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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끝나고 하루가 지난 월요일 저녁 오른쪽 발목이 예사롭지가 않다. 대회 직후에는 양발가락 및 발바닥 물집이 심하게 잡혀서 걷기조차 힘든 관계로 발목언저리는 약간 부어 있었고 걷기에 크게 지장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 했었다. 처음에는 소염진통제를 발목주위에만 바르고 압박붕대로 발목을 고정하고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기가 번져서 저녁에는 급기야 발목 하단 전부가 퉁퉁부어 버렸다.
다음날(화요일)아침 정형외과에가 부은다리를 보여주며 울트라를 해서 이렇게 부었다고 하니 의사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언니 왈 "무식한 놈"이란다. 약 일주일은 꼼짝하지 말고 치료만 받으란다. 잰장 왈....
정말 나에게는 100km이상은 허락되지 않는 거리인가보다. 올봄 제주200km참가 할려다가 치질수술.. 충주100마일런 참가한달전 음료수 먹고 체하여 산송장이되고.. 정말 나에게는 100km이상이 무리인 모양이다. 한달전 모친이 상경하여 아이들(연정,영준)이 보고 싶다하여 아이들을 데리러가서 막간을 이용하여 음료수를 마신게 체하여 이틀을 토하고 일주일동안 미음과 죽밖에 못먹게 되니 5kg정도 체중이 빠져 버렸다.(이체중에 5kg이 빠지면 어떻겠는지 상상을 해보라..) 모친은 작은아들 하나 죽을 까봐 울산으로 않내려가신단다. 할수없어 모친모시고 울산으로 하향하여 약1달간 몸보신을 하며 강화 및 인천대회를 포기하였다. 대회를 참가하고 싶어도 힘이 없어 뛸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잘먹는 것이다 생각되어 하루 5끼씩 매끼니 마다 맛있는 걸로 먹고 자고하니 체중은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다. 대회 10일 남겨두고 어느정도 몸이 회복되고하니 슬슬 몸이 근질근질해와 모친을 꼬셔 저녁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서 하루 30분정도 운동장을 모친과 돌며 몸을 만들어 나갔다. 대회 이틀전 서울에 일이 있으니 상경해서 일끝내고 다시내려가겠다고 모친게 거짓말을하고 목요일 안산집으로와 대회에 필요한 물품준비를 했다.(지금도 모친께서는 내가 100마일런에 참가한 사실을 모른다. 알면 까무라 칠것이다.)
금요일 점심쯤 pc방에서 충주호 공지사항 및 주로안내서를 copy하고, 이주봉님께 전화하니 오후 6시 30분 동서울에서 김준기님과 만나기로 했단다. 나는 안산에서 바로 충주로 가기로 하고 저녁 9시에 충주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충주터미널에서 주봉님과 준기님을 만나 충주시내 에서 늦은저녁먹고 여관에 투숙하니 밤 11시가 넘어 있었다. 대충 내일 물품check 및 주로 계획을 협의하고 바로취침에 들어갔다. 그런데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인 나는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통 잠이 오질 않는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거리다 2시가 지나 막 잠이들려니 3시에 맞추어 놓은 휴대폰 얼람이 울려 기상하여 어제 저녁먹은 식당에가 아침을 먹은둥 마는둥 먹고 충주댐 잔디광장으로 이동하였다.
잔디광장에 도착하여 대회본부에서 서약서 작성하고 배번수령하니 앞으로 달려야 되는 거리에 대한 두려움이 엄섭해온다. 본래 100마일런은 준비가 않된 나에게 무리가 되니 50마일만 뛰면서 거리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여 내년에나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참가를 했었다. 사실 이번에 참가한 우리3명은 충분한 훈련이 되어 있지않은상태인 것같다. 가장훈련이 많이된 준기님은 강화 100km완주 후 풀코스완주 1회 및 일주일에 1번정도의 장거리 훈련, 주봉님은 술로 울트라를 매일 완주하다보니 이틀전부터 금주라나.. 나는 열흘전 부터 매일 10km도않되는 30분정도 훈련가지고 객기.. 어째던 주사위는 던져지고, AM6시 출발 축포와 함께 160km의 대장정은 시작되었다.
