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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 네티즌본부 원문보기 글쓴이: ◇ 최신형
미라주 2000
프랑스 항공업계의 자존심으로 태어나다
프랑스 공군의 핵 투발용 기체인 미라주 2000N 형상. ASMP-A 핵 미사일을 통합하고 있으며, 1988년 4월부터 실전에 투입되었다. <출처: 프랑스 국방부>
개발의 역사
2차 세계대전 종전 후부터 가변익(可變翼) 항공기 개발에 관심을 가진 영국은 독자적으로 가변형 후퇴익 항공기를 연구했으며, 냉전이 본격화되면서 핵 투발을 위한 장거리 초음속 폭격기에 가변익을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1964년 영국 국방장관으로 취임한 데니스 힐리(Denis Healey, 1917~2015)는 프랑스의 브레게(Breguet, 1971년 다쏘에 합병) 항공이 BR.121 ECAT(전술 전투지원항공기)에 기반한 영-불 공동개발사업을 제안하자 영국 내에서 진행되던 독자개발 사업을 모두 취소했다.
이에 따라 1964년부터 양국 정부는 공동으로 군용 항공기 공동개발 사업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여 프랑스 주도하에 경공격기를 겸한 훈련기를 개발하고, 영국 주도 하에는 다목적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두 국가의 공동개발사업은 1965년 5월에 본격적으로 추진됐으며, 프랑스 주도로 개발할 기체는 앞서 브레게 항공이 제안했던 Br.121 ECAT으로 삼기로 결정했고, 영국 주도로 개발할 요격, 전술폭격, 정찰용 전투기는 브리티쉬 항공(BAC: British Aircraft Co., 1977년 인수합병을 통해 BAE 시스템즈에 흡수)과 다쏘(Dassault) 항공이 공동으로 개발하여 프랑스 스네크마(SNECMA)와 영국 브리스톨-시들리(Bristol-Siddley)가 공동 개발한 엔진을 탑재하기로 했다. 일명 AFVG(Anglo-French Variable Geometry: 영불 가변익 항공기 사업)는 1965년 5월부터 타당성 연구에 들어갔다.
2013년 레드플래그(Red Flag) 연습에 참가했다가 넬리스 미 공군기지에서 촬영된 UAE 공군의 미라주 2000-9형의 모습. <출처: 미 공군/Lawrence Crespo>
하지만 사업에 참여한 다쏘 사의 창업주인 마르셀 다쏘(Marcel Dassault, 1892~1986)는 AFVG 사업에서 BAC사에게 주도권을 뺏기고 전투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자 AFVG 참여비율을 낮추기 시작했다. AFVG 사업은 특히 다쏘 사의 장기 개발 방침과 일치하는 부분이 적었기 때문에 다쏘는 사업에서 서서히 발을 뺐으며, 대신 별도로 가변익을 채택한 미라주(Mirage: ‘신기루’라는 뜻) G와 고정익기인 미라주 F-1 개발을 시작했다. 다쏘 뿐 아니라 프랑스 공군도 AFVG 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고, 심지어 영국 왕립공군(The Royal Air Force: RAF)마저 요격기를 원하는 프랑스와 달리 종심타격용 전폭기를 원했기 때문에 사업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영국 왕립공군과 왕립해군도 서로 요구가 달랐지만 하나의 공통 플랫폼 개발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두 군 간에도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결국 AFVG 사업은 1967년 프랑스 정부가 먼저 비용 초과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며 사업 철수를 선언해 종국적으로 사업 전체가 파국을 맞이했다.
다쏘는 지상공격에 중점을 둔 쌍발 가변익전투기인 미라주 G를 개발했으나 1966년 개발을 포기했다. <출처: 다쏘 에비에이션>
한편 앞서 시작한 브레게와 BAC의 경공격기 공동개발 사업은 별도로 진행되어 합작회사인 세페카(SEPECAT: Société Européenne de Production de l'Avion d'École de Combat et d'Appui Tactique: ‘전투훈련기 및 전술지원기 생산을 위한 유럽 항공기업’)가 설립되었으며, 공동개발의 결과물로 경공격기인 재규어(Jaguar)를 탄생시켰다. 또한 AFVG 사업 무산 후 영국은 독일과 이탈리아를 새로운 파트너로 참여시켜 합작사인 ‘파나비아(Panavia)’를 설립했고, 이에 참가한 3국은 가변익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을 계속 추진하여 토네이도(Tornado)를 개발하게 되었다.
