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방산 초입 다리 입니다. 뒤에 보이 작은 저수지와 어울어진 다리가 한층 더 운치 있게 등산객들을 맞아주고 있는듯 합니다.
가끔 낚싯바늘을 드리우고 계신 어르신들을 뵙게 되면, 민 낚싯줄로 낚시를 즐기던 강태공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의 길이 언제나 곧을 수 없듯, 작은 산임에도 배방산은 수많은 굽이치는 길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지만 사람을 압도하고, 이끄는 힘을 지닌 것은, 이런 굽이치는 길을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슬퍼하거나, 주저 앉지 않는
강하고 곧은 길들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등산객들이 쉬어 갈 수 있는 벤치, 등산객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박아놓은 나무 계단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만, 어디까지나 자연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 문화가 이렇게 자연과 동화되어 꾸려지는 날이 와야 할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등산객(나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상막한 세상임에도 사람만나는데 용기가 생김을 느낍니다.
배방산 정상에 거의 다다랐다는 자연의 표시입니다. 꾀 큰 바위들이 그럴듯하게 문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겨울에 보던 경치와는 또 다른 푸르름에, 평일 회사를 다니며 지쳤던 마음이 정화되어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큰 돌에 잠시 기대어 주변 경치를 바라보자면, 상쾌한 기분마저 들 정도입니다.
묵묵히 땅을 밟고, 올라온 이들을 반겨주는 것은 역시, 위에서 바라볼수 있는 '아래'가 아닐지 싶습니다.
개인적인지는 몰라도, 산의 위에서 '아래'를 바라볼때의 심정은 우월감이 아닌 겸손함 이었지 싶습니다.
'산을 내려가서도 모든 이들 앞에서 겸손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먹지만,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끔 화가나는 제 자신이 미숙하게만 느껴집니다.
정상으로 오르기 바로전 언덕입니다. 마지막으로 등산객의 마음을 겸손으로 이끄려는지는 몰라도,
자뭇 진지한 표정을 지은듯한 바위들이 신중하게 올라오라고 말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소원을 빌기 위해 하나하나 정성들여 쌓은 듯한 작은 바위산이 이곳 배방산에도 있었습니다.
라디오에서 들은 '어떤 소년의 배설물을 가려주기 위해 돌을 조금 쌓아두었더니, 몇주후 탑이 되어있었다.'
라는 우스갯소리도 생각이 나고, 돌 하나하나에 어떤 소원들이 담겨 있을까 잠시 생각도 해볼 정도로,
산의 정상에 어울리는 멋진 탑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방산에도 역시 높이를 알려주는 작은 비석이 있었습니다. 361m. 지상으로부터 수직거리로 보이지만,
입구부터 정상까지의 길들의 거리는 1.4km정도 될듯 싶습니다.
이렇게 저희 사람들도, 평균수명의 수직거리는 100년 정도이지만,
우리가 살아온 길은 100년 이라는 수치보다 훨씬 더 값지고 길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이가 한 말중에
'우리는 심장의 고동으로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가장 많이 생각하고, 가장 고상하게 느끼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새기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자연앞에 겸손해지는 자세가 있다면,
수많은 시간을 산다는 십장생 따위는 사람 앞에서 영생을 논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인생엔 이런 정확한 거리와 이정표가 없는 만큼, 우리의 가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언제 시간 나시는 분들께서는 배방산 361m를 오르시고,
마음의 휴식을 지니시고, 따듯한 마음을 지닌 이웃이 되어가셨으면좋겠습니다.
그냥 한번 써봤습니다. 감사합니다.
-128동 청년
첫댓글 멋지네요..............^^
사진과 멋진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자주 산행을 하고 싶지만 일상이 허락하지 않는 것 같네요 ㅎㅎ
언제 한 번 올라가 볼 수 있을런지... 이렇게라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방산 정상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신협에서 시원한 차와 생수를 줍니다. 저도 가끔 가는데 갈때마다 있더군요...산도 좋고 신협직원들도 친절하고 담에는 꼭 토요일 오전에 한번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