1. 0 - 16km(잔디구장 출발 서운리 횟집)
여느 마라톤 대회와 비슷한 코스 및 난이도이다. 충주호를 시계방향으로 돌다보니 왼쪽은 산이요 오른쪽은 호수이며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우리는 서로 준비가 않된것을 알기 때문에 가장 후미에서 절대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처음부터 오르막은 걷고 내리막은 천천히 뛰었다. 12km정도를 가니 비포장 도로가 시작되고 여느다른 대회와는 다른 흙길을 달리니 색다른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구간 구간 포장이 일부되어 있어 포장되어 있는 마을을 지날때면 '이마을에는 국회의원 빽(or 가방)이 있는 마을이구나'라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재미있게 달렸다.
2. 16km - 22km(수릿재 초입에서 1CP까지)
대회본부차량에서 단감 1개를 주면서 오른쪽으로 가라고 한다. 단감1개를 받아 먹으면서 꺽은 오른쪽 길은 내가 처음으로 달려보는 임로다. 겨우 경운기나 다닐만한 길로 산악마라톤에서나 달릴만한 산길이다. 우리는 산길을 걸으서 올라가며 이런 농단 저런농담을 하며 재미있게 오르다보니 어느새 365m 정상에 도착 오른쪽으로 펼쳐진 충주호를 바라보며 하산하였다. 내리막 길을 뛰어서 내려오면서 보니 사과나무들이 길가로 가지를 쭉내밀면서 날따잡수셔..하고 있는것 같았다. 길가로 사과열매가 나와 있어도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누가 따먹겠는가. 그러니 시골인심이 후할수밖에.. 어느듯 제법 가파른 언덕을 한참내려오다보니 저 밑에 포장길이 보인다. '야호! 다내려 왔다.' 포장도로 입구에 보니 여러사람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기가 1cp였다.
3. 22km - 48km(1cp에서 오산낙시터)
사골 설렁탕을 아침으로 제공해서 밥을 더달라고 하여 든든히 먹었다. 사골을 22시간 우려낸 것이라고 국물맛이 진짜 진했다. 내가 양을 많이 먹다 보니 출발시간이 지체되고 주봉님과 준기님이 내가 다 먹기를 기다린다. 그래도 앞으로 140km(처음 계획은 60km)을 뛸려면 든든히 먹어 두여야 된다 싶어 남기고 싶었지만 꾹꾹 먹어두였다. 밥을 거의 다먹어 갈때쯤 최종 주자가 들어 온다. 모두들 환영의 박수를 쳐주고 우리도 출발하였다. 우리가 꼴찌에서 2등이다. 그래 29시간 58분 61초에만 들어가면 되지뭐.. 긴 언덕길과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1km올라가면 2,3km의 구불구불한 내리막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굽이치면 오르막이요 왼쪽으로 꺽으면 내리막이다. 길옆에는 주인없는 사과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가지가 길가쪽을 넘어 뻗어있어 손만 뻗으면 사과 열매가 잡힐정도이다. 정말 대회만 아니고 차만있다면 떨어져 있는 사과만 주워도 1년은 먹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2km지점에 오니 20층이 넘는 높다란 건물이 앞을가로막는다. 코다레저타운이라나.. 사람도 잘살지 않는 이 시골에 웬 고층건물.. 참 진짜 않어울린다. 솟대공원을 지나 39km지점에 오니 수령 400년된 고목이 앞을 막고 있다. 여기서 19km가 비포장이다. 오르막을 낑낑대며 걸어올라가는데 관광버스10여대가 우리 앞을 지나간다. 신영증권에서 1박2일 수련회를 왔다나.. 우리가 갈 19km비포장을 그들도 간다나. 그런데 즐거운 표정들은 아니다. 우리는 그들을 뒤로하고 비포장길을 오르락 내르락 거리며 48km지점 오산 낙시터에 도착했다. 그런데 코스도에도 없는 식당에서 주자들이 식사를 하고있지 않는가. 주인왈 이후에는 식당이 없다고 한다. 분명 코스도에는 49km정상에 김씨네 식당이 있다고 되어있다. 선두 주자들이 먹고 간자리는 치워지지않아 그릇들이며 음식들이 널부러져 있고 공간도 협소하여 통먹을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주봉님이 정상가서 식사하자고 한다. 그래 깨끗한곳에서 편하게 식사하자고하며 출발 고개를 약1km을 올라갔다. 그런데 젠장 식당을 눈 씻고 찾아봐도 않보인다. 아이고 48km지점으로 식당을 옮긴것을 우리만 몰랐던 것이다.
