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저
면수 144쪽 | 사이즈 130*205 | ISBN 979-11-5634-636-4 | 03810
| 값 15,000원 | 2025년 06월 13일 출간 | 문학 | 시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김용덕 시집 『바다에서 멈춰버린 우리』는 자연과 인간, 기억과 삶이 교차하는 시적 풍경 속에서 잊혀진 진실을 다시 불러내는 한 권의 생명 시집이다. 시인은 바다와 바람, 숲과 햇살 같은 자연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무지와 욕망을 비판하면서도,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연민과 회복의 감각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특히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문제를 직시하며, 자연을 하나의 살아 있는 몸으로 인식하는 생태 철학을 시로 풀어낸 그의 시편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일깨우는 따뜻한 울림을 전한다.
동시에 이 시집은 부모와 고향, 일상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 정서를 진심 어린 언어로 엮어낸다. 「손」과 「술 항아리」 같은 작품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감사를 가슴 먹먹한 장면들로 그려내며, 우리 모두의 기억 속 고향과 가족의 풍경을 되살린다. 삶의 구체적 체험과 땀의 기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김용덕의 시는, 존재의 뿌리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동시에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품을 수 있는 길을 조용히 안내한다.
저자소개
포항시 북구 신광면 상읍1리 출생.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21년 《시와늪》으로 수필 등단, 2023년 《산림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청년·시민사회·자연보호 운동 등 다양한 공공영역에서 활동해왔으며, 생태적 감수성과 정책적 통찰을 아우르는 문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경력
(사)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 북구 회장(200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구협의회 자문위원 (15‧16‧17기) 국토교통부 NGO 정책자문단 자문위원(2016~2018) 환경부 민‧관 환경협의회 자문위원 (2‧3기) (사)자연보호중앙연맹 대구시협의회 회장(2002~2004) (사)자연보호중앙연맹 부총재 및 사무총장(2016~2023) 현재 (사)자연보호중앙연맹 총재
기타 활동
북대구 JC 특우회 회원 시와 늪 문인협회 회원 대구문인협회 회원 대구생활문인협회 부회장 (사)한국산림문학협회 이사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 대구북부경찰서 집회·시위 자문위원 팔도건설주식회사 대표 정책분석평가사로 활동 중
수상
환경부장관 표창 국민포장 수훈
차례
시인의 말 4
1부
바다에서 멈춰버린 우리 14
아침 해를 걸어두고 16
사람도 젖으며 흘러간다 18
하늘로 가는 왕벚나무 20
전생 21
고행승 22
두 바퀴로 굴러가는 새 24
노을 투수 26
봄의 불청객 28
은빛 고등어 29
안개 바다 30
만병초 32
2부
엄마의 자명종 36
아버지 37
황태 진국을 먹고 싶다 38
잔물결의 속삭임 40
아버지의 나무의자 42
풀잎의 말 44
사랑의 굴레 46
밤송이 48
찔레꽃 49
낙엽 편지 50
가만히, 느리게 가도 좋다 52
새벽이슬 54
3부
보리 새싹을 밟다 57
마을 숲 58
분 바위 60
두 노거수 은행나무 62
장터 64
한밤 마을 66
그대의 손 68
무제등 70
비행운 72
우시장 가는 길 74
작은 바다 75
새끼 76
4부
비슬산 79
참으아리꽃 80
손 81
동백나무 82
바다 84
STOP 86
젖은 낙엽보다 낮게 88
여명의 길 90
아버지의 누룩 92
안개 94
바다는 젖는다 96
풍경 98
5부
소나무의 울음 102
안개꽃 103
바다로 가는 길은 젖어 있다 104
버섯 향 106
산이 길을 열어줄 때 108
술 항아리 110
억새꽃 112
연리지 114
차가운 바람이 가슴에 지나갈 때 116
굽은 소나무 118
향기로워지기까지 119
돌담 120
해설 접지(接地)의 시학 | 김동원 123
출판사 서평
생태와 서정의 경계를 걷는 한 시인의 고백
-김동원 문학평론가 작품해설 정리
김용덕 시인의 신작 시집 『바다에서 멈춰버린 우리』는 자연과 인간, 삶과 시, 기억과 존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깊은 울림을 전하는 시편들의 향연이다. 그는 단지 자연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연을 보호하고 품는 실천의 삶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우리 모두의 ‘삶의 자리’를 성찰하게 한다. 이번 시집은 “생태시”라는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다. 생태는 그의 시 세계에서 철학이자 영성이다. 특히 ‘맨발 걷기’와 같은 일상의 실천에서도 그는 지구와 인간이 서로 접속되는 생명 감각을 포착하며, 자연의 숨결을 언어로 형상화한다. 시인은 바다, 바람, 햇빛, 나무와 같은 원소들을 시적 도구로 다루되, 그 이면의 비유와 상징을 통해 인간의 무지와 욕망에 경종을 울린다.