반면 프랑스의 다쏘는 AFVG 무산 후 홀로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III를 대체할 가변익 전투기인 미라주 G의 개발을 계속 추진했다. 이를 위해 다쏘는 다양한 설계를 진행했고, 그 중 1972년에 내놓은 일명 “델타(Delta) 1000” 프로젝트가 훗날 미라주 2000의 기반이 되었다. 다쏘는 미라주 G를 기반으로 한 미라주 G8 개발을 추진하며 일명 ACF (Avion de Combat Futur: 차기 전투기) 사업을 시작했으나 일단 프랑스 공군이 자군의 차기 전투기 개념과 맞지 않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프랑스 공군에 필요한 것은 마하 3 이상으로 비행하는 고속 전투기였지, 미라주 G8처럼 근접전을 소화할 수 없는 전투기가 아니었다. 이에 다쏘는 G8을 쌍발 전투기로 재설계한 슈퍼 미라주 G8을 제안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라주 F-1의 두 배가 넘는 가격, 그리고 F-16을 지나치게 상회하는 ‘오버 스펙’이 문제가 되어 1975년 12월부로 슈퍼 미라주 계획 또한 취소되었다.
미라주 2000의 시제기 <출처: 다쏘 에비에이션>
다쏘는 한편 ACF 사업과 별도로 이미 1972년에 미라주 G의 부차적인 프로젝트로 연구한 삼각익(三角翼) 기반의 델타 1000을 계속 보완 수정하면서 델타 2000으로 개발했으며, ACF 사업이 취소된 이듬해인 1976년 프랑스 공군이 ACF 사업의 새 요구도를 통해 비용 대비 효율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SNECMA 사의 단발엔진을 기반으로 설계한 경량형 기체를 요구하자 곧장 델타 2000를 기반으로 하여 개발에 들어갔다. 다쏘는 델타 2000 설계에서 엔진을 하나로 줄일 경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동체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프랑스 공군이 요구하는 조건과 성능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09년 다국적 공군 연습 간 미 공군의 KC-10A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는 프랑스 공군 미라주 2000의 모습. <출처: 미 공군/Staff Sgt. Michael B. Keller>
이에 단발 엔진으로 재설계한 델타 2000을 “미라주 2000”으로 명명했으며, 프랑스 공군은 총 3대의 시제기 납품을 계약했다. 프랑스 공군은 1976년에 새 공식 요구도를 발행하면서 차기 전투기의 1차 임무는 요격이며 2차 임무는 지상공격임을 분명히 강조했다. 1976년부로 계약이 체결된 미라주 2000은 1978년에 첫 시제기의 초도 비행을 실시했고, 이후 총 다섯 대의 시제기가 완성됐다. 미라주 2000의 본격적인 실전배치는 1983년부터 이루어졌다. 미라주 2000은 200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 공군의 중심이 되어 걸프전, 유고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리비아 전쟁 등 다양한 전장에서 활약했다.
2009년 다국적 공군 연습 간 미 공군의 KC-10A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는 프랑스 공군 미라주 2000의 모습. <출처: 미 공군/Staff Sgt. Michael B. Keller>
이와 별도로 프랑스 공군은 1979년 제식명칭 ‘미라주 2000P’로 지정된 기체의 제작을 다쏘에 의뢰했다. 이 기체는 저공 비행능력을 강화하여 전술 핵 타격 임무를 소화할 수 있도록 한 기체로, 개발 완료 후 실전배치 때부터는 미라주 2000N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N 형상은 1983년 2월 3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으며, 현재에도 프랑스의 국가 전략 핵 타격 자산으로 활용 중에 있다.