4. 48km - 80km(고개초입에서 3cp까지)
'에라 모르겠다! 전진이다. 가다 보면 민가라도 나오겠지.' 그런데 72km지점까지는 식당이 없단다. 아이고 죽겠다. 식당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 허기가 진다. 게다가 주봉님 물까지 떨어졌다. 나와 준기님은 갈증을 별로 느끼지 않은 상태이고 물통에 2/3정도 물이 있었지만 주봉님은 갈증을 호소하신다. 다행이 신영증권 선발팀(봉사팀)이 있어 물1병 얻어 주봉님 갈증을 해소하고. 가지고 있던 단팥빵 1개로 준기님과 나눠먹고 주봉님은 파워잴로 허기를 달랬다. 긴 비포장길이 끝나고 58km부터는 포장도로다. 그런데 진짜 먹을곳은 눈씻고 찾아도 없다. 허기가진다. 60km지점 제3cp지점가서 먹을것을 호소하니 자기들이 먹을려고 남겨둔 누룽지죽을 내민다. '이게 웬 누룽지' 잽싸게 나꿔채서 삼분의일로나눠 먹었는데 '입은 먹었는데 목구멍에서는 구경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12km만가면 식당이 있다고 하니 힘을내어 가면서 낚시터 매점이 있으면 라면이라도 사먹자고 하며 앞으로 나아갔나 결국 72km월굴낚시터까지 가서야 식사를 할수 있었다. 식사를 하지 못하고 뛴 48km부터 72km지점까지가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었다. 올갱이 해장국 한그릇을 먹고 찬물에 발도 씻고 나니 날아갈것 같았다. 약 2km을 가니 저앞에(직선으로 약 500m정도)큰 다리가 보인다. 저다리를 건너면 포장도로이고 3cp가 조금만가면 된다고 생각하니 힘이절로난다. 그런데 충주호는 왼쪽으로 꺽이면 짧게는 수백미터 멀게는 수킬로를 들어간다. 지척에 보이는 다리를 보며 왼쪽으로 꺽이고 또 꺽이고 하면서 지척에 보이던 다리에 도착하는데는 3.5km을 돌아간 후에야 그 다리를 건널수 있었다. 만약 식사후 어느정도 휴식을 취한후가 아니었고 지친상태였다면 우리3명은 다 돌아버렸을것이다. (충주호의 대부분코스가 왼쪽으로 꺽으면 수백 수천미터를 들어가야 다시 나올수 있다.) 80km까지 영차영차하면서 도착하니 해가지기 시작했다.
