를 하고 있는 사이, 엘리베이터 스위치를
누르기도 전에 엘리베이터가 3층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차. 마스크도 주머니에 넣고 모자도 안썼는데 , 아니 썼다고 하더라도 내 모습은 너무 수상해 본능적으로 건물밖으로 나와 건물 앞에 주차되어있던 차뒤로 쪼그려 앉아 숨었다. 쪼그려 앉자마자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승하씨. 오늘 술먹어요 우리.”
“오늘 무슨 날인가요?”
승하?
건물입구 문을 열고 누가봐도 커플인냥 사이좋게 팔짱을 끼고 나오는 남녀. 여자는 남자를 승하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래. 이제 처음 알았다.
그의 의사 가운에 승하라고 적혀있었던것 같기도 하고. 남자의 이름과 얼굴이 낯익는건 분명했다. 여자는 연분홍블라우스에 검정색정장치마를 깔끔하게 입고, 외모적으로는 뛰어나 보였다. 사실 솔직히 예쁘다. 뉴스에 나오는 기상캐스터 같은
분위기의 여자의 곁에 있는 그는 처음보는 사복차림에 낯설게 느껴졌다. 남색슬랙스에 헨리셔츠를 입고, 낮에는 칼같이
단정했던 포마드스타일의 머리가 조금 헝클어져 잔머리가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그냥 말그대로 선남선녀. 나는 구겨진 셔츠에 양아치같은 샛노란머리.
“무슨날은 아닌데요, 그냥 승하씨랑 오래있고 싶어서 그래요.”
“저도 좋습니다. 근데 오늘 아직 일이 남아있네요. ”
“ 뭔데요? 병원 문도 같이 닫았으면서. ”
귀엽게 입을 삐죽거리는 여자에게 그가 턱을 살짝 비틀더니 두 남녀의 실루엣이 포개진다. 뭐야. 나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남의 병원 앞에서 왜 숨어가지고 남의 키스나 보고 있는거야. 갑자기 엄청 초라해짐을 느꼈다. 의사는 고개가 살짝 뒤로
젖혀지는 그녀를 놓치지 않겠다는 식으로 한손으로 여자의 뒤통수를 살짝 받쳐준다. 자연스럽게 여자는 의사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어차피 차 뒤에 숨어있으니 쪼그린채 그대로 뒤로 걸어나가 택시를 타야겠다. 그리고 집에 가서 활동하느라
못봤던 밀린 드라마를 보다가 자야지. 더이상 자세하게 볼이유도 없고 해서 고개를 숙이고 쥐가 날것 같은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차 트렁크에 머리를 기댔다.
내일부터 다른 병원을 알아봐야 겠다고 다짐하며 뒤를 도는 순간 그들의 대화에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 손에 뭐에요? 왠 마스크? ”
“ 아, 방금 엘리베이터 앞에서 주웠는데. 이 더위에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은 한명 뿐이네요. ”
하 …이강을 ……오늘부터 나는 멍청하고 덜렁거리며 사회불안증을 앓고 있는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