특징
미라주 2000은 최초 개발 단계부터 3가지의 기본 임무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이 세 가지는 방공임무, 제공권 장악임무, 전장차단 임무이며, 부차적으로 지상공격과 핵 투발(2000N 형상) 임무도 수행한다. 미라주 2000은 미라주 III/5형과 외관은 매우 유사하지만 실제 기체 자체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라주 2000은 저익(低翼) 삼각익을 채택해 비행 안정성을 높였으며, 동체에 터보 팬 엔진을 단발로 장착해 기체를 소형화 했다. 스네크마 M53 터보 팬 엔진은 통상 15,000파운드의 추력을, 애프터버너 가동 시 21,000 파운드의 추력을 낼 수 있다.
레드플래그 연습에 참가 한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2000의 모습. <출처: 미 공군/Technical Sgt. Bob Sommer>
미라주 2000은 1990년에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조종간에는 한 손으로 통제가 가능한 HOTAS(Hands-on Throttle and Stick)를 채택했고, 기존 2000C형에 설치된 섹스턴트(Sextant)사의 VE-130 전방 상향 시현장치(HUD) 대신 탈레스(Thales)사의 VEH-3020 HUD를 채택했다. 또한 고급형 APSI(Advanced Pilot Systems Interface)를 설치해 디스플레이를 간소화했다. 미라주 2000에는 디지털 비행 통제 시스템, 통칭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가 설치되어 비행 통제의 상당부분이 자동화됐으므로 조종사의 부담 역시 크게 줄었다. 사출좌석으로는 영국 마틴-베이커(Martin-Baker) 사의 마크 10 제로-제로(Zero-zero) 사출좌석을 면허생산한 SEM MB 마크 10 좌석을 설치해 위급 시의 안전성을 높였다.
미라주 2000의 조종석 <출처: public domain>
미라주 2000이 기존 미라주 시리즈와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은 항전장비로, 미라주 2000에는 다중 표적 공대지 및 공대공 무장 통제체계가 RDY 레이더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업그레이드 형인 미라주 2000-5에는 탈레스의 다목적 RDY 도플러 레이더가 장착되어 방공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하향탐지/하방 공격(Look down/Shoot down) 모드가 있어 저고도 이동목표를 탐지 및 제거할 수 있다. RDY 도플러 레이더는 최대 24개의 목표를 동시 탐지 및 추적할 수 있으며, 이 중 위협순위에 따라 최우선 공격목표를 8개까지 선정해 공격할 수 있다. 또한 미라주 2000에는 디지털 무장 유도 항법 체계(WDNS)가 설치되어 있으며, TV/CT CLDP 레이저 표적지시 포드(pod)가 통합되어 주야 구분없이 레이저 유도식 무기를 운용할 수 있다. 원래 핵 투발용으로 개발했던 미라주 2000N에서 핵 투발 능력만 제거한 미라주 2000D에는 열상 카메라가 달린 다모클레스(Damocles) 레이저 표적지시 포드를 채택해 2008년 7월부터 개량을 실시했다.
미라주 2000의 최신형인 미라주 2000-9 <출처: 다쏘 에비에이션>
미라주 2000에는 총 9개의 하드포인트(hardpoint)가 설치되어 있으며, 동체 하부에는 다섯 개, 그리고 양쪽 주익에 각 두 개씩이 설치되어 있다. 단좌형 형상에는 기본 무장으로 GIAT사의 내장형 30mm 속사(速射)식 리볼버 기관총이 장착되었다. 주요 무장으로는 MBDA사의 MICA 다중표적 공대공 미사일과 매직(Magic) 2 미사일을 통합하고 있으며, 이 중 MICA는 최대 60km의 사거리를 커버한다. 미라주 2000은 최대 4발의 MICA와 2개의 매직 미사일, 그리고 3개의 외부 증가 연료탱크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다. 개량형인 미라주 2000-5는 MBDA의 슈퍼 530D 미사일이나 스카이플래시(Sky Flash) 같은 공대공 미사일도 MICA 대신 운용할 수 있다. 미라주 2000의 주 임무 중 하나인 공대지 공격을 위해서는 MBDA의 BGL-100 레이저 유도식 폭탄, AS30 폭탄, 아르마(Armat) 대(對)레이더 미사일, AM39 엑소세(Exocet) 대함 미사일, 아파치(Apache) 스탠드오프(Stand-off) 미사일 등을 장착할 수 있다.