5. 80km - 103km(성내리에서 수산리까지)
식사는 72km지점에서 했으므로 우리는 식사는 다음 구간에서 하기로하고 야간복장과 야간장비를 준비하였다. 양말을 새로갈아 신을려고 벗어보니 왼쪽 둘째발가락에 큼직한 물집이 잡혀있었다. 옷삔으로 찌르니 물줄기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이런 아직 반밖에 않왔는데 벌써 물집이 잡히다니.. 이후 물집 때문에 나머지 구간에 엄청나게 고생하였다. 7시에 출발하자는 것을 해가지고나니 한기도 느껴지고 달리 휴식을 취하기도 여의찮아서 6시 20분에 출발하였다. 16일밤은 그믐달이라 달은 않보이고 별만 보인다. 정말 칠흙같은 밤이다. 청풍리조트를 지나 청풍대교에 다다르니 다리를 건너지 말고 오른쪽으로 꺽으란다. 저다리를 건너면 충주댐을 금방가는데.. 긴오른막을 으르니 또 긴 내리막이 이어진다. 이제 차도 별로 않다닌다. 90km능강마을에 도착하여 간단히 빨리되는 식사를 요구하니 닭도리탕이나 메운탕 밖에 않된단다. 웬 안주만 먹고 뛰라고.. 술은 어떻하고.. 식당 앞 의자에 않아 수원댁 누님(영숙 누님)이 만들어 주신 주먹밥으로 식사를 대체하기로 했다. 주먹밥을 꺼내 먹어보니 정말 꿀맛이다. 진작 주먹밥을 가지고 뛰었으면 48km이후 지점에서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을텐데.. 주먹밥 1개씩을 먹고 수원댁 누님에게 다시한번 감사함을 느끼며 출발하여 옥순대교 4cp를 지나 수산리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늦게 약 10시가넘은 시간에 도착하다보니 식당은 문을 닫고 매점만 열려있는상태이다.
6. 103km -124km(수산리에서 월악나루터(cp5)까지)
매점에 들러가 식사할것을 물으니 컵라면 밖에 없다고한다. 매점과 식당을 주인이 같이하는데 식사할 인원이 불확실하고하여 식당은 문을닫고 매점도 앞선주자가 후미주자을위해 문을 절대 닫으면 않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여 지금까지 열고 있다고 한다. 앞선주자에게 참 고마움을 느낀때이다. 새우탕면 2개에 이온음료 1개을 3명이 나눠먹는데 주인아저씨가 공기밥을 서비스로 준다. 국물에 밥말아 먹으면서 주봉님과 준기님은 대야에 물을 받아 발을 식히며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하였다. 약4km에걸치는 언덕을 오르니 고개정상에 주유소가있다. 여기가 명보주유소다. 매점도 열어 놓았다. 본래 여기서 식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우리는 컵라면을 전 휴게소에서 먹은관계로 통과.. 앞에 긴 내리막이다. 약4km정도를 뛰어 내려왔다. 113km가나주유소가보인다. 그래도 내리막이다. 주봉님이 긴 내리막에 많이 힘들어 하신다. 버스 정류장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내리막을 내려간다. 그런데 가도가도 내리막이다. 코스도를보니 5km을 가면 용화입구가 나온다. 거기가 118km지점이다. 고개정상 명보주유소를 막지나칠때 주로안내 차량에서 약7km만가면 오른쪽에 식당이 있으니 꼭 식사를 하고 가란다. 우리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하고 식당 또는 용화입구를 찾으며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그런데 가도가도 내리막길이고 식당도 없고 용화입구란 마을표지판도 없고, 급기야는 길을 잘못들지 않았나하는 의심마져 들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언덕의 길이가 13km란다. 한번 의심이 들기 시작하니 계속진행하기도 그렇고 하여 주로 안내요원을 찾으니 모두자러 갔는지 개미새끼 하나 않보인다. 준기님 지나가는 차를 세워 물어보러 차를 새우려하니 웬 노상강도인가 하여 줄행랑을 친다. 우리가 어디를 봐서 강도같은지...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냥 가던길을 계속 진행하며 무슨 코스도를 이따위로 했는둥 밤이라 이디가 어딘지 헷갈린다는둥 투덜데며 내려오는데 저앞에서 진행해오던차가 속도를 늦춘다. 우리는 여기가 어디쯤이냐고 물으니 122.5km지점이며 1.5km만가면 휴게소가 나오며 5cp란다. 우리는 지금까지 118km용화입구를 죽으라 찾았는데 4.5km나 더 왔다니 힘이절로 난다. 씩씩하게 걸어서 제5cp도착하니 새벽3시가 다되었다.
