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림책은
키무라 유이치가 쓴 가부와 메이 이야기 하나
<폭풍우 치는 밤에>이다.
나는 아내를 통해 <폭풍우 치는 밤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애니메이션을 먼저 봤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편견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그림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가부와 메이 이야기를 담은 첫 번째 그림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폭풍우 치는 밤,
하얀 염소는 오두막으로 피신했다.
그곳에서 잠깐 쉬고 있는데
누군가가 오두막 안으로 들어왔다.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염소가 먼저 말을 걸었다.
“비바람이 정말 대단하지요?”
상대방은 실례를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고
발목을 다쳤다고 독백했다.
그런데 염소와 대화를 나누었던 상대방은
염소 고기를 좋아하는 늑대였다.
그것도 모른 채 염소는
“당신이 와서 마음이 한결 놓이네요.”라고 말했다.
늑대는 염소의 배려로 다친 다리를 길게 뻗었다.
그 다리는 염소의 허리에 닿았다.
늑대는 재채기를 했다.
염소는 그런 늑대를 걱정해주었고
늑대는 코감기 때문에 냄새를 못 맡는다고 말했다.
그렇게 염소와 늑대는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낄낄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혹시 늑대가 아닐까, 염소가 아닐까 의심했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쁠까봐 서로 묻지 않았다.
염소가 먼저 물었다.
“그런데 어디 사세요?”
그러자 늑대는 덥석 골짜기 쪽에 산다고 대답했다.
염소는 산들산들 산 쪽에 산다고 말했다.
염소와 늑대는 배가 고팠고
먹는 얘기를 한 참 나누었다.
염소는 풀을 좋아하고,
늑대는 고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천둥이 쳐서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늑대와 염소는
어린 시절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늑대는 어렸을 때 말라깽이였다고 말했다.
염소도 그런 얘기를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서로 닮은 데가 많다고 생각했다.
날씨가 좋아지면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폭풍우를 만나 나쁜 밤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친구를 만나 좋은 밤이 되었다고 덕담도 나누었다.
이제 폭풍우가 그쳤다.
염소와 늑대는 내일 낮에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
얼굴을 모르니 암호는
“폭풍우 치는 밤에”로 하자고 했다.
그리고 그 둘은 헤어졌다.
다음 날 염소와 늑대에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 그림책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앞으로 사람을 처음 만날 땐 가면을 쓰고 만나면 어떨까?
그래서 아무런 편견 없이 대화하면 그 사람 자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마치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면
편견 없이 듣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면 학교 입학식 때 가면을 쓰고 간다든지.
첫 데이트할 때 가면을 쓰고 한다든지.
면접을 볼 때 가면을 쓰고 한다든지.
첫 독서모임 때 가면을 쓰고 참석한다든지.
생각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울러
염소와 늑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스토리가 신선했다.
그래서 이 책은
상대방이 염소인지, 늑대인지 모를 땐
즉 적인지를 모를 때는
대화를 통해서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것 같다.
외모를 보지 않고,
성격을 보지 않고,
학벌을 보지 않고,
직업을 보지 않고,
나이를 보지 않고,
단지 대화만 나누어서
서로가 공감되고 맞는 부분이 있다면
내가 늑대이든, 상대가 염소이든
내가 염소이든, 상대가 늑대이든 상관없이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꼭 염소와 늑대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서로가 “진실한 대화”, “공감하는 대화”,
“배려하는 대화”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우리는 대화를 통해 그 사람 자체를 알아 가기보다는
그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외모, 성격, 학력, 나이, 직업 등)
편견에 사로잡힐 때가 참 많은 것 같다.
그런 편견이 친구가 되지 못하게 하고,
그런 편견이 서로를 제대로 알아가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처음 사람을 만날 때는
그 사람 자체를 알아가는 질문으로
대화를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릴 적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요즘 마음은 어떤지?
이런 질문으로 대화를 하면서
공감과 배려의 양념을 첨가한다면
금상첨화!
물론 오래된 사람(가족, 동료, 친구)을 만나더라도
진솔한 대화, 공감해주는 대화, 배려해주는 대화가 필수다.
아니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대화를 통해 서로를 바르게 알게 되고
진짜 친구가 되어 간다.
부부도 대화가 필요하다.
부모 자식 사이도 대화가 필요하다.
형제 사이도 대화가 필요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그 대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간다.
그러나 대화하지 않으면
가까이 있어도 멀게 느껴지는 사람이 된다.
친구는 오랜 시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대화로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좋은 친구는 시간의 선물이 아니라
의미 있는 대화의 선물인 것 같다.
첫댓글 겉모습만 보고 편견에 사로잡힐 때가 많지ㅜ
공감과 배려의 양념으로^^
이 책은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답고
예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소중한 책이지요.
큰아들이 초2때 이 책을 읽고
펑펑 목놓아 울었었던..
가부와 메이의 찐사랑에 폭풍 감동을 받았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