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금덩이 대신 통장으로 굴린다. 금값'된 금, 얼마나 더 오르나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테크(금을 통한 재테크) 바람이 다시 거세다. 금은 오랜 시간 부의 상징으로 장롱 속 한편을 지켰지만 시중은행,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누구나 손쉽게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 첫걸음을 뗄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금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일까? 갑진년, 금빛 투자 전략을 소개한다.
최근 금 가격이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오름세를 보이면서 '금테크(금과 재테크와 합성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금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의 눈길을 받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KRX금시장 총거래량은 1224.9㎏으로 전월(1222.8㎏) 대비 0.2%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64.5㎏으로 전월(55.6㎏) 대비 16.0% 늘었다. 개인과 기관 등의 거래 비중(매수도 합계)은 각각 41.5%, 49.7%로 전월 대비 5.0% 포인트, 10.0% 포인트 증가했다.
금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가치에 대한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통상 달러 가치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실제 6개국 통화(EUR·JPY· GBP·CAD·SEK·CHF)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30일(현지시각) 103.4로 전일(103.61) 대비 0.20% 떨어졌다.
금은방을 직접 방문해 금붙이를 사 투자 첫걸음을 뗄 수도 있지만 실물 인수 없이 금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건 골드뱅킹(금 통장)이다. 거래 시점의 금 가격 및 환율을 적용해 금 1그램당 원화 가격으로 환산한 기준가격을 산출하고 1그램당 기준가격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가감해 매입·매도가격을 결정하는 식이다.
금 시세와 환율에 따라 통장 잔액이 변동되고 0.01g 단위로 매매할 수 있어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상품은 ▲KB국민은행 'KB골드투자통장' ▲신한은행 '골드리슈골드테크' ▲우리은행 '우리 골드투자'로 모두 가입 대상과 기한, 금액에 제한이 없는 자유입출금 통장이다.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KB골드투자통장'의 누적 계좌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6만 2855좌로 전년 동기(5만 7929좌) 대비 4926좌 늘었다. 누적 기준 잔액은 922억 원, 판매중량은 1088㎏으로 이 역시 꾸준히 오름세다.
신한은행 '골드테크통장'은 예약매매 서비스와 반복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예약매매 서비스는 목표가격 달성 시 자동으로 매수·매도해 매매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다.
오후 5시 마감 후 가격을 적용해 예약매입 가격보다 낮으면 자동매입, 예약매도 가격보다 높으면 자동매도하는 식이다. 반복매매 서비스는 매일·주·월·말일 등 주기적으로 반복매도 가격 이상이면 일정량씩 매도하고 반복매입 가격 이하면 일정량씩 매입하는 서비스다.
금 통장은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권고한다. 무엇보다 일반 예금상품과 다르게 예금자 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거래 기준 가격 산출 시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적용되는데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해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한다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 시세와 환율변동을 동시에 따져봐야 투자에 유리할 수 있다. 소득세법에 의거해 매매차익에 대해 배상소득으로 15.4%가 원천징수 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금 상품을 판매하는 시중은행 관계자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금 통장 등 편의성이 강조된 상품이 눈길을 끌면서 올해 역시 금테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환율변동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