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젊은이들 - 국악아카펠라 토리's
흥겨운 소리여행으로 서울을 깨우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3기
서울 취재 - 인터뷰 2팀
글: 이흔정 사진: 임귀주 영상 : 김태현
취재일정 : 2010년 6월 19일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19일까지 매주 토요일 남산공원, 보라매공원, 독립공원 등 6개 공원에서 ‘2010 포시즌 4아름-공원을 거닐다 음악을 만나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무료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했으며 사물놀이, 무용, 오케스트라, 팝페라,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공원에서 만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그 마지막 공연이 지난 6월 19일 응봉공원에서 열렸다. 흥겨운 소리여행으로 응봉공원을 찾은 시민들을 깨운 국악 아카펠라 토리’s를 만나보았다.
<국악 아카펠라 토리's 백현호, 이이화, 곽동현, 김가희, 황웅천>
국악 아카펠라 토리's는 국악을 가지고 아카펠라를 하는 세계 최초의 팀으로 2008년 창단 되었다. 이 팀은 2009년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제3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소리에 기반을 두고 아카펠라의 5부 화성-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베이스-을 입혀서 우리 국악을 널리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Q. 국악 아카펠라 토리's는 어떻게 만들어 졌나요?
저희는 처음부터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 참가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요, 토리's의 리더 곽동현씨의 스승 김용우씨가 기획한 콘서트에 아카펠라팀을 꾸려 참여한 게 계기가 됐어요. 김영오 선생님께서는 서울시 음악분야 홍보대사이시고 계속해서 우리 민요를 현대화 하는 작업을 해오고 계시는 분인데, 그 분의 콘서트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 민요를 가지고 아카펠라를 만들어서 연습을 하던 중에 팀원들의 팀워크가 잘 맞고, 모두 생각하는 방향이 너무 잘 맞아서 이렇게 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소프라노는 광주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김가희양(23)이 맡고 있어요. 그 친구는 가야금을 전공했지만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르시고 우리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현재 팀에서 음악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알토는 저희 팀의 막내 이이화양(21)이 맡고 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곽동현군(29)으로 팀의 리더이고 민요를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저 백현호(23)가 바리톤을 맡고 있고, 저 또한 국악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고 판소리를 전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저음부인 베이스는 황웅천군(27)이 맡고 있어요. 이 분은 대학로 라임이라는 아카펠라팀에서 활동하시던 분으로 국악공부는 전혀 하지 않으셨지만 저희 팀에 합류하게 됐고,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데 함께 잘 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젊은이들이 ‘새로운 음악을 해보자’해서 만들어진 팀이고, 앞으로 더 잘할 거라 생각합니다.
Q. 토리's 라는 이름이 참 재미있습니다. 팀 이름은 무엇을 뜻하나요?
‘토리’라는 것은 각 지방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음악에도 전라도의 육자배기토리, 경기도의 경기토리 같은 음악 색깔이 있어요. 그래서 각자의 토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의미에서 토리's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저는 가야금 전공이다 보니, 보컬을 맡아서 재즈적인 시김새를 살려 재즈토리를 살리려고 하고 있고요.
< 토리's 멤버들이 기자단에게 아카펠라를 선보이고 있다>
Q. 국악 아카펠라 토리's의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국악은 아직도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많이 있는데, 저희는 우리 전통은 그대로 공부를 하고 지키면서 요즘 시대에 맞춰 현대 관객들이 정말 우리 국악을 좋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전통 그대로의 판소리나 민요도 역사성 있고 음악성 있는 음악이지만, 그것을 그냥 들려주면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렇다고 그것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냥 정말 마음에 와 닿아서 ‘좋다’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팀의 취지고 목표입니다. 얼마 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여러 팀이 함께 미국의 뉴욕과 LA에 공연을 다녀왔는데, 정말 좋은 평을 받았어요. 한국 전통을 가지고 새로운 작업을 한다는 것 우리 음악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또 우리의 시김새나 성음을 매우 신기해하고 좋아하더라고요. 하지만 역시 다른 아카펠라 팀들 보면서 저희가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고, 어떤 것을 더 공부해야할 지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올해까지는 공연도 하지만 스스로 더 실력을 키우는 작업을 할 생각이에요. 저희끼리 스터디도 하고, 우리나라 유명한 아카펠라팀 솔리스트의 리더 김재우 선생님과 김용우 선생님께 레슨도 받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지금은 9곡 정도가 있는데, 레파토리를 더 넓히고 내년에 정규 앨범을 내고 단독으로 콘서트도 할 계획입니다. 또, 한 작곡가가 아닌 다양한 작곡가에게 음악을 맡기고, 저희는 50대 50으로 작곡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고요.