미라주 2000의 최신형인 미라주 2000-9 <출처: 다쏘 에비에이션>
핵 투발용인 미라주 2000N은 별도의 안틸로페(Antilope)-5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으며, 조종사는 레이더가 읽어오는 항공기 전방의 지구 반구(半球: hemisphere) 지리 표면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지형만을 따라가며 목표지점으로 비행할 수 있다. 2000N 형상은 프랑스에서 개발한 항공기 발사식 순항 핵 미사일인 ASMP(Air-Sol Moyenne Portée: 중거리 공대지 미사일)를 통합하고 있는데, 이 ASMP는 본격적인 핵 전쟁이 발생해 전략 핵 무기를 쓰기 전단계인 최후의“경고용 핵” 무기로,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Aérospatiale, 2000년 파산 후 일부 부문만 MBDA가 합병)이 개발하여 1986년부터 실전 배치시켰다. 마하 3으로 비행하면서 사거리 300km을 자랑하는 ASMP는 현재 약 84발 정도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로 함재기로 운용하는 미라주 2000N, 라팔(Rafale) 및 수페르 에땅다르(Super Étendard)와 통합되어 있다.
운용현황
미라주 2000은 이래 프랑스 외에도 아부다비, 이집트, 그리스, 인도, 페루, 카타르, UAE, 대만에 수출됐으며, 2009년까지 전세계에 600대가 넘는 기체가 수출되었다. 프랑스 공군은 창설 50주년인 1984년부터 첫 도입분으로 124대의 미라주 2000을 도입해 첫 실전배치를 실시했으며, 1991년 걸프전 때 첫 실전에 투입하여 고고도에서 비행하는 미 공군의 U2 드래곤 레이디(Dragon Lady) 정찰기를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2000C는 1992년 보스니아 전쟁과 1998년 코소보 전쟁 때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항공작전에 투입되었으나, 1995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전쟁 때에는 프랑스 군 소속 미라주 2000D 한 대가 보스니아-세르비아군의 9K38 이글라(Igla) 적외선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했다.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2000 <출처: 다쏘 에비에이션>
두 조종사는 탈출에 성공했지만 보스니아 군의 포로가 됐으며,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동맹국이 압력을 행사해 2개월 반 만에 풀려났다. 프랑스 군의 미라주 2000D는 911 테러 직후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투입되어 국제안보지원군(ISAF: International Security Assistance Force)에 참가했으며, 주로 레이저 폭탄을 이용한 정밀 폭격 임무를 소화했다. 2011년 리비아 전쟁 때에는 아르마탕 작전(Opération Harmattan)에 투입되어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No-Fly Zone)을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했으며, 올해인 2018년 4월에는 4대의 미라주 2000F가 다시 시리아에 투입되어 미국, 영국군과 합동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프랑스 공군은 2006년 6월부터 같은 다쏘 사의 라팔(Rafale)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미라주 2000의 주력전투기 임무를 교체시키고 있는 상태다. 한편 프랑스 공군은 1990년 2000C형에 대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실시하여 성능향상을 시킨 기체를 미라주 2000-5로 재지정했으며, 해당 기체는 1990년 10월 24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대만공군의 미라주 2000-5EI <출처: Toshiro Aoki (www.jp-spotters.com)>
