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이란 작은 악기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그 신비로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작은
몸통에서 어찌 그리 강렬한 음악이 터져나오는 것인지! 오늘, 특별한 자리를 빌어, 어느 이름 모를
바이올리니스트가 바이올린을 향한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이 신비의 악기의 비밀을 풀어보고자
한다.
바이올린의 신비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바이올린을 알려면 우선 바이올린과 비슷한
악기들과 비교를 하는 방법이 가 장 빠를지도 모르겠다.
바이올린의 가족 구성을 살펴보자. 바이올린과 비올라, 그리고 첼로와 더블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바이올린족에 속하는 악기들로서 약 16세기 경에 처음 등장했다. 바이올린
족의 악기들은 활로 현을 마찰시켜서 소리내는 찰현악기이며, 그 모양이 비슷하고 음색도
동질적이기 때문에 서로 합주를 할 경우에 소리가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음색이 동질적일지는
몰라도 각 악기의 음역은 모두가 다르다. 다음의 그림을 살펴보자. 바이올린족을 구성하는 각각의
악기들의 연주 가능한 음역들이 표시되어있다.
역시 음역이 가장 넓은 악기는 바이올린이다. 바이올린은 바이올린족의 악기들 중 가장 크기가
작지만, 가장 넓은 범위의 음역을 연주할 수 있다. 또한 그 크기가 작기 때문에 화려하고 빠른 패시지를
보다 날렵하고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다.
비올라는 바이올린보다 크기가 약간 더 큰 악기로서, 바이올린보다 완전 5도 아래로 조율된다.
첼로는 비올라보다 옥타브 아래로 조율되어 있으며 크기가 더욱 크기 때문에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처럼 어깨에 받친 자세로 연주하지 않고 바닥에 세워서 연주한다. 더블베이스는 바이올린족의
악기들 중 가장 크고 가장 낮은 음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서 첼로와 마찬가지로 바닥에 세워 놓고
연주한다. 관현악에서 주로 선율을 담당하는 악기는 바이올린과 첼로이고, 비올라는 중음부의 화성을
채워주며, 더블 베이스는 첼로를 보강하거나 화성의 뼈대가 되는 베이스를 담당한다.
★ 바이올린의 구조
바이올린은 어떤 모양으로 되어있을까? 그 구조를 그림과 함께 살펴보자.
바이올린은 네개의 현과 몸체로 이루어지며, 현을 활로 그어서 연주한다. 바이올린의 몸체의 중심이
되는 울림통(Sounding Box)은 앞판(Belly), 뒷판(Back Plate),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옆판(ribs)으로
구성된다.
앞판은 보통 가문비나무(spruce)로 만들며, 나무결이 수직이 되도록 잘라서 만든다. 앞판의 두께는
약 2-3mm 이며 f자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다. 바이올린 앞판의 가장자리를 잘 살펴보면 두줄의 가는
테두리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퍼플링(purfling)이라고 하는 것으로서 앞판 가장 자리에 가는 홈을
파서 검은 배나무나 흰 포플러 나무를 집어넣은 것이다.
뒷판은 최소한 10년 이상 자연 건조된 단풍나무(maple)로 만들며 나무 한장으로 만들기도 하고
두장을 연결해서 만들기도 한다. 뒷판은 아름다운 곡면으로 되어 있으며, 그 위치에 따라 두께가
다르다. 대개 뒷판 중앙의 두께는 6mm정도 되고 가장자리는 약 2mm정도 된다. 옆판은 단풍나무를
곡선으로 다듬어서 사용하고 구석에는 코너 블록, 양쪽 끝에는 엔드 블록이 붙어 있어서 앞, 뒷판을
튼튼하게 받치고 있다.
앞판, 뒷판, 옆판으로 구성된 바이올린의 울림통은 그밖에 여러가지 부속기관들과 연결되어
바이올린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한다. 울림통 끝에는 단풍나무를 둥글게 깎아 만든 목(neck)과 스크롤
(scroll)이 연결되어 있으며, 목 위쪽에는 흑단으로 만든 지판(fingerboard)이 붙어있다. 네 개의
현을 고정시키는 줄걸이판(tailpiece)과 줄을 감아서 음 높이를 조절하는 줄감개(peg)도 흑단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장미나무도 만들기도 한다. 앞판 위에는 네개의 현이 걸쳐있는 브릿지(bridge)가
있다. 브릿지는 보통 단풍나무로 만들며,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에 현의 운동에 유연하게 반응한다.