Q. ‘국악과 아카펠라’라는 서로 상이한 음악이 함께 만났을 때 갖을 수 있는 강점도 많지만 그 만큼 힘든 것도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신가요?
2008년에도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아카펠라 팀이 나와서 장려상을 받았어요. 같은 아카펠라 팀이여서 매우 유의 깊게 봤는데 저희 자랑은 아니지만, 부족한 점이 우리 시김새는 표현을 하고 있지만 아카펠라라고 하면서 성부에 맞게 사람들이 각자 양보하는 게 부족했던 것 같아요. 국악 전공자들은 개인적으로 소리를 하기 때문에 각자 튀려고 하는 성향이 강해요. 하지만 우리는 아카펠라 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른 아카펠라 팀과 나란히 서서 우리 국악을 알리려면, 정말 아카펠라의 화성에 대한 부분도 완벽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국악으로 아카펠라 한답시고, 아카펠라의 서로를 배려하고 뽐내지않고 조화되는 그런 아카펠라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다면 생명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팀한테도 여전히 가장 어려운 문제인데, 소리가 큰 사람은 죽여야 되고 소리가 작은 사람은 키워야 되고 하는 그 작업을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는 정말 10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각자 전공을 공부하면서 아카펠라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아요.
< 국악 아카펠라 토리's 공연 모습 >
< "어머님 , 아버님들! 이제 어디로 떠날까요! 제주도? 강원도? " >
인터뷰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토리's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국적 색깔을 한껏 살린 의상을 차려입고 무대에 오른 토리's 멤버들은 긴장한 기색보다는 즐거워 보였다. 이 날 공연은 아부레이수나, 이어도사나, 한오백년, 사랑가, 진도 강강술래, 뱃놀이의 6곡을 레파토리로 진행되었다. 바리톤을 맡은 넉살좋은 백현호군이 관객들에게 어느 지방을 여행할 지 물으면 여기저기서 ‘전라도! 제주도! 강원도!’하고 소리가 나왔고 그에 따라 제주도 이어도사나, 강원도 한오백년, 전라도 사랑가 등으로 넘어가면서 관객들과 함께 전국 소리 순례를 떠났다. 또, 그는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소리꾼은 추임새를 넣어주면 없는 소리도 나온다며 관객들에게 ‘얼씨구! 좋~다!’ 같은 추임새를 요구하며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유도했다.
< 얼쑤 ! 좋~다 ! 응봉공원에 모인 시민들이 토리's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처음에는 쭈뼛쭈뼛해하던 어르신들도 나중에는 그 넉살좋은 젊은이에 이끌려 절로 노래를 따라 부르시며 공연에 빠져들었다. 아카펠라라는 서양 음악은 잘 모르더라도 우리 가락을 마음으로 즐기며 각자의 기억을 더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젊은이와 어르신들이 하나로 즐기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예술과 음악이 만드는 소통의 힘이 아닐까 했다. 이런 젊은 예술가들이 있어 우리 전통이 보존되고, 발전하여 진정으로 우리나라가 문화국가가 될 수 있지 않나 희망적인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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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카펠라 역시 짱 멋있는 것 같네요. 더군다나 젊은 사람들이 국악을 이리도 사랑하다니...감동ㅠ