이 형상의 파생형인 2000-5EI형이 중화민국(中華民國: 대만) 공군에 판매되었으나 중국과의 정치적 마찰을 우려한 프랑스가 일부러 원정 공격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공중 급유 능력과 지상공격 능력을 제거하여 인도했다. 대만은 미라주 2000-5EI형을 20년 이상 운용해왔으나, 정비문제와 유지비 상승 문제로 전반적인 미라주 편대의 가동률 자체가 좋지 못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7년 11월 경에도 미라주 한 대가 신주(新竹)기지에서 이륙했다가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는 중화민국 공군 미라주 2000의 6번째 추락사고였다. 총 60대의 미라주 2000을 도입한 대만이 총 기체의 10% 가까운 숫자를 추락으로만 소실시킨데에는 최근 모병제 실패에 따른 국방비 감소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미제 장비의 후속군수지원(ILS: Integrated Logistics Support) 쪽에만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프랑스제인 미라주 2000의 군수지원이 허술해진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2009년 다국적 공군 연습에 참가 중인 각국 전투기들의 모습. 좌로부터 UAE의 F-16 두 대와 미라주 2000-9, 그리고 파키스탄 공군의 F-7. <출처: 미 공군/Staff Sgt. Michael B. Keller>
인도에 판매된 미라주 2000 시리즈, 통칭 미라주 2000H는 1999년 인도-파키스탄 간에 발생한 카길(Kargil) 전쟁에 투입되어 실전을 치렀다. 전쟁 당시 인도 공군의 미라주 2000은 히말라야 산맥을 둘러싸고 벌어진 전투에서 대대적으로 활약했으며, 특히 폭격임무에 주력하면서 레이저 유도폭탄과 무유도 폭탄을 고르게 운용하였고, 페이브웨이(Paveway) 폭탄으로 적 지휘소와 벙커를 제거하며 지상군을 지원했다. 인도 군의 미라주 2000 두 개 대대는 1999년 6월~7월 한 달 기간 동안 총 514 소티를 소화했으며, 이 중 제7 비행대대는 240회의 폭격임무를 실시하면서 총 55,000kg의 폭탄을 투하했다. 인도 공군은 최근 미라주 2000H 시리즈를 업그레이드한 미라주 2000I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2009년 다국적 공군 연습에 참가 중인 각국 전투기들의 모습. 좌로부터 UAE의 F-16 두 대와 미라주 2000-9, 그리고 파키스탄 공군의 F-7. <출처: 미 공군/Staff Sgt. Michael B. Keller>
미라주 2000은 해외 시장에 270대 가까이 팔리며 수출시장에서 선전한 항공기이다. 특히 가장 대량으로 도입한 국가는 67대 가량을 도입한 아랍 에미리트 연방(UAE)이며, 대만이 60대, 인도가 51대, 그리스가 44대를 도입하여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들 국가 외에도 이집트, 카타르, 페루 등이 미라주 2000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브라질 공군도 2010년대 초 신형 기체를 도입하려 했으나 경제 악화에 따라 프랑스 공군으로부터 중고 미라주 2000B/C형을 도입해 운용 중에 있다.
파생형
미라주 2000C: 초기 양산용 형상. 프랑스 공군이 단좌식으로 총 161대 가량 도입했으며, 그 중 37대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2000-5F로 재지정됐다. 그 중 2000C형 10대는 브라질 공군이 룰라 행정부 시절 프랑스 공군으로부터 도입해 운용 중에 있다.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2000C형. <출처: 미 공군/Staff Sgt. Austin M. May>
미라주 2000B: 복좌식 미라주 2000으로, 실전기 전환 훈련기(OCU: Operational Conversion Unit)이다. 1980년 10월 11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으며, 프랑스 공군이 약 30대를 도입해 3개 훈련단에 배치했다. 마찬가지로 브라질 공군이 중고 기체를 2대 도입해서 운용하고 있다.
미라주 2000B형 조종석에서 정비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프랑스 공군 조종사들의 모습. <출처: 미 공군/Senior Airman Justin Weaver>
미라주 2000N: 핵 투발용 형상으로, 프랑스의 ASMP 항공기 발사식 핵 순항 미사일을 운용한다. 항법장치가 강화되어 전천후 운용이 가능하며, 저고도 비행 특성을 높임으로써 최대한 낮게 비행하여 레이더 회피율을 높였다. 또한 2000N/D형에 대해서만 안틸로페-5 레이더가 장착되었다. 프랑스 공군이 75대를 운용 중이다.