이 밖에도 바이올린의 울림통 안에 있는 사운드포스트(soundpost)와 베이스바(bass bar)가 있는데,
이들 부속 기관은 현의 진동을 전달하고 앞판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네 개의 현은 줄걸이판에 고정되어 있으며, 브릿지와 지판 위를 지나 줄감개집의 줄감개에 감겨있다.
요즘에는 바이올린의 현으로 강철이나 거트(gut,양의 내장)가 사용되지만 예전에는 고양이의 내장
(catgut)이 바이올린의 현으로 쓰였다고 한다. 보통 E선은 고음역의 화려한 음색을 돋보이게 하는
강철이 많이 쓰이고, A,D선은 알루미늄으로 감싼 거트, G선은 철사로 감싼 거트가 사용된다.
바이올린의 현을 진동시킬때 사용하는 활(Bow)은 활대(stick)와 활털(hair), 그리고 프로그(frog),
활털을 조이는 나사(adjusting screw) 등으로 구성된다. 활대는 남아메리카의 pernambuco 나무로
만들고, 활털은 백마의 꼬리털을 사용한다. 현대 활의 길이는 약 75㎝(30in)이고 무게중심은 손으로
쥐는 쪽에서부터 약20㎝(8in)에 있다. 현대의 활은 옛날 활에 비해 활대가 안쪽으로 굽은 오목한
모양이기 때문에 현에 대항하는 힘이 커졌다. 따라서 현대의 활은 활털을 현에 밀착시켜서 큰 소리를
내기가 한층 쉽고, 뚜렷한 아티큘레이션을 표현하기에 좋다.
★ 바이올린 음의 생성 과정
지금까지 바이올린의 구조와 각 부분들의 음향학적 기능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 이들 각 부분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소리를 전달할까?
바이올리니스트에 의해 일어난 현의 진동이 바이올린 소리로서 청자에게 이르는 과정을 간단히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 바이올리니스트
1) 활로 현을 마찰(또는 현을 퉁김)
2) 바이올린의 몸체
3) 소리의 전달
☆ 청 자
1)은 연주자가 활로 현을 마찰시키거나 손가락으로 현을 뜯어서 현을 진동시키는 과정이다.
바이올린의 소리가 생성되는 가장 첫 단계는 바로 현을 자극하여 진동을 일으키는 1)의 과정인
것이다. 이 단계는 현을 활로 마찰시킬 때와 손가 락으로 퉁길 때의 두가지 경우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2)는 현의 진동이 바이올린의 울림통에 전달되는 과정이다. 현의 진동은 브릿지를 주기적으로
상하 또는 좌우로 움직여주는 힘으로 작용하여 몸체의 앞판을 진동시킨다. 앞판의 진동은 사운드
포스트의 도움으로 뒷판에 전달된다. 앞판과 뒷판은 그 표면이 곡면인데다 두께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진동에 영향을 주며, 울림통 내부의 사운드포스트나 베이스바, 그리고 f자 구멍도 진동의
양상을 다양하게 해준다. 또한 브릿지, 지판, 줄걸이틀 등도 어떤 특정 주파수에서 공진을 일으키고,
상호 영향을 주면서 바이올린 전체의 진동에 영향을 미친다.
3)은 바이올린의 진동이 주위의 공기를 통해 소리로 방출되어 청중에게 전달되는 과정으로서 악기 고유의 특성보다는 연주 장소의 실내 음향학적 요소가 더 많은 영향을 준다.
★ 바이올린 주법
이렇게 복잡한 구조와 음향적 특성을 지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방법은 어떠할까?
바이올린의 주법은 크게 왼손 주법과 오른손 주법으로 나눈다.
왼손 주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운지법과 비브라토이고, 오른손 주법은 여러가지 활쓰기에 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