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사바나 초원의 누떼들
아침 햇살이 내리는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비경이다. 키 작은 풀들의 평원이 지평선을 이루며 하늘과 맞닿아 있다. 여기서 보이는 지구상의 시작점과 끝점은 오직 사바나 초원 평원이다. 끝없는 사바나 초원은 화산재 땅이다. 그래서 자작자작한 풀만 자란다. 큰 풀은 못 자란다. 나무도 못 자란다. 또한 여러 종류의 많은 초식동물들이 풀을 수시로 다량 뜯어 먹는 관계로 풀이 크게 자랄 수도 없다. 혹자는 동물들의 배설물이 독하여 작은 풀 이외에는 다른 종의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고 한다. 이렇게 가려주는 큰 숲이 없어 호랑이 종류의 덩치가 큰 맹수는 아프리카에 살지 못 한다. 응고롱고로 분화구나 세렝게티 국립공원에도 역시 호랑이는 없다. 작은 맹수인 치타나 표범은 드물게 만날 수 있다. 사바나 초원은 나의 시에서도 등장하는 영토다. ‘사바나 초원/ 풍성한 식탁 앞 게으른 들짐승보다/ 포르티시모로 히말라야 산맥/ 숨 가쁘게 차오르는/ 독수리의 고뇌를 먼저 배우고 싶다.’라고 나의 등단작품 시 [인동의 꽃]에서 노래했다. 그때는 여러 권의 백과사전을 거실바닥 전체에 펼쳐 놓고 밤을 꼬박 새워 동을 틀 때까지 간접체험으로 시를 썼다. 오늘 나는 그 사바나 초원에 왔으니 내 생애 최고의 감격스럽고, 보람되고, 흐뭇하고, 넘치도록 행복한 날이다. 광활한 사바나 초원 아슬한 풍경 속에 누떼들이 있다. 누들은 혼자 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무리지어 뭉쳐있다. 지금도 큰 무리의 누떼가 초지 위를 누빈다. 곁에는 황새 비슷한 큰 새들이 있다. 우두머리 한 마리가 다른 곳을 향해 가면 줄줄이 따라서 이동한다. 우리 사파리 차를 보고는 서서히 넓은 초지로 이동한다. 걸어가는 뒷모습이 장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