미라주 2000D: 미라주 2000N에서 파생된 기종이지만, 핵 투발 능력만 제거한 형상. 복좌식이며 주로 공대지 목적으로 운용되어 주야간 적지 종심 돌파 후 정밀 무기 투발 용도로 운용된다. 프랑스 공군이 86대를 도입했다.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2000D 한 대가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공군기지에서 이륙 중인 모습. 해당 기체는 당시 ISAF에 소속되어 '항구적 자유작전(OEF)'을 지원하고 있었다. <출처: 미 공군/Staff Sgt. Clay Lancaster>
미라주 2000-5F: 1990년경에 실시된 미라주 2000의 첫 업그레이드 형상. 프랑스 공군의 2000C형에 대해 성능개선을 실시해 총 37대가 2000-5F로 재지정됐다.
미라주 2000-5 Mk.II: 다쏘에서 2000-5형을 다시 개량한 형상. 현재까지 개발된 미라주 2000 형상 중 가장 최신형상으로, 그리스 공군이 총 25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공중급유를 실시 중인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2000-5 전투기. (출처: 미 공군/Staff Sgt. Veronica McMahon)
미라주 2000E: 미라주 2000 수출 형상을 위해 비워 놓은 제식번호. M53-P2 엔진과 RDM+ 레이더를 장착하고, 수출형상 공통으로 주간용 ATLIS II 레이저 표적획득용 포드를 장착했다.
미라주 2000EM/2000BM: 이집트로 수출한 형상. 2000C형과 유사한 단좌식 전투기는 2000EM, 복좌식 훈련기에는 2000BM으로 제식번호가 붙었다. 각각 16대와 4대가 인도됐다.
인도 공군의 미라주 2000 <출처: 다쏘 에비에이션>
미라주 2000H/2000I: 인도 공군용 단좌식 전투기와 복좌식 훈련기 형상. 단좌식인 2000H는 총 42대가 인도됐으며, 훈련기인 복좌식 2000TH는 9대가 인도됐다. 업그레이드 중인 2000H는 2000I로 제식번호를 재지정하고 있다.
미라주 2000P: 페루 공군이 도입한 미라주 2000E 형상으로, 단좌식 전투기 형상에는 2000P, 복좌식 훈련기에는 2000DP라는 명칭이 붙었다. 각각 10대와 2대씩 도입했다.
미 공군 B-52가 촬영한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2000 전투기. <출처: 미 공군>
미라주 2000-5EI: 1992년 중화민국(中華民國) 공군이 도입한 형상으로, 당시 구입한 총 60대 중 48대가 단좌식 2000-5EI 형상이었고 12대가 훈련기용 복좌식 2000-5DI였다. 2000-5EI 형상은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과의 정치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원정 공세능력에 해당하는 공중 급유능력과 지상공격능력을 제거했다.
미라주 2000-5EDA: 카타르에서 구입한 2000-5 형상으로, 총 9대는 복좌식 2000-5EDA로, 5대는 훈련기용 복좌식 2000-5DDA로 명명됐다. 1997년 말부터 인도되었다.
1991년 걸프전에 참전한 UAE 공군의 미라주 2000RAD. 동체 중앙부 하면에 HAROLD 정찰포드가 장착되어 있다. <출처: 미 공군 / Tech. Sgt. Perry Heimer>
미라주 2000EAD/RAD: 1983년 아랍 에미리트 연방(UAE)에서 도입한 형상. 22대의 단좌식 전투기 형상은 2000EAD라 명명됐으며, 별도로 도입한 8대의 정찰기 형상은 2000RAD로 명명됐다. 이외에도 6대의 복좌식 훈련기 형상인 2000DAD를 포함해 총 36대가 인도되었다.
