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26 총회에 모십니다
남산 둘레길이 가볼만하다 하여 장충단 공원쪽으로 올랐다. 초등학교 시절 동네 아이들과 팔각정
정상까지 다니던 무려 60년전 추억의 길이니 어색하리 만치 오랜만이다.
지난 밤까지 뿌리던 비가 그치고나니 하늘이 높고 공기도 맑았다. 도심의 스카이라인
건너편 산들이 멀지 않게 보인다. 제일 높은 백운대며 그 옆에 미끈하게 깍아 놓은
무우같은 인수봉이 눈에 띤다.
요즘 트럼프나 김정은의 기싸움 보다 미세 먼지 없는날이 장안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둘레길 따라 벚꽃들이 간간히 보인다. 계곡 이곳 저곳에 흩어놓은듯 개나리 진달래도 피었다.
그런데 웬지 성형외과 견적이 좀 나올것 같은 처자의 얼굴을 보고있는듯 싶다.
아마 눈에 띠게 화려하고 자극적인 풍경을 너무 많이 보아서 우리 눈이 많이 높아졌나 보다.
하늘을 꿰뚫듯 당당하게 서있는 남산 타워가 걷는 내내 보이고, 맨발로 걸으면 좋다는
황톳길, 시인 조지훈의 시한수가 새겨진 시비,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양의 사당 그리고
동네사람들이 심어 놓은듯한 난쟁이 꽃들이 마치 어린아이들이 그린 그림같이 덜세련
되어도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보기 좋다.
우리가 졸업했던 1970년 까까머리 시절부터 꾸준히 만나던 친구들인데 이젠 손자 손녀
자랑하며 무한 동심으로 돌아가 철없이 귀여운 노인이 되어 버린 50년지기들과 함께
걷는 이 길이 마치 우리네 인생 여정같다. 그 중에는 두어시간 걷기 불편하다고 시내
식당으로 직접오겠다는 친구들도 있으니,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걸을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한 10년 이렇게 나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을 가슴에 안고
회현역에 내려서니 바글대는 남대문 시장의 어수선함에 잠시 혼절해지는가 싶다.
잠시후면 입담이 걸죽한 횟집 여주인이 보드라운 광어 뱃살을 한주먹 서비스로
턱 던져주는 인정많은 모습이 그리워지면서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인다....
KD26 총회를 개최합니다. 동기 여러분 동부인해서많이 참석해주세요.
1) 4월27일(토) 오전 10시반
2) 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모입니다
3) 총회장으로 직접오실분은 오후 1시까지 남대문시장 막내횟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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