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 한발 비켜서면 길 아닌 곳 없다(2023. 10. 22)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그에 못지않게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장점이 많아도 우리가 보지 못할 뿐입니다.
그 사람의 주관과 선입견에 좌우되어 실체를 보지 못하고 허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남의 참모습은 보지 못하고 단점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하면서 남의 장점이 도리어 단점으로 보일 때도 있습니다.
후임 병사가 부대 생활에 익숙하지 않으면 후임을 잘 이끌고 가르쳐야 업무에 빨리 익숙해집니다.
조금 빨리 입대했다고 우쭐대고, 후임이 어벙하다고 놀려주고, 기합이나 물리적인 행위를 가하여 따돌리면 후임은 부대 생활에 동화하지 못합니다.
선임은 후임을 동생처럼 대하고 학교 후배처럼 잘 이끌어주어야 부대 생활에 빨리 익숙해집니다.
후임은 선임이 생활하는 모습을 빨리 배워 부대원의 한 사람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사회에서 선배가 후임으로 입대해도 선임은 후배를 대하듯 자상하게 이끌어주고, 후임은 사회에서 선배로서의 태도를 버리고 후배인 선임에게 깍듯하게 대해주어야 합니다.
군대 생활에도 규율과 질서가 있는데 이 질서가 잘 유지되어야 모든 부대원이 자기 임무를 다하고 부대 본연의 임무를 다 할 수 있습니다.
이솝의 우화에 「꿀과 등불」이 있습니다.
어느 날 배가 고픈 파리가 날아다니다 꿀단지를 발견합니다.
파리는 달콤한 꿀을 먹으려고 꿀단지에 앉았습니다.
처음에는 꿀단지 언저리로 날아다니면서 먹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꿀단지 속으로 들어갑니다.
파리는 날개가 온통 꿀이 묻어 날 수 없게 됩니다.
그때 나방이 빨대로 꿀을 빨아 먹다가 이 모습을 보고 파리를 놀려댑니다.
어리석은 놈아! 꿀 속에 빠질 만큼 욕심쟁이야!
나방이 꿀단지에 빠진 파리를 놀려댑니다.
그러나 파리는 변명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날 밤 그 나방이 등불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다니다 그만 등불 속으로 뛰어들어 타죽게 됩니다.
그것을 바라보던 파리가 꿀단지 속에서 빈정댑니다.
“나보다 더 어리석은 놈아! 타죽을 만큼 불장난이 좋으냐!”
이 우화는 자신의 단점은 모르고 상대방의 단점만을 찾아내는 어리석음을 알려줍니다.
자신의 우둔함은 모르고 상대방의 서툰 점을 찾아서 빈정대고 놀리고 따돌립니다.
헛된 꿈만을 따르려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비유합니다.
자신의 어리석음은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실수나 꼬투리 잡기를 좋아하는 못된 사람들에게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참된 진리와 기쁨이 무엇인지 모르고 파리나 나방처럼 헛된 꿈을 좇아 헤매면서 순간의 욕심만을 추구합니다.
공허한 마음을 채우려고 잠시라도 여유가 생기면 쓸데없이 방황하는 게 사람입니다.
그럴수록 기쁨보다 공허감이 더하다는 것을 모릅니다.
순간의 이익만을 좇아 앞뒤를 가리지 않고 허겁지겁 쫓는다면 그 결과는 나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인연 법과 맞아 떨어집니다.
“내가 로또복권이 당첨되면 너는 나를 만나기도 힘들걸 ”
일은 게을리하면서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을 가리켜 어리석은 바보라고 비웃다가도 그가 성공하면 질투하고 시기합니다.
자신이 함정에 빠진 줄 모르고 교만하고 자만하는 것이 사람이고, 죽을 줄 모르고 뜨거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이 사람입니다.
눈앞에 화려하고 근사한 것만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다치고 상처 입은 후에야 비로소 자기가 한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한순간의 유혹과 헛된 마음으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계신 병사들은, 오늘은 어렵고 힘들어도 제대하는 날까지 잘 참고 잘 견디기 바랍니다.
『백유경 』에 나오는 글입니다.
두 사람이 먼 길을 가는데 한참을 가다 보니 두 사람 모두 목이 말랐습니다.
“목이 타서 참기 어렵다, 어디 물이 있는 곳이 없을까?”