미라주 2000EG/2000EGM: 1985년 그리스에서 도입한 형상으로, 30대의 단좌식 전투기인 2000EG와 10대의복좌식 훈련기인 2000BG를 합해 총 40대가 도입됐다. EG 형상은 요격 및 방공용도로 도입했으므로 M53P2 엔진과 RDM 레이더를 장착했지만, 제한적인 지상공격 능력은 그대로 유지됐다. 한 차례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항전장비와 센서를 교체하고, 신형 공대함/공대공 무장을 통합하여 미라주 2000EGM으로 제식명칭을 변경했다.
2013년 레드플래그 연습간 촬영된 UAE 공군의 미라주 2000-9 기수 부분. <출처: 미 공군/Lawrence Crespo>
미라주 2000BR: 브라질이 앞서 도입한 미라주 IIIEBR/DBR 기체의 대체기종으로 고려했던 형상으로, 원래 계획은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사와 공동개발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사정 악화에 따라 사업이 2005년 2월에 보류됐으며, 같은 해 7월에 사업이 취소되면서 신형 기체의 도입 대신 프랑스 공군으로부터 중고 미라주 2000C형 10대와 2000B형 2대를 $7억 2천만 달러로 도입한 뒤 ‘F-2000’으로 명명했다. 다쏘-엠브라에르 공동개발 사업도 무산됐으므로 미라주 2000BR 형상은 개발되지 않았다.
미라주 2000-9: 미라주 2000-5 Mk.II의 수출용 형상. UAE가 첫 고객이 되어 총 32대를 주문했으며, 아부다비가 앞서 주문한 구형 미라주 2000을 2000-9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파생형
- 종류: 다목적 전투기/요격기(C형)/전천후 주야간 항공차단(D형)용 전투기/핵 투발용 항공기(N형)
- 제조사: 다쏘 항공(Dassault Aviation, 1984~2007)
- 승무원: 1명 (B/N/D형에 한해서만 2인승)
- 전장: 14.36m
- 전고: 5.2m
- 날개길이: 9.13m
- 날개면적: 41m²
- 자체중량: 7,500kg
- 적재중량: 13,800kg
- 최대이륙중량: 17,000kg
- 추력: 14,500 파운드 SNECMA M53-P2 애프터버너 터보팬 엔진 X 1 (애프터버너 시 21,400 파운드)
- 최고속도: 마하 2.2
- 항속거리: 1,550km (증가탱크 추가 시)
- 전투반경: 1,000 해리 (1,850km), 1,700리터 증가탱크 2개 장착 시
- 실용상승한도: 17,060m
- 상승률: 285m/s
- 익면하중(翼面荷重): 337kg/m²
- 추력대비중량: 0.7 (적재중량 기준)
- 내부무장: 30mm GIAT DEFA 554 리볼버 기관총 x 2 (각 125발)
- 하드포인트: 총 9개 (주익 아래 4개, 동체 아래 5개)
- 장착무장:
└ MBDA MICA IR/RF 공대공 미사일 x 6
└ 마트라(Matra) R550 매직(Magic)-II X2 및 마트라 슈퍼 530D 공대공미사일 X 2
└ AM.39 엑소세(Exocet) 공대지 미사일 X 2
└ Mk. 82 무유도 폭탄
└ PGM-500 / PGM-2000 모듈식 유도폭탄
└ AS-30L 레이저 유도식 미사일 x 2
└ GBU-12 레이저 유도식 폭탄 x 2
└ GBU-16 레이저 유도식 폭탄 x 1
└ GBU-24 레이저 유도식 폭탄 x 1
└ GBU-49 레이저 유도식 폭탄 x 2
└ ASMP-A 전술 핵 순항미사일 x 1
└ MICA, 스카이플래시(SkyFlash), 듀랜달(Durandal), 벨루가(Belouga), 아르마(Armat), 아파치(Apache), SCALP, AS30L, AM39, ASMP 운용 가능
- 항전장비: 톰슨(Thompson)-CSF 레이더 도플러 다중표적(RDY) 레이더 (미라쥬 2000-5)
- 대당 가격: 약 $3,500만 달러 (2000-5형, 1997년 기준)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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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 네티즌본부 원문보기 글쓴이: ◇ 최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