7. 124km -141km (5cp에서 성재입구)
식사를 시키니 올갱이 해장국 밖에 않된단다. 72km에서도 올갱이 해장국이었는데 연속 2끼를 같은걸로 먹을려니 약간 질린다. 먹기 싫었지만 억지로 입으로 쑤셔넣고 갈길을 대비해 양말을 벗어보니 발이장난이 아니다. 발가락마다 물집이잡혔고 양 새끼발가락은 물집에 피까지 고여있다. 옷핀으로 물집을 터트리고 반창고로 물집잡힌 발까락을 둘둘말아 쌌다. 발바닥에 잡힌 물집은 옷삔으로 깊이 찔러도 터지지 않는다. 물집 터뜨리는것을 포기하고 발바닥에 넓게 반창고를 도포하고 신을신고 걸을려 하니 물집잡힌곳이 너무아프다. 특히 양새끼 발가락은 디딜때 눈물이 날정도로 따갑다. 3시 30분에 출발하기로하고 시간을보니 약10분정도 시간이있어 휴게소 온돌마루에 등을데고 누우니 잠이 절로온다. 약간 잠을자고 30분에 출발 발을디디니 아까처럼의 통증은 많이 해소되었다. 포장도로을 조심조심 뛰다가 걷다가 하다보니 어느듯 133km비포장 갈림길이다. 입구에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하고 칠흙같은 비포장도로를 진입하였다. 그런데 물집잡힌 발들이 너무부자연스럽다. 비포장길은 발바닥에 열이 않나기 때문에 조심조심 발목부상만 조심하면되지만, 이미 물집이 잡힌 내발은 어디를 짚으나 따갑고 아프기만 했다. 비포장길을 1.5km진행하자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빠질듯한 통증이왔다. 오른쪽 새끼발가락 물집이 또 터지면서 살갖을 자극한 것이다. 너무 아파 좀천천히 가자고 하고 가급적 오른발 착지를 살살하였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대회 종료 후 완발 발목이 부어오른 원인이었다. 어느듯 새벽이 오면서 비포장길이 육안으로 식별이 되니 뛰기가 한결나았다. 124km까지는 3명중 내가 제일 생생했는데 지금은 두사람에게 짐이되고있다. 주봉님이 시간안에 도착못할것이라 걱정을한다. 나는 이제 남은거리는 20km이고 시간은5시간 여유가있으니 걸어가도 충분하다고 생각이 든다. 주봉님은 147km지점인 성재가 너무 가파르고 5km거리이기 때문에 2시간, 또 내가 부상을 당한상황이라 같은거리인 내리막을 2시간, 남은 7km을 1시간에 가야되기 때문에 12시에 들어가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아무리 재가 험하고 길다고해도 5km을 1시간30분이면 충분히 올라갈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나 때문에 2사람이 늦어지는것이 싫어 먼저가라고 하고 혼자가기로 했다.