『바다에서 멈춰버린 우리』는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짜여 있다. 첫째, 생명 중심적 시선에서 자연과 문명의 충돌을 조망하며, 환경파괴와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시로 풀어낸다. 「바다에서 멈춰버린 우리」는 그 절정이다. 이 시는 인간이 무심코 저지른 무지가 어떤 파장을 낳는지 드러내며, 지구라는 ‘푸른 별’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운다. 시인은 묻는다. “자연의 그 어떤 풀도 / 합성 세제로 초록을 세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정말 모르느냐고. 그는 단순한 시인이 아니다. 이 시대의 생태 철학자이며, 진실을 언어로 끌어올리는 시적 실천가이다.
둘째는 가족, 특히 부모에 대한 진혼과 예찬이다. 시인은 모성과 부성의 내면에 스며든 사랑을 시로 끌어올린다. 「손」과 「술 항아리」는 그 절정으로, 독자는 자연의 숲을 걷다가도 어느 순간 어머니의 거친 손, 아버지의 고단한 막걸리 사발 속에서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시는 단지 아름다운 언어가 아니라, 삶의 기록이며 기억의 지도이다. 김용덕 시의 서정은 언제나 구체적이며 실감난다. 언어는 땅의 촉감이고, 체온이다. 시인은 “솔향이 바람에 실려 오면”이라는 구절 하나만으로도 과거의 시간 속 어머니의 손을 독자에게 되살려준다.
셋째, 시집 전반에 흐르는 주제는 현실 체험에서 나온 언어의 진정성이다. 「우시장 가는 길」, 「은아 수퍼」, 「새끼」와 같은 작품들은 ‘한 인간’으로서, ‘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체험의 언어로 가득하다. 그는 잊힌 골목의 풍경, 새벽 공사장의 거미줄 속에서 우리 사회의 밥줄과 생존의 몸부림을 읽어낸다. 그의 시에는 작위가 없다. 삶의 땀냄새와 솔향이 교차하는 언어들 속에서, 시인은 인간과 자연, 개인과 사회를 하나로 통합한다.
이번 시집에서 특히 인상적인 점은 김용덕 시인이 ‘말하는 존재’가 아닌 ‘기록하는 존재’로서 시를 대한다는 점이다. 그의 시는 감각의 묘사를 넘어서 철학과 감정, 실천의 내력을 내포하고 있다. 『바다에서 멈춰버린 우리』는 고요한 언어의 숲을 걸으며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자연, 고향, 어머니, 아버지, 기억, 존재의 뿌리―을 되짚게 하는 시집이다. 그 안에서 독자는 잊고 있던 감각들을 되살리며, 자신의 생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
우리는 시인의 언어를 통해 묻는다. 정말 우리는 알고 있는가? 우리가 딛고 선 이 땅이, 우리가 마시는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 생명의 선물인지. 그리고 그 모든 존재 앞에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김용덕의 시는 그 물음에 대한 진지한 대답이자, 묵묵히 실천해온 시인의 삶 그 자체다. 이 책은 단지 시집이 아니라, 한 생애가 고요히 스며든 기록이자, 우리 모두를 위한 생명의 예언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