한 사람이 말하자 다른 한 사람도 목이 마르던 터라 두 사람은 가던 길을 멈추고 물이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두 사람은 물이 철철 넘치는 우물을 발견합니다.
한 사람이 목을 축이고 떠나려 하자 정작 먼저 물을 찾던 사람은 물을 마시지 않고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물은 마시지 않고 뭘 그렇게 바라만 보고 있소?”
“물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마셔야 할지 모르겠소.”
부모의 과보호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매우 소중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주인공입니다.
언제까지 부모의 그늘 밑에서 살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제대가 몇 달 남은 사람도 있고 1년도 더 남은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제대 후 뭘 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군대 2년은 어쩔 수 없는 기간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법문 시작 전에 합창한 「꽃 타령」처럼, 군대 2년은 나라를 위하고 이웃을 위하는 기간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칠십 년을 위하여 준비하고, 그러기 위하여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숨 고르기를 하는 기간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그대는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왜냐하면, 시간은 인생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똑같이 출발하였는데 세월이 지나서 어떤 사람은 선구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낙오자가 되어 있다. 두 사람의 거리는 좀처럼 접근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 이용하지 않고 허송세월하였느냐에 달려있다. ’
시간은 이처럼 소중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의 아까움을 알아야 합니다.
흘러가 버린 강물에 몸을 씻을 수 없듯 오늘 보낸 시간은 결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여름날 창밖에서 온종일 우는 매미는 일주일을 살기 위하여 어둡고 침침한 곳에서 7년을 애벌레로 보내야 합니다.
하루살이는 썩고 혼탁한 물속에서 3년을 애벌레로 보내야 단 하루를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2년간의 군대 생활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살아갈 70년이 달라집니다.
현재의 병영 생활에 만족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유익하게 보내기 바랍니다.
우연히 인터넷에 떠도는 『하루의 의미』 글을 발견했습니다.
일 년의 가치는 학점을 받지 못한 학생에게 물어보자.
한 달의 가치는 미숙아를 낳은 어머니를 찾아가자.
한주의 가치는 신문 편집자가 잘 알고 있다.
한 시간의 가치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어보자.
일 분의 가치는 열차를 놓친 사람에게, 일 초의 가치는 아찔한 사고를 순간적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람에게, 천 분의 일 초의 소중함은 아깝게 은메달에 머문 육상선수에게 물어보자.
여러분은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분초를 아껴야 합니다.
모든 일에 몸과 마음을 다하여 열심히 헤쳐 나가야 합니다.
몸은 부대에 있는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나 형제를 생각하고 여자 친구를 생각하면 안 됩니다.
몸은 현재에 머물러 있는데 마음은 과거나 미래를 넘나들어 시공을 초월하는 신통력 속에 살면 안 됩니다.
시간과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오늘이고 내일은 돌아올 미래이며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호두나무는 밤나무와 서로 못 견딜 만큼 부딪쳐야 풍성한 열매가 열립니다.
보리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지 않으면 잎만 무성하고 알곡은 여물지 않는 쭉정이가 됩니다.
태풍이 지나가야 바다가 영양분이 풍부하고, 천둥과 비바람이 내리쳐야 하늘이 푸르고 맑아집니다.
평탄하고 기름진 땅보다 척박한 땅이나 낭떠러지에 피는 꽃이 향기가 진하고 생명력도 더 강합니다.
따뜻한 곳에서 자란 나무보다 모진 추위를 견디어낸 나무가 더 푸르게 자랍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희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희망은 야생마와 같아서 내 손에서 고삐를 놓치는 순간부터 멀어집니다.
여러분이 언제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희망이란 끈을 절대 놓지 말아야 합니다.
행복을 밖에서 찾으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거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 꼭꼭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언제나 내 옆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가 손을 내밀면 언제라도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는 내 울타리 안에 있는 나무에 열린 과일과 같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가 한발 비켜서면 길이 아닌 곳이 없습니다.
곧게 보이는 길도 한발 물러서서 보면 굽은 곳이 보입니다.
난관에 부딪힐 때 바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한 호흡 뜸을 들이고 나서 생각해보면 해결할 방법이 보입니다.
우리가 오늘 겪는 고통이 훗날 우리에게 찾아올 기쁨의 첫 장을 열어줄 것이다.
오늘 법문을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달에도 건강한 몸으로 이곳에서 만날 것을 부처님께 발원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2023년 10월 22일 호국태안사 일요법문
첫댓글 이성호 회장님과 병사 18명이 참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