8. 141km - 160km (성재입구에서 골인지점까지)
2사람을 먼저 보내고 혼자 절룩거리며 비포장길을 걸어가니 후미주자들이 여럿 추월해간다. 124km월악휴게소에서 4시에 깨워 달라고 잠자리에 들었던 분도 지나가고.. 한번 살짝 뛰어보지만 발가락만 아프다. 내 계획대로가면 11시 30분안에는 들어갈수 있다고 결심하고 계속걸었다. 성재초입에서 정확하게 7시에 출발하여 성재정상에 도착하니 8시 10분이다. 1시간 10분걸렸다. 50분 벌은셈이다. 정상에서 꿀물 1그릇과 사과하나 얻어먹고 하산 3km가파른길을 내려오니 제법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3km을 진행하니 포장도로이며 152km지점이란다. 남은거리는 8km이고 시간은 약2시간30분정도.. 이젠 다리에 감각이 없다. 왼쪽다리에서 또 통증이 온다. 2째발가락 물집이 또 터졌다. 쓰리다. 에이고 참고 가자.. 조금있으니 왼쪽 새끼발가락이 빠질듯이 아파온다. 또 물집이 터졌다. 절룩거리면서 계속 걸었다. 이제는 아프지도 않다. 이제 뛰자 내리막 길인데 약 3km을 뛰었다. 언덕이다.(실제로 완만한 오르막길임) 걸어가야지! 언덕인데. 또 내리막이다. 뛰기 싫다. 걸어야지. 계속걸었다. 충주댐이 보인다. 이제 1km도 않남았다. 이제 뛰어야지. 어 그런데 왼쪽으로 길이 꺾이잖아! 설마 언덕.. 헉! 언덕이다. 낑낑대며 걸었다. 훈련나온 충주아줌마 다왔다고 힘내란다. 저 정상만 올라가면 고생 끝이다. 다왔다. 그런데 웬 내리막 길.. 조금만 내려가면 되겠지. 시팔!! 그러고도 1km내려와서 골인.. 이제 절대로 올트라 않한다. 100km이상 울트라는 오늘로서 끝이다..
9. 마무리
이번 대회는 진짜 힘들었다. 힘들었던 첫째 이유는 연습부족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몸상태에 연습다운 연습제대로 않한상황(8월말 햄마라톤 100km이후 10km이상 뛰어본적 없음)에서 처음계획했던 50마일만 뛰고 말았어야 했다. 두번째는 신발의 선택이다. 장거리화이기 때문에 쿠션이 좋고 통기성만 좋으면 될것이라 생각했고, 또 내발이 작고 발볼이 좁아서 기존에 신던 마라톤화는 신발폭이 넓어 내발과 따로 놀았다.그래서 내발볼에 딱 맞는 신발을 선택하여 뛰다보니 발가락과 발가락사이에 여유가 없어 발가락끼리 마찰이되어 물집이 잡혔던것이다. 장거리화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야 하지만 또한 중요한 것은 최소한10mm이상(5mm도 부족)큰 것 및 발보다 신발폭이 넓은 것을 선택해야한다는것을 이번에 임상적으로(마루타
) 체험했다.
지금까지 재미없는 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고맙고, 저의 이런 경험이 추후에 울트라 하시는 회원분께 조그마한 도움이 될까하여 두서 없이 적어 보았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첫댓글 너무 고생했어요. 그러나 고통과 아픔이 큰 만큼 희열도 크잖아요. 내년에는 제주에 가셔야죠. 몸조리 잘하시고 자주 볼 수 있도록 합시다. 훼미리~~~힘
부상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승리한 진정한 울트라맨 박병석님 빨리회복 하시고 내년 제주200km 열심히 준비 하셔서 같이 뜁시다. 함께한 소중한 시간을 마음속에 새기며 화이팅!!!
병석씨 정말 고생 많이 하셨군요. 글쎄 내년에 200km. 아직은.. 하지만 내년이 되면 마음이 변하겠지요.빨리 회복하시길.. 후기 감사드립니다. 자주 봅시다. 훼이리 힘~~~~~~~~~~
읽는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입은 먹었는데 목구멍은 아니라고... 웬일이니...그힘든걸 왜 하느냐고 물으면 안되것지여???뭐라 드릴 말씀이 없슴다.. 수고했다. 고생했다..괜찮냐?하는말도 사치인것 같습니다. 몸조리 잘하고..얼굴한번 보여 주세여..뭐든지 배터지게 대접할께여..화이팅!!병석씨~~
글을 읽어보니 도저히 울트라는 안되겠다.인간승리 하신 병석씨 힘내시고... 난 안할래~~ 대충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감이 있지만 실제로 해보지 않아서.. 수고 하셨어요.다시 한번더..
훼미리 건각들아!! 200km 200km하지마이소 그러다가 아 잡께따 사진도 너무멋있네요 젊을때 누릴수있는것중